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륜기로 가버렷-386화 (386/401)

이기는 것보다 위대한 게 있다. (10)

준결승 하루 전. 훈련장을 찾은 구마하에게 세계 유수의 스포츠언론이 다가와 마이크를 내밀었다.

“컨디션 좋습니다. 순위를 생각하고 있진 않아요. 물론 저도 결승까지는 가고 싶죠. 글쎄요, 상대편 선수가 스위치 히터를 연구했어도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짧은 경험에서 경기를 창의적으로 풀어 낸다는 건 연습대로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

많은 이들이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전설을 넘어 신화가 창조되는 과정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곱게 보는 시선과 달리 삐딱한 시선도 있으니, 구마하라는 전설을 무너뜨리려는 자. 바로 중국 체육총국 위원장이었다.

안전부 팀장이 그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저렇게 기자들이나 상대할 거면 믹스트 존으로 가든가, 훈련장에서 뭐 하는 건지….”

“부럽습니까?”

“무슨 소리요. 내가 누굴 부러워한다고.”

“별로. 내 선수도 아닌 걸 뭘 그리 타박하나 싶어서요.”

“잘난 듯 말하는데. 거기야말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뭔 말이 없으니.”

“모르겠습니다. 일이라곤 해도 남녀관계라.”

“설마 두 손 놓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그럴 리가요.”

원래 중간보고를 하지 않는 업무 특성상 팀장은 말을 아끼고 싶었다.

그래도 조급해 보이는 그를 생각해 일부분 공유해 준다.

이야기를 듣자 위원장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렇게나요?!”

“우리 부하 말은 그랬다고 하더군요.”

“허허… 기가 막혀서. 허풍도 정도껏 쳐야지.”

“허풍이라뇨. 무슨 그런 심한 말씀을.”

“허풍이 아니면 연거푸 시합을 치르고 있는 선수가 그 정도 스태미나가 남아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군요. 하지만 그래서 구마하겠죠.”

가만히 지켜보니 이야기가 마냥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그제야 위원장도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설마. 진짜로?”

“말씀드렸잖습니까. 남녀관계의 일은 모르겠다고.”

“허허! 하하하! 으하하하하!!”

불필요하게 비추던 감정을 거두고 높은 신뢰와 믿음을 보여준다.

“역시. 큰 도움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위원장님.”

“좋습니다. 이대로만 갑시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뭡니까?”

“양웨이의 실력은 어떤가요?”

“출중합니다.”

“구마하도 아마추어 레벨에선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다. 현실적으론 구마하의 신체 능력을 이길 자는 없겠죠.”

“그걸 아신다면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내실 건지…?”

“우리도 따로 준비하는 게 있습니다.”

* * *

“약물을 쓴다고요?”

“그렇다더군. 구마하에겐 이중 삼중의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셈이지.”

여자를 붙여 기력을 빼고 약물을 쓴 선수로 대미지를 쌓는다.

그리고 결승 무대에 오른 양웨이로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

그것이 중국 측의 전략이었다.

“아마도 내일 구마하는 힘든 시합을 치르게 될 거야.”

“걸리면은요? 해외 반응은 신경도 안 쓰는 건가요?”

“모르지. 그쪽까진 우리가 관여할 분야가 아니니까.”

“왜 이렇게 반칙을….”

“이봐 왜 갑자기 감성적이게 된 건가. 결국 우리가 하는 일도 다를 건 없어.”

“…지난번 말씀 같이 결국 모든 건 결과가 말을 해 준다는 건가요?”

“어쩔 수 없지. 세상은 승리하지 않는 노고를 인정해 주지 않으니까.”

마음이 무거운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뒤늦게 목표에 감정이 이입된 건 본인의 실수.

자신 또한 처음부터 열차를 밀던 존재가 아니던가.

이제 와 손을 뗀들 열차가 선로를 벗어날 일은 없을 것이다.

“먼저 그를 재앙이라고 하셨죠….”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말할 때지. 개인적으론 나도 그 친구 팬이긴 하네.”

“팀장님이요?”

“왜? 나도 소싯적엔 운동 좀 했었어.”

