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손잡고 (12)
"야?"
"괜찮아. 긴장 풀어."
"아니... 쟤도 있는데. 뭐... 뭘 보여 준다고?"
"우리 하는 거."
그제서야 다빈이도 얘가 지금 진심이구나 싶은 마음에 표정에 걱정 어린 감정이 실리는데.
그러면서도 나는 그녀의 볼이 발그레해지고 눈빛이 촉촉이 빛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진심이지?"
"응."
"진심이라고..."
진심이란 말에 다빈이도 슬쩍 지성이를 돌아보았다.
지성이는 혼자 터질 듯 바지를 세운 상태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지, 진짜로 하자는 거지?"
"그렇다니까."
"괜찮겠어?"
뭘 이런 걸 가지고.
내가 걱정하는 건 이 상황을 받아 줄 너의 마음이지, 지성이도 아무 걱정이 없다.
다빈이가 또 한 번 지성이를 돌아본다.
보다 더 확실하고 의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알던 동생. 외로울 때 다가와 인사를 해 주던 누나.
두 사람은 이기지 못하면 인정해 주지 않는 살얼음판 같은 환경 속에서 외로운 시간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 온 친구였다.
하지만 남녀 사이에 친구란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한 사람이 호감을 숨기고 있기에 우정이 된다.
그리고 숨기고 있던 건 다빈이가 아닌 지성이였고.
그런 좋아했던 여자가 눈 앞에서 자신이 목표로 하는 선배이자 동료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넌 어떠냐?"
"나... 나요?"
"어. 넌 상관없지?"
"..."
나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이왕이면 천사가 되자.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여자 저 새끼가 따먹었어 그것도 아니다.
오늘 다빈이는 두 사람을 상대한다.
그것이 나의 목표였다.
"너 콘돔은... 있어?"
"물론이지. 야 나 구마하야."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다빈이도 내려놓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보인다. 일그러지고 망가지는 행위를 드러낸다.
그것은 터부(taboo)기에 용서받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터부가 뭐란 말인가.
버젓이 포르노 사이트에도 검색어를 올리고 있을 정도로 인간사에 있어 외면할 수 없는 것. 쾌락이 있기에 알면서도 하는 행동들.
선을 넘는 건 결국 배짱의 승부였다.
보아라 지성아. 우리의 사랑을.
그리고 너의 마음에 자리한 그 의미 없는 두려움을 없애고 남자가 되어라.
"혀... 형."
"왜? 이제 와서 싫어?"
"아니... 그. 그게 아니라 누나가 싫어하는데."
"내가 언제? 싫지 않어. 좋아."
"누... 누나?"
"그냥 좀 쪽팔릴 뿐이지... 얘랑 뭐..."
"지성아. 너도 알지 않냐? 우리 계속 이러고 있었다는 거."
"아니. 아니... 나는..."
"그리고 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엄밀히 늘 따먹히고 있는 건 나야. 얘가 아니라."
"누... 누나가요...?"
다빈이는 "야! 내가 언제 널!!" 버럭 홱-! 성질을 부리는데. 서둘러 키스를 하며 입을 막았다.
"읍!"
조용히 그리고 은밀하게 이미 게임은 시작되었다.
그녀의 입속으로 긴 혀를 밀어 넣자, 순간 저항하는 듯하던 그녀도 금세 몸에 힘을 빼고 부드러운 손으로 목과 머리를 끌어안아 준다.
"그... 그냥 내가! 나. 나갈게!"
"흡 츠릅. 야. 그냥 있으라고."
"형..."
"봐. 거기 앉아서."
"아니. 여기서 나더러 뭘..."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면 알려 줘야지.
지성이를 보면서 키스로 몸이 녹아든 다빈이의 웃옷을 끌어 올려준다.
다빈이도 스리슬쩍 양 팔을 올리며 저항하지 않고 받아 주었다.
"누... 누나..."
"괜찮아. 있어도 돼."
"어... 아니..."
운동복 안 그녀의 셔츠. 그리고 속옷. 스포츠 브라. 모든 것을 하나하나 풀어 지성이가 그토록 상상했을 그녀의 보드라운 가슴을 꺼내 들었다.
"으음."
봉긋한 가슴 한쪽을 살며시 깨물며 혀로 유두 끝을 간지럽히자 다빈이의 몸이 부드럽게 떨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가벼운 숨소리로 시작되는 다빈이의 신음 소리가 시작부터 격앙된 듯 터져 나온다.
"오~ 반응이 좋은데?"
