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돌입하다.(그녀의 보지는 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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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용사나 영웅이라 불리는 자들에게는 자신의심볼이라할 수 있는강력한무구가존재한다.영웅들의 경우에는이 심볼이 전부 다르지만 대개 용사라는 작자들은 하나로통일된편이다.
그것은 바로성검, 성스러운 기운과 기적과도 같은 힘이담겨있으며 무려 마력을 소모한 빔 발사가 가능한 최강의 병기다.(물론 모든성검이 빔을쏠 수있는 건아니다.)
성검은 용사의 상징이자심볼이며분신과도 같기에성검의 강함에 따라 용사로서의 실력이 달라지는 경우도종종 있다.
그리고 이런 쓸데없는 정보를 굳이 줄줄이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저들뜰 대로들뜬대장장이들이공방에 모여 시끄럽게 이야기를주고받고있어서다.
"초대 용사님이 쓰신성검이 황금색이고 황가에걸맞은아름다운 황금색이 낮지 않겠습니까!"
"에잉! 이 사람이 뭘 몰라도 모르는군! 자고로 용사가 쓸 갑옷은최고여야 한다! 당연히 장식 따윈 집어치우고 그 무엇보다 튼튼하고 강력하게 만들어야지! 디자인은 중요하지 않아!"
"어허~ 그래도 요새는 디자인도 중요해요. 겉모습이 멋져야 갑옷도 쓰는 맛이 있고 그러죠. 밋밋한 갑옷은 요새 인기 없다고요."
"뭬야! 머리에 피도안 마른애송이가 어디서훈수 질이야!라떼는말이야 갑옷이란 최고로 단단하고 무엇이든막을 수있게 좋으면 그만이었다이 말이야!"
의견은두 개로갈라져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저들의 실력이 이미 초일류임을 확인했기에 가만히 구경만 하다가 갑옷이나 받아가려 했는데 이래서야 작업 자체가 시작이안될 것같았다.
어쩔 수없지, 내 생각을 집어넣는 수밖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당장에라도싸움이일어날 것같은 대장장이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대장장이들은 원래부터 금속을 다루는 만큼 사나운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황가의 대장장이도 마찬가지인지 씩씩거리며 양쪽 전부 조금도 의견을 굽히지않고 있다.
"그만! 거기까지 하시죠."
대장장이들의 시선이 나에게 모여든다. 나는 내가 만든 창을 꺼내 번쩍들어 올렸다. 그들의 눈에이계에서배운 온갖 기술이 들어간 이 창은 어떤 무기일까.
고민할것도 없었다. 이에 따른 반응이 바로바로 나왔으니까.
"저럴수가..."
"저리도 훌륭한 창이 있을 줄이야! 거기에 저 빛과 향기는 처음 맡아보는 합금의 향기가 난다!"
"오,오오오! 훌륭하다, 실로 훌륭해! 아직 밖에도 저런 솜씨의 진정한 장인이 남아있었구나!"
역시, 장인은 뛰어난 장인의 기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법이지. 대장장이들의 시선도 충분히 모였고...나는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보셨다시피 저는 이미 저와 함께할 심볼이 있습니다. 이 창은 그 어떤 무기보다 튼튼하고 저는 창술을 가장 잘 사용하기에방어구를받더라도 창에 맞게. 최대한 가볍고 빠른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방어구가필요합니다."
내 말에 대장장이들은 눈에 보일 정도로 침울해진 얼굴로 고개를푸욱~ 숙였다. 기술에 미친 장인 주제에경갑옷이필요하다니까다 같이시무룩해지는 꼴이 재밌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긁어주고 싶지만 나는 저들이 만든다는 갑옷에 흥미가 있기에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크흠! 그러니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단단하지만, 위의조건에 맞는전신 갑옷을받았으면 합니다. 일반 백병전이 아닌 최후이자 궁극의 일격을, 비장의 수단이 되어줄 예비목숨줄이니까요."
내가 가진 인챈트 마법에는 여러 기능이 존재한다. 회복, 보호, 가호, 성장 가속 등등, 기능의 종류도개수도다르지만, 그기능들은 하나같이 유용하다.
나한테는 그런 기능이 의미도 없고 갖고 싶지도 않기에 이들이 정말 튼튼한 갑옷을 만들고 그게 마음에 든다면 나는 모든 기능을 무게 경감에 쓸 생각이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화력은 진리이며 강대한 화력 속에답은 존재한다. 저는여러분께서최강의 적과싸울 때최강의 적의 공격을 막아낼 궁극의 갑옷을만드실 수있겠죠."
이리저리 돌려 말하긴했지만, 결론은'강력한 일격을막을 수있는 갑옷 만들어라.' 라는 의미다. 대장장이들이 이런 돌려 말하기를 알아들을까반신반의했는데다행히 알아들은 건지 고개를 끄덕이며 작업에 들어갔다.
