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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로 가버렷-235화 (235/401)

< 꽃이 피니 나비가 모이는구나. (8) >

사랑은 믿음과 신뢰로 하지만. 섹스는 자신감으로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섹스 자신감은 부와 명예도 아니고, 외모 자존감이 있어야 가능한 건 더더욱 아니다.

바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를 미쉘이라 소개한 박지연은 유진 볼트의 귓덜미에 부드러운 키스를 남기고 있었다.

아마, 구마하라면 이미 이정도 시그널이 들어오기도 전에 그녀의 웃도리와 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넣었을 것이다.

허나 유진 볼트는 간지러움을 참으며 가만히 굳어 있었다.

흑인이라고 모두가 섹스 머신인 건 아니다.

사람은 환경과 교육 그리고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성적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그는 독실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유진의 부모는 혈기 왕성한 아들이 이성과 욕망에 휘둘리지 않게 그를 엄격히 길러냈다.

유쾌하고 흥겨운 청년으로 자라난 유진은 이성에게 먼저 손을 내밀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도 자유분방하게 어울려주는 박지연에게 끌렸던 거지만.

오늘 밤 섹스가 가능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미... 미쉘. 마... 마하가 돌아올 거야."

"문 안 열어주면 되잖아."

박지연은 유진의 반응을 놓치지 않는다.

"너 혹시 처음이야?"

"아니야! 난 그냥..."

유진은 눈앞에서 코를 고는 서재민을 보았다.

하지만 박지연은 이미 그가 숫총각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말았다.

"자는 데 뭐 어때."

"나도 아는데, 그래도 이건..."

"유진. 허니."

박지연은 군말없이 그의 턱을 붙잡고 키스를 건넸다.

2004 아테네 올림픽. NBA 선수들 파티장.

유진 볼트는 구마하가 빅토리아 알렉산드라라는 아름다운 여성과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역시 챔프는 뭔가 다르구나... 나는 같은 흑인인데도 아무도 상대 안 해주는데...

그는 남은 시간동안 구석에서 홀로 조용한 시간을 보냈었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주변엔 NBA 선수들과 세계 각국의 스포츠 스타들이 있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흑인 NBA선수들이 주로 모여있는 공간에서 그는 이름도 실력도 없는 다수 중 하나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유진은 쓸쓸함을 안고 조용히 방으로 돌아갔다.

그때 구마하와 그의 친구들. 크레이지 보이들이 식당에 모여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능청스럽게 다가가 앉았다. 마치, 나도 여자와 같이 있었어. 꽤 즐거운 시간이었지 하는 연기를 펼치면서.

"으음~"

"웁."

"허니. 혀를 움직여 봐."

"H... how?"

"Like this."

여자에게도 그렇지만, 남자한테 있어서도 동정을 잃는다는 건 만만치 않게 긴장되는 문제다.

순수한 본능과 교육받은 이성이 부딪히는 것이다.

그래도 일단 본능이 이성을 넘어서기에 인류는 발전해왔고 종족을 번식해올 수 있었다.

유진 볼트에게 기댄 듯 메달려 키스를 하던 박지연의 팔 끝에 뭔가 단단한 것이 닿았다.

박지연은 유진 볼트의 가슴에 있던 손을 스르륵 내려 그의 바지 지퍼를 풀렀다.

"미... 미쉘?"

그녀가 가벼운 키스를 남기고 유진의 바지와 속옷을 내린다.

검고 굵은 기둥이 터질 듯이 솟아 오른다.

거친 음모와 힘줄이 꿈틀대는 것을 마주하자 박지연의 몸에서도 찌릿거리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따듯한 혀가 더 뜨거운 사내의 몸을 핥으며 그녀의 입 속으로 밀어 넣는다.

"Oh~ god..."

그녀의 속옷이 젖어들었다.

유진 볼트의 몸도 그녀의 침으로 젖기 시작했다

* * *

"여기 주문하신 빅맥 세트 나왔습니다."

"네. 많이 파세요."

"저 근데 구마하 선수 맞으시죠? 혹시 시간 되시면 사진 한 장만...?"

"아 그럼요. 물론이죠."

구마하는 정선영과 함께 햄버거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가고 있었다.

"선배님은 그런 걸 다 해주세요?"

"뭐? 사진이나 싸인?"

"네."

"그럼. 뭐 어려운 일이라고."

"우와... 저라면 주변에서 쳐다보는 거 싫어서 싫다고 했을 건데..."

"알아봐주는 게 고마운 일이지."

말과 행동이 모순되는 정선영이었다.

