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물가의 토끼처럼 (7) >
"넌 옛날부터 가끔 체육계가 잘못되고 있다는 그런 말을 하더라."
동민이 새끼 술기운이 오르나? 왜 갑자기 감정적으로 나오지?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해야지."
"뭐가 잘못됐는데?"
"뭐하자는 건데 지금? 너도 그런 건 옛날부터 나랑 동의한다고 했었잖아."
진수, 지성이는 체고 출신이고 우리는 같은 코치님들 밑에서 성장했다.
시스템에 관해선 녀석도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동민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당시 한주 고 3학년 형들의 무자비한 기합과 구타에 시달렸던 적이 있으니까.
그랬던 녀석이 내 앞에서 말을 바꿨다.
"난 가끔 누가 날 쥐어패서라도 근성을 키워줬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
"얘들 봐 봐. 시니어 와서도 잘 하자잖아."
"하하! 야? 우리도 딱히 맞으면서 운동한 건 아니야."
"지성이 너는?"
"우리 학교야 뭐 유명하니까... 근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별로 안 맞았어요."
"진운이는 존나 맞았지?"
"진운이 형은..."
"것 봐. 진운이 지금 잘 하잖아. 800에서 마하도 이겼고. 명실상부 중거리 에이스잖아."
이 자식 갑자기 왜 이런 소리를 하지? 도통 이해가 안 가네.
진수도 지성이도 불편한 이야기에 동민이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녀석만 애써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마하야. 너 지금 연맹 때문에 그러냐?"
"뭐가...?"
"새끼야. 왜 자꾸 연맹이랑 반대로 가려고 그래."
"하는 짓이 좆같잖아."
"거기 하는 일이 원래 그런 거야."
내가 연맹을 받아들이는 건 그곳에 얽힌 사람들이 너무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라 그렇지, 연맹의 방향을 인정하고 싶진 않다.
나는 운동은 즐겁게 해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을 지키고 싶었다.
"동민아. 너 지금 진심으로 그러는 거냐?"
"그럼?"
"...원래 좆같은 걸 그냥 받아들이라고?"
"넌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지성이는 우리보다 동생이라 나서지 못하고 진수가 입을 열었다.
"야. 야. 니네 오랜만에 만나서 왜 이래."
"아니. 이 새끼 하는 말이 웃기잖아."
"내가 뭐가 웃겨 새끼야."
"유럽 슬쩍 둘러보고 와서 시스템이니 뭐니. 우리는 잘못됐느니 뭐니."
"아니 내가 슬쩍 본 게 아니라..."
"그럼 뭐? 가서 훈련이라도 같이 하고 왔어?"
"아 씨발..."
"마하야."
진수가 언질을 준다.
감정대로 맞서면 싸움밖에 더 되겠나. 나도 그냥 넘겨버리자 하는 식으로 덮어 버렸다.
"됐어. 밥이나 먹어."
"뭐? 말해 봐."
"뭘? 여기서 뭘 더 말하라고?"
"왜 니가 그런 데 관심을 가지는데?"
"관심 좀 가지면 안 돼?"
"넌 이미 메달 땄잖아."
"후우... 자 들어봐."
다 말해줬다. 이번 토리노에서도 보고 느낀 것들. 평상시 대학이든 어디든 눈에 밟히던 불편한 풍경들.
난 그 메달 하나만 보고 모두가 달려드는 현실이 싫다.
우승, 성적.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운동의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나도 결과를 위한 희생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그건 선수 개인이 짊어져야 할 짐이지 코치와 스태프 심지어 연맹까지 다 달려들 건 아닌 거 같다.
조금 감정적이지만, 나름 속뜻은 잘 풀어서 열심히 말을 했는데.
"오~ 이 새끼 누가 연대생 아니랄까봐 말 존나 잘해."
"아 씨발놈이 진짜 지금 사람 말을..."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걸 왜 이렇게 빈정거리는데."
동민이가 피식 헛웃음을 흘리며 돌아본다.
"내가 빈정거린다고?"
"그래!"
"너 방금... 메달 하나만 보고 뛴다 그랬냐?"
"새끼야.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
"메달 하나. 아~ 메달 하나... 이 씨발 니 눈엔 그 메달 하나 따려고 빌빌거리는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지?"
진수와 지성이까지 나서서 목소리를 높인다.
"동민아. 너 지금 취했냐? 갑자기 왜 그래?"
"동민이 형 그만 하세요. 왜 그래요 좋은 자리에서."
