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 - 30.엘리의 계략
리제를 따라 저택을 나와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
"리제, 어디로 가는 거야?"
"엘리 아가씨가 있는 곳입니다."
"거기가 어딘데?"
"아직은 비밀입니다. 엘리 아가씨가 도련님을 위해 준비한 서프라이즈라고 생각해주세요."
"오오, 서프라이즈."
서프라이즈라니 대체 뭘까?
우리의 재회를 기념하는 파티라도 마련한 걸까?
아마 엘리라면 화려한 파티장을 전세하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려고 하지 않을까?
그대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엘리하고도….
아주 좋은 서프라이즈 선물인데!
"기대되네."
"네, 도련님이 무척이나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
리제가 이렇게 말할 정도니, 준비는 단단히 한 거 같네.
얼마 지나지 않아 리무진이 멈췄다.
"여깁니다, 도련님."
"여긴…."
내려서 확인해보니 엘드라가 근처에 있는 글래스너 가문이 소유하는 별장이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 어릴 적 엘리하고 리제와 함께 놀았던 적도 있었지.
"그립네. 여기서 서프라이즈를 하는 거야?"
"네. 그럼 저는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돌아가려고?"
"모처럼 둘만의 시간에 제가 끼어들 순 없으니까요."
리제도 리제 나름대로 엘리를 배려하는 모양이다.
"알았어. 조심히 들어가, 리제."
"네, 도련님. 그리고…."
리제는 내 귓가에 속삭였다.
"엘리 아가씨도 처음이니까 너무 격하게 하시면 안 됩니다."
역시 오늘 서프라이즈 엘리도 나랑 할 걸 염두하고 있구나!
리제도 참 걱정도 많다니까.
내가 리제랑 할 때도 신사적으로 한 거 알고 있으면서.
"알고 있어, 리제."
꾸벅하고 리제는 고개를 숙이고 리무진에 타고 돌아갔다.
좋아, 그럼 엘리가 어떤 걸 준비했는지 봐보러 갈까.
걸음을 옮겨 별장 안으로 들어가고.
"어…."
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평범하게 가구가 설치되어 있던 이른바 고급 저택 느낌이 났던 별장.
그곳은 마치 카지노 같이 리모델링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서 오세요, 루벨트 님."
매우 선정적인.
평소의 엘리라면 결코 입지 않을 복장.
노란색의 토끼 귀 머리띠.
검은 스타킹에 허벅지 부근에는 하얀 프릴이 달려 있으며.
고관절 부분에 뽀얀 엘리의 살결이 드러나 있는 노란 바니걸 복장을 하고 있었다.
블레이즈 블러드에도 복장 변경 기능은 있고 그중에서 바니걸 모습도 있다.
하지만 블레이즈 블러드에서의 바니걸은 평볌하게 검은색이 베이스인 바니걸 복장이다.
이렇게나 남자를 꼴리게 하고 선정적인 복장이 아니었다.
"에, 엘리…?"
"네, 엘리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루벨트 님의 사랑을 받고 싶은 바니걸 엘리랍니다."
엘리가 한손에 쥔 부채를 입에 대고 찡긋하고 윙크했다.
아, 귀여워.
엄청 귀여워.
어떡하지.
어떡하지, 리제!
나 조절 못할 거 같아!
이미 여자를 알아버렸기에 몸에서 넘쳐흐르는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지금 당장 엘리를 자빠뜨려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 수컷의 욕망을 제어했다.
엘리는 처음이야.
이번이 처음이야.
신사적으로! 상냥하게…!
"후우… 후우…."
"어, 루, 루벨트 님? 왜 그러세요? 혹시 이 복장이 마음에 안 드시나요?"
거칠게 숨을 내쉬자 엘리가 당황하며 물어왔다.
분위기 잡아도 내 앞에서라면 금방 풀어지는 모습도 너무 좋다.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엘리. 단지… 너무 뜻밖이고 엘리가 예뻐서 흥분을 가라앉힌 거뿐이야."
