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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8화 〉 유적 공략­마녀의 유산 (178/198)

〈 178화 〉 유적 공략­마녀의 유산

* * *

마녀모르간은이 유적을어느 정도조종할 수있다. 그렇지 않다면 나도 모르는 틈에 마족이 유적에 들어오는 건 불가능하다.

"다들 전투 준비! 용사님을 지원합니다!"

알트리스 펜드라건의 외침에엘프 들은일제히 움직였다. 정령을 꺼내고 활을 들어 자신들에게 다가오는골렘을공격했다.

나도 빠르게 다가온 골렘에게로 향했다. 위층에서 본 핵을 중심으로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커다란골렘과는달랐다.

크기는 성인남성과비슷했으며골렘의핵은 존재했으나 금속 재질의 몸에마법이라기 보다는기계에 가까운인형 같은외형이었다.

골렘이양팔을 들어 나에게 휘두르고나는이를 간단히 피하며 정중앙에 정권을 먹였다.

콰­앙!

단 일격이나골렘은허리가 뒤로 꺾이며 날아갔고,우당탕탕­! 뒤쪽의골렘이뒤섞여 넘어졌다.

'....읏!'

단단하다.골렘의몸은 위에서 본 놈들과는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단단했다.

시큰거리는 손을 바라보니 손에 시퍼런 멍이 생겨있었다. 재생 능력에 상처는 금방사라졌지만, 이골렘들무척 튼튼하다.

"후우..."

한명을 날려보내도골렘의수는 많다. 연이어 나에게 접근하는골렘들에게 정권을 날린 자세 그대로 발경.

발경이 정통으로 들어간골렘은뒤로 넘어갔다. 나는거기까지딱두 방날려보고 뒤로 물러났다.

이번에도 손바닥이 얼얼했다.다른 쪽을보면다른 쪽도나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까­앙!까강!

"다, 단단해! 우리들의 화살이 먹히질 않아!"

"정령이다! 정령의 힘을 이용해서 공격해!"

엘프들의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니, 정령을 꺼내니골렘들도 밀리기 시작했지만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내구도다.

아무리 저골렘들이 튼튼한 금속 재질의 기계와 비슷하다고 해도이 정도내구도는나올 수없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개수작을 부렸다는 의미인데...'

저 멀리 나를바라보는마족의 짓일까? 아니다. 저 마족도상상 이상의내구도를보여주는골렘의모습에 놀라고 있댜.

오히려 공격을 날렸던 내손을 다치자화들짝 놀라안절부절못하고있었다.

누가 호전적이나인간에 비하면대부분순둥순둥한편인 마족아니랄까 봐. 겨우 골렘 따위에 내가질 것을우려하는 것 같다.

"하, 이딴 고철 덩어리에질 리가있나!"

나는 그리 외치며 내 근처에서 예티의 척추로 만든 봉으로골렘을얼리고 있던플로네에게한걸음에 달려갔다.

몸의 대부분이 얼어버린골렘을걷어찼다. 내부 마력까지 냉각된 건지 손쉽게부서졌다.

"플로네! 너는 다른엘프 들을도와! 나는 혼자서일직선으로마족한테 돌격할 거니까."

"넷!? 위, 위험해요! 저도 같이! 같이 가겠!"

"안 위험해!"

골렘이날리는 펀치를한 손으로가볍게 막으며 핵이 있을 가슴 부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약간의 마력을 흘려보냈다. 내 예상대로골렘의핵에는 엄청난수준의가호가 내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란 비상식적인 전투력을지닐 수있었던 거지.가호째로뚫고골렘의핵을 강제로 기동정지시켰다.

외형에 맞게 내부도 기계처럼 부품으로가득 차있어서컨트롤하기가쉬웠다.

와르르, 몸을 움직이던 부품이 어긋나며부서지는골렘.플로네는쉽게 무력화된골렘을보며 두 눈을크게떴다.

"봤지? 이놈들 처리하는 건 나한테 간단해! 그러니엘프들이다치지 않게 잘 좀 지켜줘!"

나는 그리 말하고는 바로 마족 녀석에게 돌격했다.하이엘프에게 배웠던 초고속 이동의 보법과 가속 마법을 융합한다.

주변의모든 것이느려지는 듯한 착각이 들며 내 몸은 빠르게 가속하여 움직였다.

이런 나에게 다가오는골렘은전부 핵에 마력을 흘려보내 기동 정지시켰다.

이에 마족도더 이상골렘은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미소 지었다. 그는 진심으로기뻐 보였다.

"역시 용사야! 마녀가 만든 병기 따위는상대가 안 돼! 마왕님의 숙적이 될 영웅다워!그런 자와싸울 수있다니 내마생최대의 축복이다!"

'더럽게 시끄럽네.'