"아니. 이 새끼 말하는 거 봐 봐."
"니가 하는 말도 만만치 않어!!"
"마하 너도 그만해. 친구끼리 뭐하는 거야."
다들 몰아세우지만 녀석은 물러서지 않는다.
안되겠다. 원래 차분히 2차 3차 진행됐을 때 물어보려고 했는데 당장 얘기해야겠어.
"동민아. 너 연맹이랑 뭐 있냐?"
"...내가 연맹이랑 뭐가 있어."
"그럼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오는데. 아니, 씨발 내 입장에서 좆같은 걸 좆같다고 할 순 있는 거 아냐."
"..."
"말해 봐. 박문기가 니한테 뭐라고 했어?"
"후후후. 야 이 새끼야 회장님이 나한테 뭘 뭐라고 그래?"
"나 스키 탄다고 지랄하디? 어?!"
"미친 새끼..."
녀석이 눈앞에 놓인 술잔을 벌컥 들이마시며 말했다.
"어이 구마하. 그분 연맹 회장이야."
"근데?"
"넌 챔피언이니까 그렇게 쉽게 맞설 수 있겠지만. 우린 그분이 어려워."
"후우우... 그래서... 그래서 내가 굳이 휴가까지 내면서 가서 둘러보고 온 거 아냐..."
"뭘? 니가 뭘 봤는데?"
"방금 다 말했잖아!!"
답답해서 목소리가 커지는데, 녀석도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 씨발!! 그러니까 그게 안 되는 사람이 있다고!!!"
만약, 한상률 감독님이 없다면 나에게 가장 가까운 체육인은 처음부터 운동을 함께 했던 이녀석일 것이다.
그런 놈이 내 의견에 가장 크게 반발을 하고 나선다...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환경? 직업을 갖고 운동하는 시스템? 우리도 있어. 그게 실업팀이야!!"
"..."
"우리도 하고 있다고! 그렇다고 여기가 유럽이 될 순 없어. 알어?!!"
"동민아... 앉어. 왜 일어서서."
"아 좀 놔 봐! 어이 구마하. 이 씨발놈아. 그게 그렇게 말같이 쉬우면 니가 해보지 그러냐?!"
속상해 미치겠다...
정석이나 태윤이가 놀릴 때보다 지금이 더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다.
그래서 할 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입이 벌어지질 않는다.
"너는 결과를 냈으니까. 그 다음을 말 할 수 있겠지. 근데! 이 세상엔 아직 그 단계를 못 간 사람들이 더 많어."
"야..."
"에이 씨발!"
동민이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동민아. 야! 아 저 새끼! 어디 가?!"
진수가 따라나서고 우두커니 폭풍이 휘몰아친 빈 자리를 보며 물었다.
"지성아..."
"네... 형."
"뭐냐? 쟤 무슨 일 있지?"
"쩝..."
"말해 봐. 뭔데? 저 새끼 왜 저래?"
토리노 올림픽이 끝난 다음. 한국 대표선수단이 귀국하는 날에 육상대표팀이 소집됐단다.
휴가 없이 돌아왔다면 아마 나도 끌려갔을 그런 자리였는데. 거기에 동민이가 없었단다.
"...쟤만 뺐다고?"
"동민이 형만 빠진 건 아니고. 따져보면 못 온 사람들 몇 명 더 있긴 한데요."
너무 문제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연맹이 압박을 하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야.
나도 가게를 빠져나가 녀석을 찾아갔다.
진수가 주차장에서 애를 붙잡고 시끄럽게 다투고 있었다.
"아 좀 놓으라고!"
"이러고 어디 가는데! 그리고. 저 새끼가 일부러 너 화나라고 그런 소리 하는 것도 아니잖아!!"
"어이. 이동민."
"왜...?"
서로 한참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힘들 때 지지해주고 응워해주던 내 친구.
훈련 빡셀 때 감독님들 욕하고 대회 나가면 같이 여자애들 훔쳐보며 키득거리던 놈과 왜 이렇게 사납게 봐야 되는지...
"너 대표팀 그거 뭐야?"
"아 씨... 지성이가 말했냐...?"
이래서 선수 선발을 연맹의 재량에 맡겨선 안 된다.
선발전을 치뤘다면 애초에 불만을 가질 사람이 없을 테니까...
"내가 박문기 만나서 담판 지을게."
"뭐라고? 아 또 뭘 어쩌려고!!"
"선발전 꼭 열게 해달라고 말할 거야."
