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화 〉 물 들어올때 노 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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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사업. 보통은 현대에서 유명한 창작물 캐릭터나 작품의 IP를 활용하여 여러 굿즈나 다른 만화?게임 등으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가상의 창작물이 아닌 살아 있는 인기인을 캐릭터 사업에 쓰기도 한다.
이 세계는 캐릭터 사업이라는 걸 할 정도로 기술이나 사람들의 인식이 발전되진 않았다.
만화는커녕 독서 거리는 전문 서적이나 애들을 위한 유아용 빼면 소설, 그것도이 세계의현실을 배경으로 한 현대장르물이전부인 세계에 캐릭터 사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용사인유진을이용하여 돈을 번다는 발상을 어떻게해 낸 걸까? 그 발상은한 건바로 루비 플라비스다.
그녀는 거래를 위해 엘프 들의 나라에 들렀다가 아주 우연히 용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자들과마주쳤다.
만약 그런 엘프가 한둘이었다면 루비는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엘프 국가 사람 중 용사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자는 없었다.
용사의 팬으로서 어떻게 구했는지유진이천마를 무찌르는 영상을 구해 보는엘프 들도있었다.
그래, 여기까지만 해도 루비 플라비스의 뛰어난 두뇌도 캐릭터 사업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응? 저건 뭐지?"
루비는 내일이면 떠날 아발론의 거리를 걷다가 용사의 싸움이 담긴 수정구를 보며 황홀하다는 표정을 짓는 여성 엘프를 보게 되었다.
잘 아는 여성이었다. 전에 황도의 축제에도 참가했으니까. 아발론의 왕족인 펜드라건 가문의 장녀, 알트리스 펜드라건이 바로 그녀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처럼녹빛에윤기 있어 생명력넘쳐 보이는머리카락을 흩날리며 그녀는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이에 루비는 인상을 찌푸리며 가던 길이나 마저 가려고 했다. 알트리스 펜드라건은 차기 여왕이긴 하나 수명이 매우 긴 엘프 특성상몇백 년은지나야 후계자 수업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자신이 사적으로 직접 만나 대화할 이유도 가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펜드라건 가문의장녀인 건다름없기에 아이샤 펜드라건 과의 추가 협상에서 중요한 정보를 얻거나 혹은 이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 힐끗 그녀를 바라봤고 보게 되었다.
알트리스 펜드라건이 수정구를 조작하는 것을.
톡! 톡, 톡!
수정구를 3번 터치하자 이상한 순백의 화면으로 넘어 갔고곧이어영상 목록이 나왔다. 그리고 그 옆에는다운로드중인 영상이 있었다.
"저건 대체..."
영상 기록 수정구를 통해 영상을 퍼트리려면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수정구의 영상을 복사를 위한 전용 수정구로옮긴 뒤다시 기록용 수정구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번거롭기도 하고 영상을 옮기는 과정에서 손상도 많았다. 하지만 저것은 달랐다.
"아,다운로드다됐다. 오늘 보내주신 동영상 감사드려요!"
알트리스 펜드라건은 수정구를 보며 그리 말했고 곧 수정구에 별거 아니라는 단어가 생성되었다.
'워, 원격 통신까지 가능하다고!?'
저건 대박 아이템이다! 초대박 아이템! 이리 생각한 루비는 빠르게 알트리스펜다라건에게다가갔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당신의 그 아이템으로 저희와 비즈니스를 한번 해 보지 않겠습니까?"
이때의 루비는 매우 환하게 웃고 있었고 알트리스는 힘든 협상도 없이 수정구를 넘겼다. 알트리스 본인이 직접 개발했다는 수정구는 대단했다.
특정 마력 파장을 이용하여 서버라는 특수 공간을 형성하고 그곳을 기점으로 같은 수정구를 소지한 자들과 통신?영상의 공유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니!
현재의마도구제작기술에서몇 걸음이나앞서 간선진 기술이었다. 다만 문제는마도구를 제작하는데 소모되는 비용이 꽤 만만치 않을 거라는 점.
규격화와 개량을 통해 생산 단기를 줄이고 고가로 수정구를 판다고 해도 큰 이익을얻기엔 애매했다.
그렇기에 루비 플라비스는 고민했고 알트리스 펜드라건이 시청하던 용사의 영상을 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용사를 판다!'
예전에는종족 간에사이가 매우 나빴다. 같은 신을 섬김에도인간들한테만용사가 나오는 것에 엘프는 불만을 품으며 종교에서도 서로 갈라져 교류 따윈 없었다.
지금은종족 간의사이가 매우 가까워져 각 나라에 인간과 수인, 드워프들이 거주하고 있다. 즉, 인간의 영웅을 팔아먹기에 최적의 환경이란 것이다.
루비는 자기 아이디어 감탄하는 동시에알 수있었다. 이것은 새로운 사업! 그 누구도해 본 적없고 하지 않았던 미지의 사업이 가능하다고!
