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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로 가버렷-170화 (170/401)

< 승자와 패자 (9) >

무슨 싸움? 이건 또 뭔 개소리야...?

"큭큭큭! 쿨럭. 어이 구마하? 그렇게 걔가 좋냐?"

"뭐라고...?"

"니가 그러니까 수빈이가 미치는 거 아냐 이 새끼야."

"이 씨발놈이 뒤질라고!!"

이도형에게 달려드는데 태윤이와 승우 형이 말렸다.

"어우 힘이 무슨!!"

"야. 마하야! 제발!!"

두 사람이 붙어도 난 이도형의 멱살을 잡을 수 있었다.

"하하하! 그래 쳐. 빨리 쳐 봐..."

"하지 마 병신아! 건드리면 너만 손해라고!"

"이 씨발 이딴 새끼가 살아있는 게 지구의 손해야!!"

"마하야!! 그만 해! 이도형 때려봐야 저 새끼 생각대로 되는 거야!!"

"형은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에요!!"

"야! 지금 사람들이 다 보고 있잖아!!"

승우 형이 주변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싸우면 국가대표인 너가 사람을 때린 게 된다."

"..."

"그게 저 새끼가 원하는 거라고!"

"......"

뭔데 대체? 갑자기 왜 주변에 미친 놈들이 들끓는 건데.

젠장 국가대표는 성질도 못 부리는 거냐고!

"너 뭐야... 뭐하는 짓이야."

"하하. 안 때리냐? 치라니까?"

"이 새끼가..."

"듣지 마. 마하야. 저 자식은 지금 너랑 한수빈이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어."

"......"

"아 씨. 괜히 반갑다고 주절거렸더니..."

승우 형이 말했다.

"모든 건 다 저 새끼가 짜놓은 각본이다. 여기서 멈춰야 돼. 말리면 안돼."

"후우. 후우우..."

태윤이 친구 기석이도 한쪽에 차를 세우고 다가왔다.

"어. 어어..."

"태윤아. 기석이랑 혜정이 좀 집으로 옮겨주라. 차 키에 집 열쇠 붙어있어."

"너는...?"

"부탁하자. 그리고 혹시나. 쟤 눈 떠서 이상한 소리하면 바로 경찰 불러서 이 새끼 신고하고."

"알았어. 이 씨발 년. 아우! 좆같이 생긴 새끼. 넌 내가 안 말렸으면 마하한테 맞아 뒤졌어. 알어?"

"후후. 어린 새끼가."

"지랄. 형 같지도 않은 인간이..."

태윤이와 기석이가 음냐음냐 거리며 인사불성이 된 혜정이를 업고 집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이도형에게 물었다.

"말해. 쟤 왜 저래?"

"애가 술이 약하네. 와인 한병에 쓰러지다니."

"어이 이도형."

"후후후. 구마하. 걱정마라. 나도 내가 좋아하는 상대한테 선은 지킨다."

이런 상황에서 이딴 새끼가 하는 말이 나의 불안을 달래준다는 게 너무 싫었다.

"니가 혜정이를 왜 좋아하는데."

"너랑 똑같지. 예쁘고 잘 웃고. 대화가 잘 통하고."

"..."

"아. 진짜 사귀고 싶었는데... 후후후."

"이 미친 새끼가!"

쓰러진 인간의 멱살을 다시 잡아 일으켜 세웠다.

"아. 이 자식! 말로 하라니까!!"

"하하. 어이고. 힘도 좋아. 옷 찢어진 거 같은데?"

"너 잘 들어. 아직 내가 한 말은 유효하다. 만약 혜정이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던 게 밝혀진다면!"

"수빈이한테 물어봐라."

"..."

"내가 무슨 짓을 했다면, 그건 내가 아니라 니 여자친구한테 물어보라고."

"......"

"그러니까 이거 놔! 이 새끼야."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마하야. 형이 얘기해 줄게."

"형. 이 새끼들은 개새끼들이에요..."

"알어. 아니까."

"우리 같이 클럽 간 날. 그날도 그랬어요. 이 새끼들 여자애들 데리고!"

"후후후. 구마하. 그것도 수빈이한테 물어봐라."

"..."

"우리는 걔가 시키는대로 하는 똘마니일 뿐이야."

"......"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무서워서일까. 화가 나서일까. 아니면 슬퍼서일까.

왜인지 모르게 그냥 온몸이 마구잡이로 떨리고 있었다.

"이도형. 한수빈이 뭐라고 했든지간에 니 새끼들이 한 짓이 바뀌진 않어."

"후후. 클럽? 아~ 그날 걔네? 여자애 둘? 수빈이가 왜 그랬을 거 같냐."

