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황녀와 떡을 치는 이야기
우리는 울부짖으며 쓰러지는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을에 머물기로 했다.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마을 이곳저곳을 뒤지고 식량창고를 열어 먹을걸 나눠주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흘러 자정을 훌쩍 넘어 새벽에 달하고 있었다.
오늘은 참 많은 것을 보았다. 그중 시체의 밭과 피의 동굴은 기분을 찝찝하게 만들었지만, 샤워실에서 씻으며 그런 마음은 전부 몰아냈다.
부르르르~
그때 대지가 조금 흔들렸다. 저 멀리 화려한 마력 폭발이 일어났음을 느낄수 있었다.
"후우, 모든게 전부 내 손바닥 안이다 이말이야."
작은 욕조 안에 몸을 집어넣고 감시 마법을 발동했다. 내가 뿌려둔 마석은 미리 설치해둔 대로 마족들이 오자마자 화려하게 터졌다.
공굴은 무너졌고 그 근방도 싸그리 날아갔다. 수백개의 마석을 융합시켜 만든 폭탄인 만큼 화려한 위력이다.
"이왕이면 지금의 폭발에 휘말려 죽었으면 좋겠네."
개인적인 소망이다. 이정도 폭발에 죽을리는 없을것 같지만 최소한 상처 정도는 줬을 것이다. 이건 경고의 의미다.
우리가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의미.
"내가 다시 노려질 일은 없으니 별 의미는 없을것 같지만."
애초에 나는 이번의 일과는 관련이 없었다. 그저 웃없이 루진의 곁에 있다가 휘말렸을 뿐이다.
그놈들이 작전을 망친것에 대해 앙심을 품지않는 이상 다시 노려질 일은 없다고 봐도 좋았다.
"끄응...루진하고는 앞으로도 같이 다니게 되려나. 그러면 그놈들하고 싸울것도 예상해야 겠어."
지금보다 다 빨리 강해져야 한다. 수집한 수정을 먹을까? 아니 지금 먹기엔 조금 그렇다. 이건 나중에 사용할 비장의 수단이다.
복잡하다. 생각이 너무 많다. 머리를 저으며 생각을 물렸다. 지금은 쉬자.
그렇게 깨끗하게 씻고 밖으로 나와보니 탁자에 가득 놓인 술과 음식과 목욕가운을 걸치고 나처럼 방금 막 씻은 루진이 보인다.
목욕가운은 그녀의 몸을 전부 가리지 못했다. 특히 저 폭력적인 가슴을 가리기엔 가운이 너무나도 작았다.
그녀가 움찔거릴 때 마다 가슴이 출렁거리고, 덩달아 가운도 흔들린다. 물기에 젖은 금발과 초롱초롱한 눈빛은 유독 아름다워 보였다.
대검을 들고 능숙하고 강인하게 싸우는 여전사의 모습도 좋지만 가끔씩 이렇게 보여주는 소녀다운 모습도 매우 마음에 든다.
"이거 어떻게 하지?"
루진이 음식들을 뒤적이며 말했다. 오늘은 해방의 날이라면 밖의 사람들은 파티를 벌였었다.
그리고 우리한테 이것저것 자꾸 챙겨줬는데 주는 족족 챙기다 보니 이렇게 쌓여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술이라도 한잔하지 않을래?"
나는 테이블에서 맥주 하나를 따서 자그마한 접시에 따랐다. 이런 후진 마을에 유리잔 같은 고급스러운 물건은 없으니 이렇게 접시로 잔을 대신했다.
나는 술을 따른 후 바로 단번에 마셨다. 맥주 특유의 맛과 함께 강렬한 알코올이 느껴진다.
그렇게 좋은 술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참고 먹을 만은 했다.
"크으, 어때. 너도 마실래?"
루진에게 접시와 술을 내밀었다. 그러자 루진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다.
"후후, 나한테 술 대작을 신청하다니 배짱 한번 두둑한데!"
"자신 있나 봐?"
"자신 있고말고!"
그녀는 내가 건넨 술을 받아 접시에 따르고 나처럼 원샷을 때렸다. 그야말로 호쾌하기 그지없으나 그녀 특유의 기품에 느껴지는 모습.
동굴의 일 때문에 지금까지 침울해했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벗어난 모양이다.
"후우. 시원하군."
쿵, 그녀가 텅텅 빈 술병을 바닥에 내려놨다. 잘 마시네. 나는 아직 남아있는 술을 전부 꺼냈다.
술 대작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니. 나는 바닥에 앉았다. 그리고 술을 한 병 더 까서 그녀의 접시에 따르고 내 접시에도 따랐다.
그녀가 나를 따라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그녀의 목욕가운도 같이 벗겨졌다. 그러나 그녀는 그걸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실시간으로 눈 호강을 하는 중이다. 루진의 하얀피부는 언제봐도 새하얀 눈 같다.
