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륜기로 가버렷-287화 (287/401)

은밀한 이야기 (7)

"어때?"

"아직 먹지도 않았다."

"그래도 향이라든가. 모양이라든가."

"허허. 처음 만든 주제에 뭘 그렇게 벌써부터 평가를 받으려고."

"너 이런 거 먼저 만났던 사람한테 받아 본 적 있어?"

"없어. 나라고 매번 누구랑 같이 있는 줄 아냐."

어젯밤 제과 제빵장을 보고 돌아왔다.

살 때도 너무 비싸게 나오는 거 아니냐느니, 이런 건 집에 있는 냄비로도 할 수 있는데 왜 사냐느니 궁시렁궁시렁거리더만. 막상 재료를 갖춰 집에 오니 부엌을 다 뒤집어엎으면서 요리에 집중한 혜정이였다.

"으음."

"괜찮아? 먹을 만해? 너무 쓴 거 아냐?"

음. 으~음. 하하. 이혜정 표정 봐라. 칭찬받고 싶어서 안달이 났네 그냥. 귀여워라.

"좋아. 맛있어."

"진짜? 정말로?"

"응. 부드러워. 파는 거 같애."

"진짜로?? 어디 나도 하나 먹어 볼래."

밸런타인 초콜릿을 선물 받으며 나는 혜정이가 뭘 하는 데 있어 시작이 굼떠 그렇지. 일단 했다 하면 쉽게 넘어가진 않는구나를 알 것 같았다.

성향이 그런 거겠지?

공부도 고3 늦게 시작한 거치곤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았고, 적성이나 서울에서의 삶도 그렇고.

뭐든 스타트가 느리지, 했다하면 제대로 하잖아.

아마 혜정이는 사랑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시작은 좀 거리 두기니 자존심이니 했어도 둘만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페이지를 넘기자 이렇게 초콜릿도 만들어 주고 그러니까.

"으음! 음!! 진짜 괜찮네!!"

"거봐. 내가 맛있다고 했잖아."

그렇기에 나 역시 그녀를 더욱 사랑해 주고 싶다.

나와 함께하는 일분일초가 행복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하고 싶어진다.

"오호~ 맛있는데~!! 하하! 진짜 내가 만든 거 맞아?"

"야 내 거야 그만 먹어!"

"내가 만들었잖아!!"

* * *

다음 날. 감독님과 미팅이 있어 오랜만에 한구 스포츠 사무실을 찾아왔다.

"감독님."

"어. 마하 잘 찾아왔네."

"오~ 생각보다 넓네요."

"이제 좀 사무실 같지?"

"그러니까요. 먼저는 무슨 용역 인력소 같았는데."

연남동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우리 한구 스포츠는 작년 내가 운동에 집중하는 가운데, 감독님이 직원들을 뽑아 조금 더 회사 같은 이미지를 갖추고 있었다.

늘어나는 직원들에 맞춰 사무실도 옮기고 화이트보드도 한쪽에 크게 걸려 있고, 사무 집기나 정수기도 있다.

"안녕하셨어요 부장님."

"어! 마하 씨. 어떻게 잘 쉬고 있어요?"

"네. 덕분에요."

"덕분은 무슨 덕분이냐. 심 부장이 해 주는 것도 없는데."

"...부장님은 이런 대표님 믿고 어떻게 일을 하세요."

"하하하. 대표님 보고 일합니까. 마하 씨 믿고 가는 거죠."

회사엔 나도 있고, 스키 팀의 상택이 형과 정준이 형도 있었다.

한구 스포츠는 선수 서포트와 후원. 그리고 전망 있어 보이는 스포츠 영재들을 발굴하여 육성을 하는 회사다.

아무튼, 업무는 그런 식으로 굴러간다.

회사 운영에 관하여는 대표님인 감독님 권한이지 내가 깊게 알 일은 아니고. 이렇게 저렇게 감독님의 미국 유학(신혼여행?)이 큰 도움이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오~ 대표 명패."

"어때? 멋있냐?"

"간지는 나네요."

"하하! 일부러 투명한 거로 골랐어. 시커먼 건 올드하잖아."

"명패 자랑하려고 부르신 거세요?"

"아니. 일 때문인데."

"광고인가요?"

"흠. 사람을 뽑는데 니 의견을 좀 듣고 싶어서."

