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내 집은 이곳이 아니다. 나는 진성한 의미에서의 내 가족들이 기다리는 중간계로 돌아가야 한다.
내 마누라들과 여자들. 그리고 동생 같은 녀석들과 내 부하들. 모조리 다 나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니 문제없이 돌아가야만 해. 물론 이왕 돌아가는 거 확실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
거기에 비전도.
ㅡ촤학!
그렇게 나는 기사 소환체와의 전투를 이어 나갔다.
ㅡ콰앙!
ㅡ쿠웅!
실제로 내가 놈을 공격하거나 검을 맞붙일 때는 충격이 느껴지지만.
"허억!"
ㅡ스르륵.
실수해서 공격을 허용하게 되었을 때는 녀석의 신체가 연기처럼 흩어져서 전혀 피해가 없다. 이런 형식인 만큼, 나는 전혀 다치지 않은 채 몇 번이고 싸우면서 실전검술의 숙련도를 빠르게 올렸다.
"크으."
"고생했어, 큘스오빠. 마계 기사와 싸웠을 때 승률이 8할을 넘어. 이 정도면 확실히 큘스 오빠가 한 수 이상 앞선다고 할 수 있겠네."
"처음엔 6할 정도였는데 말이지."
열심히 수련하면서 승률을 2할 정도 끌어올렸다. 마계 기사쯤 되는 녀석을 상대로 그만큼의 승률을 올린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
"후우."
자리에 앉아서 마력을 갈무리하며 기사와의 전투를 되새겼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에 카르티와 다시 이야기를 했다.
"그럼 카르티. 슬슬 중간계 침략 작전 좀 짜볼까?"
"응! 대략적으로 생각해둔 건 있어!"
"오오! 말 좀 해주라!"
당연히 마계에서도 그동안 얻은 정보를 이용해 어떤 식으로 중간계를 침략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 조사를 해둔 상태다.
카르티가 그런 정보를 내게 말해줬다.
"현재 큘스 오빠는 큰 왕국은 두 개와 엘븐 포레스트까지 차지한 상황이야. 조사에 의하면 거기서 나오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경우 큘스 오빠 지배하에 있는 인간의 수를 적어도 10%는 끌어올릴 수 있어."
"인구라."
역시.
지금부터는 크게 봐야 한다. 인구를 늘리거나 하면서 국가의 체급을 늘려야 하는 거지.
"인구는 중요해, 큘스오빠. 이제 큘스 오빠가 차지해야 하는 건 인근의 작은 왕국들 따위가 아니야. 그건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인간 제국."
"응."
인간 제국.
그곳을 노려야 한다.
"조사에 의하면 인간 제국은 현재 쇄국령을 펼친 상태야. 그래서 정보가 많지는 않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해."
"..."
"땅이 크고 인구가 아주 많아."
아주 단순한 말.
하지만 그만큼 까다로운 적이다.
"대충 얼마 정도일까?"
"큘스오빠가 지금처럼 군대를 운용했다간 대참패를 할 정도!"
"크! 강하구만!"
지금 우리의 전력이라면 근처에 있는 약소국들을 모조리 무릎 꿇릴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힘은 강하니까.
하지만 저 거대한 제국은 이야기가 다르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말 그대로 물량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삼국지마냥 백만 대군을 이끌고 오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근데 고구려 을지문덕은 수나라 삼십만 병력을 쓸어버렸지... 물론 그건 을지문덕의 귀신같은 전략전술도 있지만, 수나라가 개삽질을 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아무튼.
정보가 제한된 대제국을 내 손아귀에 집어넣으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면밀한 조사는 물론이고 내 모든 세력을 단단히 붙잡고 안정시킬 필요가 있지.
내실을 다져야 큰 적을 상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아. 시간을 들인다면 할 수 있을 테니까. 큘스오빠의 선택은 정말 합리적이었어. 종교를 이용한 지배라니. 인간들을 같은 가치관으로 묶고 심지어 몬스터라는 존재조차도 아군으로 받아들이게 한 그 힘이라면 내실을 아주 단단하게 다질 수 있을 거야."
"그렇지."
"그러니 이 교세를 더욱 확장하도록 해. 각지에 큘스오빠를 숭배하는 여사제를 파견하고, 그곳에 마력을 퍼트리는 성물을 설치한 뒤에 이블아이 중개소를 팍팍 세워버려. 그렇게 큘스오빠의 세력을 단단하게 결집시키고 유기적으로 연결!"
연결!
"이후에는 마계의 기술로 양산된 군대로 체급을 불리고 그 인간제국과 대등한 무력을 갖추면 돼."
