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클리닉 -->
“김소영하고는 어떻게 된 거야?”
“일단, 누나하고 얘기했던 대로 제안에 응하겠다고 말했어요. 아무래도 당장 내일부터 시작할 것 같은데, 걱정이네요.”
성준이 최대한 빨리 임신 클리닉의 도움을 바란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김소영의 말에 의하면 성매매는 당장 내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성매매만큼은 큰 거부감이 들었던 성준은 김소영도 박수아와 최한결처럼 기억을 잃어주길 바랐다.
“내일부터? 으음...만약 그 전까지 클리닉에서 도움을 주지 못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데?”
“글쎄요...정말 죽어도 하기 싫은데...”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야?”
“힘들 것 같아요. 아무래도 김소영 입장에서는 첫 손님인 셈이니까, 강제로라도 시킬 것 같거든요.”
그녀 역시도 사랑하는 성준이 성매매를 하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임신 클리닉이 없이는 성매매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뭔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그래도 준이가 팔려가는 기분이라 별로야...”
“저도 성매매는 영 기분이 그러네요. 그래도 따지고 보면, 임신 클리닉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거기도 돈 받고 임신 시켜주는 거니까요. 더군다나 정부에서 인정하지 않는 불법인 것도 같고요.”
“그래도 느낌이 전혀 다르잖아.”
“그렇긴 하죠. 그래도 이번만 잘 넘어가면, 이제부턴 아무 걱정 없으니까, 어떻게든 참아내는 수밖에요.”
“하...그렇지...그러는 수밖에...”
성준은 애써 임신 클리닉에서 일을 하는 것과 성매매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둘 사이에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돈 받고 성을 이용하는 것은 같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반면에 하서윤은 아직까지 성매매를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시무룩한 그녀의 표정에 성준은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위로해주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임신 클리닉에 들어가고, 능력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새로운 삶이 시작되겠죠? 앞으로 우리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겠지만, 끝까지 힘내요, 우리. 임신 클리닉에 들어가서도 전 누나랑 함께이고 싶어요.”
“나도 늘 준이랑 함께이고 싶어. 임신 클리닉에 가서도 그럴 수 있겠지?”
“당연하죠. 누나 임신하면, 책임질 사람은 저밖에 없잖아요.”
그녀의 불안한 마음은 단순히 성매매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곧 성준이 임신 클리닉에 들어가게 되면, 또 다시 혼자 남게 될 자신의 상황에 불안을 느꼈다. 과연 성준이 없이도 자신이 혼자서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성준은 그런 그녀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역시도 앞으로의 상황이 걱정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믿었고, 자신을 믿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다린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점심과 저녁식사는 당연했고,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뜨거웠다면, 오늘은 뜨겁게 타오르기 보다는 따듯하고 포근하게 서로를 감싸주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혀 몰랐다. 오늘이 임신 클리닉에 들어가기 전, 두 사람의 마지막 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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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일(일)
-다음날
“어디로 가는 건데요? 누군지는 몰라도, 장소 정도는 말해줘도 되는 거잖아요.”
“모텔이라고 말했잖아. 모텔 이름은 나도 까먹어서 몰라.”
다음날, 성준은 약속대로 성매매를 위해서 김소영과 만났다. 오후에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잠깐의 대화를 나눈 뒤, 성매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장소를 이동 중이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시내에서도 구석진 곳에 위치한 모텔이었다.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에 성매매면 꽤 돈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차나 택시도 아니고,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된다는 게 참 그러네요.”
“엄청 까탈스럽게 구네. 처음이니까 이해해줘. 이번 건만 잘 풀리면, 그 다음부턴 너도 편하게 해줄게.”
두 사람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모텔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김소영이 고른 모텔은 상당히 구석진 곳에 위치해있었지만, 겉모습만 봐서는 그리 오래된 건물은 아닌 듯 했다.
“좋아, 그러면 이제 네가 만날 사람이 누군지 말해줄게. 여기까지 왔는데, 갑자기 도망치진 않을 테니까.”
모텔 앞에 도착해서야 김소영은 성준이 상대해야 될 사람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었다. 성준은 긴장되는 표정으로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다.
‘하...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성매매라니...결국, 하게 되는구나...’
이곳에 오기 전까지 성준은 굉장히 크게 고민하고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서윤 역시도 성준의 성매매를 바라지 않았기에 그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선택은 보시다시피 그대로 직진이었다. 성매매가 싫었지만, 딱 오늘 하루만 버텨보자는 심정으로 이곳에 나온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긴장감은 상상 이상으로 심했다. 성매매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던지라, 막상 성매매를 하게 되니까, 모텔 앞에 도착하게 되니까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 혹시라도 이번 일로 또 다시 큰일을 치루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상한 사람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나이는 33살이니까, 나보다 조금 많은 편이야. 그렇다고 완전 아줌마는 아니고. 그냥 나랑 섹스할 때처럼 편하게 마음먹어도 되니까 긴장 풀고. 너무 긴장한 거 아니야?”