초일류수십 명이모여서 만들어내는 갑옷이라면 내가 작업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은 되겠지. 비록 내가 만들어낸 걸작 시리즈에는못 미쳐도그 이하는 되리라.
'굳이 갑옷을 얻을 필요는 없지만...뭐,좋은 게좋은 거지."
강력한 도구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나는 그들에게 의뢰를맡긴 뒤루진을만나러 갔다.
대장장이들은 시간이 좀걸릴 테니최소 3일은기다려달라고 했다. 3일 안에 끝내기만 해도 빠른 것이기에 불만은 없다. 알아서 잘하겠지.
루진의 방에 간 뒤에는 당연히 섹스했다.정상위부터시작해서 후배위,기승위등등 여러 체위로 즐겼고밤늦게까지즐기다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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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사들을 대동한 황제는 가족들과 함께 문제의 숲으로 움직였다. 우리들의 뒤에서는 신하들이 황제를 졸졸 따라오며 나를찌릿, 노려봤다.
'이 새끼들은 또 뭐야...'
난데없이 시비를 거는 귀족들에 기분이 팍상했지만, 황제앞에서싸울 수는없기에 그냥 저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묵묵히 걸었다.
숲은 황제가 말했던 대로 울창했으며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뭔가 특이한 마력이 느껴졌다.
이걸뭐라고해야 할까...옛 것 같다고해야 하나? 하여튼 특이한 마력을 느껴진다.
"폐하! 오셨습니까!"
"아아,걱정 말고자리에 앉게."
숲의 코앞에는 마법사들이 자리에 앉아 숲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다지 높은 수준의 마법사는아니었지만, 학구열에넘쳐 숲의모든 것을조사, 연구중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얻은 게있나?"
"...죄송합니다. 이번에도 아무런 정보도얻어낼 수없었습니다.아무리 봐도비정상적인 마력 분포를 제외하면 숲의 식물은 다른 식물들과 구성이 같습니다. 이런 빠른 번식은 불가능합니다..."
"역시 그대들의 힘으로도 이 숲의 근본을알아낼 수없다는 거군."
황제는 안타깝다는 듯이 숲을 보았다. 분위기와 연구를 보니 숲의 빠른 성장력을 알아내 다른 작물에 적용해보려고한 건가.
그렇다면 도리어 실패해서 다행이다.그런 식으로식물을 기르며 대지가 버티지못할 테니까.
"유진이여. 자네가나설때가되었네."
황제가 앞으로 나와 내어깨를잡았다. 이에 주변에 있던 신하들이 술렁거린다. 주로 천한 평민이니 농민이니 하는데 여기까지 들리는 줄 모르는 건가.
아예 바보들은 아닌지 최대한 작게수군거렸지만내가 청각이 워낙 좋아서...하여튼 귀족 새끼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세계든소수의 귀족을제외한대다수의 귀족은자기 밥그릇이나 챙기려 싸워대는 똥개 새끼들이다. 내가 용사이자 주인공인 이상 나중에 부딪히게 되겠지.
"이제 그대는 숲으로 들어가 숲의 문제를 해결해주게. 이 숲은 황도의백성을불안하게 했으니 반드시 처단해야 하네, 반드시!"
"예! 맡겨주십시요!"
척! 고개를숙인 뒤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저 숲으로 들어가 문제를 알아보고 후딱정리한 뒤돌아오자. 성큼, 숲으로 발걸음을 떼려는데 황제가 나를 불렀다.
"잠깐 기다리게. 저 숲은 위험한 곳이니 그대 혼자 가게할 수는없지."
"네?"
설마루진이라도보내주시려는 건가? 그렇다면땡큐다.루진은아주 든든한 전사니까.
"이미 알고있을 테지?3황녀인루리플라비스라네."
....신은 죽었다, 아니 황제는 죽었다. 나한테 쟤를 떠넘긴다고? 어째서? 어제 한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는 건가!
혼란스럽다. 갑자기 나와 동행하여위험으로 들어가게된루리도 화들짝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루진을보면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어지간히도 충격적인지 입을 크게벌린 채굳어버렸다.
"아, 아버님! 어째서 제가 저런자하.."
"저런 자?"
"아, 아니 저분하고 같이 숲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저는!"
"애매하지. 마법도, 검술도, 심지어 마력 운용까지 전부 애매한 수준이지. 하지만 최소한 용사님의서포트는잘할 터다. 그러니맞기는 거다."
맞긴다, 황제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어느 누가거절할 수있을까.루리는 이가 상할 정도로 까드득 갈면서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오우야, 저러면존나아플 텐데.
"하, 하하하. 잘부탁합니다. 용사님."
대놓고 싫다며 인상을 찌푸리는루리플라비스.네가그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나도 비협조적으로나가줘야겠지.
"그 부족한 재능과 실력. 솔직히 같이가고 싶지않지만, 황제폐하의 명이니어쩔 수없죠. 부디 제발목만이라도잡지 말아주시길."
내 비꼬는 말에 그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지금 비꼬는 건가요? 가짜 용사 주제에?"
