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야 (3)
"맞죠? 방금 구마하 맞았죠?"
"네. 우와 실물로 보다니... 멋있다."
야심한 밤. 호텔 로비를 지키던 이들이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지배인이 나와 분위기를 진정시킨다.
"무슨 일입니까? 왜 이렇게들 흥분하고 있어요?"
"네? 아... 방금 구마하 씨가 왔었거든요."
"구마하 씨? 운동선수요?"
"네. 친구분이라고 3305호실 안내를 부탁하시길래요."
"3305호면 외국인 손님 아니십니까? 고객 정보를 이렇게 알려 줘도 되는 건가요?"
지배인의 다그침에 직원들이 공손히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며... 몇 번 오셨었어요. 두 분이 친구라는 것도 말씀하셨고요."
"문제가 된다면 책임지겠습니다..."
"흠. 알겠습니다."
지배인도 자리로 돌아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다급하게 문자를 남긴다.
[야. 야! 대박 대박! 방금 우리 호텔에 구마하 옴. 외국인 손님 방에 대놓고 찾아갔대.]
[너 오늘 야근해? 갑자기 무슨 소리야?]
[우리 호텔에 빅토리아라고, 되게 유명한 모델 왔다고 했었잖아. 그 사람을 구마하가 찾아갔다니까! 이 시간에!!]
[헐~ 기자한테 연락해야 하는 거 아니야?]
소문은 빠르게 흘러간다.
* * *
"어. 왔어?"
"언니 혜정이는...?"
"저기."
날벼락 같은 소식에 이혜정의 대학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인들은 먼저 움츠려있는 그녀를 위로해 주며 안아 준다.
"뭐야 밤중에 무슨 일이야?"
"...아니 그냥."
"남친이랑 싸웠단다."
"싸우면 싸우는 거지 뭘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어. 사람 간 떨어지게."
"미안. 늦었는데..."
"괜찮아. 왜 그래? 뭐 때문에 그러는데?"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는 혜정을 대신해 한 살 많은 언니가 말해 준다.
"동거 중이었데."
"진짜?"
"뭘 그렇게까지 놀래냐. 대단한 일이라고."
"아니... 그래도."
"얘기를 안 해서 그러지. 동거하는 애들 많아. 우리 동아리에도 몇 명 있고. 기숙사 아니고 지방에서 온 애들은 뭐 거진 다라고 봐도."
"나야 부모님이랑 같이 사니까..."
생각에 잠겨 있는 이혜정을 대신해 한 살 많은 언니가 그녀의상황을 먼저 알려 준다.
동갑내기 친구도 기분을 가다듬으며 물었다.
"너 남친이랑 같이 살고 있었어?"
"후우..."
"아 왜? 뭔데? 그래서 걔가 나가래?"
"아니. 내 발로 나왔어..."
"뭘 어떻게 싸웠길래."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까...
도움이 필요해 일단 가까운 사람에게 연락을 했는데... 실수인가...
아니, 혼자 있을 자신이 없었다. 누구라도 기댈 곳이 필요했었어.
"바람은 아닌 거 같은데..."
"응."
"야. 잠깐만. 얘기하기 전에 니네 커피 한 잔씩 할래? 나 안 그래도 자려고 하고 있었는데. 조금 졸리거든."
"미안, 언니. 내가 할게."
"아니야, 있어."
"도와줄게."
보통의 대학생들이 머무는 작은 원룸이었다.
집주인이 움직이자 불청객과 손님으로 찾아온 두 사람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녀를 따라 싱크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얼마 전부터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 사람이 그냥 친구가 아니라..."
"뭐야. 뻔한 스토리잖아."
"보통 그렇게 시작하지... 나도 그랬었고. 나쁜 새끼."
"언니도?"
"내 얘긴 이따가 하고. 지금은 쟤 먼저 듣자."
사이즈도 다르고 디자인도 제각각인 아기자기한 물컵에 커피를 나눠 담은 여대생들이 다시 침대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이어 갔다.
"난 진짜 남자애들 이해가 안 가."
"뭐가?"
"얘 같은 여자 친구를 사귀는데 딴 데 눈이 가?"
"그러니까..."
이혜정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니까. 바람을 핀 건 아닌 거 같은데..."
"근데 왜 그래?"
"큰 말실수를 했어..."
"뭐라고 했길래?"
"그냥... 내 욕하는 거 같아서 말하고 싶진 않고..."