마족은 그리 외치며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나에게 달려와 검을 휘둘렀다.

빠르고 간결하다.꽤나훌륭한 검술 솜씨지만 나에게 닿기엔 한참이나 부족했다.

순위권이못 든마족인가? 지금까지 만난 마족들과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느리고 약하다.

몸을 비틀어한 끗차이로 검을 피했다. 마족은 당황하며 검을 휘두르던 그대로 굳어버렸고 나는 마족의 가슴에다 정권을쑤셔 박았다.

빠각­!

부서지는 손맛과 함께 마족이 저 멀리 날아갔다. 실력을 보니 순위에도 안 들어가는 마족이다.

"끅, 끄억..."

정권을 맞아 가슴이함돌되었다. 저래서야 고통스럽게 죽겠네. 나는 자비로운 사람이기에 마법으로 그의 고통을 줄여주었다.

점차 사라지는 고통에 마족도 내가 자신에게 자비를 내린다는 것을 알았는지 두 눈을 감고 내 마력에 몸을 맡겼다.

그대로 마족의 머릿속에 마력을 보낸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며 마족의 기억을 읽었다.

미리조치를 취했는지중요정보는 커녕며칠 전의 기억도 단단히 막혀있기에 지금을 기준으로몇 시간이내의 기억밖에읽을 수없었다.

하지만 이걸로도 충분하다. 꽤 재미있는 정보를얻어낼 수있었다. 그 기억은 마족이 유적에 들어온 기억이었다.

마녀가 연 거대한 게이트를 타고 이곳에 들어온 마족. 그리고 게이트를 따라 느껴지는 저릿저릿한 기운이 유적 맨 아래쪽 지하에 도사리고 있다.

마족들은 일제히 그 엄청난 기운에 긴장했고 마녀,모르간은그런 그들을 비웃었다.

'보아하니 저 기운의 주인이 그 파수꾼인 모양이네.'

나는 그리 예상했고 이는 들어맞았다. 기억 속모르간은자신감 넘치게 저 흉악하고 강대한 기운의 정체를 파수꾼이라 밝혔다.

오만했다.모르간은실로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외모와 카리스마가 맞물려잘 어울리지만좋은 왕이라기엔 미숙하다.

아무리 자신이 기억에조치를 취했더라도다른 자가 전부는 아니어도 본인이 건 제한의 일부는 뚫어서읽을 수있다는 걸 생각하지않았다.

'덕분에 난 쓸만한 정보를 얻었지.'

시간되면 좀 더자세히살펴볼 필요가 있겠어. 그리 생각하며 정보가 없어진 마족의 목숨을고통 없이보내주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엘프 들을보았다.엘프 들은금방익숙해졌는지골렘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전위 공격! 후위는정령술과마법으로 지원해!"

알트리스 펜드라건의 지시에 척척­ 움직이며 공격해 나가는엘프 들은강화된 화살로골렘을고슴도치로 만들어주었다.

플로네는열심히활을 쏘는 엘프들 사이를종횡무진하며골렘들을 물리쳤다. 곧, 모든골렘이쓰러졌다.

엘프 들은기뻐하며서로를껴안았다. 알트리스도 감격했는지 눈물을 글썽거렸다.

"훌쩍. 우리가, 우리가 용사님과 함께 싸웠다!"

"와아아아! 용사님 만세­!"

"후헤헤, 너희는 용사님하고 함께싸워본 적있냐! 우리는 있다!"

거우 한번 같이싸운 거가지고. 아니 이게 같이싸운 게맞나? 하여튼 같이 싸웠다고 치고 아무리 나를 좋아해도 그렇지 반응이 과하다.

나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부서진 골렘과 죽은 마족을 바라봤다.

"으음...역시 이상하네."

우리를 노린 공격을 막았지만기쁘다기보다는찝찝하다. 레티시아가 손수 위험하다고 경고한모르간인만큼 그 실력은 틀림없는 일류다.

그런 일류가 겨우저 정도전력으로 우리를 어떻게해볼 수있다고생각했을 리가없다.

"무엇보다 우리가죽을 거라생각했다면 아까부터 계속 쳐다보고있을 리가없지."

나는 인기척이 느껴지는 하늘을 올려다봐다.언뜻 보면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유적 특유의 검은 벽만이 보인다.

하지만 나에게는 검은 벽에서 일어나는 마력의 유동이 똑똑히 느껴졌다.

천리안 마법인가. 아까부터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던 모양이네. 나는 우리를 바라보는모르간을향해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선전포고했다.

"모르간 네년.보고 있구나!"

그리 외치며 강제로캔슬마법을 발동. 주변 일대의 마법을강제정지시켰다.

"이걸로 당분간은 지켜보지 못하겠지."

이제모르간이처음 말했던 황금을 두른 생명체를 찾자. 그걸 찾아서 우선 아래로 내려간다.

