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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클리닉-113화 (11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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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마치 패션쇼 모델처럼 몸매를 뽐내며 성준에게 걸어왔다. 하지만 성준은 그런 그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에 당황하고 있는 중이었다.

‘왜 쌤한테 흥분을 하고 있는 거야...이러면 안 되는데...미치겠네...오늘은 수아랑 섹스까지 해서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하...’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분명히 흥분이었다. 그것도 그는 유은정에게 성적으로 흥분하고 있었다. 애써 그 사실을 부정해봤지만,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그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감정이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느덧 야한 생각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제는 유은정뿐만 아니라 하서윤의 모습도 떠올랐다. 야한 옷을 입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동시에 떠오르면서, 그의 성욕을 더욱 강하게 자극했다.

“어때? 잘 어울려?”

“자, 잘 어울리네요...하하...아무튼 저는 이제 그만...”

“아직 10분 안 지났잖아. 이제 겨우 2분 남았는데, 그렇게 나랑 있기 싫은 거야?”

“아니...그게 아니라...”

“알았어, 이젠 장난 안칠게. 그냥 궁금해서 한 번 입어본 것뿐이야. 어차피 성욕도 없는 애가 겨우 이정도로 당황하고 그러냐.”

점점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 성준은 재빨리 그녀로부터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성준을 붙잡았다. 그나마 다행히 그녀가 다시 원래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성준의 마음은 여전히 두근거리고 있었다.

‘미친...지금까지 이 정도로 흥분한 적은 거의 없었는데...서윤 누나는 또 왜 떠오르는 건데...’

그리고 결국, 성욕은 그의 인내심을 넘어 폭발하고 말았다. 조금씩 뜨거운 피가 한 곳으로 쏠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성준의 바지를 점점 압박하기 시작했다. 완전한 발기만큼은 막아보자 버텨봤지만, 한 번 시작된 흥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나 하서윤이 입었던 옷을 유은정이 입는다는 생각을 하자, 미칠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의 냄새가 겹쳐진 저 옷을 코에 대고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젠장...어떡하지...하...돌겠네...’

그렇게 유은정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사이, 성준은 자x는 그의 바지 속에 텐트를 완성시켰다. 최대한 흥분을 잠재울 수 있도록 오만가지 생각을 떠올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 번 시작된 흥분은 이제 매번 그의 통제를 벗어나고는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 성욕은 이제 해소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그를 괴롭힐 것이다. 발기가 유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성준과 같은 공간에 있는 유은정이나 이소영에게 침투해 그녀들을 이상하게 만들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랬다가는 큰일이야.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는 수밖에...’

성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어떤 상황을 불러오는 지 이미 지난날들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때는 그나마 친구와 동생이라서 잘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상이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어른들이었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도 아닌 학교 보건 선생님이었기에 절대로 주의를 기울여야만 했다.

이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무조건 여기를 벗어나 도망치는 것. 그것만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뭐야?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 내가 장난쳐서 그런 거야?”

“그럴 리가요...하하...”

옷을 갈아입고 나온 유은정이 성준에게 물었다. 그녀는 성준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자신의 장난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야 되는 것일까. 성준은 그녀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고민을 했다.

‘차라리 쌤한테 솔직하게 말할까? 하지만...지금은 너무 갑작스러운데...’

그는 그녀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그녀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역시나 이소영이었다. 그녀가 바로 근처에 있는 이상, 함부로 능력에 대해서 말하기가 망설여졌다.

“저...쌤...?”

“응? 왜애? 이제 집에 가려고?”

“아...그래야죠...”

“아쉽다...다음에도 놀러올 거지? 다음에는 절대 장난 안칠게. 갑자기 표정이 변해서 무서웠단 말이야...”

“네...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올게요.”

“기회를 만들어서 라도 와야지. 보건실도 자주 찾아오고.”

“...네...그럴게요...”

유은정과 대화를 나누면서 성준은 최대한 이곳을 빠져나가는 쪽으로 머리를 굴려보았다. 두 사람에게 들키지 않고 나가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상황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기는 어려워 보였다. 유은정은 계속해서 성준을 바라보고 있었고, 노트북 화면만 쳐다보던 이소영도 아까부터 자꾸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들키지 않고 이곳을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아까부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하은이 언니가 빨리 오라고 재촉해서? 아니면, 어디 아픈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성준의 상황은 암담해졌다. 최대한 머리를 굴려보아도 상황은 좋아질 구석이 없었다. 그 스트레스는 더욱 성준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고, 이를 바라보던 유은정의 걱정과 의문은 더욱 커져갔다.

“식은땀도 흘리는 것 같은데? 어디 불편해?”

그리고 심지어 지나가던 이소영마저 성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순식간에 두 여자에게 크게 관심을 받게 된 성준은 더욱 난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가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애초에 여기는 오는 게 아니었나봐...아니면, 그냥 옷만 전해주고 바로 나올 걸...젠장...’

이제 이렇게 된 상황에서 성준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은 이제 몇 개 남지 않았다. 첫 번째는 그녀들이 발기한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매우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을 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그녀들에게 솔직하게 능력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이 두 개의 선택지 중에 성준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쌤...놀라지 말고 들어요...하...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솔직하게 말할게요.”

“으응? 뭐...를? 갑자기 왜 그래...?”

성준의 선택은 후자였다. 그는 그녀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소개하는 것을 선택했다. 성준이 먼저 다른 사람에게 능력을 말하는 것은 신지은에 이어서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지만, 그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성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유은정은 갑작스러운 성준의 모습에 벌써부터 살짝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매번 장난을 쳐도 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던 그였기에 더욱 그런 것 같았다.

