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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알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 그녀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이렇게 평가할 것이다. 굉장히 활발하면서도 개방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라고 대부분이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외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그러하다는 사실을 매우 적극적으로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봤을 때 그녀는 ‘걸크러쉬’라는 단어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외모를 지니고 있다. 그녀는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훌륭한 외모에다가 강해 보이는 인상과 화장, 뛰어난 몸매를 소유한 것은 물론이었고, 여기에 어떤 사람들 앞에서도 늘 당당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말투와 성격까지도 당당함 그 자체였기에 그녀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쎈 사람으로 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실제 그녀의 성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말투와 성격은 쎈 캐릭터 그 자체였지만, 실제 그녀의 모습, 친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만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내성적이고 순수한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내성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이 이야기를 하려면 그녀가 중학생이었던 시절로 돌아가야 된다.
당시에만 하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성격대로 생활을 했었다.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자신의 취미 생활에 더욱 집중했으며, 패션도 외모도 최대한 얌전한 모습으로 지냈다. 그럼에도 드러나는 뛰어난 외모는 감출 수가 없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그녀는 자신이 한 번이라도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소심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한 남자를 만나면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180도로 변하고 말았다.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녀에게 남자라는 존재는 그리 가까운 존재는 아니었다. 초등학생 때는 애초에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지도 못했으며, 중학교는 여중이었기에 남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그녀 자체가 남자에게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 그녀가 그 남자를 만나게 된 곳은 다름 아닌 학교에서였다. 그 남자의 정체가 교생실습을 나온 대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를 멀리했던 그녀의 입장에서 그는 차마 피할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녀에게 그 남자는, 아니 그녀뿐만 아니라 그 남자는 원래 쓰레기 그 자체였다. 훈훈하면서도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외모의 소유자인 그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뛰어난 외모와 중저음의 신뢰감 넘치는 목소리, 특유의 현란한 말솜씨, 그리고 여자의 심리를 읽는 능력은 모든 여자들로부터 매력적인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는 남자에 관심이 없는 그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10대 청소년이 잘생긴 교생선생님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교생선생님과 이성교제를 하게 되더라도 이슈는 되겠지만 사실 큰 문제는 없었다. 문제는 그녀에 대한 그 남자의 속마음, 그것도 더럽고 추잡한 속마음 때문이었다.
남자는 더러운 변태적인 성욕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성적욕망은 주로 자신보다 어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그녀처럼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얌전한 학생들이 주 대상이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숨겨져 있는 외모가 어마어마했으니, 당연히 그의 주타겟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타겟으로 한 그는 한 달 동안의 교생 실습 기간 동안 급하지 않고 천천히 그녀에게 접근해갔다. 그녀에게 마치 좋은 멘토가 되어주겠다는 척 연기를 하며 여러 가지 심리적인 위안을 주면서 접근을 시도했고, 늘 그랬듯이 그녀에게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그를 완전히 신뢰하게 되었고, 그는 여유롭게 그녀를 요리했다.
그 사건이 그녀에게 준 충격은 상상이상이었다. 소극적인 삶을 살아왔어도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책을 하거나 절망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일을 겪은 뒤로는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당당하게 자신이 당한 일을 사람들에게 알렸다면 좋았겠지만, 차마 그러지도 못한 채, 오로지 자신의 잘못이라 여기면 그녀는 점점 더 작아지게 되었다.
아마도 당시의 그녀에게 아무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직까지도 깊은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걸크러쉬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모습은커녕 그녀 자체가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기적적으로 다시 일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준 인물이 바로 성준의 친누나, 성하은이었던 것이다.
성하은의 도움으로 그녀는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성하은을 따라서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절망 속에서 지내는 동안 공부를 아예 놓아버렸기에 앞서있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잡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해낼 수 있었다. 남들에 비해서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과거에 절망에 빠져있던 그녀하고 비교를 하자면 눈에 띄는 변화였다.
그렇게 다시 일어선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꿨다. 성적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 자체에 변화를 주었다.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점점 그런 삶에 익숙해져갔다.
그녀의 그런 생활은 당연히 대학생이 되어서도 지속되었다. 예전부터 병원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던 그녀는 간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전과는 다르게 뛰어난 외모와 당당한 성격 덕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선망 받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나마 그런 그녀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바로 주변 남자들이었다. 그녀의 뛰어난 외모와 당당한 성격은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울리고 말았다. 그 덕에 그녀는 대학생활 내내 남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독차지하게 되었으며, 매일매일 귀찮은 일에 시달리고 말았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의 삶이 다시 불행해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과거와 달리 그녀는 그런 상황을 애써 피하기보다는 즐겼다. 오히려 당당하게 나서자 남자들은 그녀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삶에 큰 위기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위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오고 말았다. 자신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선배의 부탁으로 과외를 시작하게 된 그동안 가려져있던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왜곡된 성욕이었다.
