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화 〉길드에서의 이야기 (18/198)



〈 18화 〉길드에서의 이야기

마법사와의 대면후 나는 아리스와 유벨을 보러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둘 다 100바퀴는 커녕 30바퀴도 뛰지 못하고 쓰러져 있었다.

"으, 으아아. 힘들다. 너무 힘들어..."

"어, 언니. 정신 좀 차리세요…. 일단 일어나죠."

둘은 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부 쓰러져 있었다. 그나마 수인과 엘프가 숨을 헉헉 내쉬면서도 100바퀴를 해낸 것 같았다.

"역시 종족 차이가 심하네.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조금 나아지려나?"

나는 그래도 멀쩡한 엘프, 수인들을 보다가 다시 유벨과 아리스를 보았다. 바닥에 쓰러져 간신히 일어나고 있었다. 저 꼴을 보아하니 내일 전신에 근육통이 올 것 같았다.

"일단 일어나라."

"고, 고마워 유진아."

아리스를 잡아 일으켰다. 아리스는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지 못하고 있었다.

유벨도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으니 떨리는 다리를 주체 하지 못했다. 이대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 외에도 그녀들의 몸 상태는 너무 안 좋았다. 입에서는 침이 줄줄이 흘렀고, 호흡도 안정되지 못하고 너무 거칠었다.

'이대로 업어주기라도 해야하나?'

그녀들의 처참한 모습에 고민하는데 전사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전부 주목! 여기를 보도록!"

전사의 큰 목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전사는 손에 붉은 액체가 든 병을 들고 있었다. 그건 포션이었다.

"여기 포션이다. 이걸 마시고 몸의 피해를 회복하도록! 그리고 점심 식사 후 마력훈련을 시작하도록 하지!"

전사는 그 말 이후 포션을 배부했다.

"포션, 받으러 가야지."

아리스가 몸을 후들거리며 전사에게 가려고 했다. 저러다 넘어질라. 나는 아리스를 붙잡았다.

"내가 포션 가져올 테니깐 여기에 누워있어."

나는 아리스와 유벨을 바닥에 눕혔다. 둘 다 힘이 빠진 상태였기에 내가 대신해서 전사에게 가서 포션을 받아왔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아리스를 들어 올려 내 무릎 위에 올리고 포션을 조금씩 먹였다.

포션의 효과가 뛰어나서 그런지 다 마시고 나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와! 포션 효과 진짜 뛰어나다! 힘들었던 게 전부 나았어!"

"잘됐네. 유벨도 금방 일어날 수 있겠어."

"나, 나도 빨리 줘..."

유벨을 일으켜 세워 그녀에게도 포션을 먹여줬다. 유벨도 금방 일어났다. 유벨은 일어나자마자 기겁하며 소리쳤다.

"앞으로도 이렇게 무리하고선 포션을 들이켜야 한다니…. 너무 힘들잖아! 그전에 죽을 것 같아!"

"그러게…. 우리가 잘 버틸 수 있을까?"

둘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지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확실히 지금의 훈련을 둘에게 너무 하드했다.

재능과 포션 탓에 죽지는 않겠지만 이대로는 정신적으로 엄청 피폐해질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원래는 나중에 훈련할 생각이었지만 그러다간 너희가 먼저 죽을 것 같다. 일단 밥 먹고 오자. 다음 훈련 시간에 너희한테 중요한 걸 알려줄게."

"중요한 거? 뭘 말하는 거야?"

"그런 게 있어. 그걸 배우고 나면 지금처럼 고생하며 달릴 필요는 없을걸."

나는 둘에게 내가 쓰는 마력 호흡법을 가르칠 생각이다. 내가 사용하는 호흡은 제대로 익히기만 한다면 신체 능력이 상당히 상승하고 마력도 쌓이기 시작한다.

비록 처음은 소량에 불과하겠지만 중요한 건 마력이 쌓인다는 것이다.

"그전에 밥 먹으러 가자."

말은 안 했지만 나는 아침을 굶어서 상당히 배고프다.  아리스와 유벨도 배고팠는지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너희도 배 많이 고팠구나."

"그 고생을 했으니깐. 지금 우리 배는 텅텅 비었어. 그렇지 유벨?"

"언니 말대로야. 지금은 평소에 먹던 양에 두 배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 빨리 밥 먹고 훈련이나 이어서 하자. 강해져야 안 힘들지."

나는 그리 말하며 은근슬쩍 둘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아리스는 내 행동에 조금 내 곁에 붙었다. 얼굴을 바라보니 붉어져 있었다.

