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52)

그녀는 자신의 점수가 나옴과 동시에 안타까운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나를 봤다.

“...하하하......... 이걸 어쩌죠 형수..........??”

“...아이이........ 몰라요...........”

“...하하하............ 암튼 약속은 약속이니까......... 이번엔 또 뭘 시킬까나.......??”

“...................................”

“...음......... 형수도 제가 했던 것처럼......... 춤을 추세요........... 그것도 아주 섹시하게......”

“...어머머........ 삼촌은.........??”

“...왜 그러세요..........?? 약속은 약속인데.........”

“...그래도.......... 난 몸치란 말이에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빨리 하세요......... 그리고 억울하시면....... 형수가 이겨요.....

 그럼 되잖아요.........?? 하하하.........”

“...그....그래도........... 다른 걸로 해요........ 네에......?? 삼촌..........”

“...그러면 대신......... 이번엔 무조건 하시기에요..........??”

“...아....알았어요.............”

“...정말로요............??”

“...아이........ 알았다니까요...........??”

“...그럼........... 뽀뽀해주세요..............”

“...어머머......... 뭐예요 삼촌...........??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하하......... 금방 뭐든지 다 하시기로 해놓곤........??”

“...그....그래도.......... 그건 좀............”

“...에이......... 뭐 그래요........?? 약속 하시고는............”

“...................................”

“...더군다나.......... 지금은 서로 애인하기로 하시고서......... 애인 끼로 뽀뽀 좀 하는 게

 뭐 어때서 그러세요..........?? 안 그래요...........???”

“...아이이..........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

“...암튼.......... 약속은 약속이니까......... 빨리 해주세요............ 여기다가..........”

난 이렇게 말하며 내 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그래야 그녀가 그나마 뽀뽀를 해 줄 것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아이이.......... 어떡해...........”

그녀는 막상 내가 볼을 내밀자, ‘거기라면 몰라도’라고 하는 것처럼 순간 표정을 지었고, 난 그런

그녀에게 어서 하라는 듯한 몸짓을 취하며 두 눈을 감아주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내 볼에 와 닿는 뜨거운 입김을 느낌과 동시에 그녀의 입술을 느낄 수 있었는데,

난 그 순간 눈을 떠 그녀를 봤고, 형수는 마치 새색시처럼 잔뜩 붉어진 볼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내 눈을 피하고 있었다.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세요.........??”

“...아이이...... 보지 말아요............ 부끄러워요............”

“...하하........ 형수 그러니까........ 정말 새색시 같은데요........??”

“...아이 참........ 놀기는 거예요...........??”

“...아니요....... 놀리긴요.......... 그냥....... 너무 예뻐서 그래요......... 정말........ 애인이라도 된 것처럼

 형수가 너무 예뻐 보여서 그래요..........”

“...아이 참........... 이제 그만 좀 봐요......... 자꾸 그러면 이상하잖아요............”

“...하하하........ 뭐가 이상해요.........??”

“...몰라요........ 암튼 그만 쳐다보고 빨리 노래나 불러요........ 각오하고요.........”

“...하하하......... 이거 무서워서 노래 못하겠는데요.........??”

“...몰라요........ 빨리 부르기나 해요...........??”

“...하하하......... 이거........ 지기라도 하는 날엔........... 도망이라도 가야 할 분위긴데요.......??”

“...그만 놀리고........ 빨리 부르기나 하세요........??”

“...하하하........ 아...알겠습니다요............”

그리고 다시 내 점수가 높게 나왔다.

“...아이잉......... 여기 노래방 왜 이래요...........??”

“...하하하......... 뭐 어때서요.............??”

난 마치 투정을 부리는 듯한 그녀가 너무도 귀여워 당장이라도 품에 꼭 안아주고 싶은 맘이 절로

들었지만,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그 때를 기다렸다.

“...암튼.......... 이번 건 무효에요.......... 알았죠........??”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형수...........??”

“...몰라요 몰라........ 암튼 이번 건 무효야........”

그녀는 어린애가 떼를 쓰듯 말했다.

“...하하하........... 좋아요 그럼........ 대신........ 다시 지면........ 그땐 이러기 없기에요.......??”

“...조....좋아요 뭐........”

“...그리고......... 이번에 봐드렸으니까........... 제가 또 이기면......... 그땐.........

 무조건 제가 원하는걸 들어주기에요..........?? 아셨죠..........??”

“...아....알았어요...........”

“...정말 약속 하신 거예요............??”

“...아....알았다니까요...........?? 그러니까 어서 부르기나 해요...........”

이렇게 말하는 그녀는 술기운으로 몸을 좀 비틀거렸고, 난 그런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히는 척하면서

은근 슬쩍 형수의 젖가슴을 가볍게 스치듯이 만졌는데, 그녀는 그런 내 손길을 느끼지 못했던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아 다시 노래를 찾았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나온 점수 역시 내가 더 높게 나왔다.

“...말도 안돼........ 어떻게 또..............”

그녀의 볼멘 목소리를 통해 그녀가 내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란 걸 직감할 수 있었던 난, 그런

그녀에게 좀 더 적극적인 요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하하......... 어쩌죠 형수.........?? 이번에도 제가 또 이겼는데...........”

“...모....몰라요.............”

그녀의 목소리엔 ‘할 수 없지 뭐’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녹아나고 있었다.

“...그럼........ 약속은 약속이니까......... 음.................”