그녀는 이튿날 아이샤 펜드라건과 협상을끝낸 뒤황궁으로 귀환해 사업 계획서를 짰다.
그리고 용사를 가장 안정적으로다룰 수있는 황제에게 계획서를 넘기고 여러 설득 끝에 사업 계획을 황제의 주도하에 있는신사업으로서인정받았다.
신 사업 외에도 신경써야 할기타 등등이있긴했지만, 그것보다는이 사업이 중요하다.
그녀는 가장 먼저 알트리스에게서 구한 수정구의 설계도를마탑에넘겨개량하는 데집중했다.
최소한의마력을소모하면서 최대한 오래 유지되도록개량한 뒤상품을 빠르게 퍼트렸다. 재료의단가 상10골드는 받아야어느 정도수익을얻을수있을 텐데무려 1골드에 판매한 것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 혁신적인 제품을 앞다퉈 사갔다. 수인들과 엘프들한 테도인기 만점이었다.
다만 아무리 많은 제품이 판매되어도 마력 파장으로 만들어진 서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시설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그 이상의 돈이 소모되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 하지만 싼 가격에 판 덕에한 달 만에제국의 대도시와 엘프, 수인들의 나라에 대량으로 상품을퍼트릴 수있었다.
이제 신 아이템을 만들고 그걸 판매하면 될 뿐이다. 그리하여 루비 플라비스는 짐과 함께 대규모의 장인들을 데리고던전도시로 이동했다.
그리고 용사와리린플라비스와 협상하여 사업에 관한 허가를 받았고 루비 플라비스는 자기 장인들을십 분 발휘하기시작했다.
?
?
?
나는누구이며 여기는어디인가. 어쩌다가 나는 이렇게 되었는가...
"자자~! 다음은 이 옷 입고한 장찍겠습니다!"
유명한 디자이너라는 녀석이 건네준 제복을 몸에 걸친다. 검은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여 근현대 시대를 연상시키는 제복은 내 검은 머리와 퍽 잘 어울렸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대단해, 훌륭해!"
찰칵! 찰칵! 찰칵!
촬영 담당 겸 이 일의 총 책임자인 하임 요한슨은 바삐 움직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정확히 말해 카메라와 비슷한 용도의마도구지만 말이다.
"좋아! 거기에서 이제 근엄한 표정으로 지팡이를 짚으시며 멋진 포즈!"
'이런씨발새끼가...?'
난데없이 멋진포즈를하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야! 이 미친놈이!
당황하면서도 지팡이의 중간 부분을 잡고 앞으로 내밀며 근엄한 무표정으로 코앞을 응시한다.
"훌~륭해~!!!"
하임 요한슨은지랄발광하며사진을 촬영했다.
"좋습니다. 사진은이 정도면충분하겠어요."
하임 요한슨은 그리 말하며 사진이 기록된마도구를 들고뒤편의사람들과 대화하기 시작했고 나는 드디어 찾아온 자유 시간에 비틀거리며 대충 주변에 앉았다.
"씨발.좆같은루비 새끼. 감히 나한테 사기를 쳤겠다...!"
까드득!!!
사업이니 뭐니 하면서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받아들였다. 설마 하니 캐릭터 사업이란 것도 놀랐지만 사진 촬영, 동영상 촬영하게될 거라곤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작업을 일주일 동안 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 못했겠지.
루비는 구두 계약이라도 계약이라며 나에게 계약에따를 것을강요했고 이것도 돈을버는 건마찬가지였기에 초반에는나도 협조했다.
'저 미친 새끼들이 자신들의똘끼를드러내기 전까지는...'
초일류사진작가에초일류 디자이너와 온갖 초일류들이 몰려와 나를 치장하고조금 전과같이 촬영한다.
처음에는 내 일상복과 전투복장을 하고간단한 것을 촬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자세나 포즈, 복장까지는 이해해줄 수 있다. 아무리 나라도 모델의 경험은 없으니이럴 때는전문가의 말을따르는 게최고니까.
문제는이 새끼들이입으라는 복장 중에는 마치 기둥 속에서 튀어나올 법한 거대한 근육 남자들의 전통 복장도 있었다.
수인들이 입는, 그러니까 꼬리 때문에 엉덩이 부분에 구멍이나 있는옷을 입으라고 하는 새끼들도 있었으니 나는 온갖기상천외한옷을 입어야 했다.
그리고씨발, 그놈의 멋진 포즈! 멋진 포즈!!! 내가씨발모델이나 이쪽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멋진포즈라고하면뭔 줄어떻게 알아!
존나 양심이 없어서 날로 먹으려는 건지이 새끼들이촬영 중에 요구하는 요구 중 절반이 멋진포즈였다.
내가 온화하고 착한 용사이며 이 일이 막대한 돈을 정확히는 선금 100골드에 일이 잘 마무리되면 추가로 100골드개런티따로가아니었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후우..."
