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32화 (32/486)

EP.32 낭중지추

“이, 이런?! 왜 하필?”

소정의 입에서 안타까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금 민국의 남성을 받아들이고서야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잠자리를 함께했던 남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니, 같은 남자라 칭하는 것조차 부끄러웠다.

이건 여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다른 남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영웅만의 그것인 것이다. 이 물건에 몇 번 찔리기라도 하면 아무리 여성 영웅이라도 순식간에 정신을 놓으리라.

하지만 이 안에서 계속 머무를 수는 없었다. 이제 2, 3 분 정도면 클랜 하우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민국이 한숨과 함께 자신의 남성을 빼내었다. 하필이면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았다.

“안 되는데…. 삼년 만인데….”

민국의 남성이 빠져나가자마자 느껴지는 허탈감에 소정이 체념하며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도 죽을 것 같다고.’

아쉬운 것은 민국도 마찬가지였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허리를 놀릴 수 있었는데…. 행위를 방해받은 또 다른 자아는 지금 미친 듯이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딱딱하다 못해 아플 정도였다.

결국 상황이 상황인지라 소정도 주섬주섬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소정을 향해 민국이 상의의 단추를 잠그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쉬워도 너무 아쉬웠다. 소정의 은빛 머리카락이 땀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게다가 그녀의 애무를 느긋하게 다시 한 번 즐기고 싶었다.

“어디인가요?”

“…네?”

소정이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민국이 그녀의 뭉글뭉글한 가슴을 살짝 움켜쥐었다가 떼고는 말했다.

“클랜 하우스에 머무르신다면서요?”

“…아! 306 요. 3 층에 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나오는 복도에서 왼쪽으로 쭉 오시면 돼요!”

“보고서 전부 쓰고 갈게요.”

민국의 말에 소정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의외로 공대장이 하는 일이 꽤 많단 말이야. GGW를 할 때는 이런 것은 알아서 시스템이 정리해 줬는데….”

클랜 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민국은 빠르게 영웅 패드(Hero Pad)를 꺼내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네 번을 공략한 까닭에 보고서도 네 장이 필요했다.

그렇게 ‘화염 다리 – 이프리트’의 레이드 과정을 상세히 적은 후에, 보고서는 단장의 메일을 보내고는 획득한 전리품을 전리품과에 제출했다.

장비 아이템들은 크기가 제법 있었기에 미리 직원들이 전리품과에 옮겨놨고, 민국이 제출할 것은 클래스 스톤과 같은 자잘한 아이템들이었다.

“스코어 100 짜리 아이템이네요? 설마 【B – 8】 던전을 공략하셨나요?”

민국이 제출한 전리품을 확인한 클랜 직원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남성 영웅이자 신입 4 팀의 공대장인 민국이 이번에 레이드 자격증을 획득하고 클랜에 입단한 영웅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퍼져 있는 사실이었다.

“네? 아니요. ‘화염 다리 – 이프리트’가 주던데요?”

“‘화염 다리 – 이프리트’?”

클랜 직원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서울 내에 여기저기 퍼져 있는 던전의 개수가 수백 개가 넘었다. 관계자라 해도 모든 던전의 이름을 기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익숙한 던전 명에 직원이 계속 입을 오물거렸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탄성을 터뜨렸다.

“특수 개체!! 설마 특수 개체를 잡으셨어요?”

놀란 직원의 말에 민국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팀원들도 감동하는 표정이더라니. 랭커 클랜에 속하는 R’s 직원의 반응도 이러한 것을 보니 확실히 특수 개체를 공략하는 게 어렵긴 한 모양이었다.

‘그것보다는 이세계의 레이드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라고 해야겠지?’

뭐, 아무래도 좋았다.

“대, 대체 어떻게 잡으셨어요?”

“열심히 잡았죠? 그에 대한 보고서는 단장님께 제출했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공대장으로 해야 할 일은 이걸로 끝인가요?”

“아, 네. 보고서와 전리품만 제출하시면 끝입니다. 정산금은 이틀 뒤 영수증과 함께 공대장님과 단원들의 통장으로 보내질 겁니다.”

직원의 말에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민국의 모습에 클랜 직원이 또 뭐라 말을 걸려고 했지만, 민국은 이미 몸을 돌린 후였다. 이미 마음이 콩밭에 가 있던 터라 직원들의 행동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R’s 클랜에 소속된 공대장이 아닌 남자 한민국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차례였다.

“306 호라고 그랬지?”

민국은 곧바로 소정이 알려준 장소로 향했다. 의외로 클랜 하우스에 머무르는 영웅들이 적지는 않은 모양인지 집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306 호의 앞에 선 민국이 떨리는 마음으로 벨을 눌렀다.

여기까지 오면서 소정의 매력적인 외모와 아까의 경험을 떠올린 탓에 이미 남성은 터질 듯이 발기가 되어 있었다. 이대로 소정을 보게 되면 바로 덮칠지도 몰랐다.