대등한 무력!
"마계의 기술이라. 뭐 대단하긴 한데 그런 군대를 양산할 수가 있을까?"
"물론이야. 큘스 오빠의 세력이 커지고, 그에 따라 인간들의 생명에너지를 많이 뽑아낼 수 있다면 그 정도 일은 가능하겠지. 인간과 몬스터. 그리고 마물 또는 마의 존재로 구성된 혼합 군대를 부릴 수 있을 거야."
진짜 마왕 같은 느낌이로군.
"사실 지금도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몬스터 군대들을 부화장에서 생산하고 있잖아? 그걸 더 발전시키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흐흐흐, 그것도 그렇구만."
나는 말 그대로 몬스터 군단병을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인간을 키워서 병사로 만드는 것보다 몇 배는 효율적인 일이지. 원래라면 이딴 짓을 하는 순간 모든 민심을 잃어버리겠지만, 큘스교는 몬스터마저 포용한다. 가능해.
"돌아가면 빠르게 주변국들을 복속시키도록 해. 모조리 흡수하거나 개종시키고 노예로 만들어."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많다고."
국가를 집어삼킨 뒤에 적당한 권력층의 여자를 여왕으로 세워놓고 명령하면 된다.
"후후후! 그건 큘스오빠만 믿을게! 자, 아무튼!"
ㅡ촤륵!
카르티가 지도를 펼쳤다.
인간 제국이 표시된 지도다.
"이 커다란 장벽으로 국경을 만들어낸 제국. 이것만 차지한다면 중간계 지배 완료야. 이 너머에도 뭔가가 있다곤 하지만 약소국 수준이거나 야만의 땅이라고 했으니 별로 중요하진 않겠지."
지배라.
이제 어느 정도 손에 들어올 것 같은걸.
"중간계를 지배한 마족. 그것은 그야말로 대마왕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어. 카르티는 믿어. 큘스 오빠가 그런 존재가 될 것이라는 걸."
카르티는 사실 하아젤 누나보다도 나이가 많을지도 모르는 아이지만, 지금 나를 보고 있는 두 눈에는 어린아이 특유의 순수한 믿음이 깃들어 있었다.
뭐가 됐든 얘는 내 여동생이 맞다.
"흐흐흐, 고맙다. 그러면."
좋아.
"대마왕이 되기 위해 움직여볼까."
"응!"
마계에 남아있는 모든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하도록 하자.
* * *
그런데 돌아가기 전 아주 필수적인 일정이 생겨버렸다.
그것은 바로.
"후후후, 큘스. 정말 기뻐."
여공작과 단둘이서 데이트를 하는 것이었다... 내 손에 깍지를 껴온 여공작이 천천히 걸으면서 내 얼굴을 바라봤다.
"사실 소원이었어. 큘스와 이렇게 데이트하는 게."
"그, 그래요?"
"응. 엄마랑 데이트하니까 큘스도 기쁘지?"
"물론입니다!"
오늘도 여공작은 아주 아름다웠다.
특히 복장이 그렇다. 아름답기는 나체가 가장 아름답겠지만, 오늘의 여공작은 데이트를 한다고 암흑의 드레스를 아주 잘 차려입은 상태였다. 그 고위 마족스러운 모습에 절로 눈길이 간다.
"그리고 뭐, 어머니 옷이 또 굉장히 아름답군요. 그야말로 암흑의 여신입니다."
"아아, 큘스. 그런 말을 해주다니."
감동한 여공작이 나를 끌어안았다.
"엄마는 정말 행복해."
"으... 저도."
여공작과 하는 데이트도 나쁘지는 않다. 솔직히 애정이 느껴지긴 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곳이 마계라는 것이다.
마계의 데이트 장소는.
그리고 도 데이트라는 걸 즐기는 마족들의 취향은.
말 그대로 너무나 악취미다.
ㅡ기야아악.
ㅡ까아악.
ㅡ까득까득.
넓은 정원.
우리가 딛고 있는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돌바닥 밑에는 마계 다양한 기화요초들이 피어있는 상태였다. 중간계에선 전혀 볼 수 없는 화려하고 기괴한 식물들.
문제는 그 꽃들에 죄다 이빨이 달려 있다는 사실이었다. 꽃잎 안쪽에 솟아오른 면도날 같은 이빨... 뭐 그거까지는 마계스러우니까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근데 지금 저 꽃들이 마족들을 먹고 있어.
"그으으윽...!"
"끄아아악!"
"카학!"
다른 혈족의 전사들이다.
우리 벨라크루 혈족이 중간계에 힘을 쏟고 있던 타이밍에 침략을 해온 어리석은 존재들.
