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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화 〉 천마VS용사 (119/198)

〈 119화 〉 천마VS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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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황금의 빛은 사악을 벌하며 마를 지운다. 그저 단순한 검이 아닌 마의 존재를 척살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궁극의 무기는 사용자의 마력을 흡수 성스러운 빛의 힘으로 변환시켰다.

그 결과물이 이거다. 산의 3분의 1을 날려버리고도 만족하지 못하여 대지를 뒤엎어 10km나 날아가 버렸다.

"....꼬라지가 말이 아니군요."

"그러게나 말이다."

성녀의 차갑고도 냉정한 목소리에도 천마는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마의 상태는 빈말로도 좋다고할 수없는 상태였다.

어긋나 꺾여있는 뼈들과 부러져서 폐를 찌르는 갈비뼈까지, 용케 죽지않았다는말이 더 어울리는 상태였다.

뚜둑!뚜두둑!

불길한 소리와 함께 뼈가 맞춰지며 복구되었다. 갈비뼈도 레고처럼 달라붙어 원 상태로 돌아갔다. 천마는 몸이 잘 움직이나 허리를몇 번흔들어보며 목을 쓰다듬었다.

"방금 전에는 위험했어. 막긴했지만, 전신의뼈가 어긋나 버릴 줄이야."

천마는 강하다, 당장 지금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으나유진과비등한 싸움을 벌였다.

천마가 사력을 다해 덤볐다면 결과는 크게달라졌을 수도있었을 것이다.

'아니...용사한테는성검이있으니 아닌가?'

성검은굉장한 힘을 발휘하여 천마를 물리쳤다. 천마는 죽지는않았지만, 내공을전부 소진해 버렸다.

용사와의 싸움에서는 그다지 많은 내공을 쓰지도 않았는데 설마성검을막는 데에만내공 전부를쓰게 될 줄이야.

상성이 나빠도 너무 나빴다. 성검이 내뿜는 찬란한 빛은 마의 존재를 멸하고마공인천마 신공도성검의힘 앞에서는제거돼야 할마의 범주에 들어간다.

아무리 뛰어난마공이라도마의 기운을 지워버리는 성검 앞에서는 그저 어린아이 장난에 불과하리라.

그리고 극한에 다다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술! 천마로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움직임에 제한이걸리는 걸 넘어아예움직이는 거자체가 봉해졌다.

어떤 기술을 하든 사전에차단됐고모든 가능성을부정당하여마치사냥당하는짐승처럼 점점 궁지로 몰리는 감각은 손을쥐었다가 펴보아도아직생생했다.

부르르!

"모든 가능성의 부정이라니...두려운 기술이야."

이는 기술을 넘어 신기, 혹은 마기라불러야 할종류의 것이다. 아마 그 상태 그대로 계속 싸웠다면 전력을 내더라도 의미가 없었겠지.

올가미에 몰려 얽혀버린 짐승은 두렵지 않은 법이니까. 천마는 무인으로써 느끼는 당연한 공포를 억눌렀다.

"인제 그만 돌아가도록 하죠. 비록 당신과 용사의 싸움으로 황도에서의 일을 크게 알릴생각이었지만...이렇게까지 처잠하게 발린 이상 그건불가능하겠죠."

"끄응...그래도 나름 논란거리가 될 정도로 용사와 나의 흉악한 싸움이 아니었나. 대지를 부수고 숲을 부수고서로죽이는 투쟁!"

"지랄하지 마시죠. 댁이랑 용사의 싸움은 용사의 압승이었잖아요. 사람들도 용사의 압승이라 생각하고 이번 전투를 축제의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 작전은 실패입니다."

성녀의 목적은 제국의 발을 묶는 동시에 시간을 끄는 것이다.

천마같은 고급 인력을 파견한 것도 용사와 천마의 싸움으로 천마의 힘을 과시하고 제국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황제가 묻어버리지 못하도록 용사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는데.

유도고 뭐고 하기도 전에쳐맞고패배했으니 실패다.

"하아...피곤하군."

"몸에성검의기운이 남아 있어서그럴 거에요. 돌아가면 성스러운 기운부터 추출해 드리죠."

"아아, 고맙다."

"고마우면 다음번에 잘해주시길. 당신은저희의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니까."

