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륜기로 가버렷-362화 (362/401)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11)

리듬체조 선수들과 가까워지고 며칠 뒤, 물개 녀석이 찾아와 꾸잉꾸잉거렸다.

"형, 나 봤어."

"뭐가 또? 뭘 봤길래 아침부터 무섭게 난리야."

"리듬체조. 요즘 밤마다 셋이, 어? 뭘 하길래 맨날."

"너도 스트레스 받냐. 새끼가 상상력은. 밤에 산책가는 거야.

이상하게 보지 마."

"산책, 오오~ 여자들과 산책. 보통 그런 걸 데이트라고 부르지 않나?"

"크하하하! 너 진짜 빨리 병원 가 봐라. 운동만 해서 미치는가 보다."

"아! 왜? 아니야?"

"한 사람도 아니고 세 사람을 끼고 누가 데이트를 하는데. 그리고 주영이 누나는 남자 친구 있어. 지수 은재는 고삐리고."

"좋아. 그럼 나도 껴 줘. 내가 확실히 보고 판단할 테니까."

"꺼지라고. 너, 먼저 나 혼자 나갈 때 숙소 앞에서 만났지? 그때 내가 같이 가자고 물어봤지? 대놓고 싫다고 했던 새끼가."

"아. 그날은 운동하다 빠져 죽을 뻔했던 날이고. 나도 껴 줘. 나도 리듬체조랑 친해지고 싶다고."

"하하! 이 새끼. 차라리 그게 낫네. 솔직하고."

"맞다. 형이 언제 그런 소리 했다면서? 연애랑 운동은 아무 관련 없다고. 연애한다고 운동 못 하는 건 선수 자격 없는 거라고."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았냐?"

"나 다이빙하는 친한 여자애 하나 있는데 걔가 그러데. 구마하가 이러는데 코치님들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다이빙하는 여자애가 있어? 누군데? 이뻐? 몇 살?"

"하하! 뭔데?"

"나와라. 오늘 밤 운동 끝나고 데리고 와. 그 친구도 같이."

"우와, 이 형. 아까 나는 안된다면서..."

요즘 보면 나도 진짜 많이 변한 거 같다.

낯섦이 두렵지 않고, 처음 보는 사람도 여유 있게 상대하게 된다.

전에는 아무리 웃어도 미소 뒤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 거 같애.

이것도 복싱의 영향인가? 아니면 그냥 내가 태릉이 전보다 익숙해져서?

"오빠, 여기요."

"어. 얘들아. 주영이 누나는 안 와?"

"숙소 나오다가 코치님 만나서 잠깐 이야기 나누고 계세요. 금방 올 거예요."

"오빠가 말했던 수영 선수들은요?"

"거기도 올 거야. 태주라고, 니네 다 알지?"

"알죠. 그 오빠도 유명한데."

"산책 멤버가 점점 늘어나네요."

"좋은 거지. 이렇게 다녀야 스캔들도 없고 건전한 모임인 거 같잖아."

"난 오빠랑 스캔들 나면 재밌을 거 같은데?"

"난 무서울 거 같은데. 마하 오빠 보통 유명한 사람이어야지..."

"지수가 현명하네. 꼭 은재 같은 애들이 당해 보고 울면서 멀어지지."

"제가요? 나 안 그럴 건데?"

아무튼, 요즘 내 모습이 참 좋다.

이렇게 예쁜 애들과 있어도 무지성 ‘존나 땡긴다’ 같은 생각을 안 하고 건전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얘들이 미성년자라서 그러는 게 아니야. 물론 성인이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했겠지만, 지금은 그냥 이렇게 지켜 주는 게 좋아.

"오빠는 김태주 그분이랑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아테네 동기지. 둘 다 대표 팀 막내였고. 나는 육상, 걔는 수영. 코치님들이 소개해 줬어."

"아아~ 그때 보셨구나."

"다른 종목 선수들 만나기 어렵지?"

"아무래도. 다들 바쁘니까요."

"맞아요. 내 운동하기 바빠서 사람들 사귀기 어려운 거 같아요."

"올림픽 나가고 시합 끝나고 이러면 좀 만나 봐. 너네들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 많던데."

"그건 아무래도 우리 종목이 그래서 그런 거 아닐까요?"

"올림픽에서 사람들 볼 시간이 있어요?"

"은근 많어. 파티도 많고."

"우와, 파티 가 보고 싶다."

"파티는 누가 해요?"

"미국 애들도 있고. 유럽 애들도 있고. 올림픽 가면 재밌어. 다양한 사람들도 보게 되고."

이런 것도 내가 성장을 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연애와 이별, 좌절과 극복, 훈련과 여행 등등. 모든 것이 영향을 준 거 같다.

