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워도 다시한번 (3) >
"야. 너..."
"응."
얼빠진 표정으로 울면서 웃고있는 채민서를 보는데, 의식의 저편 무언가가 다가온다.
이번에도 녀석은 남미 마피아 같은 표정으로 진한 시거를 문 채 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후후. 형님 복잡하게 생각할 거 뭐 있습니까? 지가 해주겠다는데. 일단 몸으로 갚으라 그러고.
닥쳐 이 새끼야. 생각은 내가 해. 좆구멍 벌렁거리면서 침 흘리지 말고 있어.
"야. 옷은 왜 벗었어?"
"괜찮다니까."
사람 눈물이 몸을 뚫고 내려와 흐를 리는 없고. 채민서 다리 사이로 흘러내리는 끈적한 액체를 보는데 얘도 지금 제정신은 아니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벗고있는 민서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
씨발 누가 일진들 얼굴마담 아니랄까봐. 몸 보소...
큰 키에 가녀린 몸을 영어로 Slender라 그러는데. 날씬하고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리키는 말로 어떤 이들에게 있어선 메이져한 이상형이 아닐까 싶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채민서가 느릿느릿 천천히 다가온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욕조에 기대어 앉자 그녀가 무릎을 꿇고 앉아 가만히 우리 똘똘이 녀석을 보았다.
형님? 여기까지 왔는데 어쩌실 겁니까?
몸이 물어보는데, 머리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이걸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
구마하 나의 선택은?
"마하야...?"
사고가 정립되기 전에, 민서가 먼저 빨갛게 충혈된 두 눈으로 올려다보며 나를 만졌다.
차가운 손이 뜨거운 곳에 닿지만 입에 넣지는 않는다.
마치 허가를 기다리듯 순종적인 자세에.
오케이 콜 씨발. 가보자.
"해."
"응."
민서는 기쁘다는 듯이 나를 입에 가져다 넣는다.
"춥. 추웁!"
이봐. 어린 날의 구마하 지금 이 광경이 믿겨지냐?
널 모욕하고 무시하고 깔보던 채민서의 주둥아리에 지금 너 혼자 살이 찢어져라 문지르던 녀석이 드나들고 있다.
"야. 목을 떠 써야지?"
"으응. 추릅 춥!! 춥!"
근데 얘 진짜 뭐지? 무슨 경험이 있어. 이건 그냥 입에 넣다 빼는 거 아닌가? 다빈이보다 못하는 거 같은데?
"민서야. 너 뭐해?"
"응? 왜... 왜?"
"...너 뭐 해봤다며?"
"응... 왜?"
"..."
"..."
"후우~"
보자. 일단 좀 침착하게 상황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너 섹스는 해봤어?"
"..."
"혹시 지금이 처음이야?"
"아. 아니야! 나... 나도..."
"너 뭐?"
"해... 해보긴 했는데..."
"언제?"
"어? 그... 그건..."
들으나 마나 뻔하지.
중학교 때 놀던 놈들이랑 어울리다가 뭐 어떻게 한번 해봤겠지.
얘가 갑자기 행동을 바꾸고 바른 청소년인척 굴게 된 것도 그런 이유가 없지않아 있을 것이다.
"맞지?"
"..."
조곤조곤 추론한 이야기를 건네주자, 정곡을 찔렸는가, 민서가 다시 우울한 표정으로 눈물을 울먹울먹 거리고 있다.
"야. 울지마."
"흑. 흐윽..."
"하지말라고 했어. 울지마. 뚝."
"응...!"
강하게 말하면 명령을 수행하듯 눈물을 삼키는 민서.
손안에 담긴 녀석만 느릿느릿 만지며 다시 슬픈 표정을 지어보이는데.
"후우... 일어나 봐."
"응?"
"일어나라고."
샤워기를 들어 온도를 맞추고 따듯한 물을 몸에 끼얹어 줬다.
"나 괘... 괜찮은데?"
"하자며? 해준다며? 근데, 니 손이 너무 차가워서 아무 느낌이 안 나."
"..."
"있어 봐. 몸이 추운 거 같으니까. 일단 추위부터 좀 풀고 보자."
민서 몸 이곳저곳 뜨거운 물을 끼얹어주며 비누칠을 해주니 애가 다시금 두 눈을 가리고 울먹이고 있다.
