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륜기로 가버렷-371화 (371/401)

Monster(9)

베이징 리듬 체조 연습 경기장. 검은 머리 세 사람이 대한민국대표단 운동복을 입고 모여 있었다.

"얘들아, 너희 다 했어?"

"아직요. 사람 너무 많아서 기다리고 있어요. 언니는요?"

"나도 아직. 끝났으면 비킬 것이지. 쟤들은 왜 자리를 잡고 있을까…?"

"러시아 애들 원래 저러잖아요."

"어린 것들이 진짜. 내가 가서 뭐라고 해 볼까?"

"하하~ 짜증 내지 마세요, 언니. 저쪽도 끝나서 마무리하는 거 같은데."

이주영과 김지수가 연습장을 보고 있을 때, 배은재는 새로 산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주영이 전화기에 빨려 들어가는 후배에게 한 마디 건넨다.

"은재야, 그게 그렇게 좋아?"

"언니, 이거 완전 대박이에요. 사진도 엄청 뽀샤시 하게 나와요."

"아무리 대박이어도. 너 어젯밤에도 핸드폰만 붙들고 있었잖아."

"아 그건… 인터넷이 되니까… 밀린 기사도 너무 많고…."

"한국에 무슨 일 있어?"

"마하 오빠 오늘 경기잖아. 너 몰랐어?"

"아 맞다. 오늘이구나."

"마하 경기 있어?"

"네. 아마 우리 끝나는 시간 잘 맞추면 볼 수 있을 걸요?"

"이겼으면 좋겠다. 많이 노력하던데."

"잘하겠죠. 오빤데."

"언니, 그것보다 진짜 대박인 게 뭔지 아세요? 기사에서 봤는 데, 오빠 시합에 맞춰서 배달받으려면 치킨이든 뭐든, 며칠 전부터 예약해야 한대요."

"그래도 은재야. 지금은 우리 일에 집중해야지. 너도 그만 그거 치워."

"네. 죄송해요."

"마하는 애들한테 이런 걸 왜 사 줘가지고… 집중 못 하게."

조곤조곤 지루함을 달래는 세 사람 곁으로 낯선 발소리가 들려온다.

인형 같은 외모의 금발 머리 동구권 선수 다닐로바 레스카야였다.

"Hello~!"

"음? 하! 하이!!"

"어머? 은재야. 야?"

"어? 우와. 다닐로바…."

이번 올림픽 중국 러시아 선수단을 제하면 가장 유력한 메달 후보 중 하나로 관측되는 벨라루스의 다닐로바.

리듬 체조 선수라면 누구나 반길 얼굴이 불쑥 나타나자, 세 사람은 기쁘면서도 긴장된 표정을 감출 수 없는데.

"Are you korean? or japenese?"

"코! 코리안!!"

"위 위 아 코리안. 여기 태극기."

"Oh~~!! very nice~"

그녀의 입에서 반가운 이름이 들려온다.

구마하를 아느냐고 묻는데, 셋은 누구보다 잘 안다고 답하고 싶지만, 외국어 실력이 짧아 원하는 대화 내용을 전부 건네지는 못했다.

"와 다닐로바… 처음 이야기해 봐."

"이야기보다 이렇게 보는 것도 처음이지 않아요, 언니?"

"하긴. 세계 선수권 우승자가 왜 우리를…?"

"얼굴 진짜 작다…. 예쁘고."

"예쁘긴 뭐가 예쁘냐. 실물로 보니까 별론데. 쟤도 다 화면발이였네."

다닐로바에게 호감을 품던 두 사람과 달리 배은재의 반응이 날카롭다.

"은재는 쟤 싫어했니?"

"너, 저 선수 되게 좋아하지 않았어??"

"아니 좋은데. 근데 오빠는 왜 물어보냐고…."

"아하하하~! 은재야? 팬이겠지. 마하잖아."

"그러니까… 너 오버하지 마. 오빠 인지도가 있는데…."

"쓰읍. 아닌데. 그런 느낌이 아니었어. 마치 안다는 듯한 표정이 마음에 안 들어…."

누구보다 구마하에 대한 애정이 깊은 배은재였다.

귀여운 표정으로 앙칼진 눈매를 하고선 멀리 자국 선수들과 모여있는 다닐로바를 쳐다본다.

"그때 그 사람인가? 그 모델? 그 사람도 벨라루스라고 하지 않았나?"

"얘 병이네. 병이야."

"신경 쓰지 마세요. 맨날 이래요."

"뭐? 너도 그 모델 싫다고 했었잖아."

"싫든 좋든 오빠가 누굴 만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주영 언니면 몰라도. 아니야. 쟤는 안 돼."

