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능력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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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성준
“저번 주에 했던 약속 잊지 않았지?”
“당연하지. 나도 요즘 그거 때문에 고민이 많아서...그런데 정확히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학교에 도착한 성준은 오늘도 박수아와 함께 학교생활을 보냈다. 두 사람은 지난주에 약속했던 거래를 위해서 오늘도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붙어 다녔다.
“아직 네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 우선 그것부터 파악할 생각이야. 지금까지 네가 알고 있는 정보를 나한테도 공유해줬으면 좋겠어.”
특히나 박수아는 성준을 만난 순간부터 뭔가 굉장히 신나있는 느낌이었다. 성준은 그 부분이 몹시 불안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만큼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를 믿고자 했다. 적어도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맞다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보? 으음...딱히 정보라고 할 게 있나...기본적인 사항은 기이한 현상 전이랑 크게 다를 건 없어.”
“기본적인 건 같은데, 성욕만 늘어났다는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 성욕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 물론, 그 성욕 때문에 고생이지만.”
그녀의 질문에 성준이 곰곰이 고민을 해보았다. 하지만 그의 대답처럼 기이한 현상 이후에 그의 몸에 특별하게 달라진 부분이 있지는 않았다. 그곳이 예전보다 커진 것도 아니었고, 히어로들처럼 특별한 능력이 생긴 것도 아니었다. 단지, 성욕이 증가한 것만이 예전과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었다.
“성욕이 증가했다는 건 확실한 거야? 그냥 기분 탓이거나, 다른 남자들이 성욕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단순 심리적인 영향이 아닐까?”
“음...처음에는 그렇게도 생각해봤지. 그런데 최근 들어서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성욕을 해소하지 않으면 통제가 어려울 지경이거든. 내가 성범죄자들처럼 정신 이상이 있지 않은 이상, 이 정도 성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
최근 성준의 성욕은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심해지는 것은 당연했으며, 이제는 단순히 발기만 걱정할 게 아니었다. 지나치게 흥분을 해버리면, 자신도 모르게 이성이 마비되면서 성욕에게 지배당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난번에는 하서윤에게 몹쓸 짓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는 자신의 이런 상황이 절대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통제가 어렵다고? 예를 들면?”
“어...음...그러니까...보통은 흥분해서 야한 생각을 하면, 생각으로만 끝내잖아. 그런데 나는 그걸 직접 실천하려고 움직인다고 해야 될까? 가끔 정신을 잃고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할 때가 있어.”
그렇지만 박수아에게 하서윤과 있었던 일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앞에서 다른 여자를 꺼내는 것은 그녀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다. 때문에 성준은 자신의 성욕에 대해서 간접적인 예를 들어서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 정도야? 그러면...저번에 내 앞에서 발기 했을 때는 어땠는데? 마사지 해줬을 때 말이야.”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어. 물론, 그때도 막 야한 생각이 들긴 했지. 하지만 실천을 할 정도로 성욕이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냥 야한 생각만 했던 거야?”
“응, 그렇지. 근데 그 정도는 기이한 현상 전에 남자들은 대부분 하는 생각들이니까.”
“그럼, 그때 나를 보면서 야한 생각을 했다는 거구나?”
“아...그렇지...미안...그게...남자의 본능이라서...하하...”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성준의 성욕이 이 정도로 강력한 것은 아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야한 생각이 들고, 발기가 예전보다 쉽게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성이 마비되는 일은 없었다. 발기가 된 이후에도,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가라앉히려고 노력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한 번 흥분을 시작하면, 성욕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이 점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라 할 수 있었다.
“아무튼 그 성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거지? 지금은 어느 정도야?”
“지금은...일단, 발기가 전보다 훨씬 쉽게 된다고 볼 수 있고, 으음...한 번 흥분을 하면, 야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른다고 할까? 그러면서 그 야한 생가들이 나를 지배하는 느낌이 들어.”
“그럴 때는 주로 어떻게 멈추는데?”
“아직 완벽히 지배당하는 정도는 아니라서...보통, 그...자기위로를 통해서 성욕 해소를 하면 괜찮아지더라고. 확실히 효과가 있긴 했어.”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성준의 성욕이 자위를 통해서 해소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자위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확실히 컸다. 오늘만 하더라도 지난밤에 2번의 자위를 해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성욕 통제에 자신이 있던 그였다.
“그치만 성욕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나중에는 자위를 해도 소용없는 거 아니야?”
“으음...글쎄...아직 그것까진 생각 안 해봤어. 제발 그렇게까지 안 되길 바라야지.”
“너무 대책 없는 거 아니야? 이거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가...뭐, 그래서 오늘부터 너랑 같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약속한 거니까...뭐부터 알아보는 게 좋을까?”
하지만 아직 그는 그의 성욕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그저 겁을 먹고 경계를 하거나 단순히 추측만 했을 뿐이었다. 오늘부터는 그녀와 함께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보고자 했다.
“그래, 지금부터 나랑 같이 차근차근 알아가 보자. 우선, 오늘은 네 성욕이 어느 정도에 반응하는지 알아볼 생각이야.”
“그건...그냥 직접적으로 자극을 주거나 아니면 야한 장면을 봤을 때일 것 같은데?”
“조금 더 세세하게 알아보자는 거지. 그래야 오늘하고 내일을 비교할 수 있으니까. 성욕이 하루 동안 얼마나 증가하는지도 어느 정도는 계산이 가능할 테고.”
“오오, 그럴 듯하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너한테 제안을 한 게 아니라고.”
“그래, 나도 이럴 때는 친구 덕 좀 봐야지. 고마워, 정말.”