그리고 흉악한 가슴은 손을 가져다 대면 손이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워 보인다.
바닥에 앉으며 쭈욱 펴진 다리도 한번 살피고 깨끗하게 제모 되어 음모가 하나도 없는 빽 보지도 찬찬히 훑어봤다.
정말이지 아름다우며 음란하기 짝이 없는 몸이다. 나는 절로 발기하려는 자지를 느끼며 그녀에게 술이 든 접시를 내밀었다.
우리는 짠- 잔을 부딪치며 술을 들이켰다. 마을에서 준 땅콩 같은 견과류와 이제 막 조리한 따끈따끈한 고기 요리를 안주 삼아 집어 먹었다.
밖에는 아직도 즐기는 건지 시끌벅적한 마을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나저나 이제 어쩔래? 난데없이 널 노린 이상한 집단이 등장했는데."
"이 일은 황제 폐하께 알려야지. 어지간한 일은 내 선에서 처리하겠지만 내가 황녀, 그것도 루진 플라비스 임을 알면서도 노린 인물이다. 아마 보통 놈들이 아닐 테지."
"하긴. 이것만 봐도 알 수 있긴 해."
나는 인벤토리에서 수정구를 꺼냈다. 이제는 빛이 많이 사그라들긴 했으나 그 안에 담긴 초월적인 마력은 여전하다.
이런 수정구에 이 정도의 마력이라니. 언제봐도 놀랍기 그지없었다. 루진도 나와 비슷한 심정인지 수정구를 톡톡 찔렀다.
"이 수정구로도 알겠지만, 적들이 하려는 짓은 우리 제국이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어. 그리고 돌아가는 즉시 물갈이를 한번 해야겠어."
그녀가 주먹을 꽈악 쥐며 말한다. 그리고 흉흉한 기세로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하긴, 이번 일은 황금 길드의 내부사정을 알고 협조하는 자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즉, 길드 내부에 내통자가 있다는 의미다. 그녀는 그 내통자들을 찾아낼 생각이다.
"뭐,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고 오늘은 우울한 일을 많이 겪었으니 즐기고 나중에 생각하자."
"크으, 그렇긴 하지! 그러면 마시자고!"
우리는 다시 한번 접시를 부딪쳤다. 처음의 조금 삭막했던 분위기는 술이 들어가면서 급속도로 풀어졌고, 풀어질수록 들어가는 알코올의 양은 증가했다.
나야 초재생 능력으로 알코올이 자동 분해되지만 루진은 마력을 운용해야만 알코올 분해가 가능하다.
결국 루진은 취기가 올라오는지 얼굴이 새빨개져 버렸고 취한 듯 얼굴과 말투가 한껏 풀어졌다.
편한 말투를 쓰다가도 무슨 일만 생기면 자동으로 딱딱해지는 말투를 보유한 그녀로선 처음 듣는 말투다.
"후우, 유진앙~"
그녀는 빨개진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알몸의 상태로 나에게 달라붙었다.
꾸욱, 꾸욱. 풍만한 가슴이 팔을 감싸 안는다. 그 환상적인 감촉이 만족스럽다.
"유진앙~ 오늘 일 있잖아. 아무리 봐도 나뿐만 아니라 너도 노린 일인 것 같아."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너야 황녀니깐 노린다고 치더라도 나는 노릴 이유가 없잖아."
"에헤헤, 아닌데~ 노릴 이유가 있는데?"
이해 못 하겠다. 날 노릴 이유가 있다니. 솔직히 말해 나는 재능이 뛰어날 뿐인 평민이다.
길드의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를 보내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괴물 같은 재능 덕분. 아마 내가 평민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면 가차 없이 잘릴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내 생각을 부정했다.
"유진은 말이야.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무려 세계를 구하고 나랑 결혼할 용사님이라고!"
그녀가 꺼낸 건 용사의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는 차원을 돌이 다니며 수도 없이 들은 똑같은 레퍼토리의 이야기다.
어느 날 신이 세계를 구할 용사에 관한 예언을 내렸고, 이에 높으신 분들 사이에 이에 관한 소문이 퍼졌다는, 그리고 내가 그 용사가 확실하다는, 흔하디흔한 이야기다.
솔직히 말해 굉장히 의심 가는 존재가 한 명 있다. 아니, 이 딴짓이 가능한 존재가 이 새끼 말고 존재할 리가 없지.
하지만 지금은 고마운 일이다. 창세의 용사라…. 이상하고 촌스러운 네이밍 센스지만 그 이름값은 분명 쓸만하리라.
'지금은 감사하지 창세신.'
나는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 틈에 그녀는 창세의 용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와다다다다- 쏟아냈다. 그중 내 관심을 끄는 건 무기에 관한 거였다.
