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임신 클리닉-71화 (7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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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니까 다행이네. 그래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줘. 전에 했던 약속 잊지 않았지? 내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얘기는 할 수 있잖아.”

“아...으응, 그렇게 할게.”

다행히 그녀는 자세한 이야기를 캐묻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주었다. 물론, 자신에게 먼저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는 사실에 살짝 실망한 눈치를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성준을 닦달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렇게 성준의 학교생활은 오늘도 그녀와 함께였다. 이후에도 그녀는 늘 성준의 곁에 머물면서 그와 함께 움직이고, 함께 수업을 듣고, 함께 쉬는 시간을 가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어제보다는 수위가 조금은 약하다는 점일까. 어제 비해서 오늘의 그녀는 성준을 귀찮게 만들기는 했지만, 성준의 약점을 노리는 행위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 점에 성준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안도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후 수업시간까지 얌전히 있던 그녀는 체육시간이 되어서야 폭발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오늘 체육 수업은 자율 체육으로 진행이 되었다. 다른 친구들은 각자 모여서 농구, 축구, 줄넘기, 피구 등등 본인이 원하는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성준과 박수아는 따로 하는 것 없이 다른 아이들을 구경하면서 운동을 산책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준은 굳이 땀을 내서 냄새가 나는 상태로 하서윤의 집에 들어가는 게 싫었고, 박수아는 오로지 성준만을 따라다녔다.

“나 오늘따라 이상한 거 없어? 조금 이상해 보일 것 같은데...”

“이상한 거? 글쎄...잘 모르겠는데...”

그리고 그러던 중에 갑자기 박수아가 성준을 불러 세우더니, 요상한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질문에 성준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그녀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은 채 건성건성 대답을 했다.

“치이, 사람이 말을 하면 똑바로 보고 대답해야지.”

“아니...가만히 서서 대화 나누면 체육 선생님이 뭐라고 하실 수도 있단 말이야. 이렇게 걷기라도 해야지.”

“잠깐이면 돼. 얼른 봐봐. 그냥 확인만 해줘.”

그렇지만 그녀는 끝내 성준을 붙잡고 멈춰 세웠다. 마지못해 성준을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말대로 바뀐 것이 있는지, 이상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혹시 이게 말로만 듣던 남자들을 향한 여자들의 테스트 같은 걸까.

“잘...모르겠는데...? 화장이 조금 진해졌나? 아니면, 입술 색이 달라진 건가? 내가 이런 쪽으로는 좀 둔해서...”

혹시라도 맞추지 못했다가는 그녀에게 어떤 소리를 들을까, 겁이 났던 성준은 필사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폈지만, 차마 알아낼 수가 없었다. 틀릴 바에는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그는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아니, 얼굴 말고. 이렇게 서로 얼굴 마주보고 있는 것도 엄청 좋지만, 지금은 거기가 아니야.”

“으응? 얼굴이 아니면...어디?”

하지만 그녀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던 성준에게 그녀는 얼굴이 아니라 다른 곳이라고 말했다. 얼굴이 아니라면 대체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성준이 매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손을 올려 아래를 가리켰다.

“얼굴보단 조금 더 아래.”

“얼굴보다...아래? 아래에...뭐가...?”

그녀의 손을 따라 성준의 눈과 고개가 아래로 숙여졌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서 목, 쇄골, 가슴, 배, 그리고 다리까지 내려갔다. 그럼에도 성준은 별다른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가...이상하다는 거야?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거기까진 내려가지 말고. 조금 더 위에. 여기 말이야.”

그녀의 말에 따라 성준의 고개가 다시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정확히 성준이 봐야할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은 다름 아닌 그녀의 가슴이었다.

“거, 거긴 왜...대체 거, 거기가...뭐가 달라졌다는 건데...”

잠시 그녀의 가슴을 바라보던 성준은 곧바로 고개를 돌리며 당황스러워했다. 세상에 어떤 여자가 옷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가슴을 보라고 말을 할까. 그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박수아니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며 거부감을 보였다.

“우리 사이에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그래? 아무튼 이상한 거 없어?”

“이상하긴...뭐가 이상하다고...”

“그래? 내가 가슴이 작아서 역시 티가 별로 안 나는 건가? 티가 안 나면 다행이긴 한데.”

거부감을 보이는 성준과 달리 그녀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양손으로 직접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는 동작을 보였다.

“뭐, 뭐하는 거야!? 애들이 보면 어쩌려고...이러다가 오해하겠어!”

“오해하면 어때서 그래? 어차피 이제 기이한 현상 때문에 너 말고 다른 남자애들은 커지지도 않잖아. 심지어 성욕도 줄어들고 있다던데?”

“아무리 그래도 대놓고 이런 짓을 하면 어떡해. 꼭 남자애들이 아니더라도 여자애들 사이에서 이상한 얘기가 돌 수도 있잖아.”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성준은 크게 놀랐다. 그는 재빨리 그녀를 붙잡아 그 행동을 말렸다. 혹시라도 다른 친구들이 본다면, 자신과 박수아를 오해할만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알았어...나는 그냥...오늘 속옷을 안 입고 와서 티가 많이 나나 궁금해서...”

“뭐, 뭐라고!!!?”

하지만 이어진 박수아의 말은 성준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놀랍게도 집에서 상위 속옷을 입고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가 자꾸만 가슴을 바라보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나 보다.

“어, 어, 어째서!! 그, 그걸...안 입고 온 건데...?”

“아니...그냥...불편해서...랄까? 너는 남자라서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 속옷 엄청 불편하거든. 나처럼 가슴 작은 사람한테도 꽤 신경 쓰인단 말이야. 굳이 이걸 왜 차고 다니는지 모르겠어.”