"하지 마. 싸움이 다 그렇지. 그쪽이 뭐라고 했든 너랑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거야."
애인과 싸운 이야기를 들어 주는 데 있어, 연애 경험도 있고 나이도 한 살 많은 친구가 확실히 분위기를 다독이며 위로해 준다.
이혜정은 자신의 입장에서 두 사람의 다툼을 털어놓았다.
"헐. 그래서. 너 대신해서 다른 여자랑 그러고 다녔다고?"
"자꾸 데이트하자고 하는 거 내가 거절하긴 했었어. 그래도 그건 아니잖아."
"뭔가 걔 마음도 이해는 되는데. 난 니 마음도 이해는 된다."
"그러니까. 성향이라는 게 있는데. 그거 좀 맞춰 주면 안 돼? 어차피 둘이 한집에 살고 있었다며."
"...진짜 잘해 주려고 해도. 만족도 못 하는 거 같고. 자꾸 자기 하자는 대로 그러고."
어디까지나 이혜정은 나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친구들 입장에서도 여자는 잘못이 없고, 남자가 조금 철이 없는 것 같이 들린다.
그러다 동갑내기 친구가 말했다.
"뭐야. 지가 구마하도 아니고. 뭘 그렇게 지 멋대로 하려고 그래."
짧은 순간 이혜정의 몸짓이 움찔하며 굳는 것을 한 살 많은 언니가 놓치지 않았다.
혜정도 친구를 보며 말했다.
"구마하면 그래도 돼...?"
"아니. 된다기보다는. 그렇잖아. 잘난 거 하나 없는 애 같은데.
멋대로 구는 것도 웃기고."
"..."
"니가 걔한테 못 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면서. 너도 최대한 맞춰 주려고 노력했고 살림도 도와주고 그러는데."
"잠깐만. 혜정아. 나 봐 봐."
"어?"
"너 솔직히 말해 봐."
"뭐를...?"
"니 남친 구마하지. 맞지?"
"..."
이혜정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왔음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숨을 고른다.
오히려 질문을 던진 언니나, 앞에서 맞장구를 쳐 주던 친구가 그녀의 반응에 더 깜짝 놀라 다시금 물었다.
"야. 설마 진짜야?!"
"너. 너... 지, 진짜로?!!"
혜정은 눈을 감으며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그런 걸 왜 말을 안 해!!"
"아니 잠깐만. 언니. 잠깐. 정말로? 진짜? 그 구마하? 금메달??"
"어. 맞어..."
"헐 대박..."
"미친. 말도 안 돼..."
생각보다 긴 긴 밤이 이어질 것 같다.
이혜정도 상황이 이리된 거 허심탄회하게 말을 꺼내는 데 주저할 게 없다.
"미안. 근데 숨기려고 숨긴 건 아니고..."
"언니는 어떻게 알았어?"
"몰랐어. 나도 지금 그냥 찔러 본 거야."
"헐... 잠깐만. 너 그때 알바 갔다가 봤다고 하지 않았어?"
"맞다! 진짜. 그건 뭐야? 그날 너 구마하 모른다고..."
"안 그래도. 그때 그 일 때문에 얘가 좀 서운해하고는 있었는데."
대상이 밝혀지자 듣는 이의 입장도 바뀐다.
친구들은 객관적인 포지션으로 두 사람의 다툼을 들어 주기 시작했다.
"저쪽 입장에선 서운하겠지. 완전."
"...왜?"
"안 그러겠어? 자기는 막 사람들 둘러싸여서 그러고 있는데, 여자 친구는 앞에서 고생스럽게 일하는 모습 보면 난 서운할 거 같은데?"
"난 혜정이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닌 거 같은데."
"그럼 뭔데?"
"너가 피한 거 아니야?"
"..."
"맞지? 그치? 너 보면서도 모르는 척했지."
"어..."
"진짜로? 너 그랬었어?"
"언니는 몰라?"
"몰라. 바빠서 그때 얘랑 나랑 완전 떨어져서 있었으니까."
밀려오는 스트레스를 누르며 혜정도 본인의 행동과 마음을 진 솔하게 털어놓았다.
"근데. 숨길 수밖에 없잖아."
"왜?"
"언니도 그러고. 다들 막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는데."
"야. 우리가 알면 그랬겠냐!"
"맞어. 다들 얼마나 구마하 응원하고 그랬는데. 흉을 봐도 그건 아니지."
"..."
"아니 뭐야. 둘이 어떻게 만난 거야?"
