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륜기로 가버렷-356화 (356/401)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5)

"그럼, 이렇게 전달 사항은 끝난 거지, 길수야?"

"어. 나머지는 돌아오면 회사가 움직일 거니까. 고생 많았다."

"그 임 기자님이란 분은?"

"아까 옆에 사람이랑 통화했는데, 내일 바로 계체 현장으로 간대. 그쪽도 챙길 거 없어."

"근데, 생각보단 뭐가 좀 없네."

"뭐가 없어?"

"아니. 난 이슈 많이 됐다고 들어서, 돌아가면 바로 인터뷰니 뭐니 바빠질 줄 알았거든."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사람도 있었는데, 근데, 대표님이랑 경영진이 아직은 몸 사리자 하시더라고. 혹시 결과 안 나오면 괜히 상어 떼에 피 뿌리는 꼴이니까."

"무슨 소리야?"

"이번에 또 고소장 보냈다. 100명이 넘어."

"100명?? 어디서 그렇게?"

"비공개 카페가 있더라고. 팬들이 제보해 줘서 찾았는데, 아주 그냥 마하 과거 사진부터 시작해서 말도 아니었다 진짜."

"하아. 이 한심한 새끼들. 아니, 대체 왜 그런다냐? 구마하가 지들한테 뭐 잘못한 게 있어서 그러는 거야?"

"민구야, 진정해. 그러니까 악플러라고 하는 거잖아. 신경 쓰지 마. 일 다 끝났고 회사에서도 이번엔 절대 선처 없을 거라고 했으니까."

"제발 좀 그렇게 하라고 해! 매번 잡아 놓고 봐주니까 이것들이 더 만만하게 보는 거 아냐!!"

"알았어. 흥분하지 말라니까. 중요한 일 앞두고 있는데."

안티팬은 성공한 이에겐 숙명같이 따라오는 그림자였다.

빠른 성공을 거둔 구마하에게도 떨쳐 낼 수 없는 어둠이 있다.

그들에겐 사실도 논리도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가능성을 의심하며 부정적인 영향력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우선일 뿐.

하지만, 역사란 도전하는 이에 의해 쓰이는 법. 결국, 실력으로 보여 주는 수밖에 없었다.

양민구는 동료로서 그를 위해 기도한다.

"하나님, 교회 안 간지 백만 년이지만... 그래도 제가 어디 가서 나쁜 짓 하고 다닌 건 아니니까요. 마하를 이기게 해라는 게 아니라, 걔가 잘 된다고 저한테 뭐 떨어지는 거 있겠습니까. 물론 보너스는 조금 나오겠지만... 아무튼,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노력하는 사람의 정성이 무시 받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를 마치고 있는데, 조용한 발소리가 그를 향해 다가온다.

"민구 씨, 뭐해?"

"어, 형님. 그냥 잠깐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방에 있는데, 목소리가 거칠길래 나와 봤어."

"아, 별거 아니에요. 회사랑 통화하다가."

금세 분위기를 수습한 양민구가 주변을 살피며 묻는다.

"마하는 자요?"

"음. 죽은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잠들었어."

"지금 와서 죽으면 안 되죠... 하하하..."

"잠 안 오면 우리도 맥주 한잔할까?"

"네."

두 사람은 장소를 옮겨 조촐한 자리를 만들었다.

"시합이 가까울수록 긴장해서 떨면 어쩌나 했는데, 의젓하네요."

"나도 처음엔 걱정 많이 했는데, 보면 긴장 같은 거 잘 안 하더라고."

"형님, 그거 아세요? 요즘 저한테 말 되게 편하게 해 주시는거?"

"그런가? 미안하네."

"아니요! 전 좋아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계속 그렇게 쭉-! 편하게 대해 주세요. 진짜로요."

"민구 씨가 고생이 많아."

"고생은요, 뭘. 일인데요."

"우리네 인생에 일이라고 표현되는 모든 것이 쉽지 않지."

역시 어렵다. 그런데도 어딘가 의지가 된다.

함께한 지 몇 달. 양민구는 좁혀진 거리감을 의지하며 대화를 이어 갔다.

"형님은 어떻게 보세요?"

"뭐? 마하 시합?"

"네. 이기겠죠?"

"민구 씨는 마하가 이겼으면 좋겠어?"

"아니, 뭐. 당연하잖아요... 근데 저는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싶어서..."