"글쎄요? 당신을 제외해도 황제 폐하와 천재인 루진이 저를 용사라 단언했는데...당신은 무슨 권위가 있다고 저를 평가하시는 건지?"
"윽! 그, 그건...저도 황녀니까..!"
"아, 그랬구나!황녀 셨구나! 난 또 이상한 사람한테 황제의 재산을 바치길래아닌 줄알았네! 근데 황녀면 황제 폐하의 명을 따라야 하지 않나요? 대체 당신이 뭐라고그런 식으로덤비는 거죠?"
싸늘한 눈초리로 그녀를 노려봤다. 그녀의 본질은 연약하디 연약한 소녀다. 가진 재능도, 힘도 부족하여 열등감에 사로잡힌찌질이. 그런 주제에강한 척만해대는 약자.
그것이 현재로선절대 변하지 않을그녀의 본질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조금만 진지하게 나오자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겁쟁이' 그녀의 귀에 작게 그렇게 말하며 몸을 숲을 향해 돌렸다. 이제 그녀가무엇을 하든내알바아니다.
이제 진짜 들어가야지...
"잠깐! 폐하, 청이 있나이다! 그리고 용사는 잠깐 멈추어라!"
그때누군가가손을 번쩍들어 올려또 숲에 들어가는 것을 제지했다. 이번에는 또 뭐냐, 그런 심정으로 손을 든 자를 보니 붉은 머리카락에 저번에루리플라비스와 만나던 청년을 대동한 중년의 사내가 앞으로 나왔다.
청년은 불안한 표정으로 눈알을 데굴데굴 굴렸고 중년의 사내는 청년이 그러든 말든 황제 앞에 머리를 숙이며 간청했다.
"폐하, 부디 제 아들에게 용사를 모실 영광을 주소서!"
"...네놈이 그런 요구를하는 건가? 그리고 네 아들이라면이 녀석일 텐데,듣자하니네 아들은 마력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둔재라 들었다. 그런데 용사님의 여정에 감히반푼이를집어넣을 셈이냐!"
"아닙니다! 비록 제 아들이 크게 부족하나 마력을다룰 줄알며 자신의 몸 정도는지킬 줄압니다! 짐꾼이라도 좋으니 부디 함께하게 해주소서. 어제의 일을 직접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말에 황제는 고민하는듯하며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어찌할지 눈으로 물어오는데...글쎄? 나는어느 쪽이든상관없어서.
대충 그런 의미를 담아 어깨를 으쓱였다. 이를 잘도캐치한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년의 사내에게 명령했다.
"좋다, 네 아들을 용사님의 짐꾼으로 합류시키도록 하겠다."
그렇게한 명이더 추가되어 3명이 되었다.
"아아, 정말 반가워요 저의 공주님! 무사하셨군요!"
"네! 저는 무사해요 저의 영웅!"
만나자마자 또 쓸데없는 놀이나 시작하는 둘.
"야, 너희뒤처지면그냥 버려두고갈 거다. 알아서 잘 달라붙어서 따라와."
둘에게 간략하게말한 뒤먼저 숲으로 들어갔다. 이에 황급히 따라오는 둘. 우리는 수많은 기사와 귀족들의 격려를 받으며 숲으로 진입했다.
싸아아
숲에 들어와 조금 걸으니 주변에 자욱하게 안개가 끼며 시야를 가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과연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길을 잃거나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거구나.
"어이! 잘 따라오고 있지!"
안개 속에서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며 뒤에서 딱 달라붙어 따라오던 둘의 안부를 확인한다. 근데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야! 대답안해!"
불길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런진조도, 흔적도 없이 둘은 사라져 있었다.
숨어서 도망쳤다고 보기에는둘 다내 감각을 속일 정도의 실력은 없었으니 불가능하다.
"미친! 여기아무리 봐도일반적인 숲이 아니잖아!"
아니, 일반적인 숲이아닌 건알았지만 내가생각한 것이상으로 위험하다. 설마 내가눈치채지도못하는 사이에 둘이 사라지다니!
한 명은황제의 딸이고 다른한 명은귀족의 아들이다. 사라졌다면 난리가날 터그 불똥이 나에게튈 수도있다.
"좋아. 그 둘은 멋대로 움직였다가 나랑헤어진 걸로하자."
이러면 내 책임은 없어지겠지. 그 둘이 멋대로 행동하다사라졌다고하면 뭐 어쩌겠어.
황제쪽은 불안하지만루진과용사의 지위가 있으니 어찌어찌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한 발짝앞으로 내미는 순간. 시야가 반전되었다.
"....어라?"
안개는 사라졌다. 시야도 뚜렷하다. 하지만 나는현재 상황을이해할 수없어 두 눈을 비볐다.
그도그럴 것이내 앞에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이 있었으며그 부분을중심으로 식물이퍼져있는 게보였고, 옆에는 황도 근처에는 존재하지 않는 커다란 강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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