"아앗! 그, 그러시군요! 이, 이 복장이 마음에 드셨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아아, 후루타 박사님에게 상담하길 잘했네요."
"후루타 박사님?"
후붕쿤?
왜 여기서 후붕쿤이 나오는 거야?
"오호호, 사실 오늘 리제에게 부탁해서 후루타 박사님에게 상담을 받았어요. 루벨트 님이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에요. 그래서… 이 바니걸 복장을 추천받았답니다. 이 장소도 서둘러 바니걸에 맞게 카지노로 바꿨구요. 어떻나요, 루벨트 님? 제 이 모습을 보고 많이… 흥분되시나요?"
네 이놈, 후붕쿤…!
엘리에게 이런 복장을 추천하다니…!
넌 최고야!!!
"최고야, 엘리. 눈앞에 너무 예쁜 토끼가 있어서 바로 덮쳐버리고 싶어질 정도야."
"꺄악! 루벨트 님!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부끄러우면서도 기뻐요."
엘리가 볼에 손을 대며 부끄러워하고 있다.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 때마다 토끼 귀 장식이랑 엘리의 트윈테일 롤빵 머리가 흔들린다.
귀엽다.
"아, 루벨트 님. 이왕 이렇게 카지노처럼 차린 거… 같이 게임 어떠세요?"
"물론 좋지."
저녁 먹을 시간이긴 하지만 귀여운 엘리를 보자마자 약간의 허기는 바로 쏙 들어갔다.
"그래도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않은 거면 좋겠어."
엘리랑 하는 뜨거운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럼 포커로 해요! 한판 승부! 예요!"
"좋아, 엘리."
나와 엘리는 바로 테이블에 앉아 위에 얹힌 카드로 포커를 시작했다.
엘리의 자극적이고 귀여운 모습에 집중이 잘 안되긴 했지만.
"플러쉬예요!"
"미안, 난 풀하우스야."
운은 내 편을 들어주었다.
"후훗, 역시 루벨트 님은 강하시네요."
"이런 게임은 거의 다 운이야, 엘리."
사기 치지 않는 이상.
"루벨트 님은 운도 강하신 세상에서 가장 멋지신 분이라는 소리예요."
나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 엘리는 하는 소리 하나하나가 정말 귀엽다.
이것도 다 어릴 때부터 쌓아온 내 노력의 산물이지.
"그럼 제가 졌으니 벌칙을 받아야겠네요."
"벌칙? 딱히 그런 건 안 정했잖아."
"네. 그래도 진 건 진 거니까요. 저 나름의 벌을 받을게요."
엘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으로 이동한 다음 테이블 위에 앉아 나를 내려다봤다.
"사실 이런 것까지 하는 건 매우… 매우 망설여졌어요. 하지만 루벨트 님이 기뻐하신다고 강하게 말씀하셔서 저도 결심이 섰어요."
"엘리?"
"후루타 박사님에게 들었어요. 남녀끼리의 야, 야릇한 카드게임. 탈의 마작 혹은 탈의 포커라는 것을."
"응?"
"그러니까 진 저는… 루벨트 님 앞에서 옷을 하나 벗겠어요."
"저기 엘리, 그런 이벤트도 기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
난 바니걸 모습의 엘리랑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 기쁜데.
오히려 바니걸 모습에서 귀를 뗀 다던지 리본을 벗으면 그건 좀 꼴림이 줄어드는….
따악!
내가 더 말하기도 전에 엘리는 손가락을 튕겼다.
스륵하고 어떤 장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엘리의 몸통을 가리고 있던 레오타드가 벗겨져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허업…!"
엘리의 모습을 보고 다시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레오타드가 내려가며 알몸이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적나라하게 엘리의 가슴과 보지가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노란색의 하트모양으로 된 패치가 엘리의 젖꼭지와 보짓살을 가리고 있었다.
