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워도 다시한번 (11) >
새벽 1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혜정이가 민서 딜도를 만져보면서 자기도 한번 써봐도 되냐는 말을 해서 분위기를 바꿨다.
"내가 쓴 건데?"
"이제와서 뭐. 어차피 얘 우리들 왔다갔다 했잖아."
"와... 혜정아 넌 어쩜 그렇게 평범한 말을 야하게 하냐?"
딜도를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혜정이가 당장은 조금 무섭다며 나한테 조금 만져달란다.
"그래. 다리 벌려 봐."
"응."
민서도 옆에서 가만히 앉아 우리 둘을 보면서 물었다.
"너네도 진짜 신기하다..."
"으음 응~ 왜? 뭐가?"
"둘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그럴 수 있어?"
혜정이가 눈을 감고 헐떡헐떡 신음 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그냥... 으응. 그냥 어쩌다보니까 이렇게 됐어..."
"뭔가 이상해."
"됐어. 이미 우리는 이상한 짓을 했어. 너도 똑같이. 나랑 혜정이만 이상한 건 아냐."
"하아~ 하아~ 마하야..."
"응?"
"빨리."
"내가 하라고?"
"아니! 그거 달라고!"
그래서 딜도를 줬더니 혜정이가 슬금슬금 자기 몸에 문지르며 말했다.
"와... 진짜 뭔가 엄청 부끄럽다..."
"마하야 너도 내가 입으로 해줄까?"
"어. 그래."
혜정이가 딜도로 자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서가 입으로 해주고 있었다.
이번에도 분위기에 압도되어 민서 입에다 사정을 했다.
"으음~."
"쟤는 아까도 그러더니 저걸 먹는다... 민서야 안 비려?"
"음. 그렇긴 한데..."
"와... 이혜정... 난 얘보다 너가 더 뭔가 믿기지가 않는데...?"
"뭐가. 음. 으응!"
새벽 2시. 불타는 밤은 언제 끝나는지 모르게 계속 되는데.
"바닥이 뜨거워... 보일러 낮춰야 되는 거 아냐?"
"그럼 춥지, 창문을 잠깐 열자. 셋이서 이러고 있으니까 나도 뜨겁네."
이제는 똘똘이 녀석도 어우 피곤하다 하는 식으로 축 늘어져 있고.
민서나 혜정이가 손으로 만져도 지친 강아지마냥 꼬무룩해져 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헤헤. 귀여워."
"그러고 보니까 마하는 포경을 안 했구나."
"안 하는 사람들도 있어."
민서가 신기한 듯 작아진 녀석을 만지며 껍질을 벗겼다 씌였다 그러고 있는데, 혜정이가 가슴에 기대누워 물었다.
"야. 구마하 너 솔직히 말해봐."
"뭘?"
"민서가 괴롭혀서 싫었던 거야? 아니면 좋아하는 앤데 놀려서 더 상처 받았던 거야?"
그 말에 민서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뭐래... 얘 계속 너 좋아하고 있었잖아..."
"오~ 역시 이혜정 남자를 잘 알어."
"뭐?"
"그치? 내 말이 맞지?"
나는 가슴에 첫사랑이 있지만, 매년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바뀌면 또 그 반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들이 하나씩 나온다고 알려줬다.
"것 봐. 그럼 그렇지..."
"뭘? 그래서 넌 우진이 좋아했냐?"
"지금 걔가 여기서 왜 나와?"
"김우진은 알고 있을까? 지 첫사랑이 이렇게 쓰리섬이나 하고 아! 아! 야 왜 때려!"
"진짜 맞을 소리만 골라서 해..."
혜정이랑 장난스레 놀고 있는데 민서가 또 혼자 뚝뚝 눈물을 흘린다.
"하하하... 민서야. 제발 부탁인데, 그만 좀 울어."
"그래. 내가 봐도 좀 지겹다..."
"아니... 그치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이제와 과거를 후회한다해도 별 수 없는 것.
무엇보다 민서가 그때 내 감정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지금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됐어. 누워 봐."
"흑. 흐윽..."
"야 내가 먼저 말했지? 다 지난 일이라고."
"그치만..."
"됐어. 나도 지금 모습에 만족해. 아무튼 누워 봐."
그러자 혜정이가 옆에 털썩 누워 멍하게 보면서 묻는다.
"또 해?"
"해야지. 얘 우는 거 봐라."
"진짜 정력도 좋다... 난 더 못해..."
"그럼. 넌 자위까지 했으니까."
"야!"
"흑 흑... 근데, 혜정아...?"
"왜? 너도 하기 싫으면 싫다고 해."