“그래요. 몰랐네요.”

마침 TV에서 올림픽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뉴스와 프로그램은 오늘 하루 중국 선수의 활약보다 내일과 주말에 벌어질 복싱 경기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언론은 구마하에 관한 기사들을 연속해서 내보냈다.

주된 내용은 그를 헐뜯는 것이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그가 여자들과 문란하게 놀던 클럽 사진을 공개하고. 모델 활동이나 스캔들, 한국 육상연맹과의 갈등 끝에 선수촌을 이탈한 일 등을 연속으로 보도했다.

“저런 것도 우리가 건네 준 정본가요?”

“기자들이 알았겠지. 이미 유명한 스타니까.”

“스타라….”

“이렇게 보니 생각보다 감정적인 친구로군.”

“몇 년 전 이야기잖아요. 아직 성숙되지 않은.”

“지금도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라고 봐야지.”

“그러니까요. 누구든 실수하며 성장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을….”

“이봐. 자네?”

“…….”

써니는 구마하의 진실을 떠올렸다.

그는 형제를 아끼고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과감한 도전을 실천에 올린 사람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보았다.

재능이 있어도 남들 못지않은 노력을 했을 것인데…

재앙이라…

“이 사람이 내일 준결승 선수인가요?”

“음.”

“양웨이는 알아도 여긴 처음 보는 얼굴이네요.”

“그동안은 무명이었다고 봐야겠지.”

구마하가 하늘이 내려 준 재능만 믿고 세상 두려울 게 없는 탕아(蕩兒)였다면, 그를 상대할 중국 선수는 화려함도 모르고 소비도 절제하며 힘들게 운동만 전념하는 성실한 청년이었다.

낙후된 지역에서 변변치 않은 코치진과 훈련 장비도 근성으로 이겨 내고. 마침내 재능을 인정받아 당의 도움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인민의 영웅.

써니는 조소를 지어 보인다.

인민의 영웅도 중국이 승리하기 위한 재물이 아니던가.

하긴, 대의를 위해 온몸을 헌신하고 버려지는 건 이 나라의 유구한 전통이지.

“매스컴도 날을 갈았군. 내일 경기는 재밌겠어.”

“결승은 어떤 반응일까요.”

“그땐 그때 분위기로 또 시끄러워지겠지.”

이제는 써니도 이해가 된다.

중국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마하를 꺾으려는 이유.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가며 위대한 승리를 만드려는 이유.

그들에게 결과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이 모든 것이 스포츠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보는 이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선수가 이기면 관중도 그에 호응하는 고양감을 얻는 것이다.

승리. 자신감. 그로 인해 고조되는 사회적 에너지.

그것은 인간 삶에 커다란 긍정적인 영향을 낳을 것이다.

사람들이 일면식도 없는 선수를 응원하는 건 바로 그런 이유였다.

특히나 국가를 내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전쟁에서 이긴 것 같은 성취감을 줄 것이다.

이러한 무형의 자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올림픽.

천문학적인 돈과 인프라를 구축한 건 다 이유가 있었구나.

지금도 많은 성장을 이룩한 중국이지만, 아마 이번 올림픽을 마치면 국가는 더더욱 발전하겠지.

“피곤해 보이는군. 난 갈 테니 그만 쉬라고.”

“들어가세요.”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으면 말하게. 식당을 예약해 둘 테니.”

“간단한 걸로요.”

“알았어. 내일 보지.”

다음 날. 준결승 당일. 두 사람은 거리로 나와 점심을 들었다.

올림픽의 들뜬 열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모두가 이따 오후에 있을 남자 복싱 준결승전에 관하여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구마하에 대해 분노한다.

왜 그를 싫어하는지 스스로도 모를 것이다. 그저 중국이 진다는 걸 용납할 수 없을 뿐.

한 사람은 대중 앞에 일어나 웅변을 펼쳤다.

오늘의 승리는 철모르는 놈에게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해 줄 것이다.

호방한 언사에 주변 모든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써니와 팀장도 그들을 보며 한 마디씩 감상을 나눈다.

