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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로 가버렷-134화 (134/401)

< 보물을 알아보는 눈 (7) >

구름 위의 섹스를 마치고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누워있었다.

멍하게 한참을 수빈이를 보고 있자 그녀가 묻는다.

"왜?"

"아니 그냥. 예뻐서..."

"아하하~~ 근데 자기야 왜 이렇게 잘해?"

"뭘 또 그런 걸 얘기해..."

"나 아까 너무 좋아서 눈물 흘린 거 봤어?"

"하하."

마음 같아선 더 하고 싶었지만, 중간중간 들리는 발소리도 그렇고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게 많아서 참는 중이다.

무엇보다 여자친구라... 눈앞에 있는 사람이 진짜 내 여자친구라...

그게 정말 뭐랄까.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아야? 왜?"

갑자기 수빈이가 몸을 꼬집는 바람에 그녀가 거짓이 아닌 현실임을 알았다.

"너 솔직히 말해. 여자들 많이 만났지?"

"많이 안 만났어."

"근데 나이도 어린 게 왜 이렇게 잘하냐고?"

"말했잖아. 난 존중어린 사랑을 하는 편이라"

"말하는 거 봐. 무슨 아저씨도 아니고 스무 살이..."

"그러는 자기야말로 클럽 다녔으면서. 남자 많이 만났을 거 아냐."

"흠."

불리한 대화는 피하는가 다가와 꼭 안기며 말을 바꾼다.

"이제는 나만 봐야 돼."

"당연하지. 근데 아까 누구 지나가는 거 같았는데. 괜찮을까 모르겠네..."

"괜찮아. 괜찮아."

"안에다 한 것도 걱정되고..."

"걱정 마. 약 먹으면 되니까."

"허허... 그런 방법도 있구나."

"자기야. 왜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었어?"

"뭐? 내가 어떻게 바꼈는데?"

"아까는 막 거칠게 그러더니 지금은 안절부절거려."

"아니 그거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잖아."

"진짜 모르겠어. 이 사람은 다정한지 거친지. 남자다운 건지 패기가 없는 건지."

가슴에 머릴 폭 기대며 그러니, 섹스를 마치고 나누는 무미건조한 대화도 연인 간의 시간이되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랑을 나누고 상대를 이렇게 따뜻하게 안고 있는 것도 처음인 것 같았다.

정말 신기한 게 뭔지 아는가?

세 번의 만남에 섹스까지 했는데, 난 오늘와서야 그녀가 나보다 두 살 많은 84년 쥐띠라는 걸 알았다.

"그럼 03학번이야?"

"응. 두 번 휴학해서 현재 2학년."

"신촌 오면서 가졌던 목표가 이대생 만나는 거였는데. 꿈을 이뤘네."

"후후후. 많은 이들이 그런 허황된 꿈을 안고 있지."

"뭐야. 이대도 그런 생각하는 거 아냐?"

"우리 학교 애들은 서울대 만나. 연대 상대 안 해."

"아이고 죄송해라... 어이고 한심한 연대생이 감히 어디 위대한 이대에게..."

"후후후 자기는 달라. 자기는 구마하니까."

"내가 뭐라고. 나야말로 연대는 커녕 대학생 될 자격도 없는 놈인지."

"무슨 소리야 자기야말로 서울대 애들보다 낫지."

"와... 좋다."

"응? 뭐가?"

"여자친구가 이런 이야기 해주니까 자존감 생기는 거 같애."

"아하하! 자기도 그런 거 따져?"

"그럼. 나 보기보다 되게 연약한 존재야."

"어이구 그랬어요? 앞으로 누나가 이뻐해줄게."

"야. 한수빈. 누나라고 하지마라."

"너 아까도 그러더니 은근 이런 거에 성격 부린다?"

어느새 옷도 다 입고 흘렸던 정액이나 사랑의 흔적들도 정리가 됐다.

"아 진짜 자리로 돌아가기 싫다..."

"후후후. 가지 마. 여기 있어. 도착할 때까지 나랑 있자."

"어떻게 그래. 자던 사람들도 일어나 나 찾고 있을 거야."

최대한 밍기적거리며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감독님도 그렇고 친구들도 있어서 가봐야겠다고 해줬다.

"그럼 다들 여기로 오라고 해. 좌석 많잖아. 자기네 팀원 몇 명인데?"

"하하... 어떻게 그래..."

"뭐 어때. 내 껀데."

"어우야... 이제는 내 주변사람들까지 자기사유화를 해?"

"아니. 이 비행기가 우리 꺼라고."

