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화 〉길드에서의 이야기
[창세신의 가호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가호의 하위능력인 상태창을 확인해주십시요.]
"상태창?"
뭔 개소리지? 상태창은 다음 세계로 넘어가기 전 머무르는 대기 장소에서만 쓸 수 있는 건데.
대충 창을 휘저으니 진짜 상태창이 열렸다.
[이름:유진(현재)]
[나이:16(???)]
[ 직업:차원여행자]
[보유 능력:창세신의 축복(액티브), 마력친화(패시브), 번개의 권능(패시브), 물의 권능(패시브), 육체 강화(패시브), 항마력(패시브), 인벤토리(패시브), 헤파이스토스의 손재주(액티브), 악마 사냥(액티브), 초재생(패시브), 황금률(패시브)]
[현재 동행자 수:0]
[창세신님의 전생 한 줄 평:그러게 왜 내 축복을 안 쓰고 뻐기다가 한방에 뒤지니.]
[창세신님의 현생 한 줄 평:이제야 내 가호를 제대로 써먹는구나.]
"...당신이 왜 여기서 나와?"
그보다 동행자? 창세신의 한 줄 평? 그보다 가호를 제대로 써먹다니 이게 뭔 소리지?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머리가 혼란스럽다.
이에 화답이라도 해주듯 한 줄 평이 바뀌었다.
[이름:유진(현재)]
[나이:16(???)]
[ 직업:차원여행자]
[보유 능력:창세신의 축복(액티브), 마력친화(패시브), 번개의 권능(패시브), 물의 권능(패시브), 육체 강화(패시브), 항마력(패시브), 인벤토리(패시브), 헤파이스토스의 손재주(액티브), 악마 사냥(액티브), 초재생(패시브), 황금률(패시브)]
[창세신님의 전생 한 줄 평:그러게 왜 내 축복을 안 쓰고 뻐기다가 한방에 뒤지니.]
[현재 동행자 수:0]
[창세신님의 현생 한 줄 평:원래 가호의 힘은 상태창을 비롯한 편의기능이고, 이걸 열기 위해서는 이 몸의 힘을 가진 여자와 그 힘을 공명시켜야 했지. 그렇게 되면 진짜 힘이 열리고 강해지기 쉽게 공명시 서로의 힘이 커지는 기능도 넣었어. 그리고 네 걸로 삼은 여자는 너와 동행할 수 있게 해놨지. 최대 10명. 근데 너는 다른 신의 성녀는 좋아하면서 창세신인 이 몸의 성녀는 기피해서 지금까지 다른 식으로만 쓴 거. 이 병신 새끼야.]
"아니, 잠깐만! 내가 창세신 관련 인물을 피하긴 했지만 이런 건 그냥 주던가 미리 알려줘야 하는 거잖아! 그리고 씨발 공명하면 힘이 세진다면서 내 마력은 왜 빨렸는데!"
처음 만났을 때의 그 근엄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는 탓인지 창세신은 애새끼 마냥 어이없는 소리나 해댔다.
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따졌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이름:유진(현재)]
[나이:16(???)]
[ 직업:차원여행자]
[보유 능력:창세신의 축복(액티브), 마력친화(패시브), 번개의 권능(패시브), 물의 권능(패시브), 육체 강화(패시브), 항마력(패시브), 인벤토리(패시브), 헤파이스토스의 손재주(액티브), 악마 사냥(액티브), 초재생(패시브), 황금률(패시브)]
[현재 동행자 수:0]
[창세신님의 전생 한 줄 평:그러게 왜 내 축복을 안 쓰고 뻐기다가 한방에 뒤지니.]
[창세신님의 현생 한 줄 평:네가 너무 강해진 것에 비해 능력은 강해지지 않았잖아. 원래는 공명으로 권능 수준까지 키워야 하는데 네가 키우질 않았으니 능력의 격이 약해서 압도적으로 강한 네가 힘을 빼앗거나 주는거 외에는 균형이 맞지 않게 된 거다. 덤으로 원래의 편의기능도 네가 격이 높아져서 대부분 사라져 버렸잖아.]