당장 이도형의 이빨을 다 뽑고 아구창을 박살내 아무 말도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힘이 없어서...

"그것도 걔네가 그날 이 자식한테 친한척 했다고 그런 거 아냐."

수빈이가 왜... 대체 왜... 이 세상 누구보다 예쁘고 귀여운 한수빈이...

이도형이 내 앞에 다가와 빈정거리듯 말했다.

"와~ 이거 무서워서 살 수가 있나. 안 그래?"

"..."

"너한테 말을 걸어도 안돼. 친한 척 해도 안돼. 왜인지 아냐?"

"그만... 그만해..."

"니가 한수빈이 꺼라고. 걔는 지꺼를 누구한테도 안 줘. 부럽다 구마하. 대단한 사랑이다."

나도 알고 있었다. 수빈이가 늘 세뇌하듯 하는 말이었으니까.

넌 내꺼야...

"마하야. 헛소리다. 듣지 마."

"승우 형..."

"그리고 이도형. 한수빈 핑계 대지 마. 이 더러운 새끼들아."

"하하! 이게 핑계 같냐?"

"어린애한테 휘둘릴 정도로 니네는 다 큰 새끼들이 정의 구별이 어려워?"

"정의가 뭔데? 정의가 있어?"

"판사 아들이라는 자식이..."

"하하하! 우리 아버지 뭐? 우리 아버지는 그냥 자기 일 하시는 거야."

"..."

"..."

"법전에 쓰여져 있는 일 할 뿐이야. 정의가 무슨 상관인데."

이도형을 보며 말해줬다.

"정의는 규칙이다."

"뭐?"

"육상은 두 번의 부정출발을 하면 실격이다."

"..."

"스키도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는 순간 실격이다."

"미친 놈."

"내가 미쳤냐. 니들이 미쳤지. 이 씨발 오빠라는 인간들이. 친구라는 인간들이! 수빈이가 그런 걸 하라고 했어도 싫다고 안 된다고 했어야지!!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다그치고 혼을 냈어야지!!"

"...걔가 우리 말을 듣는 앤 줄 아냐."

"들어! 수빈이도 잘 알려주면 다 해! 다 이해 해! 오히려 수빈이는!!"

니들 같은 인간들 사이에서 외롭고 지쳐서...

그래서 작은 온기에 애가 따뜻해 하고...

뭐가 잘 못 된 줄도 모르고. 다른 방법도 모르고...

그냥 그 사람들이 좋아서 지 발로 찾아가고...

가서 부딫히고. 그리고도 다가가고... 따듯하니까... 그게 좋으니까.

"니들이 걔를 그렇게 만든거야."

"하하! 착각하지 마라. 그런 애니까 우리가 모인 거겠지."

"아니. 사람은 변해. 바뀔 수 있다. 내가 그렇게 변했으니까."

또 한 번 이도형의 멱살을 거머쥐었다.

이번엔 승우 형도 말리지 않았다.

"잘 들어. 니 새끼들이 아무리 돈이 많고 힘이 있고.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도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후후후. 니 주변 사람들인가?"

"그냥 다!! 전부 다! 그 사람 주변에 누가 있는 없든 사람이라면! 다!!"

녀석한테 침을 튀기며 큰 소리로 외쳤다.

"..."

"축구도 몸 싸움이 과하면 파울을 불어! 복싱도 주먹 외 다른 부위를 쓰면 반칙이 된다! 어떤 스포츠도 남을 건드리면 경고를 받는다! 근데 왜 씨발!!"

그때 주변에서 구경하던 주민들이 말했다.

"마하 씨! 그냥 한 대 때려버려요!"

"네?"

"뭔진 몰라도. 아주 나쁜 새낀 거 같은데. 한 대 쳐버려!"

동네 아주머니들이나 산책 나온 아저씨 같은 분들이 말했다.

"그래 패버려! 우리가 못 본 척해줄 테니까."

"구마하가 이렇게 화낼 정도면 분명 뭔가 개짓거릴 했겠지!"

"비리비리하게 생겨서. 입고 다니는 꼬락서니 하며, 딱 간사한 짓거리 하게 생겼어."

젠장. 이런 짓에서도 응원을 받는단 말인가... 그게 국가대푠가...

그래도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주니 조금 위로가 된다.

승우 형도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마하야. 너나 한수빈한테 아까 그 친구가 중요한 인물이란 걸 알고 이 새끼가 수작을 부린 거야."

"형..."

"니네 오기 전에 대충 무슨 상황인지 들었어. 학교에서 바로 와서 내가 젤 먼저 도착해 있었거든."