"다음번엔기대에 부응해주도록 하지. 나는 아직 더강해질 수있으니까."

"다행히군요. 여기서 막혔다면 저는 실망했을 거에요. 아직 더강해질 수있다면...당신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카드이자 열쇠일 겁니다."

성녀는 자신감이 가득하나, 동시에 희열이 담겨있는 천마의 말에 피식 웃었다.

"이제 떠납시다. 황제에게 현재 상황이나쁜 건아니니 굳이 우리를 쫓지는않을 거에요."

"끄응, 자존심 강할 황제가 과연 그럴까?"

천마는 찌뿌둥한 몸을 움직이며 날이 다 나간 검을 대충 바닥에 버렸다.

그리고 어지간히 멀리도 날아왔는지초토화된주변과 끝도 보이지 않는 커다란 황금빛 길을 보며 혀를 찼다.

용케안 죽었네.

"황제는 실리를 추구합니다. 괜히 저희를쫓는 것보다이번 사태를수습하는 게더 중요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 사태에 큰 선물이 섞여 있으니 그냥 보내주겠죠."

"네가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러면 안심하고 따라가도록 하지, 라고 말하고 싶은데...돌아가긴 힘들겠다."

천마는 자신을 부축하는 성녀를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족들이 자신의 지식을 기반으로 만든 내공 회복용포션을들이키며 숲 저편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성검을든 괴물이 걸어왔다. 그의성검에는막 마의 존재를 베어낸 증거로서 마족의 마기를 불태우고 있었다.

"...당신을 구하려고 95위와 86위가 나섰는데 역시 막지 못했네요."

"하위권의 마족으로 막기에는 저놈이 너무 강해졌지."

듬성듬성 검은색이 보이던 금발에서 완벽하게 황금빛으로 물든 머리카락을 흩날리며유진은여유롭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인정하지 천마. 설마 그걸 맞고도 살아있을 줄이야, 너는 진짜 끈질긴 년이야."

주인의 의지에 호응하듯 검이 부르르 떤다.유진은검을 한 번 바라보고 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몸에서 찬란한 황금빛이 났고 검 또한 눈부시게 빛났다. 천마는 마를 멸하는 기운에 몸을 떨었다.

"...하, 명색이 최강최대의 마인데이 정도로몸을 떨다니, 오랫동안 정파 놈들을 죽이지 못 해서 정신이 안일해졌나."

천마는 몸에 차오르는 내공을 느끼며 마의 기운을 발산했다. 용사와는 정반대되는 검붉은 기운이폭산하며산을 휘감는다.

둘은서로노려봤다.유진은여유롭게 웃던 표정을 지웠다.

그리고 지금까지 꾹꾹 눌러왔다는 듯이 일반인은 곁에만 있어도 혼절할 만큼 강렬한 살기와 적의를 폭발시켰다.

"방금 전까지는온 힘을 다해서싸운 게아니었지? 이번에도그럴 수있을까."

"아~ 하하하, 뭐야. 그걸 신경쓰고 있었나? 싸우면서 힘을 보존해두는 건당연하지 않나? 굳이모든 걸쏟아부어서 싸울 필요는 없었으니까."

천마의 여유로운 말에유진은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은 날 죽일 생각이 아니었다는 건가? 아니면…"

"그 정도면널죽이는 건충분하다고 생각한 거지. 그도그럴게.아무리 성장이 빨라도, 영약이 있어도 우리 사이의 격차는 매우 컸으니까. 그걸 이렇게 빨리 따라잡을 줄은 몰랐지."

"그렇다면 계산 착오로군."

"맞는 말이야. 덕분에 네 페이스에 말려서 고생만 하다성검을직빵으로맞았지. 지금은 반성하고 있고이제부터는 너를 죽이기 위한 수준까지 힘을 써줄게."

천마는 원래부터 지니고 있던 무협 세계의 물건 중 하나인 힘을 축적하는법구인팔찌의 5단계의 술법 중 3단계를 해제했다.

몸이 가벼워지고 내공도 더 풍부해졌다.이 세계자체가풍족한 것도있지만 역시법구를일부분 해제한 뒤의넘치는 힘은 기분 좋았다.

"후우~ 기분 좋네. 그러면 이제 대화는 여기까지 하고 확실하게 죽여주지. 용사, 유진!"

