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화 〉 마지막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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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이 바닥에 누워 숨을 고르고 나는 원래대로 되돌린성검과괴랄한스펙을더욱괴랄 하게개조한창을 어깨에 짊어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사들, 나와 함께 이 숲에 와서 내 개인적인 훈련을 도와준제 1기사단원들은후우~후우~ 호흡을 다듬으며 나를 바라봤다.
"이제된 겁니까?"
"조금 부족한 감이있긴 한데충분해."
내 말에 기사들은 나를괴물 보듯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해한다.
난데없에 갈고닦아야 한다며 그들을 데리고 와서 대련이라는이름하에그들 전체하고몇 날 며칠을치고박으며싸웠다.
그들은 최상급 실력자였고 그렇기에무의 업을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한 내 상대로 적합했다.
'.....기분 좋네.'
무의업. 나의 영혼에 쌓인 그릇에 업이쌓인 게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이나 영혼 속 능력이한 단계성장한 게느껴지지만 이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건 내가 여태까지 넘지 못한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횐생과빙의를할 때면아무리 기교가 뛰어나도 육체가 약해 항상 힘을 되찾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무의 업은다르다. 설명하기힘들지만, 나의영혼의 격이 더더욱 성장하여 환생이든 빙의든 문제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뭐,그래 봤자내가 쌓은 무의 업은 아직티끌만하지만."
"네?"
내 말에 의문을 표하는 기사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했다.
무의 업을쌓는 건강렬한 경험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쌓아야 한다.
어느쪽이든 간에 시간이야 넘쳐나고 경험이야몇 번이고하게될 테니느긋하게 가자.
"그러면 저는 슬슬 마지막 승부를 보러 가보죠."
마지막 승부. 그 말에 기사들은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숲에는우리 외에도마족의 세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토벌하긴 위한 연합군도 몰려오는 중이다.
그동안 나는 그들의 마왕과 승부를 내리라.어서 오라는듯이 나를 부르는 강렬한 마기에 응해 숲 안쪽으로 걸어간다.
저번에 마주했던 마왕의 힘은 제컨디션을되찾았는지 막부활했을 때하고는차원이 달랐다.
몸으로 마주하는 것만으로 찌릿찌릿하다.저 정도면상급 신과 맞먹는 수준의 힘이다.
"미친 금수저새끼 같으니. 나는몇 개의세계를 걸치고서 저 영역에 다다랐는데 저놈은 한 세계에서 저 경지네."
다시 한번 내거지 같은재능과 이 재능으로 이영역에까지다다른 내 노력에 건배!
"....그건 그렇고 너희가나올 줄예상 못 했는데."
내가허튼짓하는사이에 가까이 다가온두 명이내 앞에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두명의 백발 미소녀. 마왕과 사이비 성녀가 방긋 미소지은 채로내 앞을 가로막았다.
"오랜만이야. 저번에 내가개털려서 두들겨 맞고얼마 만에만나는 거지?"
"네가 나한테털린 게한두 번있는 일도 아니고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는 몸을 풀었다. 실실웃고 있는천마는 대체 뭐가 그리 기분 좋은지 검을빼 들었다. 성녀도 그 특이한 신성력으로 천마에게 축복을 내렸다.
흐음, 보통의마족들이었다면그냥 길을 비켜줬을 것이다. 마왕과 용사의 전투니까 방해하려 하지 않겠지.
하지만 그녀들은 나를 막을생각인 것같았다.
"내 앞을 막을 생각이야? 여기서부터는 용사와 마왕의 시간아니었어?"
"확실히 그렇지. 하지만 너하고라이벌구도였던 건내가 처음이잖아! 그러니 확실히끝을 내고마왕에게 가라고! 우리는 그걸 위해 여기에온 거야!"
"맞는 말입니다. 마왕님이 부활하셨으니더는저희가할 일은없습니다.더는저희에게 지워진 의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대한즐겨야겠죠."
"그게 뭔...아!그런 거구나."
이제야 이해했다. 지금 그녀들은 홀가분해진 거다. 이게 뭔 개소리인가싶을 텐데잘 들어라.
그녀들은원하던원치않...든? 으음, 쟤네 사정을 몰라말하기 어려운데하여튼 뭔가의 이유로 마왕 부활을 노렸다.
그렇기에 언제나 그걸 위하여 헌신해왔지. 작전을 짜고 계획을성공하기위한 밑밥을 깔고. 매우 힘들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전부 이겨내고 마왕은 부활했고 이제 그녀들이 할 일은 없다.
나쁘게 말하면 백수, 아니 백조가된 거고좋게 말하자면 의무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의 몸이된 것이다.
'아, 이건기쁠 만하네.'
자유의 몸은 인정이지. 그녀들이기뻐할 만하다.
"근데 의외네. 자유의 몸이됐으면조용히 살면될 걸 나한테덤빌 줄이야."