"..."

눈을 껌벅껌벅 방금 그녀가 한 말을 되내여 봤다.

"어?"

"자기야. 우리 아빠 한권석이야."

"..."

한권석 한동그룹 회장.

대통령의 숨겨진 흑막의 외손녀가 아닌 그냥 재벌집 딸이었구나...

어이구야 심플하네...

* * *

"응. 잘 도착했지. 감독님이랑 다 들어가셨고. 알았어 내일 봐."

여행을 마치고 마포 집에 도착. 샤워를 끝내고 잠깐 형과 통화 한 뒤 인터넷을 켰다.

여기저기 보내 준 축하 인사에 답장하기보다, 먼저 궁금한 게 있었다.

"우와."

한동그룹.

시내버스로 시작해 고속, 화물, 항만을 거쳐. 건설, 호텔, 금융, 화학까지 영역을 넓히고, 2000년대에 들어선 항공사를 인수. 이제 하늘을 넘보는 명실상부 재벌가.

이런 집 딸이니 돈을 그렇게 막 쓰지. 그나저나 어디가서 교통비 나갈 일은 없겠구나.

"와... 방송국 국회의원은 잽도 안 되는구만..."

이런 사람이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오라면 버리고 와야지.

주말에 애들 데리고 운동가라면 가야지. 운동이 뭐야? 장인 모시고 골프장 가서 카트 끌고 그래야 되는 거 아냐?

생각난 김에 수빈이 아버지 한권석 회장님도 검색해보았다.

그냥 아저씨같다. 생각보단 키도 작고 대기업 회장 같은 포스는 잘 모르겠다. S그룹 회장님은 레슬링 선수 출신이라 목도 굵고 체구가 있으셨는데.

"마코토 여사라..."

특이점이라 해야하나? 어머니가 일본 분이신데, 한국 일본 결혼을 혼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알면 알수록 수빈이는 특이한 부분들이

"있다고 하자니. 나야말로 차원을 넘어온 놈이 뭐라냐."

그냥 있는 집 딸이구나. 주변에서 흔히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예쁘고 돈 많은 그런 사람일 뿐이야. 다를 거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수빈이도 검색해봤는데, 사진이나 기사 한 줄 나오는 것이 없다. 그냥 한 회장과 마코토 여사 사이에 장녀가 있다는 내용만 나온다.

"흑막같은 존재는 맞네. 어찌됐든 드러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내 여자친구였다.

세상은 몰라도 나는 안다.

서로 좋아하고 물고 빨고 넣고 싸고 난리를 부렸다.

비행기에서 나올 때도 보니까 승무원 누나들이 슥 쳐다보는데, 나라는 거 아는 거 같기도 하고...

허허허. 이거 참... 생각할수록 대중교통에서 뭔 짓을 한 건지... 역시 사랑은 위대한 것이다.

이거 BMW가 아니라 진짜 페라리라도 끌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흠.

마침 수빈이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뭐해? 잘 도착했어?"

"응. 씻고 지금 그냥 앉아서 기사 보는 중."

"자기야. 그런 거 보지말고 빨리 쉬어."

자기야. 하하하! 자기야라? 우와 진짜 여자친구 같은데? 아 진짜 여자친구 맞지.

"자기는 뭐해?"

"나도 씻고, 지금 침대에 누워있어."

"쉬고 있구나."

"응. 은근 피곤하네."

"여행이 피곤하지."

소파로 넘어오며 통화를 이어갔다.

여자친구와 나누는 통화라니까 괜히 뭔가 더 설레는 거 같다.

"축하 파티 같은 거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 그냥 혼자 있어."

"어? 자기 혼자 있어?"

"응. 나 대학 오면서 마포에서 자취 시작했잖아."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게 진짜 많이 없긴 했구나."

"하하하! 이제 알았어?"

섹스만 원하던 그녀가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도 그녀에 대해서 많은 것을 물어보고 있었다.

"연희동이 아니라 청담에 있다고?"

"응. 나도 작년에 이쪽으로 혼자 넘어왔거든."

"연희동이면 우리 학교랑 가깝잖아? 이대도 그렇고."

"가깝지. 가끔 집에 가."

"집에서 학교 다니지 뭐 하러 그 비싼 동네를 가있어 돈 아깝게."

"아하하~ 여기도 우리 집이야. 돈 나갈 일 없어. 나도 스무살 넘으면서 독립하고 싶었거든."

"오~ 청담에 집이라. 그래서 클럽을 그렇게."

"..."