“절대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진지한 이야기고, 정말 심각한 이야기니까...쌤도...그리고 소영 누나도 진지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놀라고, 두렵기도 하고, 당황스러울 거예요. 그래도...부탁드릴게요...”

그런 그녀에게 성준이 차분하게 부탁을 했다. 이 이야기는 듣는 사람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무슨 얘긴데 그래...”

“왜 제가 임신 능력자에 대해서 궁금해 하냐고 물으셨죠?”

“임시 능력자? 그 얘기는 또 왜...?”

“왜냐면...제가 임신 능력자인 것 같아서요...”

그리고 드디어 성준이 그녀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말했다. 기이한 현상 속에서도 임신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임신 능력자라고 그녀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임신 능력자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그녀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심각하게 바뀌었다.

“뭐라고? 준이, 네가...임신 능력자라고?”

“말도 안 돼. 고작 이런 장난치려고 진지한 분위기 만든 거야?”

하지만 표정과 달리 그녀들은 성준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찌 보면 그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매우 소수만이 존재하는 임신 능력자가 자신들의 바로 앞에 있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지금 상황에서 갑자기 커밍아웃을 하는 것도 그녀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에요. 부탁드렸잖아요. 진지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요.”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공개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쌤도 들어서 알겠지만, 아직까진 이 능력이 제 마음대로 통제되는 게 아니라서요...직접 보여드릴게요...”

그녀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능력을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성준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들의 눈앞에 발기한 자신의 자x의 모습을 공개했다.

“너, 너...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어머...”

발기된 자x로 인해서 부풀어 오른 성준의 바지가 공개되자, 그녀들은 제각각 표정을 지으며 더욱 당황스러워 했다. 특히나 유은정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성준을 나무라기도 했다.

“절대 장난 아니고, 진짜에요. 직접 보여드려야 믿겠어요?”

“아, 아니...그건 아니지만...”

“진짜에요. 믿어주세요, 쌤.”

초창기 히어로들이 이랬을까. 성준은 왜 히어로들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그토록 꺼리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저, 정말로...준이...네가 임신 능력자였어...? 아까는...그냥 장난으로 물어본 건데...말도 안 돼...”

유은정이 받은 충격은 꽤 커보였다. 심지어 평소에 그녀라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말을 더듬기도 했다.

그리고 반면에 이소영은 굉장히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성준의 부풀어 오른 바지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관찰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준이 임신 능력자라는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저도 이렇게 공개하긴 싫었지만...어쩔 수 없었어요. 갑자기 이렇게 되는 바람에...”

“하...말도 안 돼...”

“죄송해요...이런 식으로 공개해서...”

“아니...네가 미안할 건 없지만...하...미치겠네...”

그녀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성준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들과 이와 관련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이 상황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한 가지 뿐인 것 같아요. 제발 비밀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부탁드릴게요. 쌤이라면 잘 아시잖아요. 정부나 몬스터에게 붙잡힌 임신 능력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말이에요.”

성준이 그녀들에게 진심으로 부탁을 했다. 그는 아직 정부에게 붙잡히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몬스터에게 죽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없었다. 지금까지 이 능력을 비밀로 하고자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이제 와서 허무하게 들킬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너...임신 능력자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들인지 알고는 있어? 나도 아직까진...듣기만해서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이건 너무 위험해...준이, 너 혼자서 감당할 문제가 아니야. 가족들은 알고 있어? 하은이 언니는?”

“아버지는 아직 모르시고, 누나랑 동생은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이 능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요.”

“내가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도움을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유은정은 그런 성준을 크게 걱정했다. 이소영 때문에 임신 능력자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본 그녀는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들인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능력이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도,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성준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쌤...쌤도 알고 있잖아요. 붙잡히면 어떻게 되는지...저는 실험실에만 갇혀서 사는 건 싫어요...”

“그치만...”

“부탁할게요...지금까진 큰 문젠 없었단 말이에요.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죠. 이 능력을 통제할 수 있다면...아무 문제없을 거예요. 만약 능력 통제하는 게 불가능해지면...쌤 의견에 따를게요.”

“하...이게 무슨 일이람...”

하지만 그녀의 걱정도 성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성준은 아직까지는 절대 실험실에만 처박히는 삶을 살 수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통제할 자신이 있었다. 이미 박수아와 함께 여러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는 조금 더 이 능력과 싸워보고 싶었다.

“소영 누나도...부탁드릴게요. 누나가 원하시면...소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할게요.”

유은정은 이것으로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다. 성준이 아는 그녀는 절대 성준의 허락 없이 함부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신지은만큼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역시나 문제는 이소영이었다.

“나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어쨌든 정말로 임신 능력자라는 거지?”

“네, 보셨다시피...”

“뭐...나야 소설에 도움을 준다면, 당연히 고맙지...그나저나 한 번 커지면...해소하기 전까진 작아지지 않는 거야?”

그녀는 성준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아보였다. 중간 중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소설 때문인지 성준의 능력에 크게 관심을 가졌다.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능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에 해줄게요. 대신, 꼭 부탁드릴게요.”

“걱정 마.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

그래도 다행히 그녀도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그녀는 소설에 도움을 준다는 성준의 말에 고마워하기도 했다. 그녀에게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는 과정이 조금은 귀찮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는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것을 끝으로 그들의 심각하고 진지한 대화가 종료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들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누면서 진지하게 부탁을 하고 싶었던 성준이었지만, 아쉽게도 누나에게서 집에 빨리 들어오라고 연락이 오는 바람에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의 바쁜 하루가 마무리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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