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화 〉 연회가 끝난 밤...
* * *
"하하하,어서 오게나! 여기에 앉게!"
루비의 뒤를 따리 도착한 곳에는 황제를 필두로 황태자인루스플라비스, 여동생인루리플라비스가 자리에 앉아 술을 홀짝거리고 있었다.
황제는 무슨 일인지 진지하면서도장난기가득한 표정을숨긴 채겉으로만 진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나름의 연기를 잘하긴하는데 이것이 바로 연륜의 차이지.
루리는 나를 보자마자 반갑다는 손을 흔들었고 나는 이에 작게 손을 흔들어 화답해 주며 황제의 명에 따라 근처 자리에 앉았다.
루진은당연히 내 옆에 앉았다.루리가 질투심 가득한 표정으로 찌릿 노려봤지만루진은도리어 귀엽다는 듯이 흐뭇하게웃기나 한다.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야.루진이용사와 정식으로 약혼 관계가됐고우리루리도 사랑을이룰 수있게됐지. 이에 중요한 사실을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
"하아, 아버님. 굳이 그러지 않으셔도 저와유진이의관계는 끈끈해요.루리와도 끈적하고요. 그리고유진이도그 정도사실은알고 있을텐데 굳이말씀하실필요는..."
"그럼, 그럼!너희의관계가 얼마나 끈끈한지는 아비로서 잘알고 있지! 하지만 이제는 솔직하게 말해야지. 당사자가알려주는 건확연히 다르니까. 그리고 이건 용사가 아닌 당사자한테 말해주기위한 거야."
황제는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서루리를 힐끔힐끔바라보는 게무슨 말을 하려는지알 것같았다.
"근데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그러세요?"
"아무리아버님이라도별거 아닌 일로 제 귀중한 시간을 쓰게 만드셨다면 소송할 거에요."
루스와 루비는루리에관한 것을모르는지술을 홀짝거리며 장난하듯 말했고 이 비밀의 당사자인루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 옆으로 슬금슬금 자리를 옮겼다.
루리에 대한 정보를아는 건황제, 레티시아, 루진,메르디안정도려나? 이미알고 있는사실이지만 나는 조용히 경청하기로 했다.
곧, 황제가 거대한 폭탄이 가득 들어있는 입을 열었다.
"루리, 내 귀엽고 불쌍한 딸에 관한 이야기네. 사실...내 딸은 내 아내가 아닌 레티시아, 마녀와 나의 아이라네!"
"!? 푸흡!!!"
"케흡! 콜록! 콜록!"
황제의 발언에루스는 술을 그대로 내뿜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루비는사레가 들렸는지콜록거리며가슴을 쿵쿵 두드렸다. 풍만한 가슴이 멋지게흔들리지만, 지금은거기에신경을 쓸때가 아니다.
루리,루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에?"
내가예상한 대로루리는패닉상태에 빠졌다! 갑자기 밝혀진 출생의 비밀에당황한듯싶었다.
'그나저나...지금 밝히는 이야기는 진실을각색한 건가."
루리는 원래 내가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인공 생명체 호문클루스다. 황제는 그걸 자신과 레티시아 사이의 자식으로 둔갑시켰다.
다들 레티시타를알고 있는지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루비 플라비스는...여전히 가면을쓴 채놀란 척'연기'하고있다.
"나는 황족으로서 많은 인재를 황족의 피로 끌어들여야 했다. 그중에는 고위급 마족인 레티시아도포함되지만, 그녀는나로서는감당할 수없는 괴물이었지. 그렇기에 거래를 했고루리가태어났다."
"아, 아버님. 이해는 했습니다. 확실히 무거운 이야기인데, 그걸 여기서 밝히시는 이유가 뭐죠?루리가 마녀의 태생이라도 아버님의 씨인 이상 황족입니다. 그러니 굳이 밝히지 않으셔도됐던 게..."
"루스야, 나라고 그런 생각을안 했겠니. 비록 이 일로 큰 사건은 일어나지않을 테지만가족끼리의 관계에는 미세하나마 금이갈 텐데...루리가 마녀의 힘을 자각하고 이를 다루게됐으니더는숨길 수도,숨겨서도 안 된다고생각한 거다."
황제의 말에루리는 덜덜 떨면서 나와루진을바라보고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의 앞에 섰다. 떨리는 몸을 간신히 겨누는 모습은 애달프면서도 어딘가슬퍼 보였다.