여공작은 그 포로들 중 일부를 이 악몽의 화원에 던져놨고, 결과 이 겁대가리 없는 마족 전사들은 전신에 이빨 달린 꽃이 자라난 채 끔찍한 고문을 당하게 되었다.
"꽃이 예뻐, 큘스."
"...좋은 양분이 들어온 것 같군요."
"우리 혈족의 땅을 침범한 마족들이야. 무례를 저질렀다면, 적어도 꽃이라도 피워 사죄해야 하지 않겠어?"
"흐흐흐, 그 말대로입니다."
여공작은 내겐 음란하고 섹시한 엄마, 아니 좀 다정한 엄마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알다시피 마계의 여공작이다.
정점에 오른 마족.
당연히 그만한 힘과 잔혹함을 겸비하고 있다.
"으으윽...!"
"끄아아아아악!"
꽃의 제물이 된 마족은 수천 단위였다. 수천 마리 마족들이 전신에 이빨 달린 꽃을 피운 채 뜯어 먹히고 있는 중인 것이다.
역시 두려운 존재라니까.
"그래도 역시, 어머니."
"으응?"
"저런 꽃보다는 어머니가 더 아름답습니다."
"어, 어머... 큘스..."
그래도 데이트인 만큼 나는 여공작에게 좋은 말을 해줬다. 어찌 됐건 그녀가 아름다운 건 사실이니까.
"고마워. 큘스도 정말 잘생겼어."
"어머니가 이렇게 낳아주신 덕분이지요."
"그런걸까?"
ㅡ꽈악.
그리 말한 여공작이 내 팔을 끌어안았다.
"큘스. 중간계로 돌아가서도 엄마 말 잘 들을 거지?"
"물론이죠. 아, 그래도 어머니? 제가 또 중간계의 왕인 만큼 그건 존중해주셨으면 합니다."
"응. 그렇게 할게. 큘스도 한 명의 어른이니까."
사실 이 말이 하고 싶었다.
날 중간계의 주인으로 인정해달라고. 항상 말하고 싶었지만 조금 꺼려졌는데 마침 데이트 해서 기분이 엄청 좋아 보이니 말하도록 하자.
"중간계는 큘스의 것. 큘스가 관리하는 거야."
"아이고, 감사합니다."
"응. 큘스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니까. 잘 통치하도록 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큘스."
"네?"
"중간계보다 소중한 게 엄마라는 걸 잊어선 안 돼?"
ㅡ화륵.
순간 여공작의 두 눈에서 노란 안광이 흘러나오는 듯했다.
"엄마는 큘스의 가장 소중한 존재이고 싶으니까... 응? 알겠지?"
뭐지?
이 오한은?
다음화는 02월 20일 00시 업데이트 됩니다.
뭔가 기묘한 오한을 느꼈지만...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금방 사라졌다. 여공작 역시 다정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튼 대답을 해야겠지.
"예. 저도 엄마가 아주 소중합니다."
"어머... 정마알♥"
내 말을 들은 여공작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얼굴을 붉혔다. 이렇게 보면 참 행복해 보이는 미소다. 뒤틀렸을지언정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태도.
여공작은 내 진정한 마음을 모르지만, 어찌 됐건 겉으로 해주는 말만으로도 아주 행복해한다.
그것이 바로 모성애일까?
"큘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 정말 기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기뻐해 주신다면 저도 좋습니다."
"하아... 하아... 하앙♥"
그런데 이게 웬걸.
여공작의 숨결이 점차 뜨거워지더니 마침내 옅은 교성같 은 것이 흘러나왔다. 그런 여공작의 얼굴은 그야말로 흥분한 듯한 상태.
"어머니?"
볼을 쓰다듬으면서 물으니.
"아들♥"
여공작이 달콤한 어조로 날 불렀다.
"엄마 섹스하고 싶어졌어♥"
"앗."
"사랑하는 큘스와 하는 음란한 섹스♥ 원해♥"
"잠시만요."
ㅡ화악.
순간 여공작이 나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젖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파묻게 되었다.
"섹스♥ 큘스, 엄마 큘스랑 섹스하고 싶어♥"
아니, 잠시만!
물론 나도 하고 싶지만, 지금 수준에서 그런 일을 당해버린다면 나는 순식간에 미라가 되어 죽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정말 공포스럽다.
하지만 내 성욕은 그런 공포를 초월했다. 갑작스럽게 발기되면서 바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큘스도 엄마보지에 잔뜩 섹스하고 싶지?"
"...예."
"우후후♥"
설마 무슨 일을 하는 건가?