은재의 단호한 결심에 이주영과 김지수가 서로를 보며 허탈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제발… 누가 들을까 내가 부끄러워…."

"아하하하~! 은재는 그렇게 마하가 좋아?"

"네."

"왜?"

"싫어할 이유가 있나요? 멋있고. 키 크고. 돈 많고. 듬직하고.

싸움도 잘하고. 거기다 이런 것도 사 주고."

"그렇게 좋으면 고백이라도 해 보지 그랬어."

"저 엄청 많이 했어요. 오빠가 모르는 거지. 그치?"

"알아도 문제라고 내가 몇 번을 말해. 넌 미성년자고 오빠는 성인인데."

"무슨 상관? 우리 엄마 아빠도 8살 차이 나는데?"

"그건 어른들. 아 몰라… 난 연습하러 갈 거야."

지수가 먼저 빠지자 이주영이 편안한 얼굴로 후배를 바라본다.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구나. 진심인데?"

"진짜라니까요. 2년만 지나 봐요. 바로 달려갈 거예요."

"그때까지 마하가 혼자면 좋겠다."

"근데 어려울 거예요…."

"왜?"

"오빠는 날 여자로 안 봐요."

"그건 니가 아직 어리니까 그렇겠지."

"그럴까요?"

"그럼."

"흠… 난 나보다 언니 볼 때 더 다정한 거 같던데?"

연습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배은재는 호들갑을 떨었다.

"아! 저기! 저긴데!!"

"야? 선생님 계셔…?"

"은재, 왜 그러니?"

"네? 아니요…."

"저기가 뭔데? 말해 봐."

지도 선생님의 물음에 이주영이 나서서 답한다.

"구마하 선수요. 오늘 시합이잖아요."

"그래. 오늘이구나. 안 그래도 우리 집에서도 지금 난리라고 하더라… 휴우…."

"선생님네는 왜요?"

"우리 남편. 지 와이프 제자들 경기는 언제 하는지도 모르면서."

허락만 된다면 경기장을 가 보겠지만, 큰 일정을 앞둔 상태에서 지도자는 숙소로 돌아간다.

"복싱! 복싱!! 남자 복싱이 몇 번이더라."

숙소에 도착한 배은재는 가방도 풀지 않고 서둘러 리모컨을 들어 중계 화면을 찾았다.

지도자도 선배도 동기도 모두 그녀를 말리지 않는다.

말을 한다고 들을 상태도 아니거니와, 구마하의 경기 내용은 스포츠 선수로서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길이기도 했으니까.

"대단하긴 하지. 육상에 스키에 또 복싱까지."

"선생님도 마하 잘 아세요?"

"너희보단 모르지만, 아테네 때 잠깐 멀리서 봤었어. 육상 선수라고 혼자 이렇게 지도자랑 같이 있는데. 메달 따기 전이었지, 아마?"

"메달 따고는요?"

"그때는 원체 바빠서. 경기가 계속이었잖아. 단거리랑 중거리 같이 뛰니까. 누가 다가가려고 해도 갈 수 없지."

"맞다. 오빠도 그런 얘기 했었어요."

"그러네요. 마하는 이미 그때 금메달이 3개였었죠."

"이미 시작부터가 다른 사람이야. 단거리랑 중거리는 신체 개념이 다른데 두 종목에서 금메달이 3개라니. 아마 1,500도 옆 선수 신경 안 썼으면 메달이 4개 였을지도."

지도자가 TV에서 떨어지지 않는 제자에게 묻는다.

"은재야, 마하는 올림픽 끝나고 뭐 할 거라니?"

"프로요!!"

"역시. 그래, 그게 맞지."

"그리고 미국 간다고 했어요."

"후후후. 갈 때 너도 좀 데려가라고 해야겠다."

"정말요! 선생님 꼭이요!!"

웃고 떠드는 가운데, 뭐라 뭐라 중국어 해석이 들리며 남자 복싱 헤비급 경기가 시작됐다.

"맞다! 이거 맞죠!! 헤비급!!"

"보자. 어, 맞네."

"야, 좀 나와. 선생님도 계시는데."

"놔둬라. 귀신이 와서 말린다고 쟤가 듣겠니."

"오빠 순서는 언제지? 아, 언제 나와…."

"얘들아, 나 먼저 씻을 테니까, 마하 나오면 불러."

"네, 선생님."

경기장에 모여 있는 수많은 관중들이 승자에겐 찬사를, 패자에겐 위로의 박수를 건네는 가운데, 중국 선수가 등장하면 더 큰 박수와 환호성을 들려주었다.

"사람 진짜 많다…. 오빤 떨리지 않을까?"