"하지마. 새끼야..."
"좆까 씨발! 그게 맞어!!"
동민이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야. 나도 니가 말하는 게 싫다는 게 아니야."
"지금 그런 걸 따지자는 게 아니라..."
"우리도 유럽같이 하면 좋지. 근데, 그런 걸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넌 팬도 있고 후원하는 기업도 있고. 광고도 찍으니까 그렇게 말 할 수 있는데."
"난 나 하나 좋자고 이러는 게 아니야. 착각하지 마."
"우리는 실업팀이 돈을 줘. 그리고 실업팀에 출전권을 주는 건 연맹이고..."
"..."
"그러니까. 제발 조용히 좀 살자... 간다."
혼자 가버리는 동민이를 붙잡지 못했다.
진수와 둘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진수야. 전지훈련 때 감독님은 누구였냐?"
"없었어. 코치님들만 몇 분 계셨지."
"근데 무슨 전지훈련을 갔다는 거야...?"
"방금 쟤 말 못 들었어? 우리는 연맹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 된다고. 오라니까 갔지. 우리라고 비시즌 기간에 굳이 움직이고 싶었겠냐."
"...너도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냐?"
"그런 말은 안 했어..."
작년 세계선수권 때 감독님과 우려 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연맹이 선수 선발을 빌미로 권력을 가지게 되는 일.
이제 선수는 실력이 아닌 연맹의 눈치를 봐야 한다.
대 사부님. 아니, 아버진 왜 이런 걸 받아들이고 계시는 건데...
* * *
"형 나 왔어..."
"어? 너 일찍 왔다?"
"누나는?"
"어제 나간 길에 집에 좀 다녀온다고."
"그럼 오늘은 우리만 있는 거네."
쉬고있는 형 옆에 철푸덕 주저 앉자, 걱정스레 물어본다.
"왜 그러냐?"
"형. 나랑 술 한 잔 더 할래?"
"그냥 말해. 뭔데?"
"...내공이 약해질 수도 있어?"
"당연하지."
내공은 완전무결한 힘이 아니란다. 정신적인 영향도 많이 받고 신체적 노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전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단다.
"그래... 그렇구나..."
"왜 그래? 니 문제는 아닌 거 같고. 누가 내공이 빠졌어?"
"...동민이가 많이 약해져 있더라고."
작년 여름 태릉이나 헬싱키 세계선수권 때. 녀석은 진수나 지성이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던 놈이 왜 이렇게 기력이 빠졌을까...
그래서 불안해하는 건가?
잘하고 있었는데...
"형. 형은 내가 금메달 따서 좋아?"
"뭐라고 해야 되는 거냐..."
"솔직하게."
"싫어할 이유는 없어."
"...난 싫다."
그러자 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쪽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아테네 육상 금메달들을 가지고 나왔다.
"그건 왜?"
"싫다며? 버려."
"그런 건 아니고..."
"난 니가 당당해지고 강해진 걸로 만족해. 이런 건 크게 의미 없어."
"거짓말."
"진짜야 인마."
오랜만에 아테네 메달들을 본다.
토리노랑은 디자인이 다르네. 하계와 동계의 차인가?
"감독님한테 대충 이야긴 들었다."
"...뭐라고 하셨어?"
"연맹이랑 갈등 있다며. 그래서도 휴가 보내고 온다고 하던데."
"맞어. 젠장. 이깟 메달이 뭐라고... 진짜 금도 아닌 거."
"마하야.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들어 봐."
무림에선 언제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도전과제가 주어졌었단다.
"형은 내가 높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
"그럼. 그러니까 니가 1등에게 수여되는 메달을 가지고 있겠지."
"..."
"갈등하고 고민하는 건 더욱 강해지기 위한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
"아 피곤하다 진짜..."
"봐 봐. 그게 이번 금메달이야?"
"어. 형 안 보여줬나?"
"어제 나갔다 왔잖아."
형이 토리노에서 받아 온 메달을 찬찬히 둘러보며 말했다.
"운룡대팔식은 언제 익혔냐?"
"처음 스키 탈 때부터 조금씩 훈련했었어."
"멋지더라. 아버지가 보셨으면 기뻐하셨을 거야."
"아버지라..."
아버지란 말에, 이번에 천병욱 대사부님이 아버지라 부르라고 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러자 형도 웃으며 말해준다.
"좋네. 멋지다. 너한텐 아버지 같은 분이시니까."
