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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120화 (120/226)

Chapter 120 - 120.중간고사는 수월하게!

20분 후.

"…진짜 뭐냐, 쟤? 완전 괴물이잖아?"

"설마 저런 실력을 가질 줄이야."

"괜히 강철산을 쓰러뜨린 게 아니군요."

루벨트를 보면 볼수록 시험관들은 루벨트의 실력에 감탄하고 또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쓰러뜨리는 몬스터는 모두 F급인 고블린 무리라 하더라도 A급에 달하는 그들의 눈은 루벨트의 강함을 놓치지 않았다.

무기를 쓸 때 주저 없이 휘두르는 자신감.

그리고 그 자신감에 걸맞은 위력과 실력,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과 아무리 쉬운 상대라도 연속 전투를 함으로써 찾아오는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야말로 앞길을 자신 있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나아가는 모습은 최상위 헌터에게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 시험관을 맡게 되고 3명은 루벨트가 강철산을 쓰러뜨렸다는 사실에 큰 반응은 없었다.

강철산은 스트렌저가 됐다고 해도 A급 헌터에겐 직접 덤비진 않고 민간인을 습격하거나 낮은 헌터들을 주로 사냥하는 자였다.

강철산이 난동을 부린다는 소식을 듣고 A급 헌터가 찾아오면 바로 스트렌저의 고유 이동스킬을 써서 물러나는 등 치졸한 모습을 자주 보였었다.

그렇기에 실제 실력에 비해 그들이 강철산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

약자에게만 으스대고 강자가 오면 꼬리 말고 도망치는 그런 비겁한 녀석이란 정도의 인식.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강철산을 쓰러뜨린 루벨트가 강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시험에서 카메라를 통해 본 루벨트는 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대체 무기를 몇 개나 쓰는 거야?"

경악하는 점에는 루벨트가 쓰는 무기의 다양함이었다.

그저 나아가기도 심심한 것인지 루벨트는 일정 이상 고블린을 해치우면 무기를 바꿔나갔다.

직검, 대검, 단검, 총, 낫, 쌍검, 지팡이, 메이스, 카타나, 도끼, 활 등등.

헌터들은 주로 자신의 주무기만을 사용한다. 보조무기로 단검 등을 쓰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조 무기.

루벨트처럼 자유자재로 꺼내는 모든 무기를 숙련된 솜씨로 다룰 수는 없었다.

보통 헌터들은 다른 무기의 숙련도를 올릴 바에야 주로 쓰는 무기에 집중하는 주의였다.

그러는 편이 더 쉽고 또한 여러 무기를 다루는 건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루벨트는 선보이고 있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이에 스트렌저를 쓰러뜨리고 많은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최소 B급은 되어 보이는 실력.

그야말로 천재 혹은 괴물이라고 불리기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아, 엘드라만 아니었다면 바로 스카우트하는 건데."

신속의 쟈비스가 내뱉는 푸념에 다른 인원도 마음속으로 동의했다.

루벨트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력과 재능을 겸비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어떤 길드든 갖고 싶어 하는 인재.

다른 생도였다면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가 명함을 건네거나 스카우트를 했겠지만.

지금 그들이 보고 있는 건 루벨트 엘드라.

세계최고 재벌 엘드라의 후계자다.

엘드라는 관리하는 던전도 많으며 또한 직속 길드 또한 있다.

엘드라의 헌터 길드 노블레스.

당연히 후계자인 루벨트 또한 노블레스로 들어가는 게 뻔하니 그들은 권유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적어도 미래의 유망주의 실력을 지금 이 눈으로 똑똑히 새겨두자는 마음으로 3명은 카메라 너머 루벨트의 모습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그냥 검만 쓰기 심심하니 사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차례대로 꺼내서 고블린 무리를 해치웠다.

가끔씩 뒤에서 기습을 하려는 무리도 있었지만 인기척이 너무 뻔하게 나니 바로 포착해서 반격하면서 순조롭게 나아갔고.

마침내 인공던전의 끝부분에 다다랐다.

"응?"

그리고 그 끝부분에서 기다리는 인물의 모습에 조금 놀랐다.

"디아스 선생님?"

상대는 다름 아닌 담임인 쥬라 디아스 선생님이었다.

"왔구나, 엘드라."

긴 주황색 포니테일에 진한 녹색의 눈.

하얀 와이셔츠 위에 검은 코르셋을 입은 검은 정장 복장, 손에는 검은 장갑을 끼고 있는 디아스 선생님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블블에서는 게스트 캐릭으로 현직 A급 헌터인 디아스 선생님.

초반에는 게스트 캐릭으로 잠깐 조작할 수 있다가 후반부에는 주인공 파티에 참가해서 여러 번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그런데 설마 내 중간고사 깜짝 보스가 디아스 선생님일 줄이야.

이 또한 나만이 겪을 수 있는 히든 보스 조우 같은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다.

우선 놀란 척을 하자.

"어째서 디아스 선생님이 이곳에?"

"이번 중간고사에선 1학년 생도들에겐 알리지 않은 것이 있다. 던전을 헤쳐나오면 마지막에 생도들은 각각 현직 및 전직 헌터들이 직접 실력을 시험하게 되지."

"그렇군요. 그런데 디아스 선생님은 어째서…."

"그야 나 또한 아직 현직 헌터기 때문이다, 엘드라. 그리고 어중간한 헌터로는 너의 실력을 제대로 판가름할 수 없겠지. 그래서 내가 직접 보기로 했다."