"창세의 용사는 세계의 용사. 그렇기에 세계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으며 세계수의 활을 가질 수 있고, 빛의 성검을 들 자격이 있다고 하더군."
"빛의 성검과 세계수라…. 흥미가 가는데."
대부분의 성검은 신과 관련된 것. 세계수는 신에 가까운 초월적인 마력 생물. 둘 다 자주 만났으나 내 마음껏 해부 등의 실험을 하지 못한 상대다.
이번에 운 좋게 손에 넣는다면 실험이 가능하겠어.
"근데 루진. 뭘 가지고 내가 창세의 용사라 단언하는 거야?"
사실 이건 의문이다. 확실히 창세신이 날 위해 이런 짓을 한 것 같기는 한데 대체 뭘 근거로 내가 창세의 용사라 단언하는 건지.
"음, 근거라…. 근거는 너의 능력이다. 비정상적으로 다재다능한 너의 능력은 단순히 천재라는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했어."
"단순히 천재성이라면 루진, 너도..."
"최고의 전사인 우리 길드의 간부들과 비슷한 수준인 기량,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쑥쑥 성장하는 신체 능력, 마법사조차 인정할 정도의 마법 실력까지."
루진이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는 개소리 말라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이 말을 이어갔다.
"단순한 천재라서 가능했다? 그건 불가능해. 그러니 너의 실력과 힘 모든 게 근거라고 할 수 있지."
"아아, 내 뛰어난 실력을 보고 감탄만 하고 의심은 안 한 이유가 그거였구나."
내가 길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상천외했기에 의심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근거가 될 줄이야.
"물론 근거는 이게 끝이 아니야 무엇보다 네가 들어오고 나서 우리는 확인 작업을 거쳤다. 넌 몰랐겠지만 우리는 너의 깊은 곳에 잠들어있는 창세신님의 신력을 감지해냈지."
"잠깐, 내 안의 신력을 감지했다고!?"
내 안의 신력이라면 분명 창세신의 축복 일터. 이 능력은 내가 극도로 억누르고 있기에 관측이 될 리가 없었다.
근데 무슨 수로 관측을 했단 말인가. 그러다 문득 나는 능력 측정 때가 떠올랐다.
"설마..."
"그 설마가 맞을걸. 네가 능력을 측정할 때 쓴 검에서 신력이 느껴졌고, 그걸 토대로 추적해서 너의 안에 있던 거란 걸 알아냈으니까."
그리 말하며 그녀가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말이야. 나는 너를 보는 순간 순식간에 반해버렸어. 지금까지 수많은 귀공자와 기사들을 만나봤어. 개중에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자도 있었고, 인품이 올바른 자도 있었지. 하지만 너처럼 이렇게까지 내 가슴을 뛰게 한 사람은 처음이야."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에 얹었다. 두근, 두근. 뜨겁고 강렬한 맥박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엄청난 부드러움과 함께 손이 가슴에 푸욱 빠졌다.
"유진…. 이런 분위기에서 말하긴 뭐하지만…. 나는 너를 좋아해.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그녀가 빨개진 얼굴로 말했다. 이번 일 때문에 흥분할 걸까. 조금 성급한 말투다.
"참고로 황제 폐하와 원로들은 너와 나의 사이를 인정했어. 그러니 신분 차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라면 귀족의 자리에 오르는 건 식은 죽 먹기일 테니깐."
그녀의 말에 내 마지막 인내심이 끊어졌다. 그녀와의 가장 큰 문제인 신분차가 사라졌다. 그렇다면 참을 필요가 있나? 아니 없지!
나는 그녀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붙잡고 힘차게 그녀를 들어 올렸다. 그녀가 귀엽게 소리치는 걸 들으며 침대로 옮겨 눕혔다.
말랑말랑, 부드럽다. 손이 쏘옥 들어가는 거대한 가슴은 H컵조차 넘었다.
"지금까지 이런 흉기를 달고 대검을 휘둘렀다니 믿을 수 없어!"
나는 지금까지 참아온 게 터졌기에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그토록 내 시선을 끌던 가슴을 주무르며 탐욕을 채웠다.
"하읏, 흐으읏!"
그녀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거대한 크기만큼 감도도 예민해 보인다.
"기, 기분이 이상해. 이런 거 처음이야…."
그녀의 눈가에 쾌락 탓인지 물기가 서렸다. 혹시나 해서 아래를 확인해보니 천천히 보지가 젖고 있었다.
"흐음…. 그러고보니 너 성교육 받아본 적 없다고 했지? 그러면 내가 잘 알려줄게."
"자, 잠깐! 뭐라고!?"
나는 가슴에서 손을 놓고 그녀의 아래. 음부의 앞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녀의 음부를 향해 혀를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