다시 이도형에게 집중한다.

그도 주변을 보고 있었다.

아직도 몇 몇 어른들이 가시지 않고 그를 경멸하듯 노려보고 있었다.

"...말 해. 뭐야. 왜 이런 짓을 했어."

"..."

"말하라고 새끼야! 진짜 줘 패버리기 전에!"

"젠장. 사람 속은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이웃들의 시선을 피해 아파트 놀이터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 태윤이한테 전화가 들어왔다.

"어. 혜정이 그냥 잔다고...?"

"응. 저기... 뭔가 그런 우리가 걱정하는 일은 없었던 거 같애."

"..."

"애 옷도 말끔하고. 봤을 때도 그냥 술 취해서 잠든 거 같거든. 얘 우리랑 있을 때도 보면 맥주 한 두 잔 먹고 술 입에 안 대잖아."

"그래..."

"넌 좀 어떠냐? 아까 밑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거 같던데."

"놀이터에 있어... 혜정이 자면 놔두고 기석이랑 둘이 내려와."

"어."

잠시 뒤 태윤이와 오늘 처음 만난 기석이 친구도 놀이터로 왔다.

이도형은 멍하니 벤치에 앉아 담배만 피고 있었다.

태윤이가 이도형을 보자마자 극딜을 한다.

"저게 니가 아까 차에서 말한 그 서울대 씹쌔끼냐?"

"후후후. 어린 새끼들이..."

"내가 이래서 서울대를 안 갔지. 저런 인간 될까 봐."

"하하. 그렇게 말하는 친구는 공부 좀 하는가?"

"응. 나 우리 학교 장학금 받고 왔거든."

"훗... 지방대나 다니고 있을 놈이."

"맞어. 성대 수원. 지방대네."

"..."

"그렇게 잘난 인간은 대체 서울대서 뭘 배웠길래 이런 짓이나 하나?"

"후우..."

승우 형이 태윤이를 말리며 말했다.

"마하 친구 같은데, 잠깐 빠져주자."

"네. 혹시 마하 선배세요?"

"그냥 학교 친한 형이야."

"오오~ 연대. 역시 연대죠. 스카이라고 하면 안돼. 이크 라고 해야지. 이크 애크. 한국적이고 좋잖아."

기석이까지 태윤이를 말리며 뒤로 물러난다.

"...니 주변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는구나."

"도형이 형. 왜 그랬어요..."

"이제와서 형은 무슨... 집어쳐."

"불쌍해서 불러주고 싶어요."

"..."

"태윤이 말대로 머리 좋고 인물 좋은 사람이 왜 그러고 다녔어요...?"

"후우... 혜정이가 그러는데, 니가 젤 십년 동안 좋아했다며."

"..."

"술 먹고 말했어. 아마 쟨 기억도 못 할 거야."

"그래서요.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그 얘길 꺼내는 건데요."

"나도 그랬다..."

"뭘요...?"

"나도 수빈이를 딱 십년 동안 좋아했었어..."

우리의 차이점이 있다면, 내가 혜정이를 8살부터 18까지 바라봤다면, 이도형은 수빈이를 17부터 27까지 지켜봐왔다.

나는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 있었고, 그는 이미 계산할 줄 아는 어른의 마음이 있었다.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었어... 좋아하니까... 그뿐이야."

"..."

"수빈이가 싫다는 거. 귀찮다는 거. 보기 싫다거나 짜증난다는 거. 그거 옆에서 하나 둘 따라다니면서 해주다보니..."

아버지의 위치가 바뀌기 시작하더란다.

지방법원에서 고등법원으로. 부장판사에서 마지막은 대법관까지...

"그게... 좋았습니까?"

"..."

"형 인생이 바뀌는 거 아니잖아요. 부모가 잘 나간다고 내 인생이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바뀌는 거 같았다. 우리도 그렇게 믿고 있었고."

"난 내가 나를 바꿨습니다. 꼭 혜정이가 아니어도 누구한테라도 사랑받고 싶어서. 이 씨발!"

"그래서 나도 니네들 잘 지내는 거 보면서 수빈이랑 연락 끊었어..."

"후우..."

"마하야."

"왜요..."

"우리가 수빈이를 말리고 다그쳤어야 했다고?"

"당연하지!!"

"안돼. 못 해. 우리는 걔 말을 거역할 수 없어..."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합니까? 쪽팔리지도 않아요? 좆은 왜 달고 다니는데! 생긴 건 좆같이 생겨가지고!"

"미친 놈. 국가대표라는 새끼가 말하는 거 하고는..."