평범한 바니걸이 아닌 중요 부위만을 가린 바니걸.
즉.
"역… 바니…!"
천박함과 꼴림 그리고 귀여움을 모두 겸비한 복장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것도 나를 좋아하는 엘리가 하고 있다.
엘리는 중요 부위를 가리지 않고 부채를 자신의 턱에 대며 여유로운 표정 연기를 했다.
"이것이 후루타 박사님이 말한 비밀병기. 보이면 루벨트 님이 틀림없이 무척이나 기뻐한다고 한 역바니! 라는 복장이에요! 무척이나! 무척이나 부끄럽습니다만! 루벨트 님을 향한 저의 사랑은 겨우 부끄러움 정도로 멈출 수 없어요! 어, 어떻나요, 루벨트 님! 이 역바니 엘리의 모습은!"
"…."
"루벨트 님? 왜 말이 없으신가요? 그… 일단 부끄럽기에 전처럼 감상을…."
"엘리이이이이이이잇!"
"꺄아악!"
엘리를 안아 들고 바로 별장의 계단을 올라가 침실로 들어갔다.
콰아아앙!
거칠게 발로 문을 열고 엘리를 바로 침대에 눕혔다.
"루, 루, 루벨트님!?"
"엘리… 방금 건 엘리가 나빠. 이렇게 날 흥분시키면… 참을 수 없잖아."
지금 당장 이 귀엽고 야한 토끼를 한시라도 빨리 먹고 싶다는 충동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아앗! 루, 루벨트 님의 뜨겁고 야수 같은 시선…! 신선해요! 하, 하지만! 잠시만! 아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루벨트 님!"
"왜 또 무슨 서프라이즈라도 숨어있어?"
"서프라이즈라고 할 것까진 아니에요."
엘리는 쥐던 부채를 펼치더니 그사이에 끼어 있는 알약을 꺼냈다.
"이것만 삼키게 해주세요."
"그건…."
"후루타 박사님이 챙겨주신 그… 진통 효과가 있는 미약이에요. 이번에는 루벨트 님이 따로 준비하지 못할 테니. 때가 되면 삼키라고 하셔서…."
후, 후붕쿤… 이런 배려까지 한다니!
이런 센스쟁이! 나중에 보너스 줄게!
확실히 너무 흥분해서 리제 때처럼 엘리가 내 커다란 물건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는 따로 하지 못했다.
하마터면 소중한 첫경험인데 엘리에게 아픈 기억이 될 뻔했다.
"그럼 물을 만들어줄게, 엘리. …워터."
아주 기초 마법인 물 생성 마법으로 자그마한 물 덩어리를 만들어내 엘리의 입에 가져갔다.
"감사해요, 루벨트 님."
엘리는 약을 입에 넣고 내가 만든 물덩이에 입을 대고 마셨다.
"꿀꺽… 꿀꺽…! 삼켰어요."
허공에 생긴 물을 마시는 엘리의 모습도 조금 야했다.
"그럼 바로… 하는 건가요?"
"설마. 약이 돌 때까지 입과 손으로 눈앞에 있는 앙증맞은 토끼를 귀여워할 거야."
"아아, 루벨트 님…."
손을 뻗어 엘리의 볼을 쓰다듬었다.
"엘리. 이런 깜짝 선물을 준비해줘서 고마워. 넌 최고의 약혼자야."
"그 말을 들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올라요."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밤으로 만들어줄게, 엘리."
"네, 루벨트 님. 분명 오늘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밤일 거예요."
엘리는 볼을 감싼 내 손을 잡고 볼을 비비며 애정이 담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사랑해요, 루벨트 님."
"나도 사랑해, 엘리."
그리고 나는 입술을 가져가 엘리와 키스를 했다.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과 뜨거운 엘리의 사랑이 입술을 통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