"말했잖아. 너와 나의승부를 완전히 결정짓겠다고. 비록너와 비교하면약한 나지만 성녀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너는 마왕과 싸워야 하니 힘을 아껴야할 테지."
즉, 노렸다는 거네. 자기는 성녀의 도움을 받지만 나는 전력을 내지 못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한 번이라도날 이기겠다는 그녀들의 마음이 전해져오는 것같다.
얼마나 날 이기고 싶었으면 자존심 다 버리고 이런 치졸한 짓까지 할까. 잠시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금방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너희가 원하는 대로 상대해줄게."
마왕하고 싸워야 해서 전력을 다하진 못한다. 근데 어쩌라고.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너희 정도는 가뿐하거든!
내 말을 시작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나는 창을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들고 휘두르기엔 긴 감이 있던 창은 성인 두명 정도의 크기로 늘어났다.
단순히 길이만늘어난 게아니라끝 부분에창날과 함께 날카로운 칼날이 옆에 부착되었다. 그리하여만들어진 건창이라기보다는극에 가까운 무기.
나는 한걸음에 그녀들의 앞까지 다가가 극을 횡으로 휘둘렀고 마치 파도가 치듯이 그녀들이 있던 땅을 헤집었다.
천마는 이에 무섭게 반응하며 반격했다. 손에 든 검을 날카롭게 휘두르며 내 목을 노렸으나 다른 손에들고 있던성검으로막은 뒤신성력을폭발시켰다.
"크읏...! 그러고 보니 머리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그 힘은사용하지않는 건가!"
"응.지금의로선 너희한테 그걸 쓸 필요가 없거든."
창을 어깨에 걸치며 하늘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창에 물줄기가 만들어지며 압축되었다.
이에 호응하듯 천마도 마기를 더욱 폭발시켰다. 정제나컨트롤따윈 개나준 듯원초적인 본능과 욕망에 따라 나를 이기기 위해 달려든다.
"난...! 네놈을이기겠다가 신의대리인이여!"
확실히 굉장하다. 인간으로서 다다르기 힘든 경지.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영역의 힘이다. 하지만 부족하다.
나는 예전부터하고 싶었던말을인제야쏟아냈다.
"뻔~해.마공은욕망의 무공.천마신공은지금의하늘을 부수는역천의무공. 하지만 진정한 하늘, 신을 모르는역천의무공이야 그 수준이 뻔하다고!"
"뭐, 뭐라고!"
콰르릉~!!!
창의 물줄기에 번개가 내리친다.콰광! 번개가 물에 스며들고 맹렬하게 스파크를 튀겼다.
나는 그 상태로 창을 강하게 내리쳤다. 기다란 창은 단숨에 땅에 박혔다.
거대한 물줄기가 작은 강을 이루며 사방으로뻗어 나갔다.천마는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창이 내뿜는 물줄기에 휩쓸렸다.
그후 물에 담긴번개에지져진다. 그녀가 내뿜는 마기로는 진정한 신의 영역에 다다른 나의 권능에대항할 수없다.
"천마, 천마. 예전부터 생각한 거야.네가말한천마신공은하늘을 부수며 반역한다고 했잖아. 그게 나한테 얼마나우스운소리인지 알아?"
천마는 모를 것이다. 진정한 신의 힘을. 그녀는모른다. 신이란 족속이 얼마나 강하고 치졸하며 영리한지.
그녀는 절대알 수없겠지.창세신의뜻에 따라이 세상전부 그의 장난감박스에불과하다는 걸.
"정신 차리세요! 당신이 원하던마지막 승부입니다..죽는 건상관없지만 꼴사납게 한방에 당해 기절하진 말라고요!"
"으읏...! 크윽! 하마터면 정신이날아갈 뻔했어! 고마워 성녀!"
성녀의 축복이 새까맣게 지져진 천마의 몸이 빠르게 회복되었고 그녀는 제정신을 차리고 다시 나에게 검을 들이댔다.
그래, 역시이 정도로는부족하지? 나는 창과 검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그 대신건틀릿을꺼내 팔에 꼈다. 묵직한 이 기분 아주 좋군.
두 손 가득 느껴지는 기분 좋은 묵직함에 웃으며 나를 경계하는 천마에게 다가갔다.
단순한 보법. 하지만 천마는 내가 자신의 근처에올 때까지반응하지 못했다.
"이것이 격의 차이다."
빠악!
"꺼...억!"
두툼한 건틀릿의 촉감을 느끼며 천마의 배를 가볍게 후려친다. 그녀의 허리가 크게 꺾이며 뒤로 밀려나고 커다란 충격파가터져 나왔다.
"아직이다."
자세를 바로잡고 위로 걷어차기.빠악! 거친 소리와 함께 천마의 예쁜 얼굴이 위쪽으로 솟구쳤다.
한층 더 가꿔지고 다듬어진 무술은 매끄럽게 연타를 이어나갔다. 오른손 정권, 돌려차기,로우킥, 엘 보우, 걷어차기.