주변의 시선은 부담되지만, 그와 함께 있는 순간은 좋았다.

"세단 뛰기는"

"네?"

"넓이뛰기도 그렇고, 세단 뛰기 이런 종목들은 무릎베 부상이 많지?"

"무릎도 있고. 발목도 많이 삐고 그래요."

"옛날에 오락실 가면 올림픽 게임있었어. 점프 선 넘겨서 파울 먹고 그랬었는데."

"실제로도 그런 일 많아요."

"어렵겠다. 얼마나 뛰지? 가속도 붙는 거리가 있잖아."

두런두런 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구마하가 물었다.

"근데, 너랑 저 지연 씨랑은 어떻게 친해진 거야? 성격이 정 반대 같은데."

"아. 교회에서 만났어요."

"교회. 음."

"언니네 아빠가 목사님이세요. 언니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저랑 별 차이 없었는데, 대학 가더니만 완전히 변해서."

"뭔가. 빠르게 이해가 된다."

"네? 뭐가요?"

"그냥. 목사님 딸이 자유분방한 성격을 갖게 됐다 이러니까. 여러모로 납득이 돼."

"작년 배낭여행 갔다온 뒤로 더 오픈 마인드를 갖게 됐는데. 그러지 말라고 옆에서 아무리 말해도 안 들어요."

"뭐 어때. 그런 게 나쁜 것도 아니고."

"그래도 여자가 그러는 건..."

"그래? 난 별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왜요?"

"여자라고 본능이 없는 것도 아니고. 크게 남을 해치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닫혀 지낼 필요 있을까?"

"어~ 어..."

"왜?"

"아니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뭐 여자니까 조신해야 된다. 여자니까 몸 지켜야 된다. 이럴 수도 있지만. 뭐 어때. 본인이 좋아하는데."

그럭저럭 떠들다보니 어느덧 호텔. 구마하가 벨을 눌러본다.

"음? 벨 소리가 안 들려. 고장났나?"

"선배님. 제가 열게요."

"키가 있어?"

"네. 신발장에 보조 키 있어서. 저 예전에 시합 나갔다가 숙소 문 잠긴 뒤론 꼭 챙겨가지고 다니거든요."

"오~ 준비성 철저하네."

철컥철컥. 문을 열고. 화장실이 있는 중문을 열며 들어간 두 사람.

"야. 햄버거 먹..."

"..."

박지연이 유진 볼트의 물건을 입으로 물고, 유진도 그녀의 허벅지까지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그녀를 만지고 있었다.

"어... 언니!!"

"음. 으음. 아니 이건..."

"M... MA- HA i'll explai"

"흠 크흠! 재민아..."

구마하는 일부러 두 사람에게 눈길을 피하며 서둘러 서재민을 흔들어 보았다.

서재민도 분명 처음엔 잠들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지척에서 들려오는 은밀한 소리에 어찌 반응을 하지 않겠는가.

이건 섹스각이다 라는 눈치에 그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구마하가 흔들어도 다리를 굳게 오므리고선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가자. 선영아. 재민이 신발 좀."

"네? 아 네..."

구마하는 웃음을 참으며 서재민을 어깨에 들쳐 맨다.

야. 내려줘. 나 여기 있을 거야. 섹스 하는 거 볼래! 라는 그의 본심이 입밖으로 터지지 못해 잠들 연기를 펼치는 청년의 얼굴이 안타까움에 물들어 갔다.

구마하는 숙소 밖으로 나와 후배 정선영에게 말했다.

"키 놓고 와."

"..."

"빨리. 자리 피해주고."

"아. 진짜 저 언니 때문에 내가 미쳐..."

정선영은 성질이 북받치는 것을 꾹 눌러 참으며 키를 대충 집어던지고 문을 닫았다.

한바탕 폭풍이 불어닥친 레지던스 룸.

서로 엉거주춤 몸을 가려주던 유진 볼트와 박지연이 뻘쭘하게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

"미안 유진..."

"난 괜찮아."

"...그만하고 싶으면."

"No! no!!"

어차피 구마하는 갔고, 봤을 땐 다시 돌아올 것 같진 않다.

유진 볼트는 오늘을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박지연을 안심시키며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을 어루만지며 다시 계속 해달란 반응을 보였다.

"그럼 좋았어?"

"당연한 소리를!"

흑인 남성이 주는 그 어떤 매력이 있다.

검은 피부속 하얗게 반짝이는 부리부리한 눈동자와 강철같은 근육은 어딘가 본능적으로 강한 남자를 갈구하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유진 볼트는 그런 이성에 완벽히 부합하는 상대였다.