난 뭔가를 생각하는 척하며 그녀의 얼굴빛을 살폈고,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뭔지 모를 확신을

얻은 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형수를 안게 해주세요.............”

“...어머머......... 삼촌 그건..........??”

“...에이........ 또 약속을 어기실 거예요...........??”

“...그....그래도 그건...........”

“...에이....... 그러지 마시고.......... 그냥 한번만 안아 볼께요........ 네에.........??”

“...그.....그래도............”

“...약속 하셨잖아요...........??”

“...그...그래도............”

“...에이......... 애인이 뭐 이래요..........?? 더군다나......... 약속까지 해놓으시고는........”

“...그.....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그....그리고......... 누가 보기라도 하면.......”

난 그녀의 이 말에, 그렇잖아도 그녀가 내 품에 안길 것이란 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 말에

결정적으로 확신을 할 수 있었던 난, 그녀의 양 어깨를 두 손으로 가만히 감싸 쥔 뒤 내 품으로

슬며시 끌어당겨 안았고, 그녀는 그런 내 손길에 마지못해 안기는 것처럼 안겨 왔는데, 그녀는

몹시 떨고 있었다.

“...괜찮아요 형수......... 누가 본다고 그래요......... 그리고.......... 우릴 알아 볼 사람은 여기 없어요.......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아셨죠..........??”

난 최대한 여유로운 목소리로, 또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하며 그녀를

꼭 끌어안았는데, 그녀는 그 순간 짧은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흐윽............”

“...너무 좋아요 형수......... 형수를 내 품에 안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

그녀는 그저 몸을 떨어댈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내 품에서 벗어나려는 그 어떤

몸짓도 하지 않았기에, 난 그녀 역시도 지금 내 품이 싫은 것은 아니란 걸 직감했다.

“...정말........ 형수가 내 애인이 된 거 같아요......... 너무 포근해요..............”

난 이렇게 말하며 한쪽 팔을 그녀의 허리로 옮겨 그녀의 허리를 힘껏 안았다.

“...하아아................”

그리고 그런 내 손길을 그녀는 앓는 소리를 다시 한번 내뱉는 것으로 반겨왔다.

“...형수.......... 전......... 형수를 처음 본 순간부터.........

 형수를 지금처럼 내 품에 안는 상상을 했었어요..........”

“...사.....삼촌............ 그....그만해요 이제...........”

“...왜요 형수............??”

“...그런 얘긴......... 하지 말아요............”

난 그녀의 이 말에 뭔가를 직감했는데, 그녀도 나처럼 날 처음 본 순간 날 좋아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아니 적어도,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해도,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녀도 날 좋아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러니까 왜요..........?? 왜 하지 말라는 거예요.........??”

“...우린.......... 이러면 안돼는 사이니까......... 그러니까............ 서로 맘 아플 얘긴 하지 말아요.....”

그리고 이 말에 난 확신을 했는데, 그 순간 내 가슴이 왠지 모르게 아려왔다.

“...후우...........”

“...그러니까.......... 이제 날 놓아줘요.......... 그리고......... 이제 집으로 가요..............”

“...그럼............ 다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그런 얘기.......... 정말 하지 말아요......... 네에............??”

“...그럼......... 얘기해 줘요........ 제가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를........??”

난 이렇게 말하며 그녀를 더 숨 막히게 꼭 안았다.

“...흐으윽.......... 제발 삼촌........ 정신 차려요........ 네에...........?? 우린 이러면 안돼는 사이란 걸

 삼촌도 잘 알고 있잖아요......... 네에..........??”

술이 좀 취했다고 생각했었던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며 난 그녀가 정신력이 강한 여자란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는데, 그 순간 문득 뇌리를 스치는 뭔가가 있었고, 그게 다름 아닌

휴가 때 콘도에서 내가 벌렸었던 일이란 사실에 난 소름이 돋고 말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때

어쩌면 그녀가 술에 취한 척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곧 내 품에서 빠져나가려 바둥거리기 시작한 그녀의 몸부림으로 묻혀졌고,

난 그런 그녀의 허리에 감고 있던 팔에 더 힘을 줘 그녀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알아요......... 알아요 형수........... 그러니까 가만있어요......... 그냥........... 이렇게 조금만 더

있어요....... 네에..........??”

우선 몸부림을 쳐대는 그녀를 진정부터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난 이렇게 달래듯 말하며 그녀가

움직일 수 없게 양 팔에 더 힘을 줬고, 그 순간 그녀는 그런 내 완력에 어쩔 수 없었는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한 채 가쁜 숨만을 몰아쉬고 있었다.

“...형수........... 미안해요.............. 하지만.............. 난................ 형수가 너무........... 좋아요......”

“...삼촌........... 그래요............ 나도............... 삼촌이.......... 조........좋아....요............. 하지만........

우리가 이러면........... 안돼는 거잖아요............ 삼촌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죠.....??”

“...후우우우.............. 형수........... 그래요.......... 형수 말......... 저도 무슨 뜻인지 알아요...... 하지만.......

 좋은 걸 어떡해요.........?? 형수가 좋은 걸......... 그래서.......... 이렇게 안고 싶은 걸...........”

난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등과 어깨, 그리고 머릿결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왜........... 왜 하필 나에요...........?? 왜............??”

“...몰라요........ 저도 왜 하필 형수인지......... 하지만........ 그냥 좋았어요....... 처음 봤을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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