더욱 강해진 힘.유진은자신을 향하는 힘의편린에서그녀의 힘을 짐작할 수있었다. 현재의 힘을감안 하고그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유진은천마의 위험도를 여태 만난자 중가장 높게 책정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강해진다면 혼자서 황금 길드의 간부 전체를 압살할 수있게 된다.

그게유진의계산 결과였고, 그렇기에유진은두렵지 않았다.

콰앙­­­!!!

"으읏….!"

성녀는 둘이 자리에서 사라지며 발생한 강렬한 바람에두어 걸음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침을 삼키며두 명의괴물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는 내공과 마력의 잔재. 끊임없이 부딪히는 검과 검에 그렇지 않아도 크게 파괴된 산이 더더욱 파괴되어 갔다.

콰아아아!!!

돌풍이 나무들을 날려버리고 성녀는 간신히 보호막으로 그들의 싸움을 지켜봤다.

검과 검이 충돌하는 파멸적인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계속해서 울렸다. 마치 번개라도된 것처럼움직이며 받아치고, 몰아치고, 물러나고를 반복했다.

결과는 바로바로 나타났다. 우위에선 것은용사인유진쪽이었다.

"크읏!말도 안 되는!"

까드득!

천마는 이를 악물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초조한 표정으로 한 자루의 검을 더 꺼냈다.

"인제 와서쌍검?그런 걸로뭐가 변하지?"

유진이조소했고 성검이 발광했다. 마를 멸하기 위하여! 곧 검에서 발현된 무수히 많은 황금빛이 적을 가르는 칼날이 되어 쇄도해 왔다.

천마는 두 자루의 검을 교차시켰다.우우웅, 두 자루의 검이 공명하듯 떨리고 검압만으로 칼날을 떨궜다.

천마는유진을노려봤다. 명백히 자신과 맞먹는 검술에유진이했던 말이 떠올라 어이가 없어졌다.

"그런 솜씨를 가지고도 검이 메인이 아니라니! 기만도 이런 기만이 없네!"

"기만을먼저 한 건너지. 그리고 내 원래 특기는 창술이야. 검술은두 번째고."

"...날 무시하는 거냐?"

천마는 이 상황에서도 당당한유진을보며 실소를 흘렸다.이 정도면충분하다고 여겼던가? 계산 착오에 이은또 한 번의착오로군.

"널 무시해? 아니지, 내가 널 무시하는 거였으면 이렇게 정면에서싸웠겠어. 총이랑 활을 꺼내서 철저하게 저기 있는 짭녀를 노렸겠지."

열심히 숨어있는 유일신 교단의 이단자 성녀를 짭녀라 부른 유진. 아직 여유로워 보이는 그 모습에 천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넌 여기에서 죽여주지."

"가능하다면 해봐. 나도 같은 생각이니 정면에서 받아줄게."

그의 호언장담에 천마는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내공을 운용하고,법구를해제하며 올라간 신체능력으로 강력한 힘의 공격을 날린다.

과연 마공 중에마공인천마신공답게그 힘은 절륜하여 산의 3분의 1을 깎아냈으나 정작유진에게는닿지 못했다.

천마는 경악이 가득 담긴 눈으로 그를 지켜봤고유진은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이걸로증명됐군. 내 기술이 너의 힘보다 더뛰어나다는 게."

"크윽!아직 이야!"

다시 한 번 검을 휘두른다. 무지막지한 힘이 실린 검은 피부에 닿기만 해도 전신을 찢어버릴 것이다.유진은그런검격을가볍게 흘려보냈다.

성감을 비스듬하게 잡고 일부러 천마의 검에 밀착. 성스러운 기운에 약해지는 틈을 찔러 그대로 자세를 무너뜨린다.

조금이라도 각도나 거리, 타이밍이 어긋나면막는게 아닌힘에서 밀려 몸이 조각날 기행을 그는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했다.

천마의 검은 정확히유진의옆으로 휘둘러졌고유진은반동을 살려 검을 위로 올렸다.

촤악­!

가볍게 뒤로물러났지만, 어깨가깊게 베였다. 상처 부위에 달라붙은 성스러운 기운은 이런 상처도 금방치유하겠지만,아이러니하게도그녀는마공을다룬다.