"그러니까. 뭔가 이야기가 좀. 사진 없어?"
"......"
"왜? 없어?"
"잠깐만..."
데이트를 안 하니, 둘이 찍은 사진도 없다.
그나마 있는 거라곤, 침대나 소파에 누워 마하가 핸드폰을 가지고 찍은 것 몇 개뿐.
그것도 왜 남의 핸드폰을 가지고 그러냐고 다그쳐, 연애 초창기 이후론 몇 장 없었다.
그제야 혜정은 상대방이 느꼈을 허전함을 깨닫는다.
"..."
"사진 없어?"
"내가 잘못한 건가...?"
"야. 너 왜 그래?"
"언니. 빨리 휴지. 얘 운다."
그러고 보니 늘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이상했었다.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는데 왜 숨겨야 하는 걸까?
아. 내가 불편해서 그러는 거구나.
맞다. 걔가 아니라 내가 부담되서 그런다고 했지.
쟤는 사람들이 좋아해도, 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존재가 아니니까.
똑같이 시선을 받아도 마하는 무언가를 해냈기 때문에 보는 거고, 나는 그냥 어쩌다 운 좋게 좋은 유전자를 받았기 때문에 한 번 쳐다보는 거니까.
백설 언니라고 알고 있는 재벌 여자 친구와 비교되는 것도 싫었고, 잘난 애인에게 기댄다는 말도 싫었다.
그래서도 주는 선물들을 다 거절하고 그냥 집에 방치만 해 뒀다.
"그래서... 그래서 둘이 친구로 지내다 사귀기로 했는데..."
"세상에 말도 안 돼, 어쩜 좋아... 그럼 그게 너였어?"
"언니. 뭐?"
"옷깃도사에서 구마하가 했던 이야기 있잖아."
"몰라. 나 예능 안 봐서."
구마하는 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알렸다.
자신이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한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라고.
다분히 웃고 떠들고 지나간 이야기지만,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니까... 훌쩍훌쩍... 나는 그런 게 다 너무 부담되고... 걔가 그러는 것도 싫고."
"알았어, 알았어. 그만 얘기해..."
"언니도 그러고. 너도 그렇고. 나 명품 안 좋아해. 안 미쳤어.
지가 막 사다가 주는 거야. 그런 것도 다 뭔가 해 줘야 하는 거 같아서 무겁기만 하고."
"미안... 근데 우리는 진짜 몰랐지."
"그래. 가까운 곳에 그런 사람이 있는 줄 누가 알겠어..."
친구들한텐 투정을 부리면서도 마음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었다.
결국 그를 밀어낸 건 나의 자격지심. 나의 초라함을 들키기 싫어서라는 것을.
"그냥 조용히. 은퇴했으니까. 그렇게 사귀자는 건데... 나간다고 해도 나가지 말라고 그러고. 따로 있자고 해도 싫다고 같이 지내야 한다고만 그러고... 흑, 흑..."
혜정은 울며불며 말하지만, 그녀의 눈물이 전부 다 속상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마주하니 참 모질게도 선을 그어 놓고 있었구나 싶다.
이기적인 건 그가 아닌 나였다.
옆에 있으면서도 방치돼야만 했던, 그러면서도 참 한결같이 돌아봐 주길 기다리던 그의 마음이 너무 미안해서.
방법을 모르니 돈이라도 써 가면서 그랬던 행동을 나쁘게만 보고 있던 삐딱함.
마음을 다 받아 주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내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인데.
왜 얘가... 고생을...
단지 날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흑. 흐윽..."
"아 정말 어쩜 좋아..."
"그러니까. 사는 세계가 다른 애들을 만나면 안 된다니까."
"야. 넌 지금 그게 얘한테 할 말이냐?"
"아니... 그러니까 나는... 아 왜 언니는 나한테 짜증을 내!?"
"됐어. 왜 또 둘이 싸워. 밤중에 찾아와 울고불고하는 건 난데..."
한바탕 눈물을 쏟아 내자 마음의 짐도 조금은 내려가는 것 같다.
혜정은 덤덤하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꺼냈다.
초중고를 같이 다닌 사정이나, 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10년간 모르고 지냈던 일 등등.
핸드폰에 저장된 몇 장 없는 사진도 보여 주었다.
친구들은 보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헐 대박. 진짜였어..."
"사진은 이게 다야?"
"응..."
"뭐야. 진짜로? 둘이 데이트 안 했어?"
"언니. 아까 얘기했잖아. 구마하는 나가자고 하는데 얘가 거절했다고."
