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3 - 113.협조는 사이좋게!
쿠단은 전위 탱커.
아이카는 전위 딜러 시훈이는 중위.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후위 딜러로 이번에 나는 후위 서포터를 맡게 됐다.
"서포터까지 할 수 있다니! 루벨트 님 굉장해요!"
내가 포메이션을 제안하자 아이카는 방긋방긋 웃으며 우선 나를 칭찬했다.
이에 질세라 아나스타샤도 말했다.
"올라운더로 활동할 수 있는 헌터는 정말로 극소수예요. 그걸 해내다니… 역시 루벨트 님!"
"고마워."
가볍게 감사를 전한 다음 모두에게 보조 마법을 걸었다.
근력증가, 속도 증가, 내구 중가 가장 기본적인 버프들이다.
"확인 겸 다시 설명할게. 쿠단이 우선 적의 공격을 막으면 아이카와 시훈이가 공격하고 아나스타샤는 빈틈이 생기면 엄호해줘."
""네!""
"알았다."
"응."
작전을 재확인하고 던전을 나아갔다.
-꾸오오오오오!
던전을 진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일드 오크와 조우했다.
와일드 오크는 이름만 들으면 오크의 상위종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엄연한 오크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오크다.
외견을 말하자면 원래 대머리인 오크의 머리에 모히칸 처럼 거친 머리카락이 나 있는 모습이다.
강함을 얻은 대가로 와일드 오크가 진정한 오크가 되면서 머리카락을 잃는 거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참고로 이 문제는 나름 인터넷에서도 농담거리로 거론되는 토론 주제다.
참고로 와일드 오크의 무기는 보통 오크와 같이 몽둥이나 도끼다.
"쿠단!"
"맡겨줘라!"
카아아앙!
쿠단이 앞으로 나아가 와일드 오크의 공격을 막았다.
"아이카! 시훈아!"
""하아아아압!""
신호를 보내자 아이카와 시훈이가 쿠단의 양옆에서 빠져나와 돌진하며 각각 대검과 직검을 휘둘렀다.
촤아아아악!
-꾸오오오옥!
양 옆구리를 베여 비명을 지르는 와일드 오크.
쓰러지지 않고 와일드 오크는 쿠단에게서 목표를 바꿔 자신을 공격한 두 사람에게 곤봉을 휘둘렀다.
부웅!
"어딜!"
하지만 쿠단이 적절하게 위치를 바꾸며 두 사람에게 갈 공격을 전부 방패로 막아냈다.
"쿠단! 전부 막아낼 필요는 없어! 위험해 보이는 공격만 막아!'
"알았다! 하압!"
터엉!
쿠단이 호응하며 방패로 곤봉을 패링함과 동시에 메이스를 휘둘렀다.
쿠단의 메이스가 피를 흘리고 있는 와일드 오크의 옆구리에 직격했다.
-꾸오옥!
"찬스! 플레임… 슬래쉬!"
화르르르륵!
불꽃을 두른 대검이 와일드 오크를 향해 휘둘러졌다.
와일드 오크는 어깨에서부터 옆구리까지 대각선으로 거대한 상처를 입으며 더 큰 비명을 질렀다.
-끄오오오오!
"좋았어! 이제 마무리…!"
승기를 잡은 아이카가 마무리를 지으려고 할 때.
"아이스 샷.
탕!
아나스타샤가 스킬을 사용하여 와일드 오크의 복부에 얼음 속성의 마력을 담은 탄환을 발사했다.
쩌적! 하고 탄환이 적중한 곳을 중심으로 와일드 오크의 배가 얼어붙고 그대로 목숨을 잃은 와일드 오크는 앞으로 쓰러졌다.
"후우. 어떠셨나요, 루벨트 님? 저의 화려한 마무리는?"
아나스타샤가 총구에 입김을 불며 싱긋 나에게 미소를 보였다.
그 미소는 어른스러움도 묻어 있었기에 쿨섹시를 컨셉으로 하는 아이돌에 어울리는 미소였다.
"잠깐! 뭐 하는 거야! 아이카가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아이카가 대검을 들며 아나스타샤에게 항의했다.
"마무리하려면 아까 한 걸로 마무리했어야지. 괜히 나서다가 반격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변명이 구차하거든요! 방금 몬스터는 반격할 힘도 없었어! 막타만 노리다니 비겁해!"
"비겁하다니! 후위인 내가 빈틈을 노려서 공격한 거뿐이잖아!"
"아, 아이카, 아나스타샤 우선 안전하게 몬스터 쓰러뜨렸으면 된 거잖아."
시훈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게 다가 아니거든! 아이돌한테 있어서 활약상은 중요한 거야!"
"내 활약이 그냥 비겁한 행동이라고 들었는데 물러서라고?"
"어, 어어…."
두 사람에게 매서운 눈초리를 받게 되자 시훈이가 간절하게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든 좀 해봐, 루벨트! 란 의지가 아주 잘 드러난 눈빛이었다.
쿠단은 혹여 다른 와일드 오크가 오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둘 다 진정해."
""루벨트 님…!""
"아이카, 시훈이가 말했던 대로 지금은 누구 활약상이 더 뛰어난지에 대한 경쟁이 아니야. 그렇지? 몬스터를 순조롭게 쓰러뜨렸다는 게 중요하잖아?"
"마, 맞는 말이에요!"
