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처억.
귀환용 마법진 위에 올라섰다.
현재 내 몸에는 온갖 물품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상태. 가져갈 물건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중간계로 돌아가서 생명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작업을 시작한다면 지금 가져가는 것보다 더욱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ㅡ우우웅.
마법진에서 빛이나기 시작한다.
이제 돌아가는 건가.
"아아."
카르티와 하아젤 누나가 그리워지겠군. 여공작... 그러니까 엄마는. 너무나 아름답고 다시 한번 그녀의 품에 안기고 싶겠지만, 나는 여전히도 그녀를 경계하고 있다.
첫날 들었던 영혼을 바치라는 말.
그게 아직도 신경 쓰이는 것이다. 물론 여공작이 날 깊이 사랑하고 있고 그만큼 모성애를 품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다. 그런데 사랑한다고 해서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
그 기묘한 집착을 봤을 때 어느 정도 경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니까.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아무튼 인사는 다 마쳤다.
"잘 가, 큘스오빠! 그리울 거야!"
카르티가 손을 크게 흔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나도! 그럼 바이바이!"
"뭐, 곧 다시 보겠지만."
"그것도 그런가."
"응. 어차피 이블아이로 이어져 있으니까. 아, 그래도 큘스오빠? 돌아가면 정양하도록 해. 차원을 넘느라 많이 약해질 테니까. 최대한 회복에 힘써. 수련은 꿈도 꾸지 말고. 말마따나 중간계엔 마력이 부족해서 힘들지도 몰라."
"그래. 명심하마."
"그럼 안녕히."
ㅡ따악.
카르티가 손가락을 튕겼고.
ㅡ쑤욱!
마치 몸이 늘어나는 것 같은 감각과 함께, 나는 마법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강림의식 때랑은 또 다른 기분이네. 그때 같은 불안함 따위는 없다. 어서 내 본거지로 돌아가서 일할 생각만이 들 뿐이다.
제국만 차지하면 이 땅은 내 것이 된다.
그것만 생각하도록 하자!
무엇이 내 앞을 가로막든, 지금의 날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최대한 회복에 힘쓴 뒤에 바로 행동을 개시, 주변국들을 정리하면서 국가의 체급을 키워야 해!
이건 년 단위로 걸리는 일이지만, 이제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 그럼 희망찬 함성을 터트려볼까?
"크아아아아아!"
그렇게 나는 함성을 터트리면서 중간계로 돌아갔다.
* * *
근데 차원 이동 부작용이 많이 심해.
"어으으."
"뫙님. 그렇게 아픔까?"
"말도 마... 크학, 야. 전신이 쑤셔."
"뫙님 오면 환영파티 할라고 했슴다... 케륵."
돌아온 지 이틀이 지났는데 침대에서 못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전신에서 힘이 쪽 빠진 것도 모자라 전신 근육통. 거기에 마력이 텅 빈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탈력감이 내 몸을 사로잡은 상태다.
"나도 이렇게 아플 줄 몰랐다."
상상 이상으로 강한 통증이다.
이래서 강한 천사나 마족 같은 애들이 중간계에서 빌빌대는 건가? 그 고통을 제대로 느끼고 나니 내가 왜 이겼는지 이해가 간다. 뷰티엘이든 뭐든 이런 상태에서 회복을 하는 중이라면 당연히 뭘 해도 털리겠지.
"뷰티엘도 이런 고통을 느꼈던 것이로군요."
"으음... 그렇지요. 상당히 괴로운 경험입니다. 그래도 곧 회복할 테니 걱정마시길."
뷰티엘이 차분하게 대답했고.
"하하하! 옛날에 내가 허무하게 잡힌 것도 몸이 그런 상태라서 그런 거였다!"
리리엘이 지 혼자 신나서 소리쳤다.
이 천사 듀오는 느낌이 너무 달라.
"리리엘. 자꾸 깝치면 촉수로 애널고문 할 겁니다."