"무릇 두려운 것은 고요함이다. 물도 바람도 잠잠할 땐 그 힘을 알 수 없으니."

"아버님 말씀이세요?"

"음. 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평정심을 강조하셨던 분이라. 지금 마하를 보면 별로 그렇게 주변에서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해."

"다행이네요. 역시 구마하라..."

"쟤가 특별한 게 아니야. 다 민구 씨 덕이지."

"에이. 제가 뭘 한 게 있다고요..."

"끝까지 옆에서 도움을 줬잖아. 흔들리는 순간도 붙잡아 줬고, 새로운 길도 안내를 해 줬고. 친형인 나조차 어느 정도 방관하고 있던 상황을. 민구 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구마하도 없는 거야."

"아... 그거는 그냥 제가 매니저니까..."

"마하는 동료들을 믿고 있어. 민구 씨도 그렇고, 관장님이나 코치님. 모두가 자기를 위해 고생한 걸 아니까, 꼭 그에 대한 보답을 해 줄 거야."

"우와..."

"왜?"

"그런 형제간의 신뢰. 정말... 멋있는 거 같아요."

"아니야. 나도 지금까지 내 동생을 그렇게까지 믿지는 못했어."

"이번에 바뀌신 건가요?"

"그렇지. 같이 지내고 부대끼니까 알게 된 거지."

"형님은 이번 여행 어떠셨어요?"

"좋았어. 마하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저 녀석이 내 생각보다 성실한 태도로 삶을 대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고."

"진짜. 그때 저한테 마하 복싱 시키라고 하신 거 정말로 아니세요?"

"아하하하~! 아니라니까. 난 그냥 혼내도 된다는 말을 어떻게 전달하기 어려우니까. 그런 행동을 했던 건데."

"어우... 이러면 잘 못 되면 다 내 책임인데..."

"대신 잘 되면 모든 게 다 민구 씨 덕이라고 하자고."

"하. 하하하..."

"좋게 생각해. 꿈은 믿는 자의 것이란 말이 있잖아. 오해였을지언정, 그 오해가 마하를 새로운 길로 이끌었고, 좌절과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나 희망을 가지게 만든 건 사실이야."

"너무 거창하게 봐 주시는데요..."

"사실은 사실이지. 나나 한상률 감독님, 마하 주변에 있는 어른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 줬어. 만약에 저 녀석이 나중에 내가 잘나서 잘 됐지 사람들이 뭘 해 줬느냐 한다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허허... 그렇게까지..."

"자부심을 갖자. 내 동생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마하는 충분히 그럴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을 성과를 보여 줄 거야."

* * *

다음 날, 계체. 마침내 구마하와 상대 선수가 만났다.

키 189cm 체중 93kg의 구마하도 작은 체구는 아니지만, 2미터가 넘는 신장에 120kg가 넘는 체중을 가진 페르난도 산토스는 그야말로 거인이었다.

"정 코치... 이거 우리가 실수한 거 아닐까...?"

"그러게요. 프로필로 보는 거랑 실물이 너무 다른데..."

복싱은 체급의 경기기 때문에 아무리 헤비급으로 묶는다 하더라도 체중이 다르면 그만큼 선수에게 위협이 된다.

불안해하는 두 사람에게 양민구가 다가와 말했다.

"왜 그러세요? 관장님?"

"아니. 야, 이거... 너무 크다, 민구야. 이거 속은 거 아니냐?"

"뭐 어때요. 그때 산티아고에서도 2미터 넘는 선수랑 싸워 봤잖아요."

"그... 그러긴 했지만..."

"그땐 졌잖아."

"괜찮아요. 마하잖아요. 믿자고요. 우리가 힘을 실어 줘야죠."

계체를 마친 뒤 인터뷰 자리가 마련되었다.

상대는 매너 있는 자세로 도전자의 의지를 칭찬하지만, 못내 얕잡아 보는 어투를 감추진 않았다.

"미스터 구는 이미 훌륭한 스포츠 맨이죠. 명성 있는 스타기도 하고요. 저는 그가 복싱에 도전한 자세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하지만, 내일 제가 거둘 승리가 체급이나 아마추어 선수를 상대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건 속상한 일이네요."

통역은 그의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전해 준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구마하는 상대방 선수의 눈을 지긋이 쳐다 본 뒤 마이크를 잡았다.