회사가 커진 만큼 전과 다르게 감독님이 날 개인적으로 챙겨 주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다.

전담 매니저 이야기는 예전부터 조금씩 나오던 이야기이긴 하지만.

"민구 형이요?"

"어."

"우리 학교 민구 형요? 육상 팀 주장?"

"그래. 맞다니까."

"...어떻게 그렇게 연결이 됐어요?"

"상택이한테 물어봤어. 주변에 혹시 싹싹하고 사람 잘 챙기는 친구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바로 민구 씨 이야기를 하더라고."

"민구 형이야 뭐. 교수님들도 믿고. 후배들한테도 덕망 있는 선배긴 하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한번 통화를 해 봤는데, 본인은 좋다고 하더라고."

"아 그래도 선배님인데, 제 개인 매니저를 부탁하는 건..."

"저쪽도 그러더라. 자기는 너랑 같이 있고 싶어도, 당사자가 불편해할 수 있으니 한번 물어보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국가 대표를 관뒀지, 구마하란 사람의 이야기가 멈춘 게 아니다.

운동을 계속할 수도 있고, 운동 아니어도, 여기저기 부르는 행사장이나 광고 촬영장. 은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드는 방송 예능 시장 등등. 여러모로 매니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안 그러면 학교까지 다녀야 하는데, 그 모든 업무를 어떻게 소화한단 말인가.

"민구 형. 민구 형이라."

"싫으면 없던 일로 하고."

"싫진 않죠. 좋은데. 그래도 일단 학교 선배님이란 관계가..."

"너 상택이는 선배 대우 안 하고 편하게 대하잖아."

"아 민구 형이 박상택 같은 인간 말종이랑 같나요."

"하하하! 한번 둘이 전화해서 직접 이야기를 해 봐."

그래서 회의실로 옮겨 가 전화를 들었다.

"민구 형."

"어. 마하야. 어떻게 대표님한테 이야기는 들었어?"

"네. 안 그래도 지금 회사에 왔어요."

"아 그래? 이사하신다고 하던데, 끝나셨나?"

"네. 잘 끝내셨어요. 고맙습니다."

"그래. 어떻게 할래? 부담되면 없던 이야기로 해도 괜찮고."

"부담이라뇨. 좋죠. 천하의 민구 선배가 나 한 사람을 케어해 주신다는데."

"하하하! 내가 뭐라고 천하까지 나오냐."

민구 형도 단순 인맥으로 접근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해 줬다.

안 그래도 올해 졸업이라, 취업이냐 임용이냐 하는 두 갈래 길목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었단다.

선생님이 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인가.

"이왕이면 너랑 같이 일할 수 있는 게 좋겠다 싶더라고."

"에이 형. 제가 뭐라고요."

"작년에. 너. 대표 팀 친구들이랑 운동한다고 같이 하자고 했던 거 기억나?"

"나죠. 아 그때 형만 있었어도 그 정도로 고생하지 않았을 건데..."

"못내 아쉽더라. 학교도 학교지만, 큰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았거든."

"제가 더 매달리지 않았던 게 잘못이죠. 코칭을 쉽게 봤어요."

"하하. 그래. 아무튼, 너랑 같이 있으면 더 재밌는 일들이 많지 않을까 싶었어. 그래서도 대표님한테 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근데... 형 저 이제 은퇴했는데요."

"은퇴했지만, 스포츠 영웅 구마하란 존재가 사라진 건 아니잖아."

운동했던 사람들이 연예계 매니저로 빠진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민구 형은 그런 면에 있어서도 나라는 놈을 단순 친한 후배 동생이 아닌, 한 사람의 스타로 보고 있었다.

"어우. 너무 과대평가해 주시는 거 같은데..."

"마하야. 난 너랑 일할 수 있다고 했을 때 그런 것도 생각해 봤어."

"뭐요?"

"연예인. 배우."

"하하! 아 형. 제가 무슨 연예인을 해요."

"왜 안 돼 인마? 넌 이미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데."

"그냥 뭐. 운동선수죠. 연예인은..."

"니가 어때서? 몸 좋지. 키 크지. 신체 발달 했지. 생긴 거 준수하지."

오우. 뭐지? 뻔히 듣기 좋은 말 해 준다는 거 알면서도 어깨가 붕 뜨는 기분은?

"물론, 시작은 작게 갈 거야. 사람이 어떻게 처음부터 성공하겠어. 안 그래?"