"끊겼나? 갑자기 말이 없지?"

"자기는 내가 클럽 가는 게 싫어?"

"글쎄? 싫지 않을까? 어쨌든 클럽이라는 게 의미가 아무래도."

"알았어. 그럼 안 갈게."

"허허. 뭘 또 그렇게 바로바로"

"말 잘 들어야 이쁨 받지. 그치?"

"비행기에서 내가 그렇게 실수 한 건가?"

"갑자기 입을 틀어막길래 솔직히 조금 놀라고 무서웠어... 아 얘가 그래도 남자는 남자구나 하면서."

"오해하지 마. 나 여자 그렇게 힘으로 대하는 놈 아니야."

"나도. 나한테 그렇게 대한 사람은 처음이었어."

"하하하..."

순간적으로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던 게 수빈이한테 꽤 놀란 경험이었나 은근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나는 것 같다.

다정다감한 대화로 주제를 바꿔봤다.

"몸은 좀 어때?"

"어? 나?"

"응. 좁은데서 했는데 힘들지 않았어?"

"으음. 음. 그런 건 없어. 자기는?"

"난 언제든 튼튼하지."

"걱정해주니까 좋다..."

"별 걸 다 좋아한다. 곱게 자라신 분이."

"찾아봤구나."

"응. 근데 뭐 없네. 자기는 일부러 기사나 이런 걸 안 내는 거야?"

"그치. 내가 경영에 관련될 것도 아니고. 나올 이유 없으니까."

"그렇구나. 그런 것도 있구나. 으음."

"자기야?"

"응?"

"우리 엄마 안 궁금해?"

일본인 어머니. 호기심은 생겨도, 아까도 생각했지만 나는 차원을 넘어왔는데.

"일본 분이라는 건 봤어."

"..."

"자기도 일본 말 해?"

"조금은. 어릴 땐 외갓집을 자주 갔어서."

"이야~ 좋다."

"...뭐가 좋아?"

"일본 가면 가이드 있는 거잖아."

"언제 일본 가?"

"아니. 그냥 같이 여행도 갈 수 있고."

"아..."

"나랑 여행 가기 싫어?"

"맞다. 우리 이제 그런 거 해도 되는구나."

겸사겸사 물어보았다.

"자기야. 혹시 내가 처음 사귀는 남자친구야?"

"아니야. 연애는 해봤는데, 같이 여행 가거나 한 적이 없어."

"왜?"

"그냥. 그렇게까지 오래 사귈 애들이 없었거든."

어? 이건 뭔가 나랑 좀 비슷한 듯.

"흠. 멋진 사람들 만났을 거 같은데...?"

"겉모습은 그랬지. 그런데 하나같이 만나고 나니까 매력이 뚝 떨어지더라고."

"아이고 이거 내 수명은 어디까지 이어질래나..."

"자기는 달라. 지금도 자기는 우리 집을 보면서도 엄마에 관해서 물어보지 않았잖아."

"하하하! 뭐야? 나 심사받고 있었던 거야?"

"심사는 아니고. 나도 보기와 다르게 많은 일 겪어 본 사람이라."

"으음."

대화의 맥락을 유추해보면 집안이 드러나길 싫어하는 거 같다. 좋다. 딱 좋다.

"이야~ 잘 됐다. 서로 귀찮게 집안 내력 떠들지 않아도 되고. 나도 그런 이야기 하는 거 싫어하는데."

"자기는 왜?"

"왜가 어딨어. 나야말로 부모 없이 형이랑 고생고생하며 자란 거 뭐 재밌다고 떠들어..."

"..."

그녀만 집안 이야기를 꺼리는 게 아니다. 나도 그런 부분을 밝히는데 있어 부담감이 있다.

우리 형이나 주변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차원을 넘어온 진실을 가리기 위해 탈북자니 뭐니 하는 이야기가 가끔은 짜증난다고.

"자기야..."

"어. 말해."

"나 정말 자기가 너무 좋은데 어떡하지...?"

"하하하! 크하하하!"

"왜 웃어. 웃지 마... 나 이런 말 쉽게 하는 사람 아니란 말이야."

"그랬어? 그건 또 처음 알았네."

"나랑 있으면서 내 배경에 관심 안 가진 건 자기가 처음인 거 알어?"

"배경을 뭐하러 따져. 사람이 중요하지."

"...자기 진짜 멋있다."

"수빈아."

"응?"

"나도 너 좋아."

"사랑한다고 해주면 안돼? 아까 그랬었잖아."

"아 그럼 물론이지. 사랑하지."