“헤,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녀의 계획은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다. 그녀는 성욕의 강도를 대략적으로 0~5의 강도로 정한 뒤, 앞으로 성준의 성욕을 수치화시켜서 나타내자고 말했다. 물론, 성욕에는 단순히 외부 자극뿐만 아니라 심리상태나 컨디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성준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세부적인 계획을 세운 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작전에 돌입했다. 이것을 성준 혼자서 했더라면, 혹시라도 오해를 받을 수 있겠지만, 다행히 여자인 그녀와 함께였기에 자유롭게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을 시도해볼 수 있었다.
“전에 그랬었지? 여자 맨다리만 봐도 조금 흥분이 될 때가 있다고.”
“가끔씩은 그랬지.”
“그런데 지금은 괜찮은 거야? 나만 해도 치마도 짧고 맨다린데?”
“어제 자기위로를 2번이나 해서 그런가. 오늘은 괜찮은 것 같아.”
“다른 사람 다리를 봐도 멀쩡한 거지? 나도 다리 정도는 나쁘지 않은데, 다른 사람보고 흥분했으면 조금 서운할 뻔했어.”
“뭘, 이런 걸 가지고 서운하냐...아무튼 다리는 괜찮은 것 같아.”
두 사람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여자의 다리를 통해서 얼마만큼의 성욕이 작동하느냐였다. 하지만 어젯밤에 2번의 자위를 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성준에게 여자의 다리는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여자의 다리를 보면서 예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일 뿐, 별다른 느낌은 받지 못했다.
“혹시 조금 더 몸매가 좋은 사람을 찾아야 되는 건가?”
“그렇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수아, 너 정도면 다리만큼은 충분히 뛰어난 편에 속하니까...”
“...갑자기 그렇게 말하니까 부끄럽네...아무튼 자위를 2번 한 다음 날에는 다리를 보고선 별 다른 반응이 없는 걸로 하자. 그럼, 이제 다음 단계로.”
다리에 반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박수아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했다. 다음 단계를 위해서 그녀가 선택한 장소는 다름 아닌 교무실이었다. 성욕을 테스트하는데 그녀가 굳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교무실을 두 번째 테스트 장소로 선택한 것은 윤리 선생님 때문이었다. 성준이 다니는 학교에서 보건 선생님과 더불어서 가장 예쁘고, 가장 과감한 패션을 선보이는 윤리 선생님은 오늘도 쫙 달라붙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박수아는 성준과 함께 그녀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척을 하며 성준의 반응을 살폈다.
‘수아가 꽤나 준비를 많이 했구나. 하지만 가슴골로는 조금 부족해. 살짝 느낌이 오긴 하지만...이정도로 반응할 정도는 아니야.’
윤리 선생님의 바람직하고 도덕적인 패션은 오늘도 예술이었다. 특히나 가슴이 살짝 파여 있는 블라우스 때문에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더욱 부각되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앉아있고, 성준은 서있었기에 가슴골이 더 눈에 띄었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 2번이나 자위를 하고 온 성준의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웠다. 가슴골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해보였다.
“이정도면 거의 정상에 가까운 거 아니야?”
“어제 2번이나 해서 그런가? 오늘따라 흥분되는 느낌이 없네. 뭐, 그래도 다리보다는 살짝 느낌이 오긴 했어.”
“2번이나 자위를 하면, 거의 평범한 상태로 돌아오는 건가? 아무튼 이것도 중요한 정보일 테니까, 계속 해보자.”
여기서 멈추지 않고 두 사람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았다. 명당자리(?)에서 여학생들의 치마 속 속옷을 훔쳐보기도 했고,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부 다 큰 반응은 없었다. 자위를 2번이나 한 성준은 기이한 현상 이전에 일반 남성들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오늘은 이걸로 끝이네. 오늘 결론은 자위를 2번이나 하면 평범해진다는 건가. 오늘은 절대 2번 이상 하지 마. 그래야 제대로 비교가 가능하니까.”
“알았어, 오늘은 딱 1번만 할게.”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학교 수업이 모두 끝나버렸다. 오늘 두 사람이 알아낸 것은 고작 이것뿐이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성준은 굉장히 만족스럽고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박수아는 뭔가 자꾸만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내가 발기하길 바랐던 건 아니겠지? 아무튼 그녀 덕분에 중요한 정보를 하나 얻었으니까...앞으로 1일1자위는 필수고, 중요한 날에는 2자위까지 해야겠어.’
아쉬워하는 박수아를 뒤로하고 성준은 학교를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는 오늘 얻은 자신의 성욕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학교 정문을 나서자마자 그의 표정은 곧 심각하게 바뀌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이동했다. 그가 향하는 곳은 그의 집이 있고, 하서윤의 집이 있는 아파트가 아니었다.
“오늘도 병원 다녀오는 거야?”
“주기적으로 다녀야 되니까, 어쩔 수 없지.”
성준이 향한 곳은 시내에 위치한 한 카페였다. 그는 그곳에서 신지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지은은 막 병원에 다녀온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혹시 오늘 하은이한테 말할 생각이야?”
“아무래도 누나가 좀 심각한 것 같아서...”
그가 신지은과 약속을 잡은 이유는 그의 누나, 성하은 때문이었다. 이번 주 안에 누나에게 사과를 하고 집에 돌아가기로 신지은과 계획을 세웠던 그는 조금은 계획을 앞당기기로 결심을 내렸다. 그가 결심을 내린 이유는 조금 전에 동생이 보낸 문자와 동영상 때문이었다.
“누나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
“이게 하은이라고? 술도 못하는 애가 무슨 술을 이렇게...”
성준의 동생이 보낸 동영상에는 술에 잔뜩 취한 채로 한탄을 하는 성하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성준뿐만 아니라 신지은 역시도 그녀가 이렇게나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