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3 낭중지추
민국이 단단해진 남성을 박고 그대로 거칠게 휘저었다.
“오오옷! 오옥!”
그럴 때 마다 짐승과도 같은 신음이 소정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이제까지 몇 번이나 했을까? 그녀의 안은 민국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어둑해졌던 시간도 이제는 밤이 캄캄해져 있었다. 슬슬 소정의 어린 딸이 돌아올 시간이었다.
“하, 하, 한민구우우욱!!!”
“크으읏!”
쾌락의 한계에 가까워지는 것과 동시에 소정의 몸이 크게 꿈틀대자 민국은 자신의 남성을 급하게 빼냈다. 그리고는 쾌감으로 벌어진 소정의 입 안으로 쑤셔 넣었다.
“쿠웁!!!”
강렬한 사정과 함께 비릿하면서도 뜨거운 정액이 소정의 입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그리고 소정은 민국의 허벅지를 붙잡고 사정되는 정액을 끝까지 마시고 나서야 민국을 놓아주었다.
“하으…. 으으….”
비릿한 정액의 냄새 때문에 소정은 머리가 저려왔다. 게다가 딱딱하고도 울퉁불퉁한 민국의 남성은 몇 번이나 자신을 울부짖게 만들었는지 몰랐다. 음부 안에도 뿌연 액체가 가득했다. 이런 경험은 난생 처음이었다.
“흐으으응.”
고개를 돌리자 소정은 침대의 옆에 놓여 있는 전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이 얼마나 야한 모습인가?
남자에게 물들어 음란하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다른 여자들이 보았다면 굉장히 부러워 할 모습. 남자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의 여성성을 확실하게 나타낼 수 있었던 정사였다.
거울을 바라보는 소정의 옆으로 민국이 누웠다. 얼마나 격렬하게 그녀를 안았는지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사정 횟수만 해도 대여섯 번은 훌쩍 넘었다. 그만큼 만족스러웠던 정사였다.
아직도 똘똘이는 껄떡거리고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 쉬어야 할 시간이었다. 그리고 슬쩍 민국의 품에 안긴 소정이 민국의 남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일반 남성과는 차원이 다른 힘이네요. 양도 엄청나고…. 저 말고 몇 명이나 이것으로 복종시켰나요?”
복종? 뭔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섞인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민국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입을 열었다.
“현아와 유나. 그리고 이제 만나기 힘든 애가 한 명 있고, 소정이 너까지 넷이네.”
한 번 몸을 섞은 사이인데다가 공격대에서 반말로 오더를 한 경험 때문인지 소정에게 말이 절로 편하게 나왔다. 하지만 소정은 그 사실에 대해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민국의 쿠퍼액을 만지작거리며 남성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적네요. 공대장님 같이 미남에 밝히는 남자라면.”
밝힌다는 말에 민국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었다. 어둠의 괴물도 있지만 영웅이라는 미인들로 가득한 세계였다.
“…그 어떤 여자도 거부할 수 없었을 텐데요.”
소정의 말에 민국이 피식 웃었다. 그래봤자 이 세계에 온 지 고작 보름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 사이에 잠자리를 가진 여자가 무려 넷이나 되었다. 전의 세계에서 삼십 년에 가까운 인생을 살았을 때 보다 만난 여자가 더 많았던 것이다.
거기서 조만간 한 명이 더 늘지도 몰랐다. 같은 파티 내에서 소외는 좋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김소정을 포함해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서는 충분히 그녀도 유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민국이 같은 파티원 중 한 명의 얼굴을 떠올리는 동안, 소정은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민국의 쿠퍼액을 입 안에 넣고 쪽쪽 빨았다.
“관리하시는 여자가 적어서인가…? 정액이 굉장히 끈적끈적하네요. 냄새도 진하고, 양도 많고. 충분히 건강한 모습이세요.”
이번에도 뭔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섞인 것 같았다. 하지만 똑같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민국이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딱히 아픈 곳도 없는 걸?”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공대장님의 건강을 위해서 성행위 스케쥴과 영양 상태는 제가 관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현아와 최유나에게도 따로 말을 할게요.”
“…어, 어?”
“물론 저도 공대장님께서 원하실 때 마다 안으셔도 됩니다. 아니, 꼭 안아주세요.”
갑작스러운 그리고 뜬금없는 소정의 말에 민국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것이지? 정신이 얼빠진 사람처럼 멍해졌다. 하지만 소정의 표정은 뭐라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진지했다.