그녀의 성적 욕망이 왜곡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너무나 어렸을 적에 믿었던 남자에게 안 좋은 일을 당했고, 그것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원래 성격을 바꾸었으며, 오랜시간동안 남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생활을 했으니 말이다.
그녀의 왜곡된 성욕은 독특했다. 그녀는 자신보다 약하다고 판단되는 남자에게 성적 매력을 강하게 느꼈다. 자신보다 훨씬 어리면서도 충분히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그런 남자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가슴 깊이 숨어있던 성적 본능이 깨어나버리고 만 것이었다. 어쩌면 그녀의 성욕은 그녀에게 안 좋은 기억을 심어준 남자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처음에 그녀는 자신의 성욕에 불쾌함을 느끼며 거부했다.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남자와 비슷해져버린 자신의 모습에 그녀는 또 다시 그때의 감정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미 도망치기에는 벌써 성욕이 꿈틀거리는 상황이었고, 결국, 그녀의 성욕은 의도치 않게 점점 겉으로 드러나 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녀의 성욕이 성준에게 과외를 해준 처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를 상대할 수 있었다. 자신이 동경하는 선배의 동생이기도 했고, 나이가 훨씬 어렸으며, 내성적이고 순수하기까지 했기에 그녀는 성준을 너무나도 편하게 대했다. 오히려 틈만나면 그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린다던지, 일부러 그의 팔에 가슴을 가져가서 반응을 살펴본다는 식으로 짓궂은 장난을 자주 하면서 놀리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잠자고 있던 성욕이 조금씩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가 성준이 혼자서 자위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면서부터였다.
당시에 그녀가 성준의 자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성준이 워낙 야동과 자위에 심취해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녀가 원래 과외시간보다 무려 1시간 반이나 일찍 집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과외뿐만 아니라 성준과 그의 동생, 성하영에게 밥까지 차려주었던 그녀는 성하은으로부터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간 그녀는 성준을 놀래켜주자는 심정으로 아주 몰래 살금살금 그의 방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이어폰을 낀 채로 야동에 열중하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모습에 그녀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남자가 자위하는 모습은 보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그것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그 모습에 놀란 그녀는 밖으로 달아나거나, 그에게 소리치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일반적인 반응들을 뒤로하고선 성준의 자위를 관찰했다. 그의 움직임과 표정, 신음소리까지 빼놓지 않고 하나하나 세밀하게 관찰했으며, 그가 사정을 마치자마자 자신이 도착했음을 알려서 일부러 그가 당황하는 표정을 즐기기까지 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그 순간에 자신의 감정이 굉장히 상기되어있었으며, 알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만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 날 이후부터 그녀는 성준을 만날 때마다 상당히 흔들렸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그를 보면,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렸고, 호흡이 가빠졌다.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그날의 일이 떠올랐으며, 자신도 모르게 성준에게 몸을 가까이 가져가기도 했다. 그나마 그녀가 평소에도 성준에게 그런 식의 장난을 쳤기에 망정이지, 그녀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아찔한 상황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성준이 아무렇지 않게 대하자, 그녀는 이 짓을 그만두기보다는 오히려 오기가 생기고 말았다. 조금씩 수위를 높여가면서 성준을 도발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성준의 반응을 끌어내기에 이르렀다.
당시 성준은 처음에는 그녀가 단순히 장난을 치는 것이라 생각하며 상당히 난감해하고 귀찮아했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녀의 도발이 강해지자, 그 역시나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한창 성에 관심이 생길 나이였기에 의지만으로는 성욕을 막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다행히 결말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끝나고 말았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절대 넘지 말아야했던 선을 넘고야 말았다. 그때 두 사람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서로에게 이끌렸다.
“오늘 날씨 장난 아니야! 오다가 더워 죽을 뻔했어.”
그날도 그녀는 어김없이 과외를 위해서 성준의 집을 찾아갔다. 한 여름이었던지라 날씨는 무척 더웠다. 그리고 당연히 그녀의 옷차림은 그에 맞게 상당히 노출이 많은 상태였다. 안 그래도 여름에 그런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던 그녀였는데, 성준에게 자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까지 했던 시기였던지라 지나칠 정도로 과감한 패션이었다.
“냉장고에 아이스크림 있는데, 드실래요?”
“정말? 과외하기 전에 하나 먹고 시작해야겠다.”
남자라면 절로 시선이 갈 정도로 야한 옷차림의 그녀였지만, 여기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그녀가 그런 패션으로 과외를 하는 것이 오늘이 처음도 아니었으며, 성준은 아직 청소년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살짝 흥분이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중학생인 그가 그녀를 어찔할 수는 없었다. 그저 그녀의 몸을 힐끔힐끔 바라보는 정도가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오늘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