"원래 복싱이 이렇게 인기가 좋은 경긴가."

"아닐걸요. 저 이것도 기사에서 봤는데. 마하 오빠 나온다고 지금 암표 가격이 몇 배를 뛰고 있데요."

"은재, 너는 언제부터 그렇게 마하를 좋아하게 된 거야?"

"저요? 저 토리노 때요."

"보통 아테네 때 팬 되지 않나?"

"그때는 그냥 남들 다 좋아하니까 좀 별로였는데. 토리노 때 보면서 아 이 사람은 차원이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잘하는 사람 좋아하는구나."

"그럼요. 어? 나오는 거 같다. 뭔가 분위기가 술렁술렁하는게."

배은재의 직감대로 중계도 목소리가 시끄럽게 바뀐다.

그리고 역시나 태극기와 함께 KOO라는 이름이 떴다.

"나온다!! 선생님!!"

준비 시간을 지나 마침내 주인공이 등장.

구마하의 모습이 경기장에 나타나자 중국 선수들보다 더 큰 환호성이 쏟아졌다.

푸른 경기복을 입고 있는 그의 스타성은 국적을 넘어서는 아우라를 보여 주고 있다.

"와… 함성이…."

"우와…."

"아 왜 이러지. 왜 내가 울컥하지…?"

얼마든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였다.

편안하게 오빠동생 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는 세계 스포츠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사람.

그 가치를 직면하게 되니 보는 이의 가슴이 더 벅차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시작한다. 선생님!!"

두 선수가 링에 오르고, 주심의 설명을 들은 구마하와 상대방선수가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나눴다.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거구.

이주영과 김지수는 그를 보며 두려움을 느낀다.

"저런 몸으로 한 대 맞으면…."

"아무리 마하 오빠여도 무사하진 않겠죠."

"야! 뭐라는 거야. 오빠가 왜 맞어. 아 선생니~ 임!!!"

경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뜨거운 함성이 링 위로 쏟아지고, 두 선수가 주먹을 툭 치며 거리를 두고 멀어진다.

"제발! 제발!!"

"와, 떨려. 나 복싱 처음 보는데."

"저도요…. 아는 사람 나오니까 더 두근두근하네요."

소파에 붙어 앉은 이주영과 김지수가 서로를 꼭 끌어안는 가운데, 배은재는 두 손을 맞잡으며 기도를 올린다.

그때 아제르바이잔 선수가 먼저 나서며 주먹을 뻗었다.

"으으―!"

"오빠, 화이팅…."

"제발 제발!"

세 사람이 긴장된 몸짓으로 TV 화면에서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그때. 구마하는 가벼운 풋워크로 상체를 젖혀 상대방의 공격을 흘려 버린다.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펀치들.

복싱에 문외한인 세 사람이 보기에도 그의 공격은 묵직하게 상대방의 안면을 강타하고 있었다.

"그렇지!! 마하 잘한다!!"

"꺄악!! 또 때렸어!"

"오빠 제발 제발…!"

TV 속 경기장의 함성도 뜨겁고, 지켜보는 세 사람의 데시벨도 벅차게 올라가고 있다.

샤워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빠르게 결과가 나왔다.

"이긴 거야?"

"와… 우와…."

"흑. 흐으윽―! 오빠…."

연거푸 몰아치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던 아제르바이잔 선수가 쓰러지고 그대로 카운트 종료.

KO 승리였다.

"헉! 헉! 얘들아, 설마 벌써 끝난 거니?"

"네…."

"아니. 뭐 언제 시작했다고??"

"뭐가 엄청 빠르게. 오빠도 막 후다닥 때리더니. 그대로 끝났어요."

"어머 어머. 근데 은재 얘는 왜 이러니?"

"흑. 흐윽… 감동했어요…."

* * *

"야, 이 미친년아."

"뭐 또?"

"아, 씨발. 넌 경기를 그렇게 짧게 끝내면. 새끼 존나 개념 없게."

"뭐가 병신아?"

"잘했다고 씨발년아."

시합을 마치고 돌아와 여기저기 빗발치는 전화에 잠깐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받았다.

칭찬도 있고 축하도 있고 정석이같이 욕을 뱉는 미친놈도 있는데.

"허우. 진짜 빠르게 끝내서 다행이지. 나도 가슴이 너무 뛰어서 3라운드 갔다간 내 내공이 먼저 터졌을 거야."

"근데 그렇게 막 빨리 끝내도 되는 거야?"

"되지. 상대방이 너무 경계하는 게 보이길래, 이때 치고 나가야겠다 싶더라고."

"오~ 새끼. 전략적."

"그게 현재 내가 가진 최선이기도 했고. 난 경력이 짧아서 뭘 오래 보여 주면 간파당하거든."