"하하하! 근데요 형. 지금 작게가 아니라 이미 저를 놓고 모든 플랜을 다 짜 놓으신 거 같은데요?"

"아니... 나도 혼자 김칫국 드링킹한 건 있는데. 내 주변에 옛날에 같이 운동했던 형이나 몇몇이 이런 매니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거든. 그래서 좀 물어봤었어."

"아 그래요?"

"응. 아무래도 잘 모르니까. 매니저란 직업이 그냥 차 운전만 해 주고 심부름해 주는 직업은 아닐 거 아냐."

사람들이 다들 그랬단다.

나는 지금 당장 한구 스포츠가 아니라 실제로 연예인 관리해 주는 연예 기획사를 가도 억대 계약금을 들고 올 거라고.

"억대까지요...?"

"너 광고비가 얼만데 그 정도 받지. 거기다 앞으로 터트릴 포텐도 놓고 보면."

"뭐. 예능 출연 섭외가 제법 들어오고 있긴 하죠."

"그러니까. 선수 출신 개그맨은 많아도 아직 성공한 배우는 잘 없으니까 우리는 그 길로 가 보자고."

그래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나 더 락 같은 배우가 돼 보자고 그런다.

"그 사람도 배우 했잖아. 이소룡 영화 나온."

"이소룡은 운동선수라기보단 무도인으로."

"아니, 거기 나쁜 놈으로 나온 사람 있는데. 압둘 자바였나?"

어차피 은퇴하고 새롭게 뭔가 시작할 거. 연기도 배우고. 액션도 배우고 도전해 보는 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듣는데.

두려움도 있지만, 조금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진다.

조금은 앞으로 난 뭘 해야 하나, 방향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게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방학이니까, 학교 복학하고 사람들 만나고 하다 보면 뭐라도 잡히겠지 하고 있었는데.

연예인이라...

"형. 저 2년 전에 잠깐이지만 모델도 했었어요."

"그래. 맞다. 너 그런 것도 있잖아. 이 새끼 이미 연예인이었네!!"

연예인이라.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지만. 민구 형 말대로 우리는 몸이 있으니까. 한국의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되는 것도 멋지긴 하지.

승부 근성이 있으니 배우다 보면 또 중간 정도는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민구 형."

"응."

"회사에서 봐요."

집에 돌아와 밖에서 있었던 일을 혜정이한테도 들려주었다.

"연예인?"

"어. 그래서 앞으론 민구 형이랑 같이 일하게 됐어."

"흐음... 연예인...?"

"왜? 싫어? 하지 말까?"

"아니. 내가 싫고 자시고가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애가 갑자기 걱정 어린 표정으로 사람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흠. 니가 연예인이라."

"왜? 불안해?"

"뭐가?"

"너 지금 나 연예인 되면 인기 많아지고 여자들 막 매달리고 그러는 거 신경 쓰는 거 아냐?"

"인기는 지금도 많은데 뭐."

"오~ 이혜정. 드디어 날 인정해 주는 거야?"

"내가 널 인정하고 자시고가 어딨어. 사실은 사실인데."

"흠. 생각보단 덤덤하게 받아들이네..."

"넌 내가 막 질투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

"아니. 뭐 굳이 질투까지는..."

"여자 만나고 싶으면 만나."

"진짜?"

"응. 그대로 너랑 끝내면 되니까."

"야. 그런 게 어딨어."

괜히 질투심 한번 유발해 보려다 본전도 못 찾고 꼬리만 말았네.

"내가 걱정하는 건 니가 바람을 피운다거나 그런 게 아니야."

"바람피울 거 아니면 뭘 걱정해? 내가 애도 아니고."

"연예인이란 직업이 그렇잖아.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혜정이가 우려하는 건 연예인 한다고 덤볐다가, 운동선수로서 쌓아 올린 성과나 이미지가 깎이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 어."

"동·하계 금메달을 딴 스포츠 영웅이니까. 거기다 또 연맹이나 이런 사람들이랑 싸운 것도 무시할 순 없고."

"연예인 같은 걸 하기보단 후진 양성을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그런 걸 바라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 거지."

민구 형이랑은 단순하게 좋은 것만 봤는데, 여자애라 그런가? 생각보다 다방면으로 보는구나.