“공대장님?”

민국이 벨을 누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렸다. 소정이었다. 방금 씻은 모양인지 그녀는 샤워 타올만 걸친 모습이었다. 그것도 가슴 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었다. 민국이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딸은요?”

“아…. 친구네 집에 놀러간다고 했어요. 어린이집에서 친해진 친구 중 한 명의 부모님이 오늘 비번이신데, 제 아이까지 데리고 놀이 공원에 가주신다고…. 아마 세 시간 뒤에나….”

“…….”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완벽한 타이밍. 민국이 소정의 집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았다. 이제는 거리낄 게 아무 것도 없었다.

문이 닫히자마자 민국의 커다란 손이 소정의 몸을 감싸고 있는 타올을 거칠게 벗어 던졌다. 그녀의 매끈한 피부와 잘빠진 몸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력을 각성한 영웅답게 완벽한 몸이었다.

“못 참겠으니까 당장 엎드려요.”

그렇게 말한 민국이 소정의 몸을 돌린 후, 그대로 내리 눌렀다. 순식간에 그녀의 얼굴에 바닥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어서 바지를 푸는 철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소정은 자신의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렸다. 민국이 좀 더 넣기 쉽도록 하는 행동이었다. 그녀는 이미 샤워를 하면서부터 몸이 잔뜩 달아올라 있었다.

아까의 상황이 있었다지만 그렇다고 민국이 문을 닫자마자 자신을 덮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급하게 준비했던 다과가 식탁 위에 애처롭게 놓여 있었다.

쑤욱!

“흐으읏!”

소정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까 느꼈던 이물감은 역시 거짓이 아니었다. 커다란 물건이 자신의 안을 가득 채우다 못해 조금씩 넓히기까지 하고 있었다.

퍼억! 퍽! 퍽!!!

“허윽?!”

아까 전 행위가 중단되었던 상황이 욕구를 좀 더 부채질 한 것일까? 순식간에 소정의 안에 삽입을 한 민국이 세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렬한 뒷치기에 소정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민국의 남성이 크게 빠졌다가 그대로 밀고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흐윽! 흐으윽! 아읏!”

민국의 대물이 박힐 때 마다 소정은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다. 좋아도 너무 좋았다. 좀 더 박히고 싶었다. 아니, 하루 종일 박혀도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말로만 듣던 후배위라니?! 그녀가 만났던 남자들은 정상위조차도 힘들어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끄, 끝내 주잖아! 이게 소문으로만 듣던 남자 영웅의 힘인가?’

영웅인 자신이 엎드리고 있는 몸이 밀려나지 않기 위해 바짝 힘을 줘야 할 정도로 민국의 삽입에는 힘이 잔뜩 실려 있었다.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하아앙! 하앙! 좀 더! 더 박아줘요!”

바로 문 앞에서 엎드려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쾌감에 빠진 소정이 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클랜 하우스의 방음은 완벽했기에 밖으로 소리가 새는 일은 없었다. 머리가 흥분으로 가득 찬 민국도 소정의 요구에 맞춰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탐했다.

“좋아! 좋아!”

“김소정씨, 아니 김소정. 네 몸도 최고야!”

격렬한 움직임과 귓가에 들려오는 남자의 박력 넘치는 목소리에 소정은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버티고 서있는 다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섹스가 이런 것이었어?!’

이제껏 자신이 경험했던 성행위는 진짜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환상적인 피지컬을 지닌 남성 영웅의 허리 놀림에 그녀는 벌써부터 바보처럼 중독이 될 것만 같았다. 깊숙하게 찔릴 때 마다 온 몸이 들썩였다.

“하응! 아흣! 고, 공대장님! 왜 이렇게 잘해…앙!”

“소정이가 맛있으니까?”

“그, 그러면 매일! 아앗! 매일은 아니더라도… 하응!”

“원할 때 마다 박아주지. 지금도 충분히 맛 볼 거고.”

그렇게 말하며 남성을 찔러 넣는 민국의 움직임에 소정은 연신 교성을 터뜨렸다.

‘오늘 내 생일인가?! 이제까지 혼자 아이를 키우며 고생한 것에 대한 신의 선물?’

이런 꿈같은 일이 자신에게 다가오다니! 다른 남자도 아니고 엄청난 미남, 그것도 남성 영웅이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하더니 커다란 남성으로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켜주며 최고의 쾌락까지 함께 선사해주고 있었다.

“으응앗! 하악! 아학! 아흐흐흥!!! 오오옥!”

흥분한 소정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신음을 토해냈다. 그럴 때 마다 민국의 허리놀림도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크으윽!”

그리고 소정의 안에 한 발 싸낸 민국이 자신의 남성을 빼내고는 그녀의 몸을 바로 돌렸다. 민국의 대물이 입가에 닿자 소정이 재빨리 그것을 입으로 물었다. 곧바로 그녀의 혀가 민국의 남성을 청소했다.

“침대로.”