그녀의 웃음과 돈은 힘이자 권력이다.

그들은 힘에 길들어져 있는 인물들이었다.

"너밖에 없다."

"내가 뭐요..."

"수빈이가 너한테 지 얘기 해?"

"많이 했죠..."

"그래. 나도 쭉 지켜봐서 알어. 지금까지 걔를 거기까지 몰아간 것도. 수빈이가 진심으로 누구한테 반해서 자기 이야기를 한 것도."

이도형이 우리 집 아파트를 올려다 보았다.

"저렇게 절박하게 너를 잃을까 두려워 한 것도 다 처음이야..."

"..."

"수빈이를 정신차리게 하려면 하려면 니가 해라. 우리는 못 해."

"부모가 있잖아요."

"회장님? 못 해. 여사님? 안돼. 한수빈은 누구도 말릴 수가 없어."

"부모는 왜요...? 말 그대로 부몬데?"

"두 분 다 자식한테 미안한 게 많으니까."

그가 말하길 아무리 재벌가 자식들이라 하더라도 한수빈만큼 한도없는 지출을 허락하는 집안은 없다고 말했다.

"원석이도 뭐 하나 사려면 부모님 허락 받으려고 절절 대야 돼. 오히려 부모들한테 돈은 자식을 쥐고 흔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지."

"..."

"수빈이는 돈이 무서운 줄 몰라. 마르질 않으니까. 그래서도 우리도 걔를 믿고 따르는 거고."

"후우..."

"부탁한다. 지금도 걔는 내가 혜정이를 데리고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어디서요..."

"원석이네 집에서..."

"..."

"마지막으로 이런 말 니가 믿든 말든 상관은 없는데."

이도형이 이렇게라도 혜정이를 자기가 끌고 다니지 않으면 한수빈이 진짜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걔 진짜 절벽에 몰린 거 같았어."

"하아아... 미친 진짜... 그걸 알면 도와주든가!"

"난 내가 좋아하는 애 지키느라 나설 수 없었다..."

"씨발..."

"혜정이한테 물어봐라. 내가 걔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나. 했다면 그땐 정말 너한테 묵사발이 되든 떡이 되든 감당하겠다."

"형. 앞으로 다시는 혜정이한테 연락하지 마세요. 또 나타나면 그땐 정말"

"후후. 진작 채였어."

그는 그렇게 우리들 앞에서 사라졌다.

가기 전에 승우 형한테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하길래 나중에 물어봤는데.

"네?"

"이제 자기 친구 없다고. 연락처 줄 수 있냐고 하더라."

"병신인가..."

"병신이지. 그러니까 저러고 살지. 저런 배경을 가지고. 저런 머리를 가지고."

"..."

태윤이랑 기석이도 한 마디 했다.

"오늘 처음 봤는데, 어떻게 보면 좀 딱한 인간이네."

"딱할 것도 없어. 사람은 다 자기 기준대로 사는 거니까. 저게 저 사람의 기준인 거야."

"기석아. 일단 미안하다... 귀찮은 일에 시달리게 해서."

"아니야. 그리고 걱정하지 마. 이런 거 어디 가서 안 떠들 테니까."

"그럼! 야 이 씨발 우리 락커들은 심장이 뜨겁다고! 알어!!"

태윤이는 언제 어디서든 태윤이구나.

늘 좋은 친구들을 만들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

난 왜 이런게 안 될까...

승우 형이 물어보았다.

"넌 어떻게 할래?"

"..."

"한수빈 있는 데로 갈 거야?"

"가야죠."

형에게도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태윤이와 기석이에게도 택시비를 주어 보냈다.

"그냥 버스 타고 가도 되는데."

"맞어. 그리고 난 어차피 서울 살아서. 여기서 가도 괜찮아."

"어? 기석아. 그럼 나 오늘 니네 집에서 자자."

"그래."

"...태윤아."

"응?"

"오늘 일... 애들한테."

"걱정마.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은 너야."

승우 형도 어깨를 다독여 준다.

"그래. 친구 말이 맞다. 마하야. 연애 어렵게 보지 마. 내말도 듣지말고. 그냥 니 마음 가는대로 따라가. 그럼 돼."

"네..."

"간다."

"야. 우리도 간다. 울지말고."

"아 좀 그냥 와!"

기석이가 가기 전에 다가와 키를 건네줬다.

"차 좋더라. 다음에 보자 마하야."

"어. 기석아. 가. 오늘 고마워."

혜정이는 무사히 집에서 자고있고 승우 형이나 친구들은 다들 갈 길을 갔다.

이제 연인의 시간이다.

청담동으로 차를 몰았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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