"그리고 아나스타샤, 아무리 순조롭게 쓰러뜨렸다지만 아무런 신호도 없이 첫 전투에서 그런 식으로 마무리하는 건 안 좋아.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위험하잖아?"
"으, 죄송합니다."
"사과할 것까진 없어. 그래도…."
곤란하다는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한번 스윽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보는 건 마음이 편치 않네."
"싸, 싸우다니요! 아이카랑 아나스타샤는 전~혀 싸우지 않았어요! 그치~."
"맞아요! 이건 그냥 조금 말다툼이었지 싸운 건 아니에요!"
"맞아, 맞아! 아이카랑 아나스타샤는 얼~마나 사이가 좋은데!"
아이카가 아나스타샤와 어깨동무를 했다.
아나스타샤는 어깨동무에 잠시 얼굴이 굳었지만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저희는 사이… 사이좋아요!"
물론 그걸 지적하진 않는다.
"그렇구나. 내 착각이라니 다행이네. 같은 파티가 됐으니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자."
"응응! 아이카도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저도 물론 아이카하고 사이좋게 지낼 거예요! 물론 루벨트 님하고도 더욱…."
"아이카도 좀 더 루벨트 님하고 사이좋아지고 싶어요!"
"이게 진짜…."
◈
루벨트를 위한 합동 노래 연습 시간을 약속한 이후.
아나스타샤 그라노프와 나카자와 아이카는 시간을 내서 아이카와 함께 노래방에 들리게 됐다.
"왜 노래방인 거야?"
"어쩔 수 없잖아. 근처 스튜디오 가려고 해도 다들 아이카랑 아나스타샤 얼굴 다 아니까."
"그래도 루벨트 님에게 들려줄 노래 연습을 이런 노래방에서…."
"아항~ 아나스타샤는 스튜디오 설비 실력 빌리지 않고선 자신 없구나? 아이카는 노래방이라도 자신 있는데~."
"뭐!? 누가 자신 없다는 거야! 나도 할 수 있거든? 게다가 자신 있긴 무슨! 나한테 보이스 트레이닝 도와주라고 조르던 게 누구더라~?"
"그때랑 아이카는 다르거든! 아샤 도움 없어도 이제 잘하거든!"
투닥투닥 말싸움을 나누면서 아나스타샤는 아이카와 함께 같은 그룹이었을 때의 노래를 불렀다.
물론 그 시절의 두 사람은 그리 유명하지 않았기에 노래방에 두 사람의 노래는 등록 안 되었기에 노래는 따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음악은 아나스타샤의 핸드폰에 저장된 음원파일을 틀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연습의 성과라고 말하자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딱히 연습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두 사람의 호흡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왜 실수하지 않는 거야?''
자신은 잘났으니까 예전 곡이라도 실수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쳐도 상대방의 실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두 사람은 은근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사는 잘도 안 틀렸네."
"아샤야말로 음정은 잘 맞췄네?"
두 사람은 알고 있다 앞으로 몇 번 더 부를 정도면 더 이상의 연습은 필요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몇 번만 더 부르고 헤어지는 건 두 사람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루벨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기 싫은 상대방하고 협력하는 결심까지 섰는데 허무하게 헤어지는 건 뭔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선택한 건 노래방이라는 장소이기에 할 수 있는 승부였다.
"흥. 뭐, 그래도 예전에 한창 불렀던 곡이었으니까 그나마 잘 부를 수 있던 거겠지. 다른 노래였다면 나한테 상대도 안 됐겠지만?"
"어머어머어머~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이카는 어~떤 노래든 아샤보다 더 잘 부를 자신 있는데? 아샤야말로 옛날 곡이었으니까 잘 부른 거지 다른 노래는 음정도 못 맞추는 겅 아니야?"
"하!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그럼 어디 실력 겨뤄봐?"
"바라던 바야!"
결국 두 사람은 늦게까지 노래방 대결을 하며 누가 더 잘 부르는지로 다퉜다.
그런 만남을 3회 정도 다 가지고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했다.
''우선 루벨트 님에게 선보일 수는 있겠네.''
서로의 노래를 계속 듣다 보니 우선 노래 실력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가장 뛰어난 건 자신이라는 생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한창 루벨트와 같은 파티가 돼서 D급 던전에 들어서면서 살짝은 좋아지기 시작한 두 사람의 사이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 아이카(아샤)랑 호흡을 맞추라는 거야!''
노래방에서 노래 실력 겨루기에만 한 눈이 팔린 두 사람은 전투 연계에 관한 연습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결국 첫 와일드 오크를 쓰러뜨릴 때 다투게 되었다.
다행히 루벨트가 끼어들어 두 사람은 진정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아이카와 아냐스타샤는 그 뒤에 루벨트의 지시에 따르며 그나마 호흡을 맞추며 와일드 오크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몇 번의 전투를 더 거쳐서 서로의 움직임에 익숙해져 딱히 루벨트의 지시가 없어서 순조롭게 와일드 오크를 사냥할 수 있게 됐을 무렵.
모두에게 여유가 생겨났을 무렵에 아이카와 아나스타샤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시작은 차분히 걷고 있던 도중 쿠단의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러고 보니 루벨트, 궁금한 게 있다."
"뭔데, 쿠단?"
"넌… 여러 여성과 사귀고 있나?"
"맞아."
"루벨트?!"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