"아버님. 그 말씀은 제가 마녀라는 말씀인가요?"
"...그래, 너는 레티시아의 딸. 즉, 마녀다. 마법에 관하여 그 어떤 종족보다도 강력하며 모든 마법을익힐 수있는 마녀! 하지만 너는 레티시아와 나 사이에 태어난혼혈이잖니. 그러니 모든 마법을 다루진 못하고저주 같은주술만다룰 수있단다. 너의 마력과 힘은 그 분야에 특화되어 있어."
루리는 처음부터 저주를 주로쓸 걸 기반으로만들어낸 육체라는 건가? 나쁘지 않다. 무영창으로 저주를 난사하며 적을 압살하는 것도꽤재미있을 테지.
당사자인루리는꽤마이너한분야에 집중된 힘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괜찮다고 보지만그녀로서는다를 거다.
그렇게생각했는데...
"하, 하하하! 만세!!! 드디어 나도개쩌는재능이 생겼다! 분야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앞에서 머리 쓰며 마법쓸 바엔그냥 뒤에서 저주나날리는 게더 낫지!"
루리는 내 생각을 뛰어넘었다. 순수하게 자신에게 힘이 생겼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루비는 예상했다는 듯이, 지겹게 하품을 했고루스는 허허, 허탈하게 웃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마녀의 딸이든 뭐든 우리와 같은 아버님의 딸이니 일반적이지 않은 사고방식을지닌 게당연한가."
루스가허탈해하는 반면황제는한 방 먹었다는듯이 호탕하게 웃었다.
"역시 내 딸이야! 아주 시원한 사고방식이군! 그래, 누가 뭐라든 그건 너의 힘이며 마녀로서 탄생한존나쩌는 재능이다! 그리고 그런 재능을 살리기 위해 나는 특별히 스승을 준비했다!"
"스, 승!? 정말인가요. 아버님!"
"루리야, 당연하지. 이런 일로 이 아비는 장난치지 않는단다. 자,너희도잘 아는 인물이란다. 나오시죠..."
황제가 손짓하자 공간이 일그러지며 누군가가 나타났다.
황족처럼 화려한 금발을 지녔으나 사람의 것이 아닌 이질적인 기운을 팍팍 풍기는 요염한 미인, 레티시아가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힐끔…
레티시아는 나를 잠깐 보는가 하더니 나를 지나쳐 황제의 앞으로 나아갔다. 아마여기 있는사람들의 머리는 복잡하겠지.
황제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녀는루리의 엄마니까.
"흐응……."
그녀는 저번에 봤던 살아있는 생물인 지팡이를든 채황제와 우리를 내려다봤다. 고고하며 오만한 시선에 반항할 법도한데그 누구도 반항하지 않았다.
심지어 루비조차 그 가면이깨진 채창백한 표정으로 덜덜 떨었다.루진하고루스는 꿋꿋하게 앉아있고루리는 그저 당황했을 뿐인데 그녀만 유독 이상했다.
"꼬맹아, 나를 부른 이유가 내 딸 때문이니?"
"맞습니다. 당신의 딸이고 당신과 같은 마녀이니 교육자로서 당신만큼이나 어울리는 이가 없겠죠."
"감히 나를 부려 먹겠다? 너는 아직 나한테 진 빚도 전부 갚지 못한 상태가 아니었던가?"
마녀가 황제를 압박한다. 황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웃어넘겼다.
"당신한테 진 빚은갚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제 딸을 맡기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마녀인 당신한테 도움이됐으면됐지결코 해가 되진 않을 일이죠."
"...그렇게나 자신만만하다라. 좋아, 이왕 왔으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들어는 주지. 한번 지껄여 보도록."
마녀가 손가락을 까딱하자 황제의 몸이 천천히 부유했다. 곧 황제와 마녀는자기들끼리만들리도록결계까지친 채속닥거렸다.
대체 무슨 말을한 것인지마녀는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아주 재미있는일이겠어! 흥미가 가는군! 좋아, 황제가 부탁한 대로 내 딸의 교육을 맡아주도록 하지. 덤으로 네년의 교육도 맡아주지."
마녀가 가학적인 미소를지은 채혀로 입술을 핥으며루리와루진을가리켰다. 뭔가 위험하다, 직감이 발작하기 시작했다.
"잠깐!루진은왜!"