뭐든 좋겠지. 사람이 발전한다는 건 좋은 거야.

"안녕하세요. 다이빙 대표 김수하라고 해요."

"아. 네. 안녕하세요."

"우와. 구마하..."

"아이고 제가 뭐라고. 너희는 태주랑 인사했어? 이분이랑은 인사 안 해?"

"수하 언니 우리랑 같은 학교 나왔어요."

"원래 서로 잘 알아요."

"그래? 그 학교는 뭔데 다이빙도 있고 리듬체조도 있어?"

"성운이요."

"으음~ 성운... 너희 송파 애들이었구나."

"오빠, 저희 학교 아세요?"

"거기 출신 친구가 하나 있었지..."

"우리 학교 여곤데?"

"하하! 아 맞다. 다빈 언니가 우리 선배님이셨죠?"

"수하 씨 다빈이 잘 아세요?"

"작년 세계 선수권 준비할 때 인사했어요. 따로 오빠랑 무슨 사이셨는지는 잘 몰라요."

"허허. 허허허. 산책이나 가죠..."

식사 시간 외에도 사람들을 만났다.

태주도 끼고 수하 씨도 알게 되고. 복싱 형님들도 요즘 밤마다 뭐 하고 다니냐며 한두 분 참여하셨다.

서로가 서로에게 팬심으로 다가오고 호기심에 접근하며 명성과 미모에 끌리는 그런 것들도 분명히 있었지만.

한 꺼풀 더 벗기고 들어가면 다들 개인종 목들이라 어디 마음둘 곳 없는 사람들이 뭉치는 것 같았다.

"요즘 왜 이렇게 힘들지... 자도 자도 피로가 안 풀린다. 마하야..."

"그래서 산책 나오셨잖아요. 자~ 부드럽게 심호흡하면서. 다른 분들도. 맑은 산 공기 마시면서."

"마하 씨, 저 진짜 궁금한 거 있는데요."

"네, 주영이 누나. 뭐요?"

"정말 안 힘드세요...?"

"저도 힘들죠. 근데 여기서 훈련 강도가 높아질 거라 지금 힘들어하면 지쳐요."

"야. 야? 잠깐만 뭔 소리야? 훈련 강도가 높아진다니. 코치님이 그러셔?"

"아니요. 모든 선수촌이 이제 한 단계 강도 올릴 때가 됐어요.

훈련 막바지라."

"...뭔 소리야. 이건?"

"태주야, 니네도 그러지?"

"맞아요. 형님 대표 팀 처음이세요?"

"난 이번이 처음이야."

"여기 처음 태릉 오신 분들 많은 걸로 아는데, 올림픽 준비가 원래 그래요. 이건 종목 가리지 않고 태릉에서 하는 훈련법이라."

"태주야, 다이빙도? 우리도 그래?"

"어디든 똑같애. 육상 다이빙, 뭐 격투기 종목. 가리지 않어."

"태주 말씀 들으셨죠? 진짜로 다들 이제부터 부상 조심하세요.

앞으로 더 에너지 빡 소모시켜서 죽기 직전까지 만드는데. 다 준비됐는데 다쳐서 올림픽 못 가는 사람들 있죠? 여기서 나오는 거예요."

"오빠... 지금보다 더 빡시게 운동을 시킨다고요? 지금도 죽을 거 같은데?"

"진짜시죠?"

"그럼 진짜지. 오늘부터는 하루하루 신경 집중해야 돼."

"마하 씨, 아테네 때도 이랬어요?"

"늘 똑같았어요. 에너지 제로로 만들고 완충시켜서 시합에 내보내는 건 전통적인 방식이라."

"누나, 그래서 유도나 레슬링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덩치 좋고 기운 쌘데도 힘들어서 울잖아요."

"아..."

"마하 오빠, 오빠도 조심하세요. 먼저도 스파링하다가 눈 맞아서 어지럽다고 했었잖아요."

"그거? 이 형님이 때린 거야."

"야!! 뭐야? 사람들 앞에서!!"

태릉이 처음인 사람들. 태주와 나같이 지난 아테네를 경험해 본 사람들.

서로서로 위로해 주고 응원해 주며 친구도 되고 형제자매가 되어 준다.

사람들을 사귀자 이 지옥 같은 태릉도 그렇게 나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태릉이 싫었던 건 훈련이 괴로운 게 아니라 사람이 없어서 아니었을까?

"오늘은 오랜만에 우리 셋이네."

"수하 언니가 수영 대표 팀 회식이라고 했고요, 주영이 언니는 의무실 갔어요."

"우리도 복싱 형들 오늘은 도저히 못 나가겠다고 쉰다고 했는데."

"난 셋이라 좋아. 사람들 늘어나니까 뭔가 산책 아닌 거 같고 야간 훈련 같았거든."

