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퇴양난 -->
‘끝난 건가? 이제 소리가 안 들리는 것 같은데...한 번 나가보자.’
그녀의 신음소리는 그 이후로 약 20분이 넘게 이어졌다. 그리고 2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소리가 잠잠해진 것을 느낀 성준은 그제야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다시 거실로 나올 수 있었다.
‘이 시간에 이게 대체 무슨 짓인지...’
사실, 그녀가 자위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모른 척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다. 가족끼리는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였기에 어쩌면 그게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녀의 성욕이 성준의 능력 때문이라는 점이었다. 성준은 혹시라도 그녀가 자신 때문에 괴로워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몰래 그녀의 상태를 지켜보고자 했다.
거실로 이동한 그는 최대한 숨소리와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문 앞으로 이동했다. 신음소리가 끊긴 집안은 개미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그 상태에서 성준은 방 문 앞에 귀를 대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것 같은데...괜찮은 거겠지? 다행이다. 아직까진 자위로 버틸 수 있나보네. 휴우, 다행이야, 정말.’
방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자위를 마친 뒤, 바로 뻗어버린 것일까. 성준은 그녀가 절정을 맞이함과 동시에 바로 잠에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능력에 의해서 커져버린 성욕을 해소할 경우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큰 쾌감을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자고 있다고 판단을 내린 그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긴장을 내려놓은 그는 순식간에 몰려온 피곤함을 이끌고 방으로 이동했다. 이대로 침대에 누우면 자신도 그녀처럼 바로 뻗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시련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가 침대에 누우려는 순간, 갑자기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아직 안자고 있었던 건가? 하긴, 뒤처리를 안 하면 많이 찝찝할 테니까...’
소리를 낸 사람은 성준의 누나로 보였다. 그녀는 뒤처리를 위해 바로 화장실로 이동했는지, 잠시 후 물소리가 들려왔다.
‘화장실까지 이동해서 물로 뒷마무리를 했다는 건 정신이 돌아왔다는 뜻이겠지? 설마 성욕에 시달리는 사람이 저런 행동을 하겠어? 괜찮을 거야...신경 쓰지 말자.’
잠시 그녀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집중하던 성준은 다시 침대에 누워 그녀에 대한 걱정과 생각을 비워내고자 했다. 이대로 그녀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 밤을 지새울 수는 없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잠을 청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의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피곤함을 느끼면서 눈을 감은 그는 모든 생각을 비운 채로 잠에 빠져 들고자 했지만, 자꾸만 그녀가 신경 쓰였다. 특히나 물소리가 끊기고, 그녀가 화장실을 나왔을 때부터는 미친 듯이 심장이 쿵쾅거리며 그녀의 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태에서 잠을 자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왜 바로 방에 안 들어가지? 물 마시는 건가? 거실은 왜...’
결국, 성준은 눈을 감고 있으면서도 그녀가 내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화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바로 방으로 돌아가기보다는 거실로 이동한 듯 했다. 처음에는 그녀가 물을 마신다고 생각했지만, 정수기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한 번 그녀의 발소리가 그의 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거지? 설마...여, 여기는 왜...?’
여전히 침대에 누운 채로 성준은 그녀의 발소리에 집중했다. 신발을 신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그녀의 발소리는 들릴 듯 말 듯 굉장히 작은 소리였다. 그렇지만 양말을 신은 것도 아니었기에 맨살이 바닥과 닿으면서 만들어지는 특유의 소리가 귓가로 울려 퍼졌다.
그는 그 소리에 최대한 집중하며,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살폈다. 그런데 그녀가 향하는 방향에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발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는데, 그렇다는 뜻은 성준의 방 근처로 오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곳은 성준의 방과 성하영의 방뿐만 아니라, 현관과 매우 가까운 위치였다. 설마 그녀가 이 시간에 밖을 나가는 것일까. 성준은 숨을 죽인 채 조금 더 소리에 더욱 집중했다.
‘맨발로 밖을 나갈 리는 없는데...요즘 일교차도 커서 지금 시간이면 꽤나 쌀쌀하단 말이야...밖에 나가는 게 아니라면 어딜 가는 거지? 그것도 자위를 마치고...설마...?’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밖을 나가는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렇다면 그녀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성준은 그녀의 발걸음이 자신의 방문 앞에서 멈춰 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 어떡하지? 왜 내 방 앞에 있는 거야. 젠장...’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소리만으로도 성준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성준의 방문 앞에 서있는 중이었다. 그녀가 이 시간에 굳이 성준의 방까지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성준은 자연스럽게 조금 전에 그녀가 자위를 했음을 떠올렸다.
‘만약 누나가 은정 쌤처럼 이성을 잃었다면 어떻게 할까...하...제발...제발 그런 일만은...’
성준은 어쩌면 그녀가 아직도 성욕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위까지 마친 그녀가 굳이 성준의 방을 찾아 올 이유가 없었다. 만약 정말로 그녀가 이성을 잃은 상태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성준은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철컥
성준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사이, 드디어 그의 방문이 열렸다. 그녀는 단순히 문 앞에 서있는 게 아니라, 이제는 방문까지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누군가 안으로 들어오는 인기척이 느껴지자, 성준은 자는 척 연기를 했다. 지금은 그녀를 직접적으로 상대하기보다는 제발 그녀가 떠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누나 제발...더 이상 다가오지 마...제발...’
그렇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성하은은 계속해서 침대에 누워있는 성준을 향해 다가왔다. 천천히 한 걸음씩 성준에게 다가온 그녀는 어느새 성준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귀신이라고 소리칠만한 상황이었다.