"라틴 아메리카에 들어와 연습 경기는 많이 해 봤지만, 공식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저의 행보에 높은 관심을 가져 주신 복싱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내일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최대로 보여 드리고 가겠습니다."

"미스터 구, 질문이 있습니다. 페르난도는 이미 당신을 이긴 것과 다름없게 말하는데, 뭔가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이곳은 어떨지 몰라도, 우리나라엔 선후배 문화라는 게 있습니다. 복싱을 떠나 스포츠로 봐도 미스터 산토스는 저에게 높은 선배고요. 저는 그의 경력에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하지 않나요? 당신은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이라도 알고 있는데요."

"그가 걸어온 길을 존중하는 만큼, 시합에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두 선수는 악수를 나누며 파이팅 포즈를 취해 보였다.

산토스는 주먹을 턱에 닿을 정도로 바짝 붙이지만, 구마하는 동요하지 않고 평온한 자세를 보여 준다.

유명세가 필요한 상대와 실전 감각이 필요한 구마하.

두 사람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각자 넘어야 할 큰 과제를 안겨 주는 게임이었다.

저녁 무렵, 임한기 기자도 팀 구마하에 참석하여 가벼운 만찬을 즐겼다.

"기자님은 회사에서 안 보내 준다고 하니까 휴가 내고 오신 거라고요?"

"와야지. 너 데뷔전을 내가 놓칠 수 있나."

"하하하... 비행기 표 꽤 나갔을 건데."

"그러니까 내일은 반드시 이겨 달라고. 이기면 그대로 출장비결제 올림 되거든. 하하하!!"

구마하는 방에 걸어 놓은 빨랫줄에서 잠깐 더킹 연습을 한 뒤 침대에 누웠다.

사람들은 페르난도 산토스가 느끼는 압박감이 더 클 거라고 말했다. 저쪽은 이미 프로 선수지만, 이쪽은 아무리 세계적인 명성이 있다 하더라도 복싱에 있어선 무명 신인이니까.

잃은 것이 더 많은 건 상대방이다. 부담감 없는 게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시합의 당사자는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혜정이는 나 운동하는 거 알고 있을까? 지금은 뭐하려나. 새학긴데..."

마음의 정리가 끝났을지라도 그녀를 떠올리면 공허한 빈 공간을 채우기가 어렵다.

잃을 게 없는 게 아니다. 너무 큰 것을 잃었기에 지금 여기에 있다.

물러설 수 없는 건 피차 마찬가지였다.

"이긴다. 내가 이겨. 새끼, 키 좀 크다고 날 내려봐? 뒤졌어."

운명의 시합 날. 시민 체육관을 대관하여 마련된 장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마추어 시합이라고 보기 어려운 화려한 분위기에 관중들도 덩달아 기분이 오른다. 국제적 스포츠 메이커가 둘이나 참가해 있었고, 지역 언론과 기업도 광고판을 걸었다. 오프닝 이벤트 경기도 셋이나 잡혀 있었다.

복싱을 즐기는 이들에게 구마하란 존재는 신선한 오락이 된다.

중계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된 세상 이기에 시합은 오늘 밤 저마다의 노트북이나 PC에서 편집과정을 거쳐 유튜브로 송출될 것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구마하는 대기실에 앉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오~~. 우오오~~?"

"왜? 마하야. 뭐 있어?"

"아니요. 민구 형, 저 지금 약간 데자뷰 온 거 아세요?"

"언제 이런 순간을 봤었어?"

"본 건 아니고. 상상을 했었는데, 지금이 그때랑 똑같애요. 차이점이 있다면 여긴 낮이고 상상 속에선 밤이었다 정도?"

"그 상상에선 어땠었어? 이겼나?"

"당연하죠. 걱정 마세요. 여행하면서 스파링할 때랑 오늘은 정말 다를 거니까."

시합 시간이 다가왔다.

구마하는 동료들과 함께 링으로 걸어나갔다.

정말이지 언젠가 상상했던 그 순간 그대로 차분한 걸음으로 무대를 향해 나아간다.

상대방과 동시에 링에 오르자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가 쏟아진다.

야유도 있었다. 그러나 한인회의 꽹과리 응원 앞에선 모든 것이 무력했다.

"아이고. 시끄러워라."

"진짜 우리나라 사람들 꽹과리 없으면 응원 어떻게 하려나 모르겠어요."

"이놈아, 집중해야지."