마족으 기억에서 읽은 파수꾼의 조사도 하고싶지만, 이곳은유적의 위층이다.

제대로 조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조사할 거면좀 더 아래로내려가서하는 게좋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엘프 쪽이소란스럽다. 그쪽을 바라보니 미녀엘프들이두 귀를 파닥파닥 거리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덤으로 엘프의 손을 피해서 허공을 비행하는 황금빛의 잠자리가 보였다.

착각인가 싶어서 자세히 바라보니 외피가 황금이다. 아마 저게모르간이말했던 황금을 두른생물인 것같다.

"이렇게 쉽게찾다니운이 좋네."

엘프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내 근처까지 날아온 잠자리엘프 들은발을동동 구르며나와 잠자리를 바라봤다.

"훗!"

잘봐라. 손은 눈보다 빠른 법이다.휘릭­! 빠르게 움직이는 손놀림아 잠자리를 노린다.

잠자리는제자리비행으로 하늘을 날다가 재빠르게 움직이며 손길을피해 갔다.

그러면서 내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데 마치 나를비웃는 것같았다.엘프 들도이를박박 갈며잠자리를 노려봤다.

"피로의 저주, 행동불능의 저주."

그냥 잠자리한테저주 걸었다. 빠르면뭐하는가? 눈앞에있다면 마법이든 뭐든 쓰면 끝인데.

힘이쪼옥빠져 황금 잠자리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황금잠자리를 잡았다. 주변에서엘프들이나를 치켜세우며박수쳤다.

"저 재빠른 놈을 단번에 역시 용사님이야!"

"대단하세요!"

용사인 나에게 연신 대단하다 말하며 초롱초롱하게 눈빛을 빛낸다. 나에 대한 큰 존경심이 느껴져 기분 좋았다.

"그러면 이제 돌아가자!돌아가서아래로 가자!"

내 말에엘프 들은충성스럽데 알겠다고 외쳤다.이 정도면 알트리스가 나서서 중재해야 하지 않나 싶지만 정작 그 알트리스가 가장 최전선에서 나를 따르고 있었다.

어느새엘프 들은플로네처럼내 동료가 되었고 우리는 위풍당당하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돌아가면서 혹시 모르기에정체만빼고 마녀모르간에대한 이야기를 간략해 해주었다.

다들 내 목숨을 노리는 마녀의 이야기에 분통을 터트리며 나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래 위치로돌아가 보니이미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처음흩어졌을 때하고비교하면 사람의 수가 5명 정도 줄었다.

하지만 워낙에 대인원이 활동하고 있기에 그다지 티가나지 않았고다른 사람들도 이를신경 쓰지않는 것같았다.

그들 사이에 거만하게 앉아있던 왕자와 마녀모르간이황금 잠자리를 들고온 나에게 빠르게 접금했댜.

"역시 용사야! 누구보다 빨리 황금을 두른 생명체를 찾아왔어!"

왕자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나에게몰리고 나는 당당하게 잠자리를 보여줬다. 다들 황금 잠자리의 영롱한 모습에 감탄을 터트렸다.

"수고하셨습니다. 용사님. 이제 황금 잠자리를 저 비석에가져다 대시면아래로갈 수있을 겁니다."

마녀,모르간이모르쇠로 일관하며 뻔뻔하게 말한다. 아직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들켜놓고저리 당당한 걸까.둘 중어느 쪽이든마녀인모르간한테잘 어울리는행동이다.

'오만하고 교만한년 같으니.'

내가 어떻게든 저년을 혼내겠다고 다짐하며 황금 잠자리를 비석에가져다 댔다.

비석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나더니 바닥이 열리며 커다란 계단이 나타났다.

"이제 내려간다! 다들 나를 따르라!"

문을 연 장본인이뭐라도할세라 왕자가 급하게 움직인다. 꼴에 왕족이라고 사람들을 다루지만 내 눈에는 우습게만 보였다.

거기에딱 봐도나에게 열등감을품은 게보여서 기분나쁘다기보다는가엽게만 느껴졌다.

"우리도내려가자."

"알겠습니다! 다들 용사님의 뒤를 따르죠!"

"용사의 뒤를 따라라!"

플로네와 알트리스가 합심하여엘프들과함께 움직인다. 계단은 짧았다.

내려갈 수록 어두워지더니어느 순간환하게 밝아지며 황야가 보였다. 진짜 유적 내부에 별의별 지형이다 있네.

황야를살펴보니단순히 흙과 바위만있는 게아니라 목책도 세워져 있었고 꽤낡았지만, 천막도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이번에도모르간이세운 비석에 떡하니자리 잡고있었다.

비석에는 이리 적혀 있었다.

[하루 동안살아남을 것.]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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