‘사, 상관없으려나?’
그런 모습 때문인지 민국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남자는 미인에게 약하다는 말처럼 소정이 쉽게 보기 힘든 미녀인 까닭에 넘어가는 면도 없잖아 있긴 했다.
게다가 성 행위 관리라니? 신기한 것을 넘어서 어떤 건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만약 나중에 불편한 게 생기면 그때 가서 따로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았다.
* * *
결국 민국은 그날 소정의 집에서 밤을 보냈다. 바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식사를 하고 가라는 말에 그리고 식사를 다 하니까 소정의 딸이 돌아와서 잠시 놀아주는 바람에 어느새 밤이 깊어져 버린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아에게 메시지를 보내놨는데, 린샤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게다가 인증 샷까지 보내달라나?
결국 소정의 딸을 재운 후, 민국은 소정의 방에서 다시 성적 욕망을 마음껏 분출했다. 소정 역시 이제까지 참았던 욕구를 풀려는 듯 무척이나 적극적이고 저돌적이었다. 정말 색녀가 따로 없었다.
“그래요? 저는 제가 관리를 해볼까 했었는데….”
“그럼 현아 씨가 하실래요?”
“아, 아뇨. 제 말은 할 사람이 없으면 제가 할까 싶었다는 이야기에요. 뭐, 김소정 영웅은 결혼도 해 본 경험이 있으니까 저보다 훨씬 잘하시겠죠.”
R’s 신입 4 팀의 회의실. 오전부터 소정의 연락을 받고 회의실에 모인 현아가 힐끗 민국을 보며 말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소정의 얼굴을 보아하니 어젯밤 엄청나게 만족을 한 모양이었다. 이미 민국과 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현아는 저런 소정의 모습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민국이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정말로 성 행위를 관리하고 막 그러는 게 있는 거야?”
“무슨 소리야? 대부분의 남자들은 성(性) 비서 따로 두잖아. 그렇지 않으면 서로 먼저 하겠다고 싸움 나는 거 몰라?”
“…….”
쩍 벌어진 민국의 입이 조금씩 다물어졌다. 진짜 감탄스럽도록 놀라운 세계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정말 매일 매일이 새로웠다.
“그러면 나랑 김소정 영웅하고 둘인가?”
현아의 시선이 조신한 모습으로 회의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나에게 향했다. R’s 신입 4 팀 - GGW 는 오늘까지 쉬는 날이었다. 그리고 민국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흘리듯 말했다.
“…유나도.”
“그럼 셋? 으음. 왠지 자존심 상하는데? 민국이 카르텔에 여자가 고작 셋 밖에 안 되다니….”
그것 참 자존심이 상하는 이유도 정말 이상했다. 아니, 그것보다 무슨 카르텔이라니? 합법적인 하렘을 가리키는 이세계의 또 다른 표현인가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아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이 보이자 민국이 괜스레 입을 열었다.
“셋이면 많이 적은 건가?”
“우리나라에 민국이 너를 포함해서 남성 영웅이 열 명 있다는 거 알고 있지?”
“응.”
뉴스를 통해 들은 것들이 있었다. 인터넷도 있고 말이다. 그 중 넷이 전선에서 활동하는 레이드 자격증을 가진 영웅이었고, 나머지 여섯은 협회의 일을 돕는 그냥 일반인보다 좀 더 강한 힘을 지닌 이들이었다. 당연히 명성은 전자 쪽이 훨씬 높았다.
“그 중 협회에서 일하면서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남성 영웅이 있어.”
말과 함께 현아가 영웅 패드를 사용해 한 남자의 사진을 보여줬다. 마력을 각성한 영웅답게 제법 잘생긴 얼굴이었다. 조금 느끼하기는 하지만, 여자들에게는 인기가 굉장히 많을 것 같았다.
“내가 알기로 이 사람 카르텔만 해도 여자가 수백 명 가까이 있을 걸?”
“아, 아니, 그게 가능해?! 그러면 뭐? 어떻게 그걸 하는 건데? 동시에 막 수십 명이 들어가는 건가?”
민국이 휘둥그레진 눈동자로 물었다. 하렘도 이 정도는….
‘아니구나.’
생각을 해 보니 수백 명이면 적은 숫자였다. 인도의 누구는 만 육천 명이나 되는 여성을 하렘으로 두었고, 몽골의 쿠빌라이 칸도 칠천 명, 무굴 제국의 어떤 왕도 그에 가까운 숫자를 첩으로 두었다.