"그거참 영광이네요. 파권(破拳)이라고 불리는 디아스 선생님이 직접 절 봐주신다니."

"잡담은 됐다, 엘드라."

꾸욱!하고 디아스 선생님은 장갑을 당기며 말했다.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6번."

무투할 때 사용하는 권갑과 각반을 장착했다.

"흠, 무투로 나와 겨룰 생각이냐."

"겨루기보다는… 파권이라 불리는 디아스 선생님의 실력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건 바로 이거니까요. 한 수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난 선생으로서 생도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군."

말을 끝내자마자 디아스 선생님이 돌진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며 디아스 선생님이 주먹을 내질렀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고개를 움직여 주먹을 피했다.

파앙!

귓가에 그저 주먹을 휘둘렀을 뿐인데 파열음이 들렸다.

'생도 상대로 엄청 진심이시네. 그것도 상대가 나니까 그런 거겠지만.'

첫 공격에 그치지 않고 반대쪽 주먹 또한 내 얼굴을 향해 쇄도했다.

주먹이 닿기 전에 먼저 다리를 휘둘러 디아스 선생님의 하체를 노리자 디아스 선생님은 바로 반응하여 뒤로 물러났다.

"좋은 반응 속도구나, 엘드라."

"칭찬 고맙습니다. 하지만 방금 공격 잘못 맞으면 머리가 터져버릴 위력 아닌가요?"

적어도 E급 몬스터의 두개골은 쉽게 박살 낼 위력이다.

"맞게 될 거 같으면 멈출 생각이었다. 애초에 네 실력으로 그 정도 속도의 공격을 못 막을 리 없겠지."

디아스 선생님은 내 실력을 아주 믿고 계시네.

"더 이상의 잡담은 없다. 시험이 끝날 때까지 계속 공격할 테니 그리 알고 있어라."

할 말만을 끝내고 디아스 선생님은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치사키랑 대련할 때보다 땀 빼게 생겼네.

감시실에서 루벨트를 담당하게 된 3명의 감시관은 루벨트와 쥬라 디아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둘을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에는 이미 엘드라를 채점하겠다는 시선은 없었고 그저 두 사람이 선보이고 있는 대련에 눈을 빼앗기고 있었다.

고속으로 팔다리를 내지르며 서로의 공격을 피하면서 유효타를 먹이려는 루벨트와 쥬라 디아스.

그 모습은 생도와 선생이 시험을 치르는 모습이 아닌 헌터와 헌터의 치열한 격투나 다름없었다.

"실화냐… 저게 갓 20살 된 애라고? 진짜 와, 세상 불공평해."

쟈비스가 감탄과 푸념이 섞인 말을 내뱉었다.

"저 쥬라 디아스와 저런 대련을 펼칠 자가 있다니…."

김태건은 현직 A급 헌터로서 쥬라 디아스의 실력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주먹이 얼마나 빠르고 얼마나 매서운지도.

설령 지금 쥬라 디아스가 루벨트를 상대로 전력을 내지 않았다고 해도 그녀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위압감과 주먹에 실린 압박은 강자라고 불리는 헌터라도 쉽사리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걸 루벨트는 몇 번이고 막고 쳐내고 또는 피하면서 반격까지 하고 있었다.

"이거… 다시 평가해야겠는데? 저 애는 B급 정도의 실력이 아니야. 저건…."

A급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실력이다.

그 말을 부정할 자는 없었다.

"지금이 저 실력이면 나중에는…."

"그래. S급에도 도달할 수 있겠군."

"케밀지아님과 같은 등급… 우린 어쩌면 미래의 전설이 될 헌터의 학창시절을 보고 있는 걸 수도 있어."

현직 A급 헌터 3명은 루벨트가 향후 S급 헌터.

현 프로메테우스 아카데미의 이사장인 시라 케밀지아와 같은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루벨트가 보인 모습은 그들에게 있어서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이미 채점지는 내려놓고 루벨트와 디아스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는 3명의 A급 헌터.

내려놓은 채점지에는 이미 만점을 의미하는 다수의 체크 항목이 체크되어 있었다.

현직 A급 헌터이자 게스트 캐릭을 맡을 정도로 강자인 디아스 선생님과의 대련은 15분간 쉬지 않고 계속됐다.

주먹 한 방 한 방이 강렬한 디아스 선생님의 공격을 쳐내고, 피하고, 막아내고 도중에 반격까지 하며 대응했지만 헌터로서 숙련도와 경험은 어디 안 가는지 몇 방 정도 정통으로 공격을 맞아버렸다.

뭐, 내구치도 틈틈이 올려놔서 몇 방 맞은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맞을 때마다 표정을 찡그리며 아픈 어필을 했다.

한창 주먹과 다리를 섞고 있던 도중 디아스 선생님이 뒤로 물러났다.

"시험은 끝이다. 수고했다, 엘드라."

"후우, 겨우 끝이군요."

숨을 내쉬며 디아스 선생님에게 맞았던 옆구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디아스 선생님은 강하시군요."

"흥, 너도 아직 전력을 내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을 상대로 죽을 기세로 덤빌 수는 없잖습니까."

"그 말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네가 다른 생도에 비해 터무니없는 실력을 가졌다는 증거지."

"그래서… 평가는 어떤가요?"

"당연한걸, 묻는군."

디아스 선생님은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주머니에 넣은 뒤 담담히 말했다.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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