"왜 그랬어? 아니. 좀 돌아다니면 어때서? 본인이 그러자고 했다면서."
"후후후. 그러게... 왜 그랬을까..."
"방송에서도 얘기했고. 또 그리고 뭐? 결혼하자고도 그랬다면서."
"그럼 결혼해야 돼?"
"당장은 몰라도. 할 수도 있지."
"그러니까. 결혼이 뭐 하자고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장난삼아 그런 얘기 다들 얼마든지 하는데."
"그게 뭐야, 진실되지도 못하고...."
"아니 진실되고 자시고 못 할 건 뭐야. 구마한데. 돈이 없어 뭐가 없어."
"그렇게 말하면 얘가 또 서운하지."
"그러게... 언니는 나보다 완전 걔 편이네. 누가 보면 아는 사람인 줄..."
"그게 아니라. 하하..."
짧은 웃음과 함께 아슬아슬하던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괜찮아. 뭐 어때."
"뭔가 이해는 된다."
"그러니까... 얘기만 들어도 힘들 거 같긴 하네."
"...힘들어. 나는 어릴 때 동네 친구로 보고 싶은데, 세상은 그게 아니고. 같이 장이라도 보러 가면 다 쳐다보고 수군거리는데.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고."
"신기하긴 하지. 그냥 연예인 만나도 그러는데. 하물며 국민 영웅이란 타이틀이면..."
"그럼 그것도 너야? 청담동?"
"응..."
"뭐라고 해야 되는지... 좋다고 해야 되는지."
"우리가 믿음이 안 갔어? 왜 말을 안 했어?"
"...미안."
"아니. 잘 한 거야. 나 같아도 숨길 거 같애."
"언니는 왜?"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둘이 좋자고 연애하는 거지. 세상에 자랑하자고 연애하는 게 아니잖아."
나이 많은 친구가 이혜정의 선택에 공감해 주며 질문을 던졌다.
"근데 혜정아."
"어."
"이런 거 묻기 좀 그런데..."
"뭔데?"
"음. 아니야. 됐어."
"괜찮아. 뭔데. 말해."
"하지마. 언니. 그냥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애."
"알았어..."
"아, 뭔데 당사자 놓고 왜 둘이서 그래?"
"야. 보나 마나 뻔하잖아. 야한 거 물어보려고 그러는 거 모르겠어?"
"아니!! 나는 진짜 그게 아니라!! 정말 아니야. 너 오해하지 마."
"하하하... 아하하하... 미치겠다, 진짜로..."
한 살 많은 언니는 위로와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녀를 보며 이혜정이 푸근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당연히 우리도 할 건 하지."
"뭐. 그러니까. 그냥 내 말은 지금 2~30대 모든 여자들이 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진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근데, 그런 것도 좀 힘들었어."
"..."
"뭐... 뭐가?"
"강해. 정말로. 같이 있으면 좋은데 힘들 때가 더 많기도 해..."
이혜정의 힘없는 목소리는 유명인의 야릇한 사생활을 밝히기보단, 한 사람의 버거움이 묻어나는 소리였다. 친구들은 뒤늦게 분위기를 수습하고 나섰다.
"근데, 20대면 몰라도 30대는 아니지..."
"아니야. 30대 언니들이 운동하는 남자한테 완전 그냥... 에이 됐다."
"언니나 됐어. 이러니까 얘가 더 우리한테 말을 못 했던 거 아니야."
"하하하... 진짜 웃긴다."
집주인은 며칠 있으면서 감정도 달래고 먼저 연락하길 기다리라고 해 준다.
이혜정도 그러는 게 좋겠지만, 신세는 하루면 되니까 내일은 집에 갈 거라고 답했다.
"싸웠다면서. 너 아무리 구마하라고 해도 바로 이렇게 가면 숙이고 들어가는 줄 안다."
"그 집이 아니라. 우리 집. 성남으로 가도 돼."
"야. 뭐하러 그래. 그냥 여기 있어."
"그래. 부모님도 걱정하실 거 아냐."
"그러겠지..."
"그럼 혜정아. 너도 그 사람 봤어?"
"누구?"
"구마하 형이라는 사람. 기사 보니까 이쪽보다 거기가 진짜던데?"
"마윤이 오빠. 잘 알지. 실제로 봐도 멋있어."
"우와. 너 생각보다 대단한 애였구나?"
주변 반응에 그녀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무슨 소리야. 난 아무것도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