"엄밀히 마하 오빠 혼자였지. 우리가 낀 거고."

"그래도 사람들 사귀는 거 좋지 않냐? 배우는 것도 많고. 새로운 얼굴이 신선함도 주니까."

"정말로. 다들 되게 열심히 하는구나 싶어요."

"오빠, 진짜로 다치지 마세요."

"나보다 너희들 걱정해. 니네는 살도 없어서 다치면 크게 온다."

"걱정하지 마세요. 죽어도 올림픽 무대에서 죽을 거니까."

"맞아. 다쳐도 무대에서 다칠 거에요."

"끔찍한 소리들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볼각오를 해야지."

운동이란 하나의 세계. 올림픽이란 하나의 꿈.

단지 그 하나만 가지고 이렇게 모르는 존재들이 가까워지고 의지하게 되다니.

다음에 연애를 한다면 예쁘고 몸매 좋은 사람만 좋아하지 말고.

대화를 나누며 같은 꿈을 품고 같은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자.

그럼 지금같이 힘든 순간이 닥쳐도 의지 되고 행복해지는 만남이 되지 않을까?

"오빠? 안 오고 뭐 하세요?"

"어. 잠깐 운동장 좀 보고 있었어."

"육상 생각하세요?"

"아니. 풍경을 담고 싶어서."

"갑자기?"

"좋네. 여기. 생각보다."

"음??"

"무슨 소리지???"

씨발 태릉 선수촌.

좆같고 사람 압박하는 지랄 같은 면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인정한다.

이번엔 조금 마음에 들었어.

* * *

올림픽이 옆 나라에서 개최되는 만큼, 아테네 때완 다르게 우리 선수단은 보다 많은 시간을 한국에서 집중할 수 있었다.

더 많은 훈련. 더 많은 고통. 더 많은 땀과 눈물이 흘렀다.

좌절도 있고 미리 포기하는 사람도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아는 선수들은 차곡차곡 경고를 해 둔 덕에 대부분 큰 위기를 극복하고 올림픽행 티켓을 손에 넣게 됐다.

7월 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이 다가왔다.

올림픽 개막까지 보름이란 시간을 앞두고, 문체부 장관님과 대한 올림픽 위원회가 선수단 결단식이라고 큰 행사를 개최했는데, 선수단 사기 증징 차원에서 연예인 응원단도 부르고 이것저것 명목을 덧붙인 잔치였었다.

"오~ 올림픽 홀에서 콘서트라. 형, 진짜 이런 거 보면 우리나라 체육계도 많이 발전했어. 그치?"

"결단식은 지랄. 운동하는 사람이 연예인 본다고 기분 풀리나.

잘 먹고 잘 쉬게 놔둬야 사기가 오르지."

"에이. 보면 좋지 뭘."

"새끼야, 이런 게 다 정치인들 인기몰이하는 데 팔려 가는 거야. 아, 씨발. 오늘 집에 가면 삼 일 쉴 수 있는데."

"형도 알고 보면 참 삐딱한 성격이야."

"너도 금메달 따 봐. 장난 아니게 끌려다니지. 그때 가서 너 좋은 소리 하나 지켜보자."

"그런 건 따고 난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지성이는 어디래?"

"몰라. 아까 도착했다고 하던데. 근데 형, 나 가야 돼. 대표 팀에서 개인 행동 하지 말래서."

"알았어. 지성이한테는 내가 얘기해 줄게."

오늘을 보내고 이틀 집에서 휴가를 즐기면 베이징으로 떠난다.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이구나.

매번 그렇지만 이번에도 순탄치 않은 시간들이었다.

"마하 형!"

"어이. 권지성."

정말 오랜만에 지성이를 만났다.

원래는 태주랑 셋이 보려고 했는데, 태주 녀석이 수영 대표 간판스타라 함께 어울리기 쉽지 않다.

"형은?"

"나 뭐? 난 좆밥이지."

"하하. 그런 위치에서 자신을 그렇게 표현하는 사람은 형이 유일할 거야."

"사실이 그런데. 복싱은 겸손해야 돼."

"아무튼, 오랜만이네."

"근데 너 진짜 내가 아는 지성이 맞냐? 이 새끼, 키가 왜 이렇게 컸지?"

"5cm 큰 거 가지고 뭘 그렇게."

"오오~ 185!! 딱 좋네. 여자들이 젤 좋아하는 키잖아!!"

"하하하! 진짜 여전하구나."

지성이는 여자,친구를 사귀어서 그런가, 호르몬 작용이 도움이 됐는지, 애가 키가 훌쩍 크고 몸도 다부져져 있었다.

원래 날렵한 스타일이라 운동복 안 입으면 선수인 줄도 몰랐는 데, 지금은 누가 봐도 운동하는 사람 같다.