"아니. 그게 아니라. 넌 대체 혼자서 마하를 어떻게 상대하고 있었던 거야?"
"하하... 진짜 힘들지..."
"하하하! 그러니까 이혜정이 내 파트너지!"
"아 시끄럽다고."
이제는 쾌감은 와도 사정이 되질 않는다.
민서도 반응은 오지만 소리를 내지 못한다.
정액의 끝에 끝을 비워낸 뒤에야 우리는 셋이 침대에 누웠다.
"허억 허억... 아이고 죽겠네."
"야. 근데 우리 진짜 이렇게 자도 돼? 내일 아침 마윤이 오빠 오는 거 아냐?"
"아냐. 형 시간 때문에 바로 출근한다고 얘기 했었어."
"으음. 얘들아... 근데 나 너무 졸려..."
"자. 혜정이 너도 자고."
"진짜 이상하다... 이렇게 셋이 잘 거라고는..."
"이제와서 자는 거 가지고. 자. 내일 얘기하자."
"음. 근데 마하야?"
"응?"
민서는 새록새록 코를 골기 시작했고 혜정이가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 보고 있는데, 나도 눈꺼풀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어. 왜?"
"아니야. 자. 너 졸린 거 같애. 내일 얘기 해."
우리는 다음 날 정오가 넘는 시간까지 엉켜붙어 잠이 들었다.
"으음..."
"일어났어?"
"어... 몇시냐? 너 언제 일어났어?"
"나도 방금."
잠긴 목소리로 물어보니 혜정이가 먼저 일어나 속옷을 입고 있는데, 핸드폰을 펼쳐보며 낮 12시가 지났다고 해준다.
"와... 기절해서 잤네. 민서는?"
"놔둬. 어제도 걔 코 엄청 골더라."
"그래? 몰랐어."
"너도 엄청 골았어."
"골지. 야 솔직히 말하면 나도 지금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대체 어제 몇 번을 한 거지?
호나우딩요가 대단한 거구나. 쓰리섬 장난 아니네...
전날 보일러를 뜨겁게 키워놓은 덕에 옷을 벗고 잤는데도 오히려 몸에 땀을 흘리며 일어났다.
"아이고야... 바닥 뜨거운 거 봐라..."
"후우..."
"넌 왜 아침부터 한숨이냐?"
"아 미치겠네... 나 어떡하지? 집에 엄마 왔어..."
이제와 너무나도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혜정이를 보면서 얘도 참 여러 알 수 없는 매력이 있구나 싶었다.
"뭘 어떡해? 옷 입고 가면 되지."
"저렇게 입고 어디갔다 왔냐면 뭐라고 하라고?"
"흠."
혜정이가 침대 맡에 벗어둔 옷가지들을 가리키며 한숨을 쉰다.
전날 투피스 정장 비스무리하게 입고 나왔는데 평상시 친구들 만날 때 입고 가는 옷들이 아니란다.
무엇보다 옷에 정액이 묻어 쉽게 움직이기 곤란한 상황이었다.
둘이 떠들다 보니 민서도 일어나 부스스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시계를 보더니 뒤늦게 부랴부랴 거울을 보며 이것저것 처치 곤란한 흔적들에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으음..."
"너는 왜?"
"마하야 어제 좋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막 몸에다 해놓으면 어떡해..."
민서가 목이나 가슴 곳곳에 남아있는 키스마크를 보며 속상하단 표정을 지었다.
입고 온 원피스로 가릴 수 없는 곳들에 있는 흔적은 엄마가 보면 바로 눈치 챌 거란다.
"야. 너 거기만 있는 거 아냐. 여기 팔에도 있어."
"진짜? 어디?"
"여기."
"으음. 아 마하야... 이런 덴 딱 걸리잖아..."
"쟤는 진짜 사람 몸에 이런 거 남기는 거 좋아해..."
뭐야? 왜 갑자기 나만 이상한 도착증이 있는 사람 취급을 받아야 돼?
"야. 넌 개목걸이 가져오고, 넌 어제 니 친구 딜도로 하지 않았어?"
"..."
"꼭 그걸 그렇게 따져야 돼?"
"하하하하~ 진짜 니네들."
아니. 둘이서 좋다고 물고 빨 땐 언제고 지금와서 나한테만 뭐라고 그래.
아무튼 두 사람 다 옷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해결책을 찾아보는데.
"좋아. 그럼. 옷사러 가자."
"쇼핑?"
"어떻게? 우리 셋이?"
"어. 왜?"
"..."
"..."
혜정이와 민서가 서로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 얘랑 스타일 완전 다른데?"
"나도. 난 쇼핑할 때 누구랑 같이 안 가."