"근데, 아버지면 내 편을 들어줘야 하는 거 아냐?"
"하하하! 진짜 우리 아버지여도 그러진 않으셨을 걸."
"뭔가 말로는 아들이라면서, 내 사정은 나몰라라 하고 그쪽 상황에 끼워맞추는 기분이 들어서 싫어."
"그럴 분 아니야. 의심하지 마."
"그럼 그냥 조용히 믿고 따르면 돼?"
"누가 조용히 따라가래. 너도 이제 어른인데. 다 큰 성인이 왜 생각없이 남을 따라나서."
"...그럼?"
"어른이면 자기 길을 개척해야 하는 법이야."
아무리 스승이라 하더라도 마냥 믿고 따르는 게 전부는 아니란다.
특히나 무림은 실력이 전부인 세상이라, 나보다 약한 사람의 말을 수용하기란 거부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해줬다.
"이미 너는 실력적으론 그분들을 넘어섰어."
"..."
"대한민국에. 아니 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실력으로 널 압도할 수 있는 사람은 쉽게 보기 어려울 거야."
"그럼 난 어떻게 해야 돼?"
"마하야. 한상률 감독님을 보면 어때?"
"좋아. 의지가 돼. 믿고 따를 수 있어."
"그건 그분이 너를 위해주니까 그렇겠지?"
"뭐. 그렇지."
"그럼 앞으로 너를 위해주지 않고, 자기 잇속에 맞춰 흔들려는 사람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게 지금 박문기가 나한테 하려는 짓이잖아!!"
독선적인 사람은 적을 만드는 법이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나를 돌아보라고 말했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내가. 남들보다 실력적으로 월등하게 앞서는 내가. 타인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회장님이란 사람이랑 너는 다를 게 없어."
"...난 그 정도는 아니야."
"마하야. 주변의 존경과 지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딱히 그러고 싶진 않어. 귀찮게 뭐하러..."
"넌 챔피언이잖아."
"..."
"적어도 니가 속한 세상에선 지존이란 이름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챔피언 아니었어?"
형은 우리의 근본이 곤륜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란다.
무림인답게 해쳐 나가라.
나의 배움과 힘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세상이 함께 어울려주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고 세상이 있었기에 강해질 수 있었다.
"좀 쉽게 말해. 아 씨 학교도 안 다닌 사람이 왜 이렇게 말을 어렵게 해."
"마하야. 후진을 양성해."
"..."
"너의 문파를 만드는 거야. 니가 믿고 가고자 하는 길을 위해서라도. 더더욱 너 혼자의 힘이 아닌 뜻을 함께 해주는 사람을 만들어야 돼."
"내가 코칭을 하라고?"
"그럼. 너도 그럴 단계가 왔어."
"나 아직 현역인데? 대학도 안 나왔는데?"
형이 내가 왜 그렇게 스포츠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메달 그 이상의 가치를 찾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그 또한 내가 강해져서 그렇다.
지금의 환경에서 더는 성장할 수 없으니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고 있는 거라고 해줬다.
이런 갈등과 압박 또한 내가 강해지고 있다는 반증이었다니...
"뭔 맨날 강해지냐..."
"하하하! 우쭐대지 마. 넌 인마 무림에 갖다 놓으면 강한 것도 아냐."
"그런 데랑 비교를 해..."
형의 얼굴을 가만히 보면서 말했다.
"난 내 안에 쌓이는 내공은 주변이 아닌 형을 위해 쓸 마음이었어."
"나 뭐?"
"형 단전 치료하자고."
"후후. 야 인마. 형은 그런 거 필요 없어."
"왜? 그럼 형도 더 강해질 수 있잖아?"
잘생긴 인간이 한점 그늘 없는 표정으로 웃어 보인다.
"괜찮아. 난 이미 충분히 강한 사람이니까."
단전이 파괴됐음에도 스스로의 힘을 의심하지 않는 형.
내공이 넘치다 못해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어떻게든 여자들을 만나 풀고 있는 나.
수련이란. 진정한 힘이란.
아직도 갈 길이 멀구나...
"잘 해봐. 그게 앞으로 니가 나아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동민이 새끼도 그랬어. 주변을 좀 둘러 보라고."
"잘 됐네. 동민이랑 같이 수련하면 좋겠다."
나도 이놈이랑 같이 하고싶지...
근데, 나는 며칠 뒤 태릉으로 끌려가고 얘는 실업팀에 소속되어 있는데.
"흠... 음?"
잠깐만.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