한마디로 말해서 현재 내 영혼은 바다다.
근데 능력은 호수만 해서 공명시 내가 양보하지 않으면 바다인 내가 모든 걸 삼켜버린다는 것이다.
씨발, 그러면 이 능력은 나한테 손해만 입힌다는 거잖아.
"그러면 방법이 없다는 거야!?"
다시 한번 물어봤지만, 이 이상의 답변은 없었다. 망할 창세신 새끼, 나한테 꿈으로 사기 쳤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나는 한 줄 평에서 관심을 떼고 이번에는 동행자를 살펴보았다.
"동행자. 동행자라…"
가슴이 거칠게 뛰는 느낌이 든다. 드디어 혼자가 아니게 되는 건가! 그런 생각으로 동행자를 터치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긴 갑자기 동행자가 생길 리가 없지."
난 혼자다.
여태까지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보다 최대한 머리를 굴려 섹스하면 힘을 빨리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겠다.
그리 생각은 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에 한숨을 쉬며 일단은 기절한 아리스부터 들어 올려 숙소에 있는 공동 목욕탕으로 갔다.
한발 밖에 안 쌌지만 그 한발이 워낙에 많이 나와서 그녀의 음부에서는 꾸역꾸역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며 여자 공동 목욕탕에 들어가 그녀를 깨끗하게 씻겼다. 그리고 본인 방에 데려다 눕혔다.
그후 나도 내 방으로 돌아와 누웠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그 기묘한 현상을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공명은 설명을 들었으니 그렇다 칠 수 있다.
그런데 나에게 마력이 흡수되려다 내가 그걸 막으니 역으로 내 마력을 빨아들인 현상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게 무슨 현상인지 이어서 고민했지만 역시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이렇게 직접 생물체에 축복이라는 형태로 창세신의 힘이 깃든 세계는 나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이건 좀 더 정보를 모아봐야겠다.
그전에 섹스할 때 마력이 빨리려는 것의 예방책도 생각해봐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섹스에 제한을 둬야 하니깐.
하지만 이렇다 할 생각은 나오지 않았고, 시간은 흘렀다.
"하아, 그냥 잠이나 자자."
나는 고민하는걸 관두고 끈적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금방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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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 익숙한 과거의 꿈. 그곳의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의 형태를 한 괴물일 뿐.
나는 양 손에 날카로운 단검 두 자루를 들었다. 나는 치료사. 인간이 지닌 역병을 치료하는 치료사.
인간은 누구나 위험한 역병을 지녔다. 그 역병의 이름은 삶. 살면서 다른 생물을 끊임없이 희생시키는 극도로 위험한 역병.
그러니 치료해주자. 나는 역병을 치료하는 치료사니깐.
"여기는 한국 지부의 A팀! 적성 위험 개체인 A-334가 탈출했다! 지원요청을 바란다! 다시 한번 말한다! A-334가 탈출했다! 지원요청 바란다!"
눈앞에 특수요원 복장을 한 남자들이 나에게 총을 내밀며 무전을 친다. 나는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단검을 들어 올렸다.
"이런, 이런. 오늘도 환자분들이 넘치는군요! 걱정하지 마시길! 저는 치료사. 즉, 의사입니다. 저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신다면 당신의 완치를 약속드립니다."
"A-334의 능력이 발동되기 전에 막아라! 사격 개시!"
타타탕- 타타타타타탕-
특수요원들이 나에게 사격을 개시했다. 수십 발의 총알이 나에게 달려든다. 반항이 심한 환자로군. 먼저 제압해야겠어.
"뭣!"
"총알이!"
내 검에 총알이 베이자 남자들이 당황했다. 나는 그림자를 전개하여 그들 사이로 순간이동 했다.