"큘스. 꼭 강해져야 해?"
그런 생각을 했지만, 여공작은 딱히 나를 사정시키지 않았다. 그저 가슴으로 나를 끌어안은 채 내 뒤통수를 쓰다듬어주면서 나긋한 어조로 말할 뿐이었다.
"강해져서 엄마랑 영원히 섹스하자?"
"..."
대답할 수가 없다.
이러고 있으니 여공작의 마음이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무거워서 짓눌릴 듯한 무언가... 그런 질척한 무언가가 나를 강렬하게 원하고 있는 중이다.
"엄마랑 서로 사랑하면서 영원히 섹스하는 거야♥ 응? 엄마보지는 큘스만의 것♥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엄마와 섹스해줘, 큘스♥"
"..."
"엄마보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잔뜩 섹스♥ 알겠지?"
"...예."
인지를 초월한 수준의 사랑과 성욕이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정점에 오른 서큐버스가 지니는 감정이라는 것인가? 영혼마저도 속박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나는 대답했다.
"후후후, 엄마랑 약속이야? 큘스."
"물론입니다."
"하아...♥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어. 이대로 섹스하고 싶어. 큘스. 암컷들이랑 섹스하면서 엄마 생각 안 해?"
그거야 물론.
자주 생각했다.
"엄마보지 만지고, 빨고, 쑤시고, 잔뜩 성고문하고, 섹스하고. 그런 생각 안하니...?"
"다, 당연히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선 제가 아는 드 모든 여성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니시까."
"아응♥"
ㅡ꽈악.
나를 안는 힘이 더욱 강해진다.
"하아, 하아... 큘스. 이 말을 하고 싶었어."
"무슨...?"
"엄마랑 결혼해줄래?"
"예?"
결혼?
"당장 불가능할 테지만... 큘스가 강해진다면 가능할 거야. 그때가 되면 엄마랑 결혼하는 거야. 알겠지?"
결혼이라니, 말 그대로 여공작의 남편이 되어서 마계를 함께 통치하자는 건가?
"큘스. 대답해줘."
여기선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알겠습니다."
잠깐 고민했지만 바로 대답했다. 어차피 여공작이 원한다면 피할 수 없는 일. 그렇다면 일단은 그렇다고 대답해야겠지. 아무튼 그리 대답한 순간.
ㅡ화악.
여공작이 나를 풀어줬고, 그리하여 완전히 사랑으로 녹아내린 듯한 그녀의 음란한 얼굴을 볼 수가 있었다.
"응. 고마워, 큘스. 엄마의 사랑을 받아줘서."
"...예."
"엄마랑 꼭 결혼하는 거야? 알겠지?"
"물론입니다."
"아아... 행복해."
이번엔 여공작이 내 품에 안겼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안아주면서 등을 쓰다듬어줬다.
"엄마랑 결혼해서 잔뜩 섹스하자?"
"기대하십시오."
"내 아들, 내 약혼자... 하아. 역시. 지금은 참아야겠지. 큘스. 이만 놔줘. 엄마도 마음을 가라앉혀야 하니까."
"예."
바로 여공작을 풀어줬다.
ㅡ화르륵.
바로 게이트를 만드는 그녀.
"어머니?"
"잠깐 떨어져 있어야겠어. 큘스. 쉬고 있으렴?"
"아, 데이트는요."
"안돼... 데이트를 더 했다간 정말로 큘스를 덮쳐버릴지도 몰라."
그건 죽음이다.
"드, 들어가십시오!"
"응."
ㅡ딱.
여공작이 손을 튕긴 순간 내 발밑이 꺼졌다. 그렇게 나는 내 숙소로 돌아왔다.
"아."
마음이 부글부글 끓는다.
여공작은 진정으로 나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중이다. 세상에 마계의 여공작과 결혼이라니... 하지만 정말로 결혼해버린다면 내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런 질척한 집착을 지니고 있는 여공작과 결혼한다면, 나는 중간계에 남아있을 수가 있을까?
"..."
고민해야 할 문제다.
"뭐, 당분간은 일에 집중해야겠구만."
이제 내일이면 중간계로 돌아간다.
가서 할 일은 많고, 마계에 돌아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 힘을 키우면서 할 일을 모색해보도록 하자.
* * *
뜨거운 숨결이 터져나온다.
"하앙, 아읏...♥"
ㅡ질꺽질꺽질꺽.
ㅡ질꺽질꺽질꺽.
ㅡ질꺽질꺽질꺽.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난폭하게 보지를 쑤셔댄다. 여공작 케라시스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큘스와 헤어진 뒤 바로 자신의 침대로 올라와서 다리를 벌린 채 격렬하게 자위했다.