“무시무시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나랏일 하던 분인가. 목소리에 힘이 있군.”

“저러다 중국 선수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쉬울 게 있을까? 어차피 중국과 중국의 대결이니. 누구를 응원하든 마찬가지잖나.”

“구마하가 이기면요?”

“그땐 15억 인구가 양웨이에게 모든 기대를 걸겠지.”

“그 양웨이조차 구마하가 꺾으면은요?”

그 말에 팀장이 고개를 돌렸다.

써니는 시선을 피한다.

“무슨 소린가?”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거잖아요.”

“지금 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있네. 자네도 그중 한 사람이고.”

“…….”

“자네는 구마하가 이겼으면 좋겠나?”

“아니요….”

“편하게 얘기해도 돼. 뭐 어떤가.”

“…….”

그녀의 침묵에 팀장의 눈빛이 변한다.

“묘한 기분이 드는군.”

“뭐가요?”

“어딘가 자네가 그에게 진심으로 빠져 있는 것 같아.”

“멋진 사람이긴하죠.”

“너무 몰입하진 말자고. 오래 볼 사이도 아닌데.”

“걱정 마세요 일에 감정을 담진 않습니다.”

그 말이 거짓임을 누구보다 빠르게 간파하는 팀장이었다.

해외 정치인, 대기업의 촉망받는 엘리트 직원. 심지어 할리우드스타까지 상대해 본 그녀가 이렇게 빠져들다니.

이해는 된다. 다른 때와 다르게 이번 상대는 누가 봐도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다만, 사랑에 빠지는 여자는 일을 그르칠 수 있는데…

“내가 자네를 신뢰하는 이유를 알고 있나?”

“절 신뢰하고 계셨어요?”

“그럼. 누구보다 자네를 믿고 의지하고 있지.”

“한 번도 그런 말씀해 주신 적 없었잖아요.”

“그건 진심을 드러내기 쑥스러워 그랬던 거고.”

팀장은 그 어느 때보다 따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진작부터 그녀의 신념을 알고 있었다고 전해 준다.

그녀가 어떤 상황. 어떤 인물. 어떤 난관과 고통을 만나도 반드시 일을 해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는 애향심이 깊은 사람이야.”

“…….”

“누구나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지만, 자네는 다른 이들보다 애정이 많아.”

“알고 계셨군요.”

“괜히 관리자란 직책에 있겠나. 그래서 난 자네를 보며 한 가지 믿음이 생겼어.”

“그게 저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인가요?”

“아니. 신장 사람들은 심지가 있다는 믿음.”

중국 지도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분열이었다. 그리고 이 분열의 최전선에 티베트와 신장이 있다.

올림픽 바로 직전에도 신장은 독립 의지를 불태우며 테러를 일으켰다.

커다란 사회적 물의가 빚어졌고, 관련된 기사는 해외로까지 뻗어나가 당 지도부의 체면을 구겼다.

소수 민족의 독립 의지는 어디나 조금씩 있지만, 신장은 표현에 있어 과격함이 문제가 된다.

그녀는 고향을 대표해 그런 세상의 불신과도 싸우는 중이었다.

한데 오늘 마침내 그 고생이 인정을 받는다.

소수 민족으로 주류 사회에서 힘을 갖기 위해 걸어온 시간들.

다수의 인민을 위하고 있다는 자기 세뇌를 반복하며 지나온 치욕의 순간들.

그의 말대로 인간의 발자취가 흔적을 남기긴 남기는가 보다.

다만, 이러한 인정은 한 사람의 것. 공식으로 승인받기 위해선 마지막 퍼즐이 남아 있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서도 스스로를 곤륜 출신이라 말하는 자를 실패로 이끌어야만 하는 것이다.

“슬슬 움직일까?”

“네. 잘 먹었습니다.”

“즐기자고. 편안하게.”

두 사람은 올림픽 남자 복싱 경기가 열리는 노동자 체육관으로 향한다.

살벌한 경비를 뚫고 관중석에 입장.

빈틈없게 차오른 관중석에 사람들마다 열광적으로 오성홍기를 휘두르며 국가를 애창하고 있었다.