‘뭘 하는 거지? 그냥...지켜만 보는 건가? 그런 거겠지? 그냥 자위 이후로 갑자기 내 생각이 나서 잠깐 살피려고 들어온 거겠지?’
성준에게 가까이 다가온 그녀는 아직까지 성준의 몸에 직접적으로 터치를 하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서있는 상태에서 성준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게 전부였다. 성준은 자신의 얼굴 쪽으로 뜨거운 시선이 강력하게 느껴졌지만, 끝까지 자는 척 연기를 하며 버티고 또 버텼다. 이대로 버틴다면 그녀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는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그의 믿음을 저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자는 척을 하는 성준의 얼굴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매우 조심스럽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견딜 수 있었다. 성하은은 성준에게 있어서 거의 어머니나 다를 것 없는 존재였다. 그런 존재가 밤에 그의 곁에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어색하긴 해도 그렇게까지 이상한 모습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거, 거긴 안 되는데...제발 누나...아아...’
처음에는 머리를 만지던 그녀의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성준의 귀부터 시작해서 얼굴, 목, 어깨와 팔...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성준의 주요부위들을 더듬거나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성을 잃었다는 것이 거의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엄청난 스킨십에도 성준은 끝까지 버텨냈다. 이제 그녀는 아예 침대에 걸터앉아 양손을 활용해서 성준의 몸을 더듬었다. 심지어 성준의 허벅지 안쪽마저도 툭툭 건드렸지만, 성준은 인내심을 가지고 참아냈다.
‘이 정도 했으면 됐잖아...이제 그만...누나...남동생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그렇지만 성준의 인내심에도 한계는 존재했다. 그녀의 손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극적으로 변했다. 어느새 성준이 덮고 있던 이불은 모두 침대를 벗어난 뒤였고, 그녀는 성준의 옆에 바싹 달라붙은 채로 몸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그리고 마침내 성준의 옷 안으로 그녀의 손이 들어오는 수준에 이르렀다.
상황이 거기까지 이르자, 성준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아니, 더 이상 그녀에게 몸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누나가 자신의 맨살을 만지면서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일단, 제압하는 수밖에.’
이런 상황에서 그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은 하나뿐이었다. 더 이상 버티다가는 그녀의 손이 그곳까지도 범할 가능성이 높았다. 친누나에게 차마 그곳을 내줄 수 없었던 그는 감았던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주, 준아...”
감겼던 눈이 떠지면서 성준은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성준이 일어나자, 화들짝 놀라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놀랐다.
그리고 그녀의 말과 함께 성준 역시도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가 어째서 성준을 보고 놀라는 것일까.
‘뭐지? 어떻게 된 거지? 왜 놀라는 건데?’
눈을 뜨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성준은 당연히 그녀가 완전히 이성을 잃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눈을 뜨자마자 그녀를 제압할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어떠한가. 놀라는 표정부터 이성을 잃은 것과 거리가 멀었고, 심지어 그에게 말까지 했다. 성준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 그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은 무엇일까.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던 성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 역시도 특정한 행동을 하지 못한 채 성준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떡하지? 젠장, 모르겠다. 일단, 제압하고 보자.’
당황스러운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계속 그런 상태로 있을 수 없었다. 성준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판단을 내렸다. 그녀를 제압하는 쪽으로 말이다.
“꺄아악!!”
판단을 내린 그는 바로 자신의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자신의 몸을 만지고 있는 그녀의 양팔을 낚아챈 그는 그대로 자신과 그녀의 위치를 맞바꿨다. 성준에게 팔을 붙잡힌 그녀는 순식간에 침대에 등을 대고 누워있는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바로 위에는 성준이 위치해 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팔을 붙잡은 채로 그녀가 움직이거나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비록 그녀가 지금까지 능력으로 이성을 잃은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는 누나가 무조건 이성을 잃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조금 전에 자신의 몸을 더듬은 것이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으으...자, 잠시만...준아...”
갑작스러운 성준의 행동에 그녀는 크게 당황한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성준에게 할 말이 있는지 자꾸만 손을 풀려고 했지만, 성준은 절대 그녀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미안, 누나. 누나가 지금은 성욕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 어쩔 수 없어. 이해해주길 바랄게.”
성준은 그 상태로 그녀의 팔다리를 묶어둘 생각이었다. 만약 그녀를 그냥 풀어줬다가는 유은정과 박수아의 경우처럼 이성을 잃고 성준에게 덤벼들 가능성이 있었다. 누나하고 섹스할 수는 없다던 그는 그녀를 제압한 이후에 나머지를 고민해보고자 했다.
“제발 준아! 그런 거 아니야...나 멀쩡해...아니, 멀쩡하진 않지만...이성을 잃지는 않았어! 정말이야!”
하지만 성준의 말에 그녀는 필사적으로 반항했다. 심지어 이성을 잃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성을 잃지 않았다고? 그럼 조금 전의 행동은 뭔데?”
“그게...미안해...자꾸만...몸이 달아오르고...야한 생각이 나서...”
그녀의 말이 사실일까. 성준이 그녀에게 물었다. 성준의 질문에 그녀는 얼굴을 붉힌 채로 대답했다. 차마 성준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그녀였다.
“그래서...내 방에 들어와서 자는 나를 만졌다고...?”
“미안해...나도 잘 모르겠어...그냥...너무 하고 싶어서...미칠 것 같아...지금도...아흐흑...”
그녀의 몸은 여전히 성욕으로 지배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녀는 얼굴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붉게 물든 상태였다. 더군다나 몸이 심하게 예민해졌는지, 제압과정에서 성준과의 스킨십에 신음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그리고 성준은 그제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그녀가 모든 옷을 벗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이다. 심지어 그녀는 속옷까지도 모두 벗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