"하응♥ 큘스, 큘스읏...♥ 사랑해앳...♥ 아으으응♥"
아들의 크고 두꺼운 자지가 자신의 보지를 쑤셔대면서 섹스하는 상상을 하며 자위를 이어나간다.
"결혼해준다고 해서 고마워, 큘스...♥"
그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오늘 큘스와 약혼했다. 정식으로 치른 약혼은 아니지만, 엄마와 아들끼리 그 정도 약속이면 충분하다.
오늘 큘스는 진정한 의미에서 엄마인 자신을 받아준 것이다. 그 사실에 욕정과 사랑이 폭발했다. 여태까지 품었던 마음 이상으로 큘스에 대한 사랑이 커진다.
그러나 그 사랑은 맹렬하고 맹목적인 집착을 품고 있었다. 여공작은 무엇보다도 큘스의 사랑을 갈구했다.
"아아♥"
큘스와 함께 하는 나날은 꿈만 같았다. 사랑해 마지않는 아들을 사정시켜주며, 끌어안은 채 같은 침대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서로 사랑을 속삭이면서 애정을 나눈다.
그렇게 가슴 뛰고 행복한 경험을 한 것은 처음이다. 깊은 사랑에 취해, 몸에서 항상 잔열감이 느껴질 정도로 큘스를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
자신과 대등하진 그 아이와 모든 것을 나누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런 미래가 오늘 약혼이라는 형태로 확정된 것이다.
ㅡ질꺽질꺽질꺽.
ㅡ질꺽질꺽질꺽.
ㅡ질꺽질꺽질꺽.
하반신에 제대로 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서큐버스의 여제쯤 되는 여공작이, 느껴지는 성욕과 쾌락으로 인해 몸의 통제권을 잃은 것이다.
"응앗♥"
여공작은 격렬하게 자신의 보지를 쑤셔대면서 자위에 열중했다. 극상의 쾌락이 느껴지지만 역시 모자라다.
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선 큘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큘스는 아직 약하고, 이제 곧 중간계로 돌아가야 한다.
"보내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큘스를 보내고 싶지 않다.
이곳에서 함께 지내고만 싶다.
그러나 큘스는 어른이다.
"큘스도 이제 어른이니... 엄마로서 기다리겠지만."
엄마인 만큼 알 수 있다. 지금 큘스는 엄마의 품속 보다는 자신이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곳에 있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성장이 기쁘기도 하지만, 동시에 안타깝다.
영원히 속박하고만 싶은데.
하지만 결국은 엄마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다
중간계에서의 모든 일을 끝내면 자연히 돌아오게 될 테니까. 가장 소중한 것은 중간계에 있는 것 따위가 아니라 마계에 있는 자신이다.
여공작은 그때를 기다린다.
"큘스. 어서 돌아와야 해? 이 사랑하는 엄마의 품으로."
큘스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만일 큘스가 자신보다 중간계를 더 소중히 여기려고 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엄마가 벌을 줄 수밖에 없어, 큘스."
잠깐 떠나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영원히 떠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 * *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군."
"네. 누님. 아, 이거 누님과 떨어질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아쉽습니다."
"마찬가지다."
팔짱을 낀 하아젤 누나는 현재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나랑 헤어져서 그런 거겠지.
"네 노예들은 잘 관리하고 있겠다. 중간계에서 생명 에너지를 잘 빨아들인다면 보내줄 수도 있겠지."
"오오, 그렇습니까?"
물론 넘어올 때 약해지겠지만, 그 정도 전력이 보충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나와 비슷한 급의 여전사들이었으니까. 그 정도 실력이면 어지간한 부대로는 상대조차 불가능하다.
"짐은 다 챙겼나?"
"카르티가 다 준비해뒀습니다."
나는 몸만 가면 된다.
"..."
근데 카르티에 대한 말이 나오자 누나가 입을 닫았다.
"그런데 누님. 카르티의 정체가 대체 뭡니까? 누가 더 나이 많아요?"
"나는 그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다."
"아니, 어째서요."
"묻지 마라."
진짜 단호하네.
"시간이 되었군. 그럼 큘스. 잘 돌아가도록 해라. 몸조심하고. 반드시 중간계를 지배하고 돌아오도록."
"그 전에 한 번 더 돌아올지도 모릅니다만."
"말이 그렇다는 거다. 후우."
숨을 내쉬는 하아젤 누나는 정말이지 아주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는 중이었다.
"누님. 그런 표정 짓지 마십시오. 영원히 헤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네가 간다면 재미가 없어질 것 같군."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