"흑. 마... 마하야..."
"왜?"
"미안. 정말."
"아 진짜 그만 하라고 좀."
"..."
"됐어. 사과 받았으니까, 이제 그만해. 아니면 뭐 나도 너처럼 울고불고 그러길 바래서 지금 이러는 거야? 어?"
"아... 아니! 그... 그런 건 아니고."
"후우우..."
세상 젤 짜증나고 개념 없는 년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얘도 키만 크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구나.
민서에 비하면 혜정이는 정말 성숙한 편이지.
그러고보니까.
"혜정이가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한 거야?"
"그냥. 둘이 섹파라고..."
"..."
와... 진짜 세상 놀라움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걔가 지 입으로 그래?"
"나 지민이 오빠도 알고, 혜정이 우진이랑 사겼던 것도 알고 있어."
"..."
"물론, 혜정이도 내 얘기 다 알고있고..."
여자들의 섹스토크.
언제 머리 자르러 가서 여성잡지 뒷부분 은밀한 대담 코너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사내새끼들이 친구들과 섹스 토크를 하듯, 여자들도 야한 이야기를 한다.
남자들이 주로 허세 섞인 말로 따먹었네 뭐네, 안에 했네 입에 쌌네 하는 정도면, 오히려 섹스토크에 있어 여자들의 대화가 더 은밀하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멀지 않은 친구. 그렇다고 너무 가깝진 않은 신임 있고 관심사와 취향이 같은 사람과 정보도 나누고 경험도 나눈다고 하더니 둘이 그런 관계 였구나.
"허허허. 이혜정 얘 웃기는 애네..."
"..."
난 친구들이 따져도 아니라고! 아니라고! 개새끼 소새끼 되면서 숨겼는데, 지는 여기저기 날 떠벌리고 다녀?
"나만 알어. 혜정이 다른 친구들은 걔 그런 앤 줄 몰라..."
"혜정이가 무슨 앤데?"
"어?"
"혜정이가 무슨 애냐고. 걔가 나랑 파트너 관계인게 무슨 흉이라도 돼?"
"아니. 그건 아니고... 미안..."
"너 사과 잘 한다?"
"..."
"허우우."
그런데 씻어주며 만지다보니 역시 여기저기 민서 몸에 손을 안 댈 수가 없는데.
"너 진짜 나랑 하고싶어?"
"응..."
"왜? 진짜 뭐 몸으로 갚겠다 이런 거야?"
"그런 것도 조금은 있긴 한데..."
"야. 넌 여자애가 왜 이렇게 니 몸을 함부로 대하냐?"
"..."
"그리고. 그렇게 내가 너랑 하면. 내가 뭔 씨발 나쁜 놈도 아니고."
"마... 마하야. 잠깐만 흥분하지 말고..."
"뭐. 말해."
"나 좀 만져볼래?"
채민서가 살짝 다리를 벌린다.
가만히 보다가 일단 손을 넣어 그곳을 만져 보는데.
허허. 허허허. 이건 또 무슨...
"실은 아까부터 너무 흥분돼서 미치겠어..."
"왜? 뭐 때문에?"
"그냥 몰라. 이제는 머리까지 어지러워지는 기분이야..."
"그건 너무 뜨거운 물을 많이 끼얹어서 그런 거고. 몸이 뜨거운 걸 흥분으로 착각하지는 말자."
"아니야. 그런 거랑 이건 틀려."
"..."
물을 끄고 민서의 몸을 가볍게 만져줬다.
"아아~ 아. 하아."
딱히 어디를 집중해서 자극주고 그런 것도 없었다.
정말 가랑이 사이로 손이나 슬금슬금 문질러 주는데도 촉촉한 애액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음. 으음."
"..."
그래서 민서를 천천히 욕조에 앉혀 다리를 벌렸다.
"응. 으응. 읍!"
앉아서 그곳을 입으로 핥으며 손으로 해주는데, 애가 움찔움찔 입을 손으로 가리고 큰 반응을 보여준다.
"너."
"으음. 응?"
"너 지금까지 너랑 자본 놈들 중에 이렇게까지 부드럽게 해준 놈들 없지?"
"..."