"거짓말. 진심이 하나도 안 들어가 있어..."

"크하하하! 목소리 바뀌는 거 봐라. 무서워. 왜 이렇게 기분이 막 바뀌는 건데?"

"음... 내가 좀 그런 건 있어. 내 기분 따라 움직이는 거."

"너만 그런 거 아냐. 여자들 다 그런 거 있어."

"..."

그러자 이번엔 수빈이가 장난이 아닌 진짜 정색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

"어이고야. 또 뭐지?"

"무슨 여자?"

"..."

"지금 전 여친 이런 애들이랑 나를 비교하는 거야?"

"하하..."

살 떨려라. 순간 순간 날카롭게 찌르고 들어오냐. 주도권은 커녕 까딱하단 목에 칼침 맞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

"한수빈. 진정하고. 그냥 말하다 보면 흘러나오는 대화라는 게 있으니까."

"주의해. 내 앞에서 다른 여자 이야기 꺼내기만 하면"

"하면 뭐?"

"...뭐?"

"하면 어쩔 건데."

"..."

그러나 이런 수빈이니까 더 주늑 들어선 안 된다.

"자기가 비행기에서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었지?"

"응..."

"예전에 짧게 만났던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해줬어."

지금 우리의 만남은 연습이다.

우리는 사랑을 찾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난 그 말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거든."

"..."

"너도 너의 과거가 있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그런 시간을 거쳐 지금 이렇게 통화를 하고 있고."

"그래도 자기 입에서 다른 여자 이야기 듣기 싫어..."

"그래. 그건 내가 조심할게."

"정말? 내 말대로 해주는 거야?"

"그럼. 당연하지. 내 여자친구가 우선이지 지나간 사람들 뭐 중요하다고."

"..."

"대신 너도 마찬가지야. 나 누구랑 비교하면 안돼. 그럼 나도 똑같이 화낼 거야."

"응!"

연상인데도 뭔가 동생을 보는 것 같다.

나야말로 이 사람을 대하면서 도무지 종잡기가 어려운 기분이다.

하긴, 여자친구로는 두 번째니까. 내가 여자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나 여자 잘 몰라. 사귄 여자들 몇 명 없어."

"거짓말 하지 마! 이게 진짜 가만히 듣자 듣자 하니까."

"진짜야! 딱 정식으로 애인이다. 나랑 사겼었다. 이렇게 말 할 사람은 한 명밖에 없어."

"정말?"

"그래. 그 친구도 올림픽 나가기 전 정말 짧게 두 달? 그 정도 연애 한 게 전부고."

"그게 무슨 연애야. 친구지."

수빈이도 만족한다는 듯 말해준다.

"그럼 제대로 사귀는 여자친구는 내가 처음인 거네 그치? 맞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줘야겠지.

"뭐 그런 식이지."

"후후. 자기는 내 꺼야. 아무도 안 줘."

"난 누구의 것도 아니야."

"..."

"너가 내 꺼야."

"후후후. 그래 두고 봐."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걸까?

다빈이와 쫄래쫄래 손잡고 다니던 그런 연애 말고 스무 살 성인의 연애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수빈아."

"응?"

"나 데이트 하고 싶어."

"그래 좋아! 어디 갈 건데?"

어느 정도는 주도권을 줘봐야겠다.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게 너무 없었다.

"모르겠어. 운동만 하느라 나 뭐 해본 게 하나도 없어."

"운동 그렇게 오래 한 것도 아니잖아?"

"운동 전에는 그냥 집에만 있었어."

"집에선 뭐했는데?"

"뭐하긴 뭐해. 야동이나 보고 게임이나 하고. 평범한 청소년이었지."

"하하하! 그게 뭐야 찌질하게!"

"한수빈. 이거 말 실수다. 대한민국 절대 다수의 남학생 일상은 다 그래."

"몰라. 그런 인간들한테 내가 관심 가질 일 없어."

사랑스런 외모에서 나온다고는 믿기지 않는 과격한 말투.

최다빈이 주변을 보지 않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자기 중심적인 성격.

적어도 다빈이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있어 '그런 인간들'이란 말을 쓰진 않았다.

수빈이는 확실히 내가 아는 그 어떤 누구와도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쉽게말해 주변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난 자기만 좋아."

"고마워."

그녀와의 연애가 부디 내가 바라는 사랑으로 이어지기를.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태연한 척 통화를 하면서 저 멀리 반짝이는 여의도 풍경을 보며 빌고 또 빌었다.

"다음엔 밖에서 볼까?"

"응.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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