이런 기운은 상처의 회복을 더디게 할 뿐이었다. 천마는 타는듯한 고통을 참으며유진을노려봤다.

어느 정도 힘을개방했는데도밀렸다. 용사도 어떻게한 것인지방금 보다강해졌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자신의 공격을흘리는 건불가능!

"흥, 네놈이 강해졌다면 이쪽은 더 강한 힘으로 찍어누르면 될 일이지!"

천마는 팔찌의 술법을 전부 해제했다. 완전히 되돌아온 자신의 힘을 느꼈다. 그 힘은 가히 마왕이라 불러도 충분하니.

영상을 지켜보던 각국 수뇌부들의 머리가 여러 이유로 복잡해졌다. 하지만유진은담담하게 말했다.

"...걸렸어."

"뭣! 이게 무슨!"

바닥에 생겨난녹빛의마법진. 언제 설치했는지 모를 수많은룬마법이 허공에서 번쩍였다.

"안됐지만 난 너처럼근육 뇌가아니 거든. 이왕 전력을 내기로한 거모든 걸써서 널 죽인다면 마법이빠질 수없지!"

파즈즈즛!!!

어떻게든 움직여 보려고 애써보지만묵묵부답,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도리어룬마법이 내공마저 억누르며 천마가날뛰는 걸막아버렸다.

유진은검사가 아니고 전사도 아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천마를 검으로승부를 겨뤄죽일 생각이 없었다.

"이게 바로 무협 세계에는 없는 마법이다!"

위로 올라간 성검.성검은유진의방대한 힘을 먹어치우며 자그마한 폭풍을 일으켰다. 게걸스럽게 먹어치운 힘은 성스러운빛이 되어성검이집속되었다.

비록유진의힘을 전부 담아내지는 못해 위력에 한계는 있으나조금 전의일격과는 비교 자체를허락하지 않는궁극의 일격이 완성되었다. ?천마도 이를 느꼈다.

지금의 일격은 어떤 짓을 해도막을 수없다는 걸! 저건 그야말로성검의궁극의일격이라는 것을! 천마는 이에 몸부림쳐 보지만 무거운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죽는다, 그 사실에 천마는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다. 동시에 기대와 희열을 느꼈다. 그녀의 몸속에서 그녀조차 느끼지 못하는 무언가가 변했다.

"인제 그만 뒤져라!"

거대한 황금빛이 쏟아졌고, 그날 대대로 황족의 땅이자사냥터였던 산은한 줌의재로 돌아갔다. 맞았다면 천마 따위 재도남지 않고산화했을 일격이다.

하지만유진은보았다. 갑자기 달려든 성녀가 천마를 껴안고 종을 울리는걸. 성녀와 천마는 성검에 휩싸이기 전에 도망쳤다.

"쯧, 역시 짭녀부터 쳐죽여야 했나."

강대한 숙적을놓친 것에혀를 차며유진은신성 강림을 해제했다. 황금빛 머리카락이 다시 검게 바뀌었고유진은이를 악물었다.

곧, 끔찍한 고통이 몰려왔다.

?

?

?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고통 탓에 입을 열 힘도 나오지 않았다.

"씨이발…. 존나 아파! 앞으로 조금이었는데!"

여기에서 천마를 제거하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전부창세신의축복을 사용한 대가였다.

천마년은 강하다,존나 강하다. 나도 여태까지성장했지만, 천마와비교하면 부족하다.

무엇보다...천마는 더강해질 수있다. 그래서 미리 제거하려고창세신의축복까지 사용했고, 거기에 더해성검의빛이놈의마공을지워버린다는 최고의 상성으로발라버릴 수있었다.

그런데도 죽이지 못했다. 전력을 다했지만 내 힘을 전부 담아내지 못한성검은그년한테 닿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닿기 전에 튀어버렸다.

그게 분하냐고? 그게짜증나냐고? 그게 슬프냐고?

전혀, 사실 내 검이 그년한테 닿지 않았어도 별 감정은 없다.

이번 싸움에서다른 건몰라도기술만큼은내가 엄청난우위라는 게증명됐으니까.

장담컨데 다음번 전투에서도 이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나는 그년의 목을 확실히베어 보일것이다.

욱씬!

"아오, 씹!"

