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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512화 (512/544)

"이런 시발!"

역시 밤중에 습격하는 건가!

"부릴아! 비상사태다! 전투 배치 실시해!"

"케륵! 알씀다!"

"자! 다 나가자!"

즉시 장비를 챙겨입고 바깥으로 나갔다.

"케랴아아악! 전투배치! 전투배치!"

"케륵!"

"끄르륵!"

빠르게 움직이며 전투준비를 하는 내 부하들. 사실 내 부하들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전쟁의 달인들이다. 큰 기합으로 정신을 일깨우고 아까 정해뒀던 곳으로 가 진형을 만든 뒤에.

ㅡ화르륵!

불을 피워 시야를 확보한다.

어차피 이곳은 어인들의 나와바리다. 우리 위치를 다 알고 있으니 구태여 불을 꺼둘 필요는 없지.

"끄르륵!"

임프들이 불을 피워 곳곳을 밝히고.

"라이트!"

나 역시 흑마법의 불꽃을 소환해 공중에 띄워 조명을 설치했다. 그러면서 진형을 한번 점검한 뒤에 날아올라 주변을 살폈다.

"역시!"

ㅡ우루루.

사방팔방.

섬 곳곳에서 어인 부대가 몰려들고 있었다. 심지어 키가 3미터는 될법한 바다 거인에, 온갖 거대 갑각류들까지 몰려드는 상황.

수가 많다.

어인들이 우리를 치려고 제대로 준비했구나.

"얘들아! 어인들과 바다괴물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고 있다! 고블린들은 방진 유지하고! 임프랑 픽시들은 적 거인을 중점으로 공격한다! 갑각류들은 다크엘프들이 처치해! 알겠나!"

"알씀다!"

"네!"

아니, 근데 이 새끼들 대체 부대 규모가 얼마나 되는 거지? 우리가 죽인 것만 해도 거의 이백 마리 정도는 될 것이다. 근대 이백의 병사를 잃고도 이렇게 많은 병사들을 투입하다니.

아무래도 어인들의 규모는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큰 것 같다.

"줴에에엑!"

"줴에엑!"

곧 어인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샤아...!"

"케륵!"

긴장하기 시작하는 내 병사들.

"물론 걱정할 것은 없다! 여기엔 이 마왕과 드래곤도 있으니까! 평소 하던 대로 어인들을 도살해라! 우리는 패배하지 않는다! 크아아아아아아!"

바로 주변에 내 마력의 필드를 전개했다. 그렇게 마력이 내 부하들을 감쌌고, 긴장하던 애들이 광폭하게 함성을 터트렸다.

"케랴아아아악! 뫙님 만세!"

"케륵! 케르으윽!"

"끄르르륵! 영원한 승리!"

사기 풀 충천 완료.

"좋아! 루미카! 원거리 경계 좀 해줘! 샤란이는 최대한 식물들을 피워내고!"

"샤아!"

"응!"

그렇게 지시를 다 내린 순간.

ㅡ우우웅.

"음?"

내가 자고 있던 곳. 그곳에서 뭔가 음산한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신경이 좀 쓰여 확인해보니.

"아니?"

아까 회수한 불길한 문어 우상과 기이한 바다의 마도서가 힘을 발하는 중이었다. 게다가 무슨 원리인지 둘 다 바닷물로 푹 젖은 상태다.

"미친."

온갖 기괴한 일들이 다 일어나는구나. 심지어 마도서의 생선 비늘 표지에 따개비 같은 게 돋아나기 시작했다.

잘은 몰라도 이 어인새끼들 굉장히 수상한 물건들을 다루고 있는 중이다.

"흠."

그런가?

설마 어인놈들, 이걸 회수하려고 군대를 일으킨 건가? 아무래도 이거 상당히 중요한 물품이었던 모양이다. 의식이든 사악한 마법이든 사용하는데 필수적인 물건이라고 추측된다.

그 상급 주술사가 가지고 있던 것이니 틀림없다.

"잘 챙겨둘까."

전투 중에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 확인하고 나오니.

"케랴아아악!"

"줴에에에에에에엑!"

저쪽에서부터 광분한 어인 부대가 야만인 전사들처럼 돌격해오기 시작했다. 물론 익숙한 일!

