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6 신입 아닌 신입 공격대
‘대체 저 남자는 누구야?’
‘영웅? 영웅 맞지? 일반인이 저런 외모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
다들 조금씩 안으로 들어서고 있는 한 명의 남성을 보며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보석처럼 빛나는 검은색의 머리카락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선명한 눈동자. 신이 정성을 들여 깎아놓은 조각 같은 외모는 뭇 여성들의 꿈에서나 등장할 법한 완벽한 얼굴이었다.
그런 남자의 환상적인 외모에 넋이 나간 여성 영웅들의 실수가 회장 곳곳에서 벌어졌다. 유리잔을 놓치거나 먹으려던 케이크를 떨어뜨리는 등의 자잘한 실수였다. 그만큼 남자의 등장은 수다로 시끄러웠던 회장을 정적에 빠뜨렸을 정도로 사람들을 집중시켰다.
‘꾸미고 나니까 장난 아니네. 이게 마력을 각성한 영웅들의 외모는 죄다 이런가?’
회장에 들어선 남자의 정체는 바로 민국이었다. 그 옆에는 팔짱을 낀 예린이 우아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녀는 가슴과 등이 살짝 파인 검은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민국이 이 자리에 나타날 이유도 그리고 꾸며놓은 외모가 워낙에 훤칠한 터라 바로 민국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와…. 진짜 존잘이다. 영웅 맞지?”
“그렇지 않을까? 근데 처음 보는 얼굴이긴 한데…. 무튼 저런 남자와는 손만 잡아도 소원이 없겠다.”
예린의 친구인 은별과 지윤은 저런 미남의 얼굴을 직접 알현할 것만으로도 이 모임에 참여한 게 후회되지 않을 정도였다.
“대체 저런 남자를 파트너로 둔 부러운 동기가 누구지?”
그리고 그런 남성을 파트너로 둔 여성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둘의 눈동자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의 얼굴로 향했다.
“에, 엑?!”
비명에 가까운 소리와 함께 둘의 눈이 휘둥그레 변했다. 영웅 학교 시절 가장 친하게 지냈던 동기인 정예린이 회장을 침묵으로 빠뜨린 절정의 미남과 손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자신들을 발견하고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자리!”
“알았어!!!”
순식간에 테이블에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민국과 예린이 자리에 앉으며 모임의 참석을 알렸다.
* * *
설아와 그녀와 함께한 강희성도 깜짝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어, 어디서 저런 남자가…?!’
강희성과 팔짱을 끼고 있는 설아는 남자의 외모에 얼굴이 붉어져 있었고, 여성 영웅들의 시선을 받으며 환희를 느끼고 있던 강희성은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대체 누구지?’
방금 막 테이블에 앉은 커플의 모습을 바라보던 그의 눈매가 길게 가늘어졌다. 어디에서나 잘생긴 외모로 많은 여성들에게 주목을 받았던 그였다.
그런 희성이 눈동자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 자신을 보고 있던 여성 영웅들의 시선이 이제는 다른 이에게 향해 있었다.
원래라면 저 시선들은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아직은 신입에 불과하지만 인류를 수호하는 막중한 임무와 함께 부와 명예를 한 몸에 지닐 예정인 영웅들이 자신을 향해 관심을 드러내고 있어야 했다.
그렇기에 희성은 미남자의 등장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겉으로는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짜증도 함께 치밀어 오르고 있는 것이다.
꽈악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자신과 팔짱을 끼고 있는 설아가 손에 힘을 꽉 주는 것이 느껴졌다. 희성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무슨 일이야?”
“쟤, 쟤가 바로 걔야.”
희성은 설아가 누구를 말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이미 몇 번이나 상대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모임에서 꼭 누르고 싶은 라이벌이라고 했던가?
‘R’s 에 입단했다지? 설아보다 성적도 더 좋다면서 왜 그런 망해가는 클랜에 들어간 거지?‘
그런 생각과 함께 희성은 설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미남자의 옆에 한껏 꾸민 여성 영웅이 동료들과 함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정예린! 어, 어떻게 된 거야?
- 저 남자 누구야? 영웅이지? 영웅 맞지?
“아, 뭐, 응. 그렇지?”
자리에 앉자마자 다급하게 몸으로 수신호를 보내는 친구들은 무시한 채 예린은 도도한 모습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러던 예린의 눈동자에 라이벌이자 재수 없는 년인 설아의 모습이 들어왔다. 곧바로 설아의 옆에 있는 파트너에게 시선이 갔다.
‘제법 괜찮게 생기긴 했네.’
충분히 자랑을 할 정도로 잘생긴 외모였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기로 한 민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외모에서도 그리고 능력 면에서도 말이다.
‘기껏해야 메모리아 클랜에서 영웅들의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이겠지?’
그에 반해 한민국은 남성 영웅. 그것도 일선에서 활