오늘 아침부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둘을 지키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서 그런지 나를 남자로 인식하는 것 같았다.

유벨도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뭐야, 여기까지 와서 작업 거는거냐? 이 손 놓지 그래."

그렇게 말은 하지만 내 손을 쳐내거나 거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몸을 떨며 내 손길을 즐기는 것 같았다.

나는 혹시 몰라 그녀의 허리를 쓰다듬었다. 내 손길에 처음에는 흠칫 몸을 떨었으나 그녀는 결국 손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정도 나에게 호감이 생겼단 증거,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시골 처녀라 그런지 마음이 기우는게 아주 빠르다.  그렇기에 둘은 섹스로 조교 하기에 딱인 조합이다.

실제로 조교 할 자신도 있다. 하지만 그건 시간이 꽤 걸리기에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천천히 시간을 들여 그녀들이 나에게 빠지게 만들 거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나는 둘을 따먹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은 꽤 넓었다. 기다랗게 놓인 식탁과 의자는 마치 현대 학교의 급식실을 방불케 했다.

그리고 옆자리에는 음식이 좌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채소 요리. 고기 요리, 그리고 디저트로 추정되는 빵과 쿠키 등등. 음식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그래서 뷔페처럼 원하는 것만 쏙쏙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유벨과 아리스도 맛있었는지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엄청 맛있다!"

아리스가 스파게티 같은 음식을 후루룩 빨아들였다. 유벨은 아무 말 없이 고기를 입에 가득 집어넣었다.

나도 벌써 5인분 정도의 식사를 먹어 치웠다.

콰당-

그때였다. 일말의 무리가 식당의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왔다. 제대로 된 갑옷을 걸친 그들은 절도있게 들어와 자리에 섰다.

느껴지는 기운이나 움직임이 테스트 때 본 타이즈들과는 비교를 불허했다. 나름 베테랑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겼고, 그들은 식판에 음식을 담은 뒤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그 모습에 아리스는 급시무룩해 지며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은게 어색한 모양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내가 마법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연무장으로 몰려왔다.

"이번 훈련은 마력 훈련이다. 마력을 쌓기 위한 기초 훈련이지! 마력을 쌓기 위해서는 마력을 깨닫고, 몸에 쌓아야만 한다! 마력을 다룰 줄 아는 단원들이 도와줄 테니 마력를 느끼는 것부터 시작한다!"

마력을 다룰 줄 아는 단원들과 A조 단원들이 흩어져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아리스와 유벨를 가르치는 중이다. 나는 둘을 내 앞에 안쳐두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너희에게 마력을 느끼는 방법을 알려주지."

"네!"

아리스는 기대하던 훈련이었는지 힘차게 대답했다. 유벨도 말없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면 훈련 시작에 앞서서 마력에 관해 아는지 물어보겠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마력이란 뭐지?"

내 질문에 둘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예상했던 일이다. 나는 마력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마력이란 세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구성 요소 중 하나이며 생명체가 지닌 생명력의 일종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에 존재하고 생명체에게 존재하는 순수한 생명의 힘을 가공한 게 마력이지."

나는 손바닥을 들어 가볍게 마력의 폭풍을 일으켰다.

"마력을 다루는 데 있어 중요한 건 먼저 몸의 마력을 자각하는 거다. 그래야만 비로소 몸에 조금씩 마력이 모이게 되지."

내 설명에 유벨이 번쩍! 손을 들었다.

"질문 하나만 할게."

"해봐 유벨. 뭐가 궁금하지? 내가 다 대답해주지!"

"마력을 느끼면 된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냥 우리 몸에 마력을 넣어주면 끝나는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처럼."

유벨의 말대로 근처의 다른 사람들은 몸에 마력을 주입받고 있었다 하지만 저건 그런 의미가 아니다.

"유벨. 마력을 느낀다는 건 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야. 마력을 느낀다는 건 몸의 마력을 다룰 수 있다는 일종의 깨달음 비슷한 거야."

"깨달음?"

"마력 적성이 낮은 사람은 왜 마력을 각성하기 어려울까! 그건 체내의 마력을 느끼기도 어렵거니와 느끼더라도 그걸 다루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야."

그렇기에 마력 훈련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다. 하지만 나는 이 작업을 한 번에 끝낼 거다.

"너희의 마력 재능은 나름 준수한 편이야. 그러니깐 너희가 마력을 일으키게 해주지."

"마력을…. 일으켜? 하지만 우리는 마력을 만들 줄 모르는데?"

그 말대로 둘은 마력을 만들 수 없다. 마력을 느끼지 못하기에 체내에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있는 거지. 오늘 너희들은 마력이 뭔지 제대로 느끼게 될 거야."