"어인들을 쳐, 죽여라!"

"케랴아아악!"

방패를 거치한 고블린 보병대가 창을 내질렀고.

ㅡ푸욱!

적의 선봉이 허무하게 쓰러지기 시작한다.

"좋아!"

다른 건 몰라도 개개인의 전투력 자체는 우리가 압도적이다. 수가 작은 게 흠이지만, 우리쯤 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지.

포위가 되긴 했지만 이건 그런 전략 전술보다는 순수한 힘 싸움이다. 지형지물을 바리케이트 삼아 잘 막아내면 가볍게 이길 수 있어.

"홀드, 변신할까?"

옆에 선 홀드가 그리 말했다.

"아니. 기다려. 최악의 경우 널 타고 바다를 횡단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

홀드의 힘을 아껴둬야 한다. 한번 비행하고 나면 섹스로 마력도 못 채워주니까. 이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는 대비해야

한다.

"큭...! 야! 이대로 포위가 굳어지면 위험해!"

세리뉴가 안절부절 못하면서 말했다.

"다른 곳으로 빼자!"

"아니. 어차피 섬이야. 어디로 가든 똑같아. 충분히 막을 수 있으니 겁먹지 마라."

"누가 겁먹었다구...! 나 겁 안 먹었어!"

"그럼 함성을 내질러!"

"아아아아아앆!"

좋다!

"내가 자신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병력의 수를 뒤집어엎을 만큼 강해졌다! 나도! 그리고 너희들도 전부 강해졌어! 그런 우리에게 패배란 없다!"

"케륵!"

ㅡ퍼억!

고블린 보병대가 능숙하게 창을 놀리며 돌진해오는 어인들의 아가리에 구멍을 뚫는다.

ㅡ지잉!

그리고 커다란 바다 거인들. 녀석들이 진형에 닿으면 위험하겠지만, 전진하던 녀석들이 임프들의 열선에 안구가 태워져 오다말고 난동을 피운다.

"줴어어어어어어어!"

"줴아악!"

그에 따라 어인들이 박살이 나고.

"까득까득."

"까드득."

진형을 붕괴하기 위해 다가온 거대 갑각류 몬스터들은 모조리 다크엘프들의 사냥감이 되었다.

"하아아압!"

"죽엇!"

ㅡ촤학!

어지간한 기사들보다 강한 다크엘프들이다. 저런 느려터진 갑각류 따위가 상대가 될까 보냐!

그것을 보면서.

"레인 오브 파이어!!!"

손에 모은 화염을,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쏘아낸 순간.

ㅡ퍼어어엉!

공중에서 폭발한 흑염의 구체가 팔방으로 다크볼트를 흩뿌리며 떨어져 어인들의 머리통을 터트린다.

"줴에엑!"

"줵!"

압도적이다.

어인들이 물량을 내세우면서 돌진해오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동안 크게 성장했다. 아주 강하다. 이런 전투라면 질 리가 없다. 강화된 흑마법과 마력으로 강화된 육체. 그리하여 발동되는 검기. 그 모든 것이 어인들을 지워버렸다.

"죽이고, 또 죽여라! 이곳이 어인들의 무덤이다!"

"케랴아아악!"

그렇게 어인들을 도륙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큭."

근데 이 새끼들 생각보다 많다.

죽이고 또 죽여도 계속 오는 중이다.

"바다에서 또 어인들이 상륙했어!"

정찰을 갔던 세리뉴가 그리 보고한다.

"이 새끼들 수가 너무 많은데."

"홀드를 써야 해!"

"아니. 아직이야."

솔직히 이쯤 죽였으면 적 지휘관이 어딘가에서 관측될 거란 생각을 했다. 근데 이놈이 코빼기도 안 보여.

어쩔 수 없군.

이걸 써보는 수밖에.

"보아라, 어인들이여!!!"

ㅡ처억!

살짝 날아오른 나는, 내 뒤에 분홍빛 화염을 전개 시켜 조명으로 삼은 다음에 어인들의 우상과 마도서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이걸 보란 말이다!"

ㅡ고오오.