빠악, 콰직,빠직, 콰앙!
부서지고, 깨진다. 호기롭게 나섰으나 천마는 나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더더욱 매섭게 그녀를 몰아치며 마지막으로 얼굴을 잡아 바닥에 내리찍었다.
"네가 어떤 마음으로 너한테 도전했는지 모르지만. 넌 날못 이겨."
차갑게 진실만을고한 뒤기절한 듯미동이 없는 천마를 성녀에게 던졌다. 성녀는 천마를 받아들고 상처를 치료하며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왜 죽이지않는 거죠? 이래서는결착이나질 않아요. 분명 그녀는 언제든 당신한테 도전할 거예요."
"그럼 내가 이년을 죽이면. 너는 어떻게할 건데?"
"윽! 그, 그게 뭐가중요한 거죠!"
성녀는 얼굴을 찌푸리고 소리쳤다.흐음, 음습하고 권력 지향적인 성녀야 많이 만났지만 이렇게 전선에 직접 나서거나초탈한듯한성녀는 처음이네.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당한 저 모습. 아주 보기 좋다. 그리고 천마와 성녀는 가까운 사이처럼 보였다.
"내가 이놈을 죽이면 넌할 게 없어지잖아. 그러니 천마가 깨어나면 제국의던전 도시에오도록 해. 그곳에서너희들의죗값을치를 겸진득하게 상대해줄 테니까."
사실 성녀와 천마는 마왕 부활이라는 무시무시한 목적을 가진 놈들치고는꽤나온순하다.
하하하! 세상과 함께 전부망해랏! 이러는 것도 아니고, 마왕의 부활에범죄를 많이저질렀지만, 대부분은마족들의짓이었다.
그녀도 마약판매 등의중범죄를 많이저질렀지만 당장 죽여버리기엔 그 능력이 아까웠다.
'그리고 천마는 왠지 죽이지 말아야할 것같아.'
직감이냐고? 반은 직감이고 나머지 반은.
[ㅎㅎ]
좆같은 창세신 때문이다.저 새끼가또무언가를꾸미고 있다. 내 평화를 위해서라도실력 있는새끼들은 하나라도 챙겨야지.
"알겠지. 꼭 와라!
"아, 알겠으니 이 손 좀 놓으시죠! 고귀한 당신과 달리 저는 인류의 배반자이니!"
"이제 와서참회하는 것같은 개소리는하지 말아라. 너희가 지은 죄는 깊지만 그건 내가 알아서 할거고그다음엔내 말을따르는 거다."
"읏! 아, 알겠습니다. 당신의 말대로 하죠."
나는 성녀에게 다짐을 받아내고 나서야 만족스럽게 그 둘을 보내줬다.
그리고 다시 숲의 안쪽으로 향했다. 안쪽에는 짙은 마기가 안개를 이루고 있었고 수많은 마족 생존자들이 나를 바라봤다.
"뭘 봐새끼들아.눈깔아."
신성력으로 빛을 내뿜는다.
"큭,크하하하하! 역시나 용사야! 당돌하군!"
"그래, 저런 사내정도는 돼야마왕님께 맞설만하지!"
마족들은자기들끼리뭐라 중얼거리며 길을 열어주었다.
"우리는마왕님께 방해되지않도록 연합군을 저지한다."
"우오오! 우리들의 마지막을 마왕님께 바치자!"
이런, 천마랑 싸우는 동안 시간이 꽤 지났나? 벌써 연합군이 진격하고 있는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마족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나는 그들 사이를 가르며 마왕이 있을 어떻게만든 것인지모를 성에 들어갔다.
성은 한산했다. 막 지어서 그런지 중앙에 기품있는 거대한 의자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 의자에는이 세계의최강자. 마왕이 앉아 나를 반겨 주었다.
"왔는가. 내 운명의 숙적. 용사여. 나는 너를 기다렸다."
"어어, 왔다."
"훗. 대단한 힘이 느껴지는군.이 세상의 신이란 작자하고는차원이 달라. 역시 너는이 세계의신이보낸 자가아니구나."
마왕은두 눈을감은 채자신의 옆에 박힌마검을매만지며 말했다. 그보다 마왕이라 그런지 눈치도 빠르다.
"맞아. 나를보낸 건이 세계의신이 아니야. 모든 세계,모든 신을만든 최강이며 궁극인 신.창세신이보냈지. 애초에 널 봉인한 것도 그 신이잖아."
"...창세신.창세신인가. 내 힘이닿지 않을 만했군."
저 멀리서함성이들린다. 연합군과마족들의 싸움이 시작된 모양이다.
마왕은감고 있던두 눈을 뜨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박혀있는 새까만마검을뽑아들었다.
나도 이에 따라 창과성검을들었다. 이야기는 여기까지. 우리는 곧서로를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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