“뭔가 가슴이 뿌듯한 기분이 드는데.”

“팀장님은 애국심이 강하신가 봐요.”

“보통들 그렇지.”

“…….”

엄청난 응원 속에 몇 갠가의 시합이 치러졌다.

다른 체급에 구마하말고 또 다른 한국 선수가 출전해 있었는데, 관중들은 그에게도 야유를 아끼지 않는다.

엄청난 함성 소리에 그는 잠깐 위축되는 것 같았지만, 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안심하는 표정이군.”

“누가요? 저요?”

“한국을 응원하고 싶으면 해. 구마하의 승리만 바라지 않으면 되니까.”

“…….”

어떤 결과가 나올까.

처음으로 스포츠 경기에 마음이 쏠리는 기분이었다.

잠시 뒤. 순서에 맞춰 마침내 남자 헤비급 준결승 1차전이 시작된다.

구마하와 중국 선수의 등장이었다.

“나오네요.”

“대단한 배짱이군. 이런 분위기 속에 위축되는 기색이 없어.”

붉은 옷의 중국 선수는 벌써 국기를 몸에 감고 있었다.

그의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관중석이 함성을 지르다 못해 울부 짖는다.

팀장의 말대로 누구라도 위축될 수 있는 상황.

그런 열띤 분위기 속에서 구마하는 태연하게 글러브를 체크하고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더니 주변을 둘러본다.

“엄청난 배짱이로군. 이 와중에 주변을 살필 여지가 있다니.”

종이 울리며 두 선수가 서로를 향해 다가섰다.

푸른 옷의 구마하. 붉은 옷의 중국 선수.

글러브를 짧게 부딪히는 걸로 인사를 대신한 두 사람이 경기를 시작했다.

관중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는 순간, 구마하의 주먹이 먼저 중국 선수의 안면을 강하게 강타한다.

“대단하군….”

“…….”

“정말 자네랑 같이 있던 사람이 맞는 건가? 어째 올림픽 초기보다 지금 몸놀림이 더 좋은 거 같은데….”

그는 피로를 모르는 사람 같았다. 아니, 그냥 모든 신체 조건이 같은 인간이라고 보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양손에서 시작되는 펀치는 자비 없이 상대방을 공격했다.

스탭은 빨랐고 몸놀림은 마치 한 마리의 짐승 같았다.

뜨겁던 함성 소리가 잦아들고 탄식의 소리가 곳곳에서 울렸다.

써니도 주먹을 꼭 쥐며 시합을 지켜본다.

구마하가 상대방에게 유효 타격을 넣을 때마다 그녀의 심장이 두근거린다.

져. 그렇게 잘하면 안 돼.

여기서 물러나도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더는 나아가지 말길…

추악한 욕망에 맞서 당신의 숭고함이 희생되지 않기를…

소중한 것을 더 이상 더럽히고 싶지 않기에 건네 보는 작은 소망.

하지만, 구마하는 그녀의 기대를 저버린다.

“정말로 그와 함께 한 게 맞나?”

“증명하라면 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여 드려야 할까요….”

“진짜 괴물인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공통된 생각이 떠올랐다.

저래서 그를 스포츠의 신이라고 하는구나….

어떤 방송 패널은 그가 육상 스키 그리고 복싱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하나에 집중 못 하는 철부지 같은 성격 때문이라고 했지만.

아니다.

그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약을 썼다고 하지 않았나요?”

“…….”

“대체 왜 저렇게까지….”

일방적인 경기였다.

중국 선수의 반격도 날카롭지만 그의 공격은 허무하게 구마하의 얼굴을 스쳐 간다.

그리고 1라운드 말.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던 장면이 펼쳐졌다.

“끝났군….”

“은메달 확보네요….”

중국 선수가 링 그물에 몸을 걸치고 쓰러지자 구마하는 반대편 한국팀 코치들에게 다가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써니가 곁에 있는 팀장의 눈치를 살펴본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계세요?”

“뭔가… 기쁘면서도 절망적인 기분이 들어서….”

“기쁨과 절망이라. 이중적인 마음이네요.”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게 당연한 감정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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