"야. 몰라. 그런 얘기 하지 마..."
토라진 듯 목소리를 내지만 다빈이의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역시 최다빈.
2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 날. 혜정이에게 안기며 사랑의 여정을 시작한 나는 정말 많은 상대방들을 만나 왔는데. 그 많은 여성들 가운데, 내 손을 통해 나에게 맞춰 자신을 가꿔 온 사람은 여기 그녀가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아아~~"
나는 그녀의 모든 것을 안다.
그녀의 반응. 그녀의 성감대. 그녀의 패턴 등.
중간에 누구를 만났을지 몰라도 시작과 현재는 나와 함께 이루어 온 것들.
그리고 오늘 다빈이는 또 한번 도약한다. 자신이 느껴 보지 못했던 신세계로.
다빈이의 바지를 벗기고 앙증맞은 스물한 살이 입기엔 조금은 유치해 보이는 하얀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그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아~ 마하야..."
"응?"
"나 눕고 싶어..."
"아직. 누우면 쟤가 보기 어렵잖아."
"음..."
가슴까지는 몰라도 음부를 만져지는 건 부끄러운지 다빈이가 시선을 피하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몸은 정직하게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있었다.
"엉덩이 들어 봐."
"응."
순종적이고 착한 목소리.
지성이는 이런 그녀의 반응도 처음이라는 듯 시선 하나 행동 하나에 돌이 된 듯 굳어 가만히 물건만 세운 채 지켜보고 있다.
난 마치 이 자리에 우리 둘만 있는 듯 그녀를 달래고 어르며. 명령을 내릴 땐 단호하고. 강압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읍. 으읍~ 음."
그리고 다빈이는 그 모든 것을 저항 없이 따른다.
이제는 엎드린 자세의 그녀가 내 몸을 핥기 시작했다.
내가 애한테 한 것 같이 다빈이도 내 옷을 벗기고 근육질의 단단한 가슴과 어깨와 목에 키스를 해 줬다.
잠깐 지성이를 보는데, 녀석이 지가 아는 다빈이와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의 다른 모습에 놀라는 것 같다.
운동만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녀가 이런 요염한 자세와 몸 그리고 남자를 즐겁게 하는 법을 알리라 누가 알겠는가.
다빈이는 멈추지 않고 내 몸 여기저기 자신의 흔적을 남기더니, 마지막으론 팬티를 벗겨 불끈 솟아오른 기둥을 천천히 입으로 가져갔다.
"음~"
귀 옆으로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오럴을 해 주는 다빈이.
그 모든 행동에 미숙함이란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는 여자였고 나는 남자였다. 그리고 우리 둘 외에 이 방엔 또 하나의 수컷이 있었다.
"아아... 아..."
"딸 쳐. 괜찮으니까."
"혀... 형..."
여자는 어느새 유일하게 가까이 지내 온 또 다른 수컷 앞에서 높이 엉덩이를 치켜들고 있다.
혼자 해도 된다는 내 말에 반응해 주듯, 추릅거리며 침 소리를 내던 그녀가 일부러 다리를 슬쩍 벌려 무릎을 지탱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다빈이도 부끄러움을 넘어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다.
역시 그녀의 성욕은 승부욕과 정비례한다니까.
"다빈아. 손 아래로 해서 만져 봐."
"응."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지성이의 앞에서 문질거리고 자위를 시작하는 다빈이.
혼자 자위는 안 하는 편이라면서 지금은 누가 아닌 자신의 손을 쓰는 그녀는, 목 저 안쪽에서 깊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흐음~ 음."
"좋아?"
대답 대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것이 오럴 때문인지 긍정의 신호인지는 모르겠다.
씩 웃으며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지성이를 보았다.
녀석은 더 없이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왜? 우리 이러고 있는 거 알았잖아."
"아니... 그런데."
"나 여자 많이 만나는 거 몰랐어?"
"그... 그건 형 그렇지만..."
그 순간 다빈이가 슥 눈을 치켜뜨는데,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살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니 다시 오럴에 집중한다.
"지성아."
"네..."
"만져 볼래?"
그 말에 다시 눈을 감고 오럴에 집중하던 다빈이가 고개를 들고 쳐다보는데.
"쟤도 그냥 보기만 하는 건 그러니까."
"음..."
"싫으면 하지 말라고 그러고."
쓰담 쓰담 손으로 머리를 차분하게 빗겨 주며 그녀의 의사를 묻자 다빈이도 난감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지만.