"내 연구에꽤훌륭한 몸을 가진 인간이 필요했거든. 연구를진행하는한편 네 딸도 더강해질 테니일거양득아닌가."
마녀는 생체 실험을 하겠다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황제는 그녀의 미친 행동에 뭐라고하려 했지만손을 까딱하는것만으로입과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자아~ 가도록 하자꾸나 나의 딸아. 내 보금자리로 너를 초대하마. 덤으로 너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마녀와 마녀에 의해 제압된 황제까지. 이 방에 있는 모든 존재가 경악했다.
루스와 루비는 상황을 보는 건지 가만히 있었고루리는 공포에질린 채눈물을 글썽거리며 애처롭게 몸을 떨었다.
"히이익!? 아, 아직 짐을싸기는커녕준비조차 못 했어요!"
"루리, 진정해! 그리고 마녀! 누가 멋대로 나와 내 동생을 데려가겠다는 거냐!"
"내 멋대로. 마녀란 원래 변덕이 들끓는 법이란다. 그러니 짐같이 사소한 건 나중에신경 쓰거라. 여차하면너희의방 전체를 옮기면 되니까."
괴랄한 소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한다.루리는 무서운지 덜덜 떨었고, 내 등 뒤로 도망쳐 달라붙었다.
루리는 내 여자다,루진도내 여자이며 나와 결혼할 약혼녀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 나서며 마녀를 막았다.
자신의 앞을 내가 나서서 가로막으니 마녀의 표정에 즐거움이 나타났다.
그녀와는 꽤 자주지냈지만, 저성격은 도저히가늠이 안 된다. 나도한 성깔하는 성격이지만 저년은 더해.
"감히 내 앞을 막을 생각인가? 용사."
"그러면어쩔건데? 마녀."
마녀의 몸에서 강대한 마력이 스멀스멀 흘러나온다.
예전이라면 그녀 앞에 나서지도 않고 이야기 좀 하다가 꼬리를 말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마녀랑 비교해서 조금도 꿀리지 않는다.
마녀라면 질리도록 죽여봤고 마녀를 죽이는 방법 따위 누구보다 잘알지만, 기본적인실력 차이가 큰데다 굳이 싸울 필요가 없어서 그냥저냥 가까이 지냈다.
근데 자꾸무시당하니까꼴 받네?
슬슬 나의 위치를 그녀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있을 것같다. 그녀가 아무리 강해도 마법특화 종족인 마녀인 이상 항마력을 가진 내 상대가될 수없다.
"예전부터생각했던 건데. 너희 마녀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무시를 깔고 들어가지. 아무리 강한S랭크모험자라하더라도이길 수있다는 자신감과 마법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그런 거지. 나는 예전부터 그게 거슬렸어."
"호오~ 그래서 내 앞에 섰다 이 말인가?"
"기회가 온 거한판 제대로 붙어서 누가 우위인지 각인시켜주는 게좋겠지. 오만한 마녀."
"나름 너한테는 괜찮게 대우해줬다 생각하는데?"
"그건인정할게.너는 나한테 아주 많은 도움을 줬고 대우도 좋았지...그런데 말이야. 그 이상으로네가나한테시킨잡무가 많았잖아!!!"
나는 아직도 잊지 않는다! 그녀의 공간에서 지내며 시켰던 수많은 잡무를!
그런 주제에 본인은 나태하게 누워서 지내다 내 정력만 빨아갔지! 물론빨리는 건기분좋았지만, 그이상으로 그녀한테 쌓인 분노가 상당하다.
그리고 억지로 내 여자인루리와루진을데려가는 건용납할 수없다.
천마도 이긴 내가 그녀라고못 이길 리가없다. 쭉쭉 치솟은 자존심을 안고 그녀에게 당당하게 도전했다.
"재미있군, 역시 용사야! 언제나 나에게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는군. 설마 이 타이밍에 나에게 맞선다는 선택을 하다니...!"
"닥쳐 쌍년아. 오늘은 이 창으로 네 가슴팍에, 아니지 대가리에 고속도로를 개통해줄 테니까."
싸울거라마음먹었다면봐주지 않는다! 창을 들고 마녀를 향해 돌격하려는 순간!
황제가 내 앞에 섰다. 미친!
급하게 몸을 비틀어 창을 회수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여유롭게 웃는 마녀를 노려봤다.
"이거...네가한 짓이냐?"
"그럴 리가."
마녀는 대번에 부정했다.