옆에 있는 시원한생수를 들이키며아직도 활발하게 회의 중인 그들을 보았다.
"역시 마지막은웨딩드레스를입은루진님과용사이신유진님의더블샷으로!"
"에헤이~! 새로운 상품망할 일있어! 용사님의 수요가 가장높은 게엘프 여성들인데 이미 짝이 있다는 듯이루진님이같이 찍히면 사겠어!"
"저는 그것보다 역시 간부들과 대련 영상이나던전에 내려가는 영상도 찍었으니 반대로 일상을 찍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사생활이라 루진님께서도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포기하세요."
"....미친 새끼들."
남자 사진을찍는 게뭐가 좋다고 웃으면서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지 모르겠다. 그나마다행인 건오늘로 마지막 촬영이라는 점이다.
이번 일주일 동안존나 고생하며불편하게지냈지만, 그것도오늘로 끝이다. 그어느 때보다달콤한 해방감과 수중에 들어올 거금을 생각하며 나는 밝게 웃었다.
찰칵!
"좋은 미소! 이런중간마다나오는미소야말로진정한 용사의 본모습이 아니겠는가!!!"
'....그만하라고 미친 새끼들아!"
당장에라도 그렇게 외치고싶은 걸 참으며안에 꾹꾹 담아냈다. 화낸다 한들 이놈들은 또 촬영하고서 '용사의 분노! 이건 귀하군!' 이라고 할새끼들이니까.
"그러면 마지막 촬영을 하도록 할까요."
마음속으로 분노를 억누르는 사이 누군가가 사람들 사이를 가르고 내 앞에 섰다. 이 일의 원흉이라할 수 있는루비 플라비스. 그녀가존나 화려한드레스를 걸치고 있었다.
노출은 조금도 없이 철저하게살갗을가리는 황금빛의 드레스. 아래에는프릴이주렁주렁 달려 있고 가슴 부분에는주먹만 한루비가 박혀 있었다.
요리조고저리 봐도과하게 화려하다. 마치 나 황녀입니다! 라고 주장하는듯한루비플라비스가선호할 만한 옷은 아니다.
"무얼 그리 놀라십니까. 저는 이번 사업의스폰서이며사업총책임자입니다. 상품의 완성이 앞서서 제 이름과 사진을끼워 넣는 건당연하죠."
"하. 마지막에숟가락만얹겠다 이거냐?"
"어머, 숫가락 얹는다니 말씀이 이상하시네요. 원래 저는 촬영같은걸 할필요없지만, 일종의트로피이자 증표로서 상품과 용사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런 옷을 입은 거랍니다."
"지랄하지 마라. 보아하니 '용사를 존경하는 황녀'라는 식으로 촬영할 생각인가 보지."
아마 이년의 목표는 자기 이름값을높이는거겠지. 거기에 용사와 단둘이 사진을찍은 뒤상품을 배포하면 그것만으로 자기 상단을 대대적으로홍보할 수있을 테지.
"쯧!"
대놓고 나를 이용하겠다는 게 보여서 거슬리지만 받은 돈이 있기에 그녀의 행동이 넘어가 주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 섰고 그렇게 마지막 촬영이 시작되었다.
찰칵! 찰칵!
셔터음과 함께 플래시가 터진다. 나도 루비도 움직이지 않고부동자세로서 있었다.
좀 더 화기애애한 모습을보여 줄 수없느냐고사진작가가물었지만, 우리둘 다거절했다.
그녀와는 지금이 정도의거리감이면 된다.이 정도가적당한 수준이다.사진작가는확고한 우리의 의지에어쩔 수없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며 포기했고 촬영은 순조롭게 끝났다.
"다들 수고했습니다. 이제 상품을 정리하고 편집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예약해둔 인쇄소도 기동시켜서 사진 뽑아내라고 하시고요."
루비의 말에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이제 진짜 끝났다 싶어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루비가 내 옷깃을 붙잡았다.
"어딜 가시는 건가요?"
"어디를 가긴 이제집에 가야지."
"그러면 같이 가도록 하죠. 바쁜 일도 끝났고리린님과 함께 즐거운 서류정리도 끝냈겠다. 시간이널널하거든요."
루비 플라비스는 그리 말하면서 예쁘게 웃었다. 미녀가 자신이 어떻게 웃어야지 사람들을빠트릴 수있는지연구한 듯치밀하고 완벽한 미소였다.
"너 바쁘지않냐? 이제상품판매할 거생각하면딴 짓할 시간은없을 텐데?"
"아뇨. 이 신 사업의 토대는 이미 마련되어 있어요. 아마 3일만 지나도 반응이 오기 시작하겠죠. 그때가 되면 저는 일에 치이게될 테니뭐든지 미리미리해결해야겠죠."
그리 말하는 루비는 나를 바라보며 화사하게 웃었다. 그 미소는 마치 세종이황희를, 일 잘하고 이제부터 잔뜩일 시킬노예를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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