부드럽게 주름 진 이마에 키스를 해 주니 그녀도 받아들이는 것 같다. 다빈이가 입에서 날 빼며 천천히 지성이를 향해 물었다.
"너 여자랑 해 봤어?"
"아... 아니..."
"그럼 진짜 처음이야?"
"...내가 누굴 만나. 누나도 다 알면서."
상황은 내가 만들었지만 강요할 순 없다.
다빈이는 침 범벅이 된 리틀 구마하를 위 아래로 조용히 흔들며 말했다.
"그래도 쟤가 먼저는 싫어..."
"알았어."
"너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응."
받아들였지만, 조금은 욱하는 감정이 있는지 다빈이가 갑자기 주먹으로 내 배를 한 대 쿡 찔러 때렸다.
아파 죽겠다는 듯 과장된 몸짓을 하며 기분을 맞춰 준 뒤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아니... 형은 사람을 무슨 인형 다루듯이..."
"괜찮아. 얘 늘 이래."
"다빈이가 원체 가벼워야지."
그래서 이렇게 안아서 뭘 하려고 하는 듯 기대하는 그녀를 품에 안으며 다리를 활짝 벌려 본다.
"야?"
"응?"
"아니... 이건 조금..."
얼굴을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인가?
여자는 그곳을 보이는 것보다 얼굴이 더 중요한 걸까?
방금까진 즐기는 듯 엉덩이를 야릇하게 움직이며 대범하게 행동하던 그녀가 지성이를 향해 가슴과 가랑이를 활짝 벌리자, 온몸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황급히 얼굴을 가려 버렸다.
난 조용히 웃으며 그녀의 볼에 키스를 해 주고, 두 손으로 가슴과 그곳을 만져 주었다.
"으음~~"
"참. 다빈아 여기는 니 방이랑 다르게 옆에 한국 사람들 있다."
"그걸 왜 이제 말해..."
"괜찮아. 지금까진 조용했어."
"참..."
다빈이는 이제 얼굴을 가리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를 참는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하나가 그녀의 계곡을 스칠 때마다 움찔대는 격앙된 반응은 숨길 수 없었다.
허리를 팅기고. 손으로 굳게 가린 입에서도 감출 수 없는 매혹적인 숨소리가 흘러 나온다.
무엇보다 젖는 게 그동안 둘이 해 왔던 그 어떤 때보다 반응이 빨랐다.
"하아~ 흐으음"
"이야 최다빈 오늘 생일이네?"
"아 야... 하지 말라고..."
여자도 발기를 한다.
다빈이도 건강한 성욕에 어울리는 빨갛고 단단한 클리토리스를 가지고 있었다.
오늘따라 이곳이 마치 살아 있는 듯, 리틀 구마하 못지 않은 리틀 최다빈이 된 듯 터질 듯 솟아오르고 있었다.
오줌보 터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손가락이 축축하게 젖어 들고.
침대와 시트도 눅눅해지고 있었다.
"하아. 마하야... 제발 그만..."
이제 제발 해 달라는 듯 애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도 미칠 것 같았다.
어느새 다빈이를 어르고 달래는 가운데 지성이도 물건을 꺼내 놓고 이성을 놓은 듯 우리 앞에서 혼자 자위를 하고 있었다.
"다빈아 눈 떠 봐."
"음?"
"어서. 쟤 좀 봐 봐."
"..."
자그마하게 귓말로 속삭여 주니 그제야 다빈이도 살며시 눈을 떠 지성이를 지켜 보는데.
"야. 너 뭐 해..."
자기를 보면서 자위하는 친구.
그런 친구 앞에서 가감 없이 모든 걸 보이는 그녀.
이 순간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알겠지.
나는 꿈을 이뤄 주는 천사일 뿐.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읍. 으읍!! 흡!!"
신음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굳게 입을 다문 다빈이를 보면서 섹스를 하는데. 뭔가 그동안 그녀와 해 왔던 많은 일들이 하찮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읍 읍읍!!"
허리를 튕길 때마다 그녀의 몸에서 힘찬 소리가 흘러 나온다.
아름다운 사람이다. 고맙운 사람이기도 하고.
다빈이는 정말이지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매력이 넘치는 표정과 몸을 가지고 있다.
"하아 하아. 마하야 나 그냥 키스해 주면 안 돼?"
"그래."
요청받은 대로 나는 삽입과 함께 다빈이의 입술을 탐닉하고자 고개를 내미는데.
"헉... 헉... 누나..."
"..."
"후후후."
지성이가 불끈 솟아오른 물건을 그녀의 얼굴로 가까이 들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