"이 마당에 그런 걸 따져? 너네 지금 입고 갈 옷 없다고 곤란하다며?"
혜정이가 말했다.
"난 거부. 그냥 너 옛날에 입었던 옷 있으면 그거 줘."
"응. 나도. 난 큰 옷 잘 입으니까 박스티 하나만 빌려주면 돼."
"오~ 그래놓고 나중에 옷 돌려주러 왔다면서 또 셋이서 이렇게 모이는 자리를 갖자?"
민서는 키득키득 웃고, 혜정이는 달려들어 주먹을 날린다.
"성격만 보면 얘가 일진이지..."
"그럼 맞을 소리만 골라서 하질 말든가!!"
"큭큭큭. 근데, 마하야? 넌 또 우리 이렇게 보고싶어?"
"자주는 아니어도 한번씩은 좋지 않을까?"
마침 혜정이가 안 그래도 어젯 밤 이 얘기 하려고 했다며 말을 꺼냈다.
"난 오늘로 너랑 파트너 쉽 끝낼거야."
"왜?"
"뭔가 좀 아닌 거 같애. 무섭기도 하고. 그리고 이제 졸업하고 대학가면 남자친구도 사귀고 할 건데, 음... 아니야. 이렇게는 싫어 이제."
"흠."
민서를 쳐다보니 이쪽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너 보면 좋은데 괴로워."
"흐음."
"이제 너랑 안 잘거야."
"음."
끄덕끄덕 두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그럴수 있지. 우리들 관계는 누구 한 사람이 고집한다고 될 건 아니니까.
"알았어. 그렇게 하자."
나도 대학가면 여자친구도 사귀고 할 건데, 자꾸 얘들이랑 있으면 마음이 그쪽으로 가기 어려울 것 아닌가.
민서는 다시 보기 어렵겠지만, 혜정이와는 어쨌든 친구로 계속 지낼 것이니 못 보는 것도 아니고. 깔끔하게 파트너 쉽의 끝을 합의했다.
"진짜 안 돌려줘도 돼?"
"가져가. 어차피 나 이제 커져서 옛날 옷 맞지도 않어."
"흠 그렇다면 뭐."
"마하 옷이 나한테 맞네..."
"이땐 내가 170 겨우 넘었으니까."
"..."
"야. 울지마라. 어? 이제는 진짜 위로고 뭐고 없다."
"아니. 그냥 뭔가 갑자기 훅 커진 게 신기해서."
"남자애들은 크면 금방 큰다고들 하잖아."
"그러게. 신기해."
혜정이는 후드티를 챙기고 민서는 박스티와 바지를 꺼내줬다.
두 사람이 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몇 년 전 내가 입던 옷을 애들이 입는데, 어젯 밤 셋이 함께 한 시간보다 지금의 평범한 모습이 더 어떤 커다란 상징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어때? 나 어울려? 이런 색도 괜찮지 않어?"
"나는? 이 옷이랑 나 어제 입고 온 코트랑 어떤 거 같애?"
아테네에서 돌아오던 날이 생각난다.
공항을 가득 매운 기자와 사람들 그리고 커다란 함성들.
많은 게 변하겠구나 싶었었다.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떤 날은 내가 과연 앞으로도 이런 삶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민서와의 이야기나 스키장에서 정준이 형이 해줬던 불안요소들.
그래도 지금의 나는 더이상 과거의 내가 아니니까 이겨낼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저때의 내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저 작은 옷을 입었던 자식이 지금의 내가 됐다.
좋아하던 아이와. 또 싫어하던 아이를 품을 수 있는 그런 남자가 됐다.
변한 게 아닌, 나아가고 있는 과정속에서 지나가는 풍경들이 바뀌고 있을 뿐이었다.
"마하야? 왜 그렇게 쳐다 봐?"
"어? 아니. 킁킁~ 근데 좀 오래된 냄새 나는 거 아니냐?"
"그건 어쩔 수 없지. 창고에 박아놨던 건데."
"뭐라도 먹으면 되지 않을까? 옷 냄새 그렇게 뺀다고 들었는데."
"그럼 고기 굽자."
거실에서 셋이 신나게 이별 맞이 고기를 구우며 옷에 박힌 오래된 냄새를 씻어 버렸다.
"엄마가 뭔 고기까지 먹고 왔냐고 하겠다."
"남자 먹고 왔다고 해."
"야. 미쳤어?"
"하하하! 민서 원래 이런 농담 해?"
"얘 장난 아니야..."
"장난 아닌 건 어제의 너였지..."
"허어~"
"하하하! 얘들아. 싸우지 말고 밥 먹어."