"오히려 받고 싶을 정도다!"
"전신을 구속하고 입구만 살살 쓸어주도록 하지요. 삽입도 없이 사흘 내내."
"앗! 미, 미안하다!"
대놓고 성고문을 해주는 건 오히려 포상으로 받아들이는 여자들이다. 이럴 경우엔 말 그대로 쾌락을 줄듯 말듯. 입구만 괴롭히면서 안달을 나게 해주는 고문을 해줘야 진짜배기.
"아무튼. 상황 다 봤으면 복귀하시길."
"그래!"
"알겠습니다."
내 상태를 보러 온 차원 이동 경험자들이 돌아갔고, 밖에서 기다리던 여자들이 들어왔다.
"저 나약한 새끼."
"자지를 세울 힘도 없다니. 인큐버스 왕 체면이 말이 아니로군."
레이카와 바네사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앞에 앉았다.
"아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다들 발정이 날대로 났는데 지금 나는 몸에 힘이 빠져서 발기도 안 되는 상태다. 마찬가지로 촉수도 일으킬 수 없는 상태.
나만 기다리고 있던 그녀들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너무 그런 말 하지 말거라. 큘스도 힘들 테니."
"역시 성녀님! 자애로우십니다!"
"그, 그래도 어떻게... 발기가 안 되도 삽입은 가능하지 않느냐?"
"뭘 부끄럽다는 듯이 노발섹스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겁니까? 제 자존심상 노발섹스는 용납할 수가 없어요."
"흐응."
명백히 실망한 눈치.
"아, 근데 이거 참."
인큐버스 킹으로서 지금 발기가 안 돼서 여자들이 실망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자존심이 상한다.
안 되겠다.
회복하면 모조리 다 덮쳐서 강화된 내 힘을 보여줘야지. 찍소리도 못하게 모조리 다 기절시킬 거다.
그런 마음을 먹었지만, 역시나 시간이 필요하다.
ㅡ부우웅.
뭐 그렇게 여자들이 내 방에 출입하고, 픽시들이 날아왔다.
"마왕이 언제 회복해?"
"저기, 발기 언제 돼?"
"우리 빨통 만질래?"
거유 픽시들이 내 앞에서 가슴을 흔들어주며 격려해준다.
"야! 언제까지 누워있을 거야! 평소처럼 일어나! 대장군 같은 네가 누워만 있는 건 어울리지 않다구!"
이어서 세리뉴까지 들어와서 말을 했다.
"세리뉴...! 날 걱정해서 그런 말을!"
앙칼지게 말하고 있지만 날 걱정하는 거다!
"어서 일어날게."
"응. 빨리 일어나. 섹스하고 싶으니까. 자위하는 걸로는 성욕을 풀 수 없단 말이야."
"크학!"
결국 떡 쳐 달라고 닦달하려고 온 거였냐?
뭐 그렇게 픽시들이 소란을 피운 뒤에는 다크엘프들이 찾아왔다.
"우리 꼬마? 자지는 좀 서니?"
여왕님에 네크리까지.
"또 내 자지만...!"
"역시 안되니?"
오는 여자들마다 내가 발기되는지 확인하고 그게 안 되자 실망해서 풀이 죽고 있다.
보고 있기 너무 괴로워!
"여왕님! 너무 제 자지만 걱정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소리치니, 여왕님이 머쓱해하면서 말했다.
"무, 물론! 진심으로 걱정하지만... 인큐버스 킹인 꼬마를 격려하고 응원해주고 환영해주려면 섹스가 최고잖아? 이런 말 같은 게 아니라."
"그건 그런가?"
"보지로 환영해주고 싶은 거야. 우리들은."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할 말이 없다.
"으음. 그렇군요. 그 마음. 정말 감사합니다."
"응. 어서 회복해. 누워만 있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아파."
그래야지.
뭐 그리 여왕님이 돌아간 뒤에는 일을 하던 샤란이와 루미카가 돌아왔다. 돌아온 그녀들이 내 양옆에 눕고는 날 끌어안는다.