그리고 소정의 침대 위로 자리를 옮긴 둘은 다시 격렬하게 서로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은발이 땀에 젖어 반짝였다.

* * *

[올해 레이드 자격증을 획득한 신입 영웅의 4 일차 성적.

좋은 공대장♥ 과 함께 ‘화염 다리 – 이프리트’를 잡았다.]

그런 제목과 함께 현아는 자신의 레이드 기록을 이름만 가린 채 SNS에 올렸다. 어차피 아무 정보도 없이 자신의 활약을 자랑하려고 만든 SNS 라 올리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다른 이들의 이름도 쏙 지웠다. 성별도 마찬가지. 남성 영웅인 민국의 존재는 올리는 순간 그 정체가 드러날 수 있었다. 탱커 1, 딜러 3, 힐러 1 의 구성은 평범한 파티의 구성이기에 문제 될 것도 없었다.

역시나 신입 영웅의 활약에 관심을 가장 많이 보이는 시기인지라 곧바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 탱커인가? B+ 면 평타는 쳤네.

● 미친 새끼. 저게 평타라고? ‘화염다리 – 이프리트’면 특수 개체인거 몰라? 신입은 B- 만 나와도 충분히 제 역할은 한 거야. 그런데 저 놈을 올해 자격증을 딴 신입 영웅이 탱커로 잡았다고?!

● 어어어?! 씨발 부럽다! 획득한 전리품에 마력의 결정이 있어!

● 좋은 공대장이라잖아. 공대장이 베테랑인가 보지. 아니면 힐러가 베테랑이던가.

└ 레이드 기록 안 보이냐? 공격대 파티 전부가 1 년차 영웅인 애들이야. 4 일 전에 자격증을 딴 초짜 중의 초짜라고.

└ 뭐?! 그게 가능해? 그렇다면 공대장도 초짜 아니야? 공대장 누군데 저걸 잡았어?!

└ 심지어 힐러가 공대장임.

● ‘영웅 시대’ 클랜입니다. ‘화염 다리 – 이프리트’ 레이드를 성공하신 영웅님의 활약에 진심으로 찬사를 보냅니다. 서로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한 번 뵐 수 있을까요? DM 바로 보내놓겠습니다.

“키키킥.”

역시 3 등급 특수 개체. 폭발적으로 달리는 댓글을 보며 현아는 기분 좋게 웃었다. 그녀는 이런 사람들의 주목이 너무나도 좋았다. 특히 공대장이자 힐러인 민국의 활약에 대해 놀라는 사람들의 글을 볼 때 마다 자신이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댓글은 계속해서 달렸다. 대부분 공대장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는 모습이었다. 신입 영웅 랭킹 1 위부터 30 위까지의 이름은 빼놓지 않고 전부 나왔다. 당연히 민국의 이름은 없었다.

“아이…. 빨리 민국이가 왔으면 좋겠다.”

매일 스킨십을 했기 때문일까? 민국의 얼굴을 떠올리니 당장이라도 그에게 안기고 싶었다. 벌써부터 온 몸이 욱신거리고 있었다. 예전에는 자위와 같은 행위로 견뎌냈지만, 민국이를 알게 된 지금은 그가 아니면 이 욕구를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시간을 보니 벌써 밤 9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5 분이 조금 더 지났을 무렵, 현아가 민국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조심스럽게 영웅 패드(Hero Pad)를 들어 올렸다.

띠리리릭!

“히약?!”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 그리고 전화를 건 상대를 확인한 현아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왜 전화했어? 언니?”

- 한민국 공대장 오늘 ‘화염 다리 – 이프리트’ 공략했다며?! 바로 성공한 거야?

“응? 응. 보고서 쓴다고 클랜 하우스로 갔는데 아직 확인 못했어?”

- 아, 미팅 갔다가 지금 막 도착했어. 그래서 결과는?

“무려 네 번이나 성공했지. 실패는 없었음. 그리고 나 체력의 결정 먹었다?”

자신의 활약에 뿌듯함을 느끼는 현아의 목소리에 힘이 잔뜩 실려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클랜 중 하나인 R’s 클랜의 단장인 언니마저도 이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그만큼 자신들이 해낸 일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대장이 대단하긴 했다.

- 그러면 SNS에 글 올린 거 너지? 말투가 딱 너 같은데?

“……으응. 그렇긴 한데?”

- 아이씨. 너 당장 바로 글 내려. 뭐하는 거야? 지금 다른 클랜에서 한민국에게 관심 가지기 시작하잖아?

“싫어. 어차피 아무도 모르거든?”

당연히 더 많은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현아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 너 그러다가 한민국이 다른 클랜에서 스카웃 제의 받아서 떠나면 어떻게 할래? 팀도 바로 해체될 텐데?

하지만 뒤이은 언니의 말에 현아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삭제해야만 했다. 그렇게 4 일차 신입 영웅의 ‘화염 다리 – 이프리트’ 레이드에 대한 글은 공대장의 정체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무성한 추측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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