애들과 멀어지는 게 아쉽지 않냐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쩌겠어. 각자 자기 길 갈 때가 오는 거지.
"마하야. 그래서 넌 어떤 여자애 좋아해?"
"얘야 나지."
"야. 까불지 마. 나 성격 많이 따져."
"허~? 니가?"
"그래. 얜 내가 무슨 치마만 두르면 다 좋아하는 줄 알어."
민서의 질문에 가만히 생각을 해봤다.
"어떤 여자라... 글쎄다. 모르겠네. 내가 여자를 선택할 뭐가 없었던지라."
"니가 사귀자면 이제는 모든 여자애들이 다 좋다고 그럴걸?"
"에이. 그런 게 어딨어."
"왜? 너 멋있어. 진짜야."
"하하하! 민서야 너니까 그러지. 여자들 나 그렇게 안 좋아해."
혜정이도 가만히 젓가락을 빨다가 물어본다.
"왜 그렇게 생각해?"
"왜 그렇긴. 지금이야 여기저기 나오고 그러니까 그러지. 그게 얼마나 가겠냐?"
"안 그래. 너 좋아하는 애들 많어. 내가 예전부터 말해줬을건데?"
"됐어. 애쓰지 마. 지 좋아했다고 지 입으로 말해놓고선..."
"그건 팩트고."
"혜정이 말 진짜야. 우리 학교 남자애들 중에 이제 너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젤 많어."
"자자. 졸업식 며칠 안 남은 시점에 다 지난 이야기 할 거 없고."
나도 내 몸은 인정한다고 해줬다.
하지만 역시 이 얼굴이... 어떻게 해도 이 얼굴은 바뀔 수가 없는지라...
"뭔가 음. 나를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뭐래... 니가 뭔데?"
"마하야.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너도 너 아냐?"
"좀 틀려. 이게 나도 너희한테 할 말은 아닌 거 같지만..."
어쩌면 빅토리아를 만났을 때부터. 즉, 그러니까 메달을 딴 뒤부터.
"나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내가 아닌 내 명성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넌 그걸 아는 애가 아무하고나 막 그렇게 자?"
"혜정아. 마하가 그렇게 여자가 많어?"
"얘 장난 아니야. 쓰레기야. 내가 왜 이런 애랑 연애를 안 하는데..."
"어이 넌 뭔 말을 그렇게 하냐?"
엔조이라 하더라도 그때그때 나는 진심을 담아 상대방과 교감을 나눈다고 했다.
"난 그것도 사랑이라 생각해."
"..."
"..."
"아 진짜야! 왜 사람 말을 그렇게 안 믿는 눈을 하는데!!"
"진짜 뭐라고 해야 하는지..."
"마하야... 근데 그건 나도 조금은..."
"와 미치겠네. 얘는 몰라도 민서 너는 내 마음 느끼지 않았어?"
"음. 그렇긴 한데 으음..."
"됐어. 얘도 이제 너의 정체를 안 거야. 민서의 콩깍지도 그렇게 벗겨지겠지."
"허허... 야. 옷 벗어. 니네 내 옷 가져가지 마!!"
다사다난했던 고교생활도 끝이 찾아온다.
며칠 뒤 졸업장을 받으며 명실상부 사회인으로 세상에 나가게 됐다.
남들은 졸업했다고 여행이네 운전면허네 하면서 스무살을 준비하지만, 나는 바로 정준이 형과 만나 스키 훈련에 돌입했고. 대학 신입생 OT가 벌어지는 날에도 동계체전 오픈까지 일주일은 남기고 훈련에 열중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후우. 형 어떠세요?"
"이 자식... 넌 어떻게 탈 때마다 실력이 바로바로 늘 수 있냐?"
"다 훌륭하신 형님 덕분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정말 스키 타길 잘 한 거 같다.
겨울에도 운동을 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그렇게 몸을 단련하며 내 안의 내공과 공력이 전보다 더 숙달되어 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혜정이 민서와 뜨거운 밤을 보내며 나도 모르는 가운데 내공에 어떤 음양조화가 벌어졌는지 신기한 능력을 하나 얻게 됐는데.
"정준이 형."
"응? 왜?"
"저 분 잘 타는 사람이죠?"
"오~ 어떻게 바로 알아보네? 쟤가 지 지난 해 동계체전 대회전 부분 우승자야."
"역시. 분위기가 다르네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는 거냐?"
형이 가진 능력. 바로 사람의 기를 볼 수 있는 힘.
이제는 강자와 약자를 알아볼 수 있다.
충만한 내공을 가진 사람은 진짜로 몸에서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구나.
이 세상엔 내가 아는 것 보다 더 뛰어난 강자들이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