"어휴... 넌 진짜.."
"흑. 흐윽..."
"일어나. 울지말고. 몸 닦고 침대로 가자."
"응. 응!"
수건을 들어 몸을 닦아주는데, 민서가 계속 울면서 다가와 안긴다.
"흑. 으윽..."
"..."
보나마나 뻔하다.
일진이네 뭐네 담배피고 잘난 듯이 놀러다니다, 막상 그짓을 하게되니 아무 배려심 없이 힘으로 눌렸을 거다.
그래도 남친이라고 거들먹 대고 계속 섹스도 하고 그랬지만, 할 때마다 몸은 아프고 이건 아닌 듯 싶고.
그러다 어릴 적 친했던 밝은 빛을 잃지 않는 혜정이한테 상담을 했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져서 다시 채민서가 될 수 있었던 거고.
"넌 니가 입으로 해준다 해놓고, 왜 내가 널 애무해주고 있냐?"
"음... 미안..."
"야 채민서."
"응?"
"나 진짜 괜찮으니까. 이제 나한테 사과하지 마. 알겠어?"
"응..."
마음에 족쇄를 벗어 던진 듯 민서 얼굴에 또 눈물이 핑 도는 것 같다.
"그리고 울지 좀 말고. 아 왜 내가 우는 여자를 안아야 되는데."
"흑. 응. 미... 미안."
"야. 너 이런 주제에 뭘 하자고 덤벼든 거냐?"
"그... 그치만..."
채민서라고 하기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표정이 지어지고 있었다.
당돌하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던 얼굴. 그래서 더 짜증나고 가증스러워 진짜 어떤 날은 미친 척하고 주먹으로 한번 까고 싶었던 그 얼굴.
아까 입으로 해줄게 라고 했을 때 머리채 휘어잡고 볼 찢어져라 녀석을 쑤셔넣고 싶던 그 얼굴이.
지금은 너무나도 부끄럽고 또 사랑스러운 순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혜... 혜정이가 너랑 하면 너... 너무 좋다고 하기도 했었고..."
아니야. 이건 그냥 호르몬 작용이야. 아무리 예쁘고 그래도 좋아하지 말라고. 웃지 말라고! 웃으면 진짜 자존심 없는 거야!
"그리고... 너도 너무 멋있고..."
"내가 멋있어?"
"응."
"언제는 못생겼다며? 세상 모든 여자 다 떠넘기면서 타의적 일부다처제 시낄 때는 언제고?"
"아... 아니냐! 내가"
"양심 상 언제라고는 못 하겠지?"
"너... 너무해..."
"하하하! 어이고. 이걸 진짜..."
민서는 내 거칠었던 얼굴이 이 커다란 몸과 어우러지면, 잘생기진 않았지만 이제는 너무 남자답고 멋있어 졌단다.
"참. 이 말을 내가 믿어야 하는지..."
"진짜야! 너 인터넷에서 여자들이 하는 말도 다 그런 뜻이야."
"됐거든. 하던 거나 계속하자."
"그리고... 혜정이가 그 말도 했었어. 너한테 안기면 무슨 큰 나무를 안는 느낌인데, 따듯하고 또 부드럽다고..."
허허허. 허허허허 이혜정이.
오오~ 밖에선 날 그렇게 평가해주고 계신다?
"사과는 사과고. 흥분은 흥분이다? 그래서 일단 벗고 달려들었다? 너도 진짜..."
"읏! 으응! 읍!"
"그래. 결국 끝까지 니 좋을대로 나를 이용해 먹겠다?"
"아. 하아! 아... 아니 나는 그게 아니! 읍 아아 마하야!"
"좋아. 어디 한번 나를 끝까지 이용해 봐."
끝까지 손으로 흥분 시켰다. 촉촉하게 젖어있는 민서의 그곳에 손가락을 넣어 천천히 안에서부터 괴롭혀 준다.
"하아~ 앗 마... 마하야..."
부드럽게 또 강하게. 하지만 너무 깊지는 않게. 무엇보다 아프거나 다치지 않게.
그녀가 한번도 경험 못 한 자극과 미지의 경험을 알려주듯, 나도 상대가 채민서가 아닌, 내가 여자들을 대하는 마음과 배려를 그대로 담아 자극시키니.