긴장하는 성준의 표정에 그녀가 말했다. 그렇지만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성준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녀의 말에도 성준은 속으로 길게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비밀보장은 가능한 거죠? 혹시라도 제 정체가 발각되었다가는...진짜 곤란해질 수도 있어요. 그거 하나 믿고 제안을 받아들인 거니까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것도 걱정하지마. 내가 신중에 신중을 가해서 고른 상대니까.”
도망칠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성매매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될 것이 있었으니, 바로 비밀보장이었다. 혹시라도 성매매 상대가 성준의 정체를 다른 곳에 알릴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질 수도 있었다.
“확실한 거죠?”
“그렇다니까. 내가 잘 아는 사람이야. 무려 7년이나 알고 지냈던 사람이니까,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 없어.”
성준의 걱정과 의심에 김소영이 자신 있게 말했다. 그녀는 첫 손님을 고를 때, 그 부분을 가장 중점으로 두었기에 절대 그가 걱정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자부했다.
“알았어요. 믿는 수밖에요. 그러면 바로 들어가면 되는 거예요? 어느 방으로 가면 될까요?”
“처음에는 나랑 같이 들어가야지. 나는 인사만 하고 바로 빠질게.”
그렇게 그녀와 성준은 함께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기이한 현상 때문인지,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가장 끝에 위치한 방이 바로 성준의 첫 성매매가 이루어질 장소였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일 거야. 물론, 성매매를 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일 수는 있겠지만.”
“기이한 현상이니까,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 손님을 비난할 수는 없잖아요.”
“아무튼 들어가기 전에 조금 더 소개를 해줄게. 나이는 아까 말했듯이 33살이야. 성매매까지 할 정도로 성에 굶주리고 미쳤다고 볼 수 있겠지만, 겉모습은 상상이랑 많이 다를 거야. 겉으로만 봐서는 섹스는커녕 야한 생각조차 안 하게 생겼거든. 더군다나 직업도 초등학교 교사니까.”
방 앞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바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가서 손님을 맞이하기 전에 김소영은 성준에게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그녀의 설명 중에서 성준은 특히나 손님의 직업이 인상적이라 생각되었다.
“초등학교 교사가 성매매라...신기하네요.”
“그치? 나도 처음에 이 언니 알았을 때는, 나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타입이라 생각했거든. 평소에도 엄청 조용하고, 착하니까 전혀 알 수 없었지. 그런데 이런 성격이 오히려 성욕이 많은가봐. 성과 관련해서는 어마어마하다더라고. 그거 때문에 남편하고 이혼했다는 말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얘길 여기서 해도 되는 거예요? 다 들릴 수도 있겠는데요...”
“설마...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성매매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야. 그러니까 부담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하하...네...”
그녀가 손님에 대해서 해준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다만, 오히려 그 점이 성준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 되고, 긴장이 되었다. 억지로 웃음을 보이며 긴장을 풀어보고자 했지만, 자꾸만 무거운 짐이 어깨와 발목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럼, 이제 들어가 볼까?”
“...네...”
그녀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고, 드디어 안으로 들어가 손님을 맞이할 차례였다. 많은 긴장이 되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성준은 크게 각오를 하면서 그녀를 따라 방 안으로 이동했다.
“오래 기다렸죠? 잠깐 얘기 좀 하느라...”
“아니야, 누워서 쉬고 있었는데, 뭐.”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 위에 누워서 TV를 시청하고 있는 여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김소영의 말처럼 정말로 성에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외모를 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초등학교 교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안녕하세요.”
성준이 그녀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녀 역시도 자리에서 일어나 성준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처음 뵙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이영은’이라고 해요.”
“아...네...저도 반가워요. 저는 성준이에요.”
성매매란 것이 원래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성준은 생각보다 친절하고 상냥한 그녀의 태도에 살짝 당황하고 말았다. 이런 사람과 잠시 후에 격렬한 섹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아직까지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시간은 딱 2시간이야. 2시간 동안은 둘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될 거야. 그럼, 나는 나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끝나면 연락해, 준아.”
“벌써 가려고? 확인은 시켜주고 나가야지. 이대로 우리 둘만 남으면 어색하잖아.”
김소영은 인사와 함께 바로 방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런 그녀를 이영은이 붙잡았다. 그녀는 조금 더 성준에게 대해서 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언니가 누가 보면, 이런 거 처음인 줄 알겠어. 뭐, 그래도 확인은 하고 가는 게 맞는 것 같네. 준아, 바로 보여줄 수 있지?”
그녀가 말하는 소개는 당연하게도 성준이 임신 능력자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성준에게 다가온 김소영은 바로 그에게 증명을 부탁했고, 성준은 망설임 없이 바지와 함께 팬티를 벗었다. 이곳에 들어온 이상,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는 긴장했던 것과 달리 망설임이 전혀 없었다.
성준의 바지가 내려가자, 아직은 말랑말랑한 자x가 두 여자의 시야에 들어왔다. 아직까지 그에게 아무런 성적 자극이 없었고, 긴장도 한 탓에 자x는 발기 전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떻게 확인할래요? 제가 직접 할까요?”
김소영의 물음에 이영은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자 김소영은 바로 성준의 앞에 무릎을 꿇더니, 그의 자x를 붙잡고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혀를 내밀어서 그의 귀두를 자극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