"네. 관장님."

정 코치가 선수 얼굴에 구리스를 발라 주며 말한다.

"연습대로만 해. 괜찮아. 잘 할 거야. 상대방이 리치가 길다고 신경 쓸 필요 없어. 알지? 파고들면 오히려 저런 선수들이 더 당황스럽다는 거."

"네!!"

"화이팅! 잘 해! 나 먼저 내려가 있을게!!"

정 코치가 물러나고 최 관장이 구마하의 어깨를 붙잡으며 상대를 돌아본다.

"새끼, 무섭게 크구만. 저런 놈은 거시기도 무시무시하겠지?"

"하하하, 관장님. 지금 웃으면 안 돼요."

"이놈아. 어제 계산해 보니까 우리가 칠레에 도착하고 오늘까지 딱 87일 걸렸더라."

"네."

"모든 선수들이 다 노력하지만, 너 진짜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러니 니 스스로 아직 초보다, 배운다. 같은 생각을 버려. 알겠냐?"

"네!!"

"입 벌리고."

"움. 고맙습니다."

"머리 이쪽으로. 잘해라. 지켜보마."

최 관장도 헤드기어를 씌워 주며 무대 밖으로 내려간다.

시합을 앞둔 마지막. 구마하는 고개를 돌려 형제들을 보았다.

친형 구마윤과 의형과도 같은 양민구. 그들 옆에 아테네 때부터 팬인지 언론인지 모를 임한기 기자가 함께 있다.

든든하다. 좋아. 가 보자!

레프리가 두 선수를 가운데로 모아 주의사항을 알려 주는데, 페르난도 산토스는 오랜만의 헤드기어가 답답한지 주의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So, You guys ready?"

"YEAH~!"

"오케이."

종소리가 울리며 구마하는 상대와 주먹으로 인사를 나눈다.

관중들의 함성이 거세지고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경험이 많다더니 과연 자세에 빈틈이 보이질 않는구나.

하지만 마인드가 다르지.

구마하는 무대 밖에 있는 양민구를 떠올린다.

"..."

분명. 처음. 그때의 나와 같은 마음일 거야.

저쪽은 자신이 월등하다고 믿고 있어. 진다는 생각 자체를 못할 거야. 경험도 있고 실제로 그만한 실력도 있으니까.

그렇기에 이 시합.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구마하는 주먹을 바짝 당겨 달려들었다.

거의 허리가 접혔다 할 정도로 낮은 자세로 다가오니 페르난도 산토스도 잽을 위에서 아래로 꽂으며 견제한다.

하지만 그에겐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험난한 알프스에서도 든든한 엔진이 되어 준 두 다리가 있다.

구마하는 자세를 더 낮추며 주먹을 헤드기어 바깥으로 비껴 낸다.

환상적인 풋워크에 적수는 당황했다.

마치 바람이 몸을 스쳐 간 것 같이 구마하는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돌아서 있었다.

무방비한 허리춤에 강렬한 보디블로가 작렬. 이얍!!! 어금니를 악물며 기합을 담아 때린 펀치였다.

산토스는 창이 복부를 꿰뚫는 통증을 느꼈다.

인간의 본능이 그의 고통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상체를 접어 버린다. 운룡대팔식을 응용한 상대방의 품으로 파고들기가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헉...!"

"?!!"

구마하는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거대한 머리가 때리기 딱 좋은 위치에 가드도 없이 놓여 있었다.

전광석화 같은 펀치가 쏟아진다.

그의 안면에 원투 훅. 스트레이트를 혼합한 콤비네이션이 들어간다. 헤드기어와 글러브의 타격 소리가 관중석 끝까지 울려 퍼지는 정타였다.

"훅! 후욱!"

공격을 마친 구마하는 몸을 통통 튕기며 두어 발자국 물러나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런데. 상대가 움직이질 않는다.

"어?"

2m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가 그대로 굳어 버리자 심판이 다가가 보았다.

페르난도 산토스의 두 눈동자가 흰자위로 뒤집혀 있었다.

다리가 무너지지 않은 것은 아마도 프로 선수의 마지막 자존심이 아니었을까?

"...어라?"

선수와 관계자 및 경기장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이 당황하는 순간. 양민구도 구마윤을 돌아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형님. 설마. 이... 이긴 건가요?"

"후후후.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믿음에 보답할 거라고."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요...?"

"저 녀석 강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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