"하윽! 읍!! 으윽!"
갑자기 민서가 허리를 막 튕기며 거기서 물을 뿜어 낸다.
어우... 나도 이론만 알고 직접 해본 적은 없는데 이게 되긴 되는구나?
"하아... 아아... 그... 그만..."
"뭘 그만해? 뭘? 내가 뭘 했는데?"
"거... 거기... 그 그러니까..."
"됐어. 이리 올라와 봐."
자세를 바꿔 민서에게 제대로 입으로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줬다.
"읍 으음. 이렇게 하는 거라고?"
"그렇지. 그냥 입에 넣었다 빼는 게 아니라 나를 완전히 감싸준다는 마음으로."
"응. 우읍~ 읍~"
"옳지 그렇지."
천천히 입으로 하는 게 숙달되자 식스틴 나인으로 바꿔 시간을 보냈다.
"음. 으음. 읍!"
민서를 애무해 주면서도, 가끔 예전이 생각나 미운 정이 느껴질 때면 그곳을 더 강하게 자극했다.
민서는 그때마다 몸을 크게 떨면서 움찔 놀라지만. 끝까지 입에서 나를 놓지는 않았다.
"..."
"흡. 흐읍 흡..."
그러면서도 무슨 기분이 드는지, 애가 또 울고 있다.
"민서야."
"응?"
"이리 와 봐."
위로 불러 자세를 맞추며 천천히 녀석을 밀어 넣었다.
이미 손으로 해준 애무에서 몇 번의 절정을 느낀 민서는 몸에 힘이 다 빠진터라 혼자선 움직일 기력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애 엉덩이를 받쳐들고 천천히 위 아래로 움직이자 민서가 움찔움찔 눈을 감았다 뜨며 전신으로 퍼지는 감각에 고개를 자꾸 흔든다.
"아퍼?"
"음. 으음... 아니. 좋아..."
"눈 뜨고 나 봐 봐."
"응."
"보라고. 빨리."
또 운다. 그러나 울지 말라고 강하게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주며 가만히 입을 맞췄다.
지금 민서의 두 눈을 보는데, 이제야말로 진정으로 이 친구가 나를 향한 반성과 미안함을 느끼는 것 같은 마음이 읽혀지고 있었다.
"용서해 줄게. 진짜로. 그러니까 이제 울지 마."
"흑... 허억! 윽. 으응..."
"이리 와. 우리 옛날은 옛날이고. 지금에 집중하자."
"응. 으음. 응! 으음!"
나를 너무나도 아프게 한 상대와 사랑의 행위를 하는게 아직은 어색하지만, 그럼에도 난 민서를 끝까지 아프게 하지 않았다.
힘으로 누르거나 강제로 자세를 바꾸지도 않고, 오히려 따뜻하게 안아주며 계속해 그녀의 몸을 기쁘게 해줬다.
"하아 하악. 마. 마하야~ 응. 으응! 응!"
어이 좆같이 생긴 청소년 구마하. 지금 채민서가 온 몸을 나한테 맡긴 채 숨이 끊어져라 신음소리를 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얘가 눈물을 그치고, 쾌감에 젖은 상기된 표정으로 날 세상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한 존재로 쳐다보고 있다고.
"마... 마하야. 나한테 욕해줘..."
"뭐?"
"빠... 빨리... 어서... 읍! 으응!"
크하하. 얘도 참 웃긴 애네. 또 그런 취향도 갖고 계시다?
좋아. 정 원한다면.
"야 이 씨발년아 좋냐? 어?"
"으응! 읍!"
"뭐냐 너? 좆같은 놈한테 깔려서 지금 이 신음소리나 천박하게 흘리고 있고."
"하아 하앙 아아앙~ 자... 잘못 했어요~♡"
어때 구마하? 이 정도면 충분히 우리 어린 날의 상처는 치유된 거 아닐까?
"야 손."
"응?"
"손 이렇게 밭치라고. 손에다 싸게."
"...그냥 안에 해도 되는데?"
"하하! 그러다 임신이라도 하면 뭐? 진짜 구마하 부인이라도 하려고?"
"그... 그럼 나야 좋지..."
"크하하하! 민서야? 와 너도 진짜 장난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