하물며 이 세계는 남성이 적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섹스가 활발하게 장려되는 세계였다. 단지 남성들의 상태가 좀 이상해서 그렇지.
“응? 당연히 순번 돌리지. 동시에 여럿이서 할 때도 많고. 수백 명이면 진짜 적은 숫자거든? 그런데 민국이 너는 고작 세 명이잖아.”
당연히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현아의 모습에 민국은 그냥 머리만을 긁적였다. 그냥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소정의 일을 통해 조금 과감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 세계의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았다. 아니면 평생 익숙해지지 않거나. 어쨌든 그런 이유로 인해 소정이 성(性) 비서를 맡은 한민국 카르텔이 결성되었다.
“이제 같은 카르텔이니 말을 편하게 할게요.”
“네, 언니! 저도 그게 편해요. 그러면 오늘은….”
그리고는 셋이서 뭔가를 쑥덕쑥덕하기 시작했다. 잠시 그런 여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민국이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했다.
“그러면 이제 이야기는 다 끝난 거지? 오늘까지는 휴식이고…. 다들 이제부터 뭐할 거야? 나는 집에 가서 잠을 좀 잘 생각인데.”
민국이 기지개를 쭈욱 폈다. 하품이 나오는 게 어제 밤새도록 소정과 폭풍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더니만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 우리 둘이 단장실에 가야 돼. 단장님이 너랑 이야기 좀 하고 싶다고 했어.”
그런 민국의 말에 현아가 아차 하는 얼굴로 말했다. 중요한 이야기였는데, 민국의 카르텔과 관련된 이야기 때문에 잠시 까먹었던 까닭이었다.
* * *
“네? ‘화염 다리 – 이프리트’가 아닌 다른 던전을 공략해 달라고요?”
단장인 현정의 말에 민국은 살짝 당황했다. 이제부터 뺑뺑이 좀 돌면서 마력의 결정을 흡수해 스펙 상승 좀 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던전을 돌지 말라니?
그런 민국을 향해 현정이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동생이 현아를 찌릿 노려보았다.
“한민국 공대장님에게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이게 다 제 동생 때문이에요.”
“……예?”
현정이 어젯밤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화염 다리 – 이프리트’ 레이드 성공에 고무된 현아가 인터넷에 자랑 글을 올렸고, 그게 엄청나게 화제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결과, 지금 ‘화염 다리’ 던전에는 수많은 기자들을 비롯해 여러 클랜 관계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했다. 일반인들도 꽤나 많은 수가 모여든 모양이었다.
“다들 공대장님의 팀이 마력의 결정을 얻기 위해 다시 ‘화염 다리’를 공략할 거라고 예상하는 거죠.”
“그럴 생각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화염 다리’ 던전의 실시간 모습을 보아하니, 절로 방문이 꺼려지고 있었다. 북적북적하게 모여든 여자들의 산. 던전에 진입하려는 순간 엄청나게 귀찮은 일들이 수두룩하게 생겨날 게 뻔해 보였다.
“이 일에 대해서는 클랜장인 제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또한 따로 보상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일이 잠잠해질 때까지는 화염 다리 공략은 어려울 것 같네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알겠다는 민국의 대답에 현정의 그제야 얼굴이 조금 풀린 모습이었다. 이제 막 날개를 펴야 할 한민국에게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클랜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한민국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좋지 않은 일이었다.
뛰어난 재능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던 유망주 영웅이 제대로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떨어지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물론 근본론이라는 이론에 따라 정신적인 면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현정은 민국이 정신력이 아주 강한 근본 있는 유망주 영웅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 증거는 차고도 넘쳤다.
‘일단 이름부터가….’
대한민국의 줄임말인 한민국이었다.
거기에 22 세라는 젊은 나이와 남자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용감무쌍하게 공대장으로 활약하며 위험한 레이드에 직접 나서고 있었다. 과거에는 어쨌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겉멋과 돈에 환장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고 다니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는 인류를 수호하는 영웅답게 어둠의 괴물들을 물리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어제 있었던 ‘화염 다리 – 이프리트’ 레이드를 무려 네 번이나 공략을 진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건 1 군 팀도 힘들어하는 강행군이었다.
‘한민국 공대장은 좀 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해.’
R’s 의 단장인 현정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근본 넘치는 영웅이 유혹에 빠져 타락하는 것은 결코 원치 않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자신이 만들어 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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