놀란 성준의 모습에도 그녀는 상당히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모습에 성준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이윽고 그녀의 손을 붙잡고 사람이 그나마 적은 곳으로 향했다.

“아니지...? 정말...안 입고 온 거야?”

주변에 자신들의 말을 듣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성준이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놀란 표정의 성준과 달리 그녀는 여전히 차분한 모습이었고, 심지어 중간 중간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응, 정말이라니까. 직접 보여줘야 믿겠어?”

“아, 아니...그런 건 아니고...근데 왜 굳이 그걸 나한테 물어본 건데?”

“와이셔츠 입었을 때는 별로 티 안 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체육복이잖아.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물어본 거야. 내가 아직 우리 반에서 이런 거 물어볼 정도로 친한 사람이 너밖에 없잖아.”

그녀는 다른 의도가 있기보다는 단순히 티가 나는지 물어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준은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어쩐지 오늘따라 지나치게 팔짱을 자주 하더라니...다 속셈이 있었던 거야...’

그는 오늘하루 그녀와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오늘 그녀는 체육시간 전까지 상당히 얌전한 모습을 보였었다. 다만, 지나치게 팔짱을 끼거나 성준의 등에 가슴을 대는 행위를 많이 보여주곤 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성준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제야 그 행위들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건 그렇지만...그래도 나는 남자잖아...어떻게 그런 걸 물어볼 수가 있어...”

“남자인 게 뭐가 중요해? 어차피 대놓고 보여주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티가 나는지만 물어본 건데...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나는 저번에 발로 네꺼 만지기도 했잖아?”

“그건...하...아무튼...전혀 티 안 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그럼에도 성준은 대놓고 그녀에게 따질 수가 없었다. 진지하게 그녀에게 나무라는 것은 괜히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 것만 같았고, 장난을 섞어서 말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장난에 휘말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다행이네. 가슴이 작은 게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네. 정말로 티 안 난다는 거지?”

“그렇다니까...아니...그렇게 대놓고 가슴을 내밀면 티가 나지...”

하지만 그녀는 굳이 성준이 물어보지 않더라도 여전히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성준을 도발했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일부러 그에게 보여주듯 가슴을 내밀기도 했으며, 다시 양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체육복 티셔츠 위로 속옷을 입지 않은 그녀의 가슴인 노출되었다. 특히나 젖꼭지가 발딱 섰는지, 꼭지 부분이 유난히 옷 위로 툭 튀어나와있었다.

그녀의 행동에 성준은 다시 한 번 크게 당황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옷 위로 살며시 보이는 그녀의 가슴에 그의 성욕이 요동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말도 안 돼. 고작 이거에 반응을 한다고? 젠장...’

대놓고 노브라인 상태를 자랑하는 그녀의 모습은 충분히 자극적이긴 했다. 그래도 고작 이 정도로 반응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머릿속에는 자꾸만 그녀와 팔짱을 하면서 느꼈던 가슴의 감촉이 떠올랐고, 자x를 향해 뜨거운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 아니...그냥...”

“그러면 이제 다시 애들 있는 곳으로 가자. 계속 여기 있으면 뭐라고 할 수도 있잖아.”

그녀는 성준의 이런 상태를 전부 알고 있는 것일까. 갑자기 그녀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며, 성준에게 팔짱을 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슴을 성준의 팔에 문질렀다. 그 덕에 성준의 참고 참았던 성준의 성욕을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자, 잠깐만!!!”

“으응? 왜 그래?”

“잠깐...잠깐만...”

성준이 자신을 잡아 끄는 그녀를 말렸다. 그는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붙잡았고,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성준의 아랫도리로 향했다. 바로 시선이 움직이는 것으로 봐서는 애초에 그녀가 작정하고 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아니...그러니까...”

“설마...또...커진 거야?”

그녀의 노골적인 질문에 성준이 아무 말 못하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그저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을까, 걱정하며 주변을 살폈다.

“설마 또 나 때문에? 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 커진다고?”

“그게...하...일단, 자리에 앉아도 괜찮을까? 그리고 제발 가슴 좀...”

“아...미안. 일단...으음...저기에 앉자. 저기라면 안 보일 거야.”

그녀의 가슴에서 팔을 떼어낸 성준은 그녀를 따라 구석으로 이동해서 자리에 앉았다. 그의 자x는 완전히 발기되지는 않았어도 살짝 딱딱해진 상태였기에 자세히 관찰하면 체육복 바지 밖으로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했다. 그는 그곳에서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요즘...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원래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발기...말하는 거야?”

“...으응...그거 때문에 미치겠다, 정말...”

조금씩 마음을 진정시키던 성준이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그녀에게 최근 들어서 증폭된 자신의 성욕에 대해서 말해주고자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녀가 이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부탁까지도 할 생각이었다.

“발기하는 것 때문에 걱정이 많구나...”

“최근 들어서 이상하게 성욕이 증가한 기분이거든. 특히 가장 문제는 이놈의 발기지. 조금만 자극이 있어도 시도 때도 없이 커지니까...그래서 말인데, 진지하게 부탁할게. 너도...어쨌든 여자니까...남자인 나한테 있어서는 성욕...대상이란 말이야...그러니까 내말은...”

“앞으로는 어제나 오늘처럼 자극을 주지 말라는 거지?”

“아...으응...맞아...물론, 네가 의도적으로 한 행동은 아닐 거야. 그래도 내 상태가 지금 이러니까...적어도 나를 잘 알고 있는 너만이라도 조심했으면 좋겠어.”

“흐응...좋아, 알았어. 진즉에 말해주지.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앞으로는 조심할게.”

다행히 그녀는 성준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성준은 살짝 놀라기도 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은 채로 그녀에게 미소를 보이며 고마워했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변하긴 했어도 마냥 성준은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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