"니도 나름의 이유가 있긴 있던 거네."

"그렇지. 모든 이들을 위해 내가 가진 최고의 실력을 보여 준 거지."

"그래도 다음부턴 조금 더 오래 뛰라고. 알았냐?"

"크하하하! 꺼져 병신아. 그게 내 맘같이 되는 줄 알아."

"가게에 사람들 진짜 많았는데 너 끝나니까 다 가잖아!!"

"푸하하! 형도 그 소리 하던데. 진짜야?"

"그래. 아 씨발! 너 나올 때까지 분위기 얼마나 좋았는데. 다들 막 흥분하고 술 막 시키고 그러다 끝나니까 흥이 식는데."

"그게 왜 나 때문이야, 그 가게 음식 맛이 별론가 보지."

"하하! 이 새끼."

"아니면 직원들이 싸가지가 없든가. 특히 매니저 새끼가. 그런 가게는 구청에 신고해야 돼."

어쨌든, 잘하긴 잘했나 보다.

형도 멋있었다고 해 주고, 민구 형도 아까 회사 사람들 반응 얘기해 주는데, 여기저기 지금 문의가 빗발쳐서 막상 8강 응원을 많이 못 갈 거 같다는 말도 들었다. 감독님도 그렇고.

"맞다. 정석아, 너 중계 들었냐?"

"중계?"

"우리 최두필 관장님. 너도 그때 가게에서 봤었잖아. 그분이 중계했다던데?"

"몰라. 사람들 소리 지르느라 볼륨 아무리 키워도 안 들려."

"아. 나도 진짜 그 분위기 한번 느껴 보고 싶다."

"니가 느끼면 안 되지. 너 응원하느라 모인 건데."

"으하하~ 그것도 그렇네."

"야. 구마. 너 이러다 진짜 또 메달 따는 거 아니냐?"

"병신아, 올림픽 메달이 무슨 애들 장난이냐고."

"못 해? 어려워?"

"어렵지. 오늘은 16강 첫 시합이라 운이 좋았던 거야. 여기서한 단계 올라가면 갈수록 레벨이 바뀌어."

"씨발. 그럼 니가 그 레벨 다 꺾고 올라가면 되겠네."

"안 돼. 그리고 그런 거 함부로 속단해서도 안 되고."

"아 뭐야 진지하게 그러지 말고. 빨리 허세를 섞든가 욕을 뱉든가 하라고. 내가 미안해지잖아."

"하하하! 미친년."

정말 그렇다.

올림픽까지 온 선수는 다 기본 클래스가 있지만, 한 단계 올라가면 갈수록 레벨이 곱절로 올라가는 마법이 생긴다.

메달이 가까워지는 만큼 선수들의 잠재의식이 본실력에 더욱 힘을 가하는 것이다.

아마 오늘 만난 라파엘이란 선수도 4강이나 8강에서 만났다면 또 달랐겠지.

"어쨌든 잘해라. 결승 땐 애들도 다 휴가 나온다고 했으니까."

"이 새끼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니까?"

"태윤이는 안 내보내 주면 탈영한다고 했어. 그 새끼 진심으로 그랬다고."

"저런. 친구 생각해서라도 그 전에 빨리 지든가 해야겠네."

"지기만 해 봐. 내 손에 죽을 줄 알어."

"알았어. 들어가."

"그려. 쉬고. 아 씨발 간만에 올림픽 존나 땡기네. 이 새끼 때문에."

"그니까 내가 오라고 했잖아. 며칠 뒤 우리 회사 출발하니까.

그때 끼면 되는데."

"야 인마! 너 때문에 가게 비상인데 내가 어떻게 가!!!"

가게도 비상이고 나라도 비상이다.

내가 뭐라고 다들 이렇게 좋아해 주는지.

그러나 나의 경기는 오늘까지지 그 이상은 없다.

젠장. 나도 결승 가고 싶은데.

"휴우…."

다시 한번 내공을 체크해 본다.

빠르게 시합을 끝낸 덕에 절반 정도의 힘은 남아있지만. 이 정도 내공으로 8강을 넘는다 한들… 아니 그 전에 8강이 과연 가능은 할지.

아. 정말 딱 한 번 만 할 수 있다면…

그러지 말고. 그냥 지금 나온 김에 확 어디로 튀어 버릴까?

"흐음."

정말 그럴까? 혼나는 건 다음에 생각하고. 지금은 그냥.

"왜 한숨이니?"

"어? 누나."

그때 주영이 누나가 나타났다.

"왜 혼자 있어?"

"아. 여기저기 전화 너무 온다고 잠깐 방에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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