"치료를 시작하죠."
촤악!
근처에 있던 남자의 목을 베었다. 이걸로 한 명의 환자가 완치되었다.
촤악! 촤악!
옆의 남자의 목이 허공으로 치솟고, 앞의 남자가 총을 들고 있던 손이 날아갔다. 한 명은 완치, 한 명은 완화인가. 아쉽군.
"끄아아아악! 쏴! 쏘라고!!!"
타타타타탕!!!
아무리 나라도 근거리에서 발사되는 총알 피할 수는 없기에 내 몸에 구멍이 송송 뚫렸다. 이거 참 반항이 심하군.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는 나쁜 환자랍니다."
내 몸에 생긴 구멍이 아무는 것을 느끼며 치료를 계속했다. 머리에 검을 박아 뇌를 헤집고, 배를 갈라 내장을 뽑아냈다.
이것은 인간의 피. 치료가 잘되고 있다는 증거. 더욱 열심히 치료하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에게서 역병이 사라질 때까지.
우둑! 우두둑! 우둑! 우둑!
"우어어어어....."
"우어어아...."
"여기는 한국 지부의 B팀! A-334의 능력으로 334-2의 탄생을 확인했다! 즉각 사이퍼 부대를 보내주길 원한다!"
타타타타탕! 타타탕!
"막아! 막으라고! 여기가 뚫리면 한국이 위험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라!"
"오, 새로운 환자분이 오셨군요. 그것도 아주 많이. 걱정 마세요. 인원수가 많더라도 이번에 새로 들인 조수가 절 도와 여러분을 치료해 드릴 테니. 당신들의 역병을 완벽하게 치료해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우어어어어어어!!!"
"우아아아아아아아아!!!"
타타타타탕! 타다다당!
매캐한 화약의 냄새와 비릿한 피 냄새. 나는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누군가가 발사한 화염에 조수들이 휩쓸리는 것을 끝으로 다시 암흑이 찾아왔다.
어제 초재생을 사용한 게 원인인가? 오늘은 이 꿈이네. 나는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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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밖을 보니 아침인지 해가 뜨고 있었다. 나는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왔다. 아침 식사 시간은 7시고, 지금은 6시라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씻으려고 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나와서 처음으로 마주한 게 아리스였다.
"어....안녕?"
아리스는 날 보자마자 몸 굳히더니 뻣뻣한 움직임으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면서 다리를 오므려 중요 부위를 가렸다.
어제 이성을 잃고 격렬하게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리고 아무리 에반이 먼저 바람을 피웠다지만 본인도 맞바람으로 대응했으니 창피한 부분도 있겠지.
나는 그녀가 괜히 의식하지 않게 평소처럼 인사했다.
"안녕. 어제 잘 잤어?"
"으, 응! 잘 잤어! 몸도 개운하고 가벼워졌어!"
아리스는 이거 보라는 듯이 한쪽 어깨를 돌려 보이며 그리 말했다. 어제 내 마력을 흡수해서 마력량이 늘어난데다 육체까지 강화된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구나.
그녀와의 섹스는 매우 좋았고 환상적이었지만 별개로 어제 빨린 내 하루치 마력이 너무 아깝다.
'그래도 아리스가 강해졌으니 만족하자."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며 남자 공동 목욕탕으로 움직였다.
"일단 씻고 밥 먹으러 가자."
"알았어. 좀 있다 보자."
나는 남자 목욕탕에 들어가서여자 깨끗하게 씻었다. 밖으로 나왔을 때는 아리스도 깨끗하게 씻고 나왔다.
시간이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유벨의 기숙사로 갔다.
얼른 나오라고 유벨의 방문을 두들겼지만 유벨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침대에 누워 아직 자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유벨은 잠이 많아 아직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리스가 직접 깨우고 씻기느라 또 시간을 써야 했다.