순간, 손에 들린 것들에서 뭔가의 힘이 넘실거리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력 비슷한 것으로 느껴지는 무언가. 내가 한 것은 아니다. 들어 올리자마자 이렇게 됐다.

어인들에게 지휘관이 있다면 분명 이걸 노리고 모습을 드러낼 터다.

와라!

"줴엑!"

"줴엑!"

곧, 어인들이 돌격을 멈추고 우리 진형이랑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케륵?"

"끄륵?"

부하들이 어리둥절해 있던 그 순간.

ㅡ기기긱.

뭔가가 다가왔다.

"음?"

갑각류인가?

점점 가까워지는 그 모습을 확인해보니, 게나 가재랑은 좀 다른 녀석이 나왔다. 보니까 무슨 거대 소라게처럼 생긴 놈이다.

"어."

그런데 그 등 위에는 소라나 고동 대신에 커다란 조개가 얹어져 있었고, 그 조개는 아가리를 쩍 벌린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그 위쪽으로 시선이 간다.

조개의 속살 위에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것은.

"인어...?"

하반신이 물고기인 아름다운 인어였다! 암청색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하얀 피부의 인어! 나는 인큐버스로서 갑자기 등장한 먹음직스러운 암컷을 빠르게 스캔했다.

예쁜 얼굴이다. 신비함이 느껴져서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아래에 달린 젖가슴은 상당히 거대했고, 어떻게 붙인 건지는 몰라도 푸른 불가사리를 젖꼭지에 붙인 상태였다.

얇은 허리는 세로 복근이 새겨져 있어서 아름다웠고, 그 아래로 보이는 것은 보지. 그 아랫부분부터 푸른 물고기의 하반신이었다.

바다의 라미아!

전체적으로 루미카랑 비슷한 느낌이 있다. 물갈퀴로 된 귀가 특히 그렇다. 이건 수렴진화인가?

ㅡ게게겍.

ㅡ게겍.

소라게 가마에 탄 인어의 앞으로 이족보행형 가재 근위병들이 나섰다. 아무튼. 눈싸움을 하고 있으니 거유인어가 눈을 푸른빛으로 빛내면서 말했다.

"마족. 그것들을 내놔라."

허어.

갑자기 반말을?

"주면 뭘 할 거지?"

"군대를 물리고 돌아가겠다."

돌아가긴 개뿔.

퍽이나 돌아가겠다.

안 그래도 어인들의 수는 많다. 그리고 딱 봐도 저 인어는 제법 강한 힘을 지닌 존재다. 그런 인어가 이런 마도구를 가져간다면? 보나마나 어인들을 강화하는데 사용하겠지.

넘겨줘서 좋을 건 없다.

"군대부터 물려라. 그럼 돌려주겠다."

나는 적당한 말을 주워섬기면서 협상하는 척, 기회를 봤다. 어인들이 저 거유인어에게 복종하고 있다.

그 말인즉슨, 저 인어를 손에 넣으면 어인들이 내 차지란 소리 아닌가? 게다가 저 거유인어는... 아주 박음직스럽게 생겼다. 커다란 유방도 그렇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드러내고 있는 보지도 그렇고.

박기 좋게 생긴 보지다.

저 거유인어를 사로잡아서 섹스하기만 하면 게임은 끝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목표를 확고하게 정했다. 저 인어를 따먹는 것으로.

"그럴 수 없다."

"그렇다면 난 이걸 넘길 수가 없겠는데."

"어인들의 먹이가 되고 싶은가? 군대는 많다. 지금도 바다 밑에서 올라오는 중이지. 현명한 판단이 아닐 것이다."

"대신 그렇게 되면 이것들은 내 손에 파괴될 텐데."

ㅡ꽈악.

우상을 꽉 쥐면서.

ㅡ화르륵.

눈에 안광을 일으키며 당장이라도 흑마법을 사용하겠다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

인어가 눈에 띄게 동요하면서 주먹을 꽉 쥐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심리전에서 넌 이미 내게 잡아먹혔어.

귀한 티를 내면 쓰나.

이게 내 손에 있는 이상 이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자, 그럼. 갑자기 나타난 저 거유인어를 어떻게 요리해볼까? 인어와 섹스하는 건 처음이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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