"용사.네가날 과대평가하는 건고맙다만 아무리 나라고 해도 용사가 세운 요충지이자 마법 요새인 황궁에서 황제를겁박할 리가없잖은가."
무엇보다ㅡ
마녀가 위를힐끔 보자위에 날카로운 무기를 장비한 그림자가 보였다. 그래, 저들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는 황궁, 아무리 뛰어난 마녀라도이런 짓을벌이고살아남을 수있을 리없었다.
그제서야 황제가 입을 떼며 웃었다.창백했던 게많이 나이진루비외언제당황했느냐는듯이루스도 활기차게 웃었다. 이거 한방 크게 먹었군.
"처음부터 나를속이는 게목적이었구나!"
"후후후. 그래 처음부터 그게 목적이었다."
"에? 그, 그게 무슨 소리?"
루리는상황파악을 못 하고버벅거렸다.
"하아~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의 상황은한 편의 연극이란거다. 너를 무작정 데리고 가겠다는 것도 거짓말이라는 거지."
"그,그럴 수가! 나를속인 거야!?"
루리가 잔뜩 화나가 씩씩거리자 황제와 마녀가 먼 산을 바라보며 변명을 내뱉었다.
"어쩔 수없었다. 내 딸을 둘이나 보내는 이상 아무리 용사라도 확인은 해야지!"
"마찬가지다. 내 딸을 데려가는 일이니 끝까지 내 딸을 지킬지 확인 작업을 좀 한거다.모성애란 게있는 건아니지만 내 혈육이자 최고 걸작이었으니이 정도관심은 있어야지."
"...하아~ 허탈한 마무리네."
"다시 한번 말하지. 속여서 미안하네. 그리고 내 딸들,루진과루리를 잘 부탁하네."
"아, 네...알겠습니다 폐하. 폐하의 두 따님은 제가 꼭 행복하게 만들게요."
왠지결혼식 날시아버님을 만난 기분이다. 그래도여차여차무난하게 사건은 해결되었다.
"그러면 이제부터 제대로 마시자!"
황제가 잔을 드는 그 순간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온화해졌고 다시 술을 마시며 즐기기 시작했다. 마녀도 마법으로 술잔을 허공에띄운 채술을 마셨다. 그리고 황제가 나한테 우승 보상이라며 이상한 알약 같은걸 줬다.
황가의 영약인가 싶어서 단숨에 삼켰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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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다들 술에취한 채각자의 숙소로 흩어졌다. 나야 술이세기도하고 능력상 알코올에 의한 취기도 재생되며 사라졌기에 온전한 정신으로 술에떡이 된3명의 여인을 옮겼다.
루진,루리, 레티시아. 이 3명의 여인은 오늘 정도를 벗어나 지나치게 과음했다.
레시티아와루리는 모녀 관계가 어색해서 그런지가까운 거리에서도연신 술만들이켜금방 취해버렸다.
루진은나랑 같은 페이스로 마시려다 보니 당연히 금방 취해버렸다.
"그러게 페이스 조절 좀 잘하지."
꼼지락~ 꼼지락~
등 뒤에 매달려 있던 레티시아가 움직인다.폭유를몸에 문지르며 손가락으로등을쿵쿵 두드렸다.
아프지는 않다, 술에 취한 사람답게 힘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았으니까.
"후우~"
루진네 방에 들어가 3명을 침대에 던졌다. 3명은 침대에서 자기들끼리 껴안으며 뭉쳤다. 커다란 가슴 3쌍이 한곳에 뭉치니까당장에라도가슴들 사이에 끼고 싶다.
그래서 끼기로 했다.3명 다나랑 몸을 섞은 전적이 있는데 사릴 이유가 없지. 그녀들 사이에파고들어 가니양쪽에서루리와루진의가슴이 파고들어 온다.
가슴 샌드위치라는 남자의로망을즐기며 그대로 자려고 하는데.
스르륵
누군가 내 바지를 내렸다. 흠칫 놀라일어나려고하니 내 위로 풍만한 엉덩이가 올라왔다. 황금빛 털이 수북하게 자라있는 보지가 보인다.
이 보지는루리나루진의것이 아니다. 이건 마녀의 것!
"역시...술에 취한척한 보람이있는 것같군. 그렇지 않아도꽤쌓이고 있었거든."
마녀가 내 몸 위에서 웃었다. 아무래도 또당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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