그렇게 우리가 준비를 끝내고 나왔을 때의 시간이 6시 57분. 아침 식사 시작까지 3분 남았다. 우리는 식당으로 뛰어가 아침을 먹고 어제 뛰었던 운동장에 다시 모였다.
오늘도 우리를 훈련시킬 사람은 어제 본 그 전사였다.
"훈련을 시작함에 앞서 앞으로의 일정을 알려주지. 오전에는 여기서 운동장 100바퀴를 뛰고 연무장에서 마력 훈련을 한다! 마력 훈련이 끝난 후에는 점심 식사후 마법사와 전사를 나눠 6시간 동안 무기 다루는 법을 배울 거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의 시간은 자유시간이니 훈련을 하든 나가서 놀든 너희 마음대로 하도록 한다! 일정 설명은 여기서 끝, 이제부터 뛴다, 실시!"
전사의 외침을 시작으로 아리스와 유벨이 달리기 시작했다. 나도 둘의 뒤에서 나란히 뛰었다.
100바퀴 달리기. 여전히 턱도 없는 숫자고, 대부분이 금방 나가떨어졌다. 유벨도 어느 정도 선전하다가 37바퀴 때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내가 가르쳐준 마력 호흡법 덕분에 어제보다는 멀쩡한 상태로 바닥에 쓰러졌다.
반면에 아리스는 100바퀴를 꽤 여유 있게 돌고선 스스로 낸 성과에 놀라 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도 아리스의 갑작스러운 성장에 역시 잠재력 A라며 감탄하며 아리스의 성장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아무리 잠재력 A라고 해도 저런 성장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간부들은 어제 둘을 가리킨 나를 묘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더럽게 부담스럽네.'
간부들의 뚫어질 듯한 시선을 애써 피하고 있는데 아리스는 그리도 좋은지 방방 뛰었다.
"유진아! 네가 가르쳐준 방법 진짜 대단하다! 100바퀴를 돌았는데도 몸이 안아파!"
그야 내 마력을 처먹고 강해졌으니 당연하지. 거기에 워낙에 약한 덕분에 내가 지닌 마력에 의한 초반 성장 폭이 매우 크기도 했지. 아무런 운동도 안 해본 사람의 육체가 단련된 병사급의 신체능력으로 변했잖아.
하지만 아리스는 그런 걸 모르기에 그냥 내가 가르쳐준 호흡이 엄청나게 좋아서 그런 거라고 여기며 내 손을 붙잡고 방방 뛰었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더니 쪼그라들었다. 어제 일이 떠오른 모양인데, 몸은 다 컸으면서 행동이나 성격은 어째 유벨보다 어려 보인다.
"언니 대단하네요. 100바퀴 완주라니."
유벨은 자신의 몸에 포션을 뿌리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주저앉아 헉헉댔으면서 이제는 나아졌는지 가볍게 스트레칭 같은 걸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 아리스를 붙잡았다.
"비결이 뭔가요? 어떻게 하면 언니처럼 그렇게 강해질 수 있죠?"
"어, 우리는 같은 기술을 배웠잖아. 그냥 유벨이 나보다 육체 재능이 낮아서 더 힘든 거 아닐까? 내 육체 재능은 A잖아."
"아무리 그래도 언니는 하루 만에 그렇게 됐는데 저는...어제 다른 일 같은 거 없었어요?"
"응,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지!"
아리스가 두 손을 휘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외쳤다. 이에 유벨은 이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색을 읽는 듯 유벨의 표정 이상해져 간다. 나는 이 분위기가 거북했다.
"그만하고 마력 훈련이나 하자."
유벨은 수상하다며 나를 바라봤지만 다들 마력 훈련을 하기 시작했기에 별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하는 마력 훈련은 별거 없다. 자리에 앉아 호흡을 지속하는 것 뿐. 우리는 3명이서 같이 자리에 앉아 호흡을 지속했다.
시간이 지나 마력 훈련도 끝나고 우리는 식당으로 갔다. 밥은 오늘도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