"샤아, 마앙님."
"샤란아. 너도 빨리 하고 싶어?"
"마앙님 먼 곳에서 돌아오셨으니, 보지맛 보여주고 싶다에여."
환한 미소.
"맞아, 마왕. 우리가 네 자지만 걱정하는 게 아니야.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일로 환영해주고 싶어서, 그래서 안달이 나서 그런 거지. 그러니까 너무 조바심 가지지 말고 푹 쉬어."
"역시 루미카. 다정하지."
연속적으로 위로를 받으니 마음이 좀 놓이는군.
그렇게 나는 회복에 집중했다.
* * *
누워 있으면서 대부분의 일을 말로 처리했다.
마계에서 있었던 일들을 대략적으로 말해주고... 물론 마왕 가오를 위해 엄마와 누나 손에 분수마냥 사정했다는 말은 전부 뺐다.
마계에서 성노예 몇을 구해 섹스했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아무튼. 내가 성장한 사실과 마계에서 얻어온 아이템. 그리고 미래 계획에 관한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국가발전의 방향성을 잡았다.
"알겠다. 요는 그 생명 에너지를 빨아들일 수 있는 마계의 아티팩트를 각지에 설치하는 것이겠군."
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생명 에너지라... 그런 걸 빨아들이면 반발이 클 텐데 말이지."
입술을 쓸면서 말하는 베라.
당연히 인간 출신인 만큼 걱정이 될 것이다. 사람의 생명 에너지를 뽑겠다니 딱 봐도 사악한 일이 아닌가.
"그래서 개인당 극소량만 흡수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더 많은 사람에게 뽑아야겠지만요. 잠깐 피곤하고 말 정도, 기분이 좋다면 아예 안 느껴질 정도로만 조절해서 해야지요."
게다가 그 일은 각지에 있는 큘스교의 종교 시설에서 행할 것이다.
미사나 성가로 사람들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해 흥분하게 만들고, 그 상태에서 생명에너지를 조금 뽑아간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눈치를 채지 못할 확률이 높다.
군중심리에 휩싸여 같이 크게 노래를 부르는 상태인데 그걸 어떻게 느끼겠는가.
"교회에서 하는 행사가 아주 쓸모가 많을 겁니다."
"호오. 그런가."
만족스러운 미소.
"역시 대단하군. 종교적 흥분 상태에서 미량의 에너지를 뽑아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한다라. 확실히 좋은 방법이야. 빠르게 실행하도록 하지."
"예."
"종교라는 게 정말로 쓸모가 많군. 상상이상의 활용법이다."
"당연합니다."
"도대체 그런 식으로 종교를 이용할 생각은 어떻게 하는 거지?"
그거야 현대사회에 살다 보면 누구나 깨닫게 된다.
"제 머리가 비상한 탓이죠."
"후후후, 그런가. 아무튼. 큘스."
"예?"
"이곳에서 너는 내 양자다. 그렇게 되어 있지."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마계에는 네 친모가 있고."
"솔직히 말해서 친모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국가 원수가 국민을 낳는 나라다. 게다가 그 국민들은 다 무정란에서 나왔다. 물론 그렇게 나온 마족들끼리 새끼를 치는 일도 일반적이지만, 결국 우리들의 근본은 사악한 힘을 지닌 고위마족인 케라시스의 처녀 수태이다.
그야말로 여신이 아닌가?
아무것도 없는 자궁에서 생명을 창조하다니.
말하자면 신이 창조한 백성... 그런 느낌이라서 솔직히 친족이라는 느낌은 크지 않다.
"언젠가 선택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둘 중 어떤 어머니를 선택해야 할지."
"아니, 갑자기 그런 말을?"
"아들을 뺏기기 싫은 것이다, 나는!"
드물게도 베라가 얼굴을 붉히면서 소리쳤다.
"아."
이것은 질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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