마력을 느낄 수 있어야 깨달음을 얻고 마력을 제대로 만들어 체내에 쌓을 수 있다. 내가 하는 건 이걸 거꾸로 하는 것이다.

몸에 마력을 쌓게 만들어 억지로라도 느끼게 만든다. 그걸 위해 가르칠 게 바로 마력 호흡법이다.

"아리스, 유벨 잘 봐. 지금부터 너희에게 가르쳐줄 건 내가 만든 마력 호흡법이니깐."

나는 자리에 앉은 상태로 상의를 벗었다. 동시에 드러나는 조각상 같은 근육에 유벨과 아리스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면서도 내 몸을 힐끔힐끔 쳐다본다.

역시 남자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건 여자에게 잘 먹혔다. 명백히 이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기분 좋았다. 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는다.

나는 둘에게 가르쳐줄 내가 만든 마력을 보여주었다.

"스읍~ 하아..."

전신의 근육이 꿈틀거리는 모습에 둘이 숨을 삼켰다. 나는 몇 번 정도 크게 호흡을 더 보여주었다.

"시범은 여기까지 하고, 남은 건 너희가 직접 해보는 거야. 아리스 너부터 와봐."

"알았어! 그거를 하면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는 거지!"

"맞아. 우선 내 앞으로 와."

아리스를 내 앞으로 부르고 그녀의 등에 손을 댔다. 그리고 다른 손은 그녀의 폐가 있는 부분으로 향했다.

지금부터 그녀에게 내 호흡법을 가르쳐줘 마력을 깨닫게 하고, 마력이 흐를 혈을 뚫는다.

혈 같은 경우에는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면 천천히 뚫리게 되지만 이런 건 빠를수록 좋은 법이다.

"그러면 시작한다! 하압!"

그녀의 등에 마력을 조금씩 집어넣어 심장에 내 마력을 넣었다.

"음?"

그녀의 심장에서 이상한 힘의 뭉치를 찾아냈다. 뭔진 모르지만, 꽤 순도 높은 힘이다. 이게 적성검사 때 검사한 축복인지 뭔지 인가?

나는 그걸 비껴가며 심장을 자극하고 다른 손으로 폐를 강하게 찔렀다.

"우욱!"

파하-!

그녀의 입에서 폐의 모든 공기가 쪼옥 빠져나왔다. 나는 그녀의 심장에 마력을 흘려 넣으며 몸 내부에 있는 마력을 억지로 순환시켰다.

그리고 그녀의 근육을 자극하며 억지로 내가 하는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리스! 이제부터가 중요해! 숨 쉬어! 공기를 들이마셨다가 내쉬어!"

"욱! 후우웁! 푸하!"

미숙하지만 따라 하고 있다. 그녀의 몸 근육들이 호흡에 따라 자극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조절이 중요하다. 나는 육체 강화가 있어서 몸 자체를 강하게 만들었지만 아리스는 그게 안 되니깐.

천천히 몸 전체에 마력이 순환하는 혈이 뚫리기 시작했다. 심장에는 마력이 뭉쳐져 체내에 마력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감고 그녀의 혈을 뚫는 데 집중했다. 무수히 많은 곡괭이를 내리찍는 이미지로 혈을 점차 넓혀나갔다.

그리고 이제 이 상태를 유지해 육체 자체에 이 호흡법을 각인시킨다. 그녀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지만, 꼭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

"커헉! 크읍, 크흡!"

천천히 몸의 자극을 풀자 그녀가 스스로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몸에 뚫린 혈도 몸이 잘 자리 잡았다.

역시 호흡을 가르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폐의 모든 공기를 빼고 몸 그 자체에 호흡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후우, 아리스는 이제 됐다."

아리스에게서 손을 뗐다. 아리스는 몸을 떨고 있었다.

"컥! 쿨럭, 쿨럭! 아파, 숨을 쉴수록 몸이 아파앗!"

"그건 어쩔 수 없어. 육체가 단련 안 된 상태에서 강제로 육체 능력을 상승시키는 기술을 익혔잖아. 제대로 기술이 몸이 익기 전까지는 아플 거야."

현재 그녀의 몸은 이제 막 안정된 마력과 더불어 체내의 근육이 지친 상태에서 자극받아 육체 자체가 변화되고 있을 것이다.

그 변화는 느리지만, 전신에 퍼질 것이고 익숙해지면 그녀는 지금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다.

"아파! 너무 아파아...!"

...아픈것만 잘 참는 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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