가능성 있는 이야기지. 내 팬들이 날 좋아해 준 건 선수로서의 결과와 실력이지 사람 그 자체가 아니니까.

"민구 형이란 사람은 믿을 만한 분이셔?"

"그럼. 어차피 돈은 회사가 나서서 관리하는 거라 걱정할 거 없고. 형은 그냥 자기가 봤을 때 이런 일 저런 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거지."

"마하야. 근데 넌 어떻게 그렇게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어?"

"그게 무슨 뜻이야?"

"한상률도 그렇고. 지금 얘기한 민구 형이란 분도 그렇고. 어쨌든 움직이는 건 넌데, 너의 인생인데. 가끔 보면 그냥 별생각 없이 하자는 대로 하는 거 같아서."

"왜? 내가 어수룩해 보여?"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형과 내가 가지고 있는 내공을 보는 눈이란, 상대방이 계산하는지, 사기를 치는지까지 알 수 있다.

물론 그런 특별한 능력을 쓰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은 다 저마다 자기 잇속을 따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간다는 걸 잘 안다.

"혜정아. 나랑 형은 부모님이 안 계시잖아."

"아. 응..."

"그래서 어릴 때부터 그런 게 좀 직감적으로 배우고 쌓아 온 게 있어. 이 사람이 지금 통수를 치려고 하는구나. 빈말을 던지고 있구나. 이런 거."

"으음..."

"하하. 왜 미안한 얼굴을 하고 그래."

"아니. 그냥... 나는 그렇게 세상을 살아 보진 않았으니까."

"괜찮아. 형도 그렇고 나도 그래. 사람들이 우리를 놓고 잇속을 따지는 걸 뭐라 하진 않어. 챙겨 가는 만큼 위해 주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거든."

"대범하다. 난 그냥 너 별생각 없이 사는 줄 알았는데..."

"생각 없이 사는 때도 많고. 이번에 연맹이랑도 그래서 틀어졌던 거잖아."

겸사겸사 말해 주었다.

그렇게 서로 이용하고 사는 세상에서도 나는 조건 없이 믿고 당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

"너."

"나?"

"응. 너."

애가 깜짝 놀란 얼굴로 자신을 가리키며 재차 묻는다.

"내가 왜?"

"여자 친구니까."

"야. 아무리 여자 친구라고 해도 그렇지. 그러다 내가 너 상처 주거나 배신하면."

"그러면 그럴 뭐가 있겠구나 하겠지. 내가 뭔가 큰 실수를 저지르거나 했을 것이고."

"말도 안 돼... 그렇게까지 나를 믿는다고?"

"그럼. 성남 놈들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난 조건 없이 믿는 사람들이 있어."

"야. 아무리 친구고 여자 친구라도 그럼 안 돼.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믿고 따를 수가 있어."

있다. 그것을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니까.

"사랑..."

"그래. 사랑. 사랑엔 조건이 없는 거 아닐까?"

"..."

"믿고 같이 가고. 난 그런 거라고 생각해."

"그럼. 친구들도 사랑한다는 거야?"

"당연하지. 앞에선 표현 못 하지만. 짜증 나서."

"사랑이라..."

"혜정아. 난 그렇게 생각해. 이 새끼들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 감독님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따지면 나는 너 운동이랑 큰 상관 없지 않어?"

"무슨 소리야.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너였는데."

아니, 뭐 이렇게 말 한마디 한마디에 놀라고 그래. 사람 우습게.

"내가?"

"그렇다니까."

"...왜? 나 뭐? 내가 언제 너한테 운동하면 좋겠다. 그런 얘기 한 적 있었어?"

"아무튼, 그건 다음에 자세히 이야기해 주고."

혜정이한테 이야기해 줬다.

만에 하나, 우리가 정말 재수 없게 끝나거나 헤어지더라도 널 정말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다고.

"허허허. 왜??"

"너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란 가능성을 알려 줬고, 그래서 나는 도전할 수 있었고."

"..."

"그렇게 여러 좋은 성과를 얻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

사랑한다. 진심으로.

내가 너에게 해 주고 싶은 건 단순 카드나 월세 없이 서울 살기 같은 게 아니야.

"진짜야. 난 정말로 내가 가진 모든 능력 다 쏟아부어서 너 사랑해 줄 거야."

"......"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놀라는 건지. 혜정이 표정이 또 새로 보는 신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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