"남자들은 군대까지 큰다고 하잖아. 내가 그런 케이스였더라고."

"새끼, 잘 됐네. 축하한다. 여자 친구는 안 봐?"

"끝나고 따로 보기로 했어."

"데이트 가냐? 오늘 어디 좋은 데 안 가?"

"왜 이래? 외로워? 그런 걸 궁금해하고 있어."

"여자 친구 있으면 하루라도 더 보고 싶지 않냐?"

"보고 싶어도 데이트 갈 시간이 없어. 하진이 지방 살아서 오늘 빨리 내려가야 돼."

"새끼, 커플끼리 올림픽도 가고. 부럽다. 재밌겠어."

"그러는 형도 요즘 만나는 애들 있다면서."

"내가 누구?"

"태주가 그러던데. 리듬체조 선수들이랑 완전 가깝게 지낸다고."

"하... 그 새끼도 참. 은근 말이 많어."

"누구야? 미성년자라는 말이 있던데."

"아니야. 그냥 친한 오빠 동생이야."

"잘 나가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들 말하던데. 형도 별수 없구나."

"으하하! 너 많이 뻔뻔스러워졌다? 애가 듬직해졌는데?"

정신없이 웃고 떠들고 있는데, 육상 대표 팀의 암울한 사정에 대해 알게 됐다.

"니가 주장이라고?"

"어. 성격이 변한 건 아마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왜 니가 주장이야? 복귀한 형님 한 분 있다면서?"

"마지막에 햄스트링이 크게 와서, 나갔어."

"근데 주장이 여기서 나랑 이러고 있음 어떡해? 선수들 안 챙기고?"

"우리 이번에 7명이 전부야. 거기서 오늘 여기 온 건 네 사람이고. 그것도 단거리는 나 하나."

"왜 그거밖에 안 돼...?"

"왜긴, 알잖아. 운영 바뀐 거."

또 박문기냐? 하여간 돈에 미친 새끼 아니랄까 봐...

양아버지 천병욱 전무님이 계실 땐, 서른 명에서 적어도 스무명은 큰 무대를 경험하게 해 준다고 데리고 가셨다. 그렇게 나에게도 기회가 왔고.

그러나 지금 박문기 회장은 오직 성적, 효율만 가지고 대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지성이가 짊어진 짐이 무거워 보인다.

"왜 한숨을 쉬어. 떠난 사람이."

"후우... 내가 어떻게든 나오면서 그 인간을 끌어내렸어야 했는데..."

"욕할 것도 없어.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변한 것도 아니고.

자기 하던 대로 하겠다는데."

"아... 정말 오랜만에 스팀 받네."

"진짜 여전하구나, 형은."

"씨발. 미안하다."

"뭐가 미안해?"

"그냥. 모든 게 다 너 혼자 떠안게 하는 거 같아서."

"됐어. 난 오히려 좋아. 내가 내 운동하지 언제는 누구 때문에 흔들리고 그랬었나."

"하긴. 넌 원래 그랬지."

지성이도 말해 준다. 박 회장이 있는 한, 내가 육상 대표 팀을 관둔 건 너무나도 잘 한 선택이라고.

"있으면 있는 대로 또 시끄러웠겠지. 그래서 지금이 좋아. 집중도 되고."

"너도 많이 성장했구나."

"우승은 어려워도, 버텨 보겠어. 끝까지."

"왜 우승을 못 해. 동민이도 없고 나도 없음 니가 동양 챔피언인데. 승부해 봐야지."

"안돼. 유진 볼트가 있잖아."

"유진이가 왜?"

그동안 어떤 주제를 꺼내 들어도 덤덤하던 녀석이 정색하는 얼굴로 돌아본다.

"지금 농담하는 거지?"

"무슨 농담?"

"몰라? 진짜로?"

"모르는데. 왜? 걔 요즘 잘해?"

"와 진짜... 아무리 복싱한다고 해도 그렇지... 너무하는 거 아니냐?"

유진 볼트가 내 세계 신기록을 깼단다. 그것도 몇 달 전 뉴욕 그 랑프리에서 9.72란 성적으로.

"걔가??"

"형 기록은 작년 세계 선수권에서 따라잡았어. 올해는 경신을 한 거고."

"허허. 허허허허. 으허허허... 유진이가? 진짜로?!!"

"와 제발, 마하 형... 사정은 들었지만 인간적으로 그러진 말자고. 형 아무리 육상 떠났어도 메달까지 사라진 건 아니잖아."

유진 볼트의 성장. 지성이의 뚝심.

내가 없는 육상계도 판이 재미나게 돌아가고 있었다.

여러모로 이번 올림픽, 기대된다.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이야기가 잔뜩 차려진 잔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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