지금은 천마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창세신의축복이 가진 부작용 중 하나. 전신에서 달려오는 막대한 고통!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삐이이ㅡ

귀가 먹통이 되더니 화끈한 고통이 몸을 덮쳤다.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치 용암에 맨몸으로담가진 것마냥 피부가 익어 녹아내리는 듯한 고통이 나를 괴롭게 했다.

호흡을 다지려 해봐도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뜻대로 되지 않았다.창세신의축복은 그 효과는 확실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

'아, 시야도 좁아졌다.'

흐리멍텅한 안구. 방금 오른쪽 팔의 감각이 사라졌다. 생각 같아서는 이대로 기절하고 싶다.창세신의축복은 내 기절을 허용하지 않기에맨정신으로묵묵히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유진! 승리했구나!"

그때 저 멀리 화려한 금발의 미녀가 나를 향해 달려왔다.

"그래...내가 이겼어."

입에서 쇠가 갈라지는 듯한소리가새어나와 나도 모르게 입을 가렸다.

입이퍽퍽하다. 인벤토리에서물병을 꺼내 절반은 내 몸에 부어버리고 절반은 꿀꺽꿀꺽 들이켰다.

창세신의축복을 강하기쓴 건아니라서 부작용도 슬슬 사라지고 있다.

오른팔도 잘 움직이고 시야도 원래대로회복됐다. 이제야 내 코앞에서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는루진의모습을 온전하게 눈동자에담을 수있었다.

"무, 무사해? 아니면 어딘가 크게 다치거나 하진 않았어?다친 곳이있으면 빨리알려줘야 해! 그렇지 않으면 상처 덧나서 위험해질 수도있어!"

"걱정 마라. 다치지도 않았고 다쳤어도 금방 회복되니까."

무엇보다 성검 덕분인지 재생능력에 의한재생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여러모로 유용한 무기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성검을챙긴 과거의 나, 칭찬한다.

"무사하니 다행히야.....그, 그리고 너만 놓고 도망가서 미안해."

"? 놓고 가다니? 내가 가라고했던 거잖아. 미안 하고 자시고할 거 없지."

"그렇지만 나는 너의 아내야. 너를 두고떨어지는 건네가용서할지 몰라도 내 마음이 용서할 수없단 말이야!"

루진이 글썽거렸다. 깨끗한 눈가에 눈물이 맺혔는데, 어지간히 분했던 모양이다.

'그럴 만해. 천재라고 불리지만 이번에는 아예한 게없으니까'

저번에봤을 때는그녀가 나보다 강했다. 근데 지금은 내가 확실히 더 강하다. 내가 대항할 수있는 상대에게루진은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루진도 이를 잘 알고있기에더 슬플 것이다. 사람으로써, 전사로서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서지못하는 것만큼 서글픈 일도 없으니까.

"유진, 나는강해질 거야. 강해져서 다음번에는 결코 너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함께 싸우겠어. 다음에 그년을 만나면 그년은내가 처리할거야!"

유진은의욕을 불태우며 천마와의 싸움을 예고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여기서말리는 게좋겠지만, 그녀라면나도가능할 거라본다.

스윽­ 스윽­

"힘내봐. 너라면가능할 거야. 그리고 황가의 보물도 좀 털어서 무장도 하고."

"후후후, 알았다.네가놀랄 만큼강해지고 본적도 없을 정도로 강한 무기로 무장해서 너의 곁에 서기 적합한 여자가 되어주지!"

마치 여동생을 칭찬하듯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니 좋다고 웃는다.

그 모습이 퍽 귀여웠다. 몸도 재생능력에 빠르게 회복되어 이제는 움직인다.

"저, 근데 유진아?"

루진이안절부절못하며나를 힐끗 바라본다.

"왜?"

"너 그 기술은…..아니야. 여기에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

뭔가 말하려던루진은하늘을 보더니 입을 닫았다. 나는 별거 아니겠지 싶어성검을집어넣고 완전히박살이 난산이었던 것을 둘러보았다.

"근데...우리 여기서어케나가냐? 나가는 길 알아?"

천마와 싸우느라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버렸다.

처음에는 길을 찾으려고 했는데 워낙에성검빔이굉장해서 그런지 주변 일대에 흔적이라곤 여기로 막 달려오던루진의발걸음뿐이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는 예기치 않게 길을 잃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한마디를 안할 수가 없지,씨발좆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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