그는 190이 넘는 키를 가지고 있었고 마르고 단단하며 아름다운 몸을 지니고 있었다.

"이... 이게... 그러니까..."

"누워 봐. 내가 해줄게."

무엇보다 총각이었다.

다리를 벌린채 누운 박지연을 앞에놓고 허둥지둥 콘돔을 제대로 끼우지 못하는 것만 봐도 그의 순수함을 알 수 있었다.

박지연은 싱긋 웃으며 일어나 그를 반대로 눕혔다.

그리곤 입 끝으로 콘돔을 가볍게 물어 씌워준다.

"오오~"

히죽 웃으며 유진의 몸 위로 올라타는 박지연.

다리를 넓게 벌리며 단단하다 못해 쇠막대기 같은 검은 기둥을 붙잡은 채 천천히 자신의 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

유진 볼트의 18년(만 나이 기준) 동정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를 품은 박지연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상상 그 이상의 압박감과 단단함에 그녀의 질 속이 빠르게 젖어가고 있었다.

"하아. 우응~"

박지연이 천천히 몸을 움직이자, 자연스레 몸이 꼬이며 교태스런 자태가 지어졌다.

유진은 자신의 위에서 춤추듯 미쉘의 몸동작을 눈에 담았다.

"미쉘... 마이 러브."

"으응~ 하응~!"

오래오래 하고 싶으면서도 빠르게 오르가즘에 다다르고 싶은 박지연이었다.

술기운과 분위기. 그리고 처음 보는 낯선 외국인.

심지어 아는 동생과 원래 목표로 하던 구마하에게 자신의 은밀한 모습을 들켰다는 수치심까지.

여러 가지 감정이 그녀를 요부로 만들고 있다.

박지연은 자세를 바꿔 상체를 뒤로 접곤 다리를 더 넓게 벌려 유진과 자신이 합쳐지는 그곳을 보여버린다.

"흐응 응!!"

유진은 마치 자신이 일본 포르노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단 환상에 젖어들었다.

그의 기준에서 박지연은 아름답다 매력적이다를 떠나 쉽게 만나기 어려운 하얀 피부의 검은머리 동양인이었다.

작은 눈매와 어린아이 같은 낮은 콧날 오밀조밀한 입 등.

그런 작은 입으로 키스를 하고 오럴섹스를 해주고.

그러면서도 성인 여성같은 몸을 가진채, 격렬한 반응과 피스톤 운동을 보여준다.

그의 물건이 드나들수록 검은 기둥엔 하얀 거품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하아 하아."

박지연은 여러 사람과 여러 인종들을 만나보았다.

밖에선 주 예수를 믿으라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 말하면서 집안에선 강압적이고 가부장적으로 구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이 그녀를 금기된 세계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클리토리스에 탐닉하며 자위를 해왔다.

연세대학에 들어오고 나서부턴, 홍대와 이태원을 들락거리며 다채롭고 신선한 만남을 가졌다.

어떤 날은 아프기만하고, 대체 왜 이러고 살까 하는 후회도 해봤지만...

아니다. 그 모든 것은 바로 오늘을 위해 지나온 하나의 프랙티스였다.

"하아. 하아~ 유진. 유진~"

99%의 여성이 섹스 시 눈을 감는다.

하지만 박지연은 눈을 뜨고 유진 볼트와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아이 컨텍트는 그 자체로 서로의 교감을 불러일으킨다.

유진 볼트는 마치 이끌리듯 자세를 바꿔 박지연을 눕힌 채 올라탔다.

강하고 단단한 몸이 그녀를 붙잡은 채 피스톤 운동을 반복했다.

박지연은 떨다 못해 부셔질 듯 반응을 보여주었다.

"아아!"

"후으윽!!"

그리곤 이런 황홀한 섹스를 하는데있어 두 사람의 사이에 작은 보호막도 있어선 안된다는 결론에 빠져들었다.

"자. 잠깐만."

"왜?"

"코... 콘돔 빼고 하면 안돼?"

"..."

"그러고 싶어. 널 바로 느끼고 싶어. 응?"

유진이 생각에 잠겨 허리를 멈춘 가운데 박지연이 빠르게 몸을 빼 그의 콘돔을 잡아 당겼다.

고무장갑 벗기듯 탁! 하는 소리가 나며 그녀가 다시 손을 내려 그를 붙잡았다.

"괜찮아. 오늘 세이프티 데이야."

"지... 진짜?"

다시 서로가 서로에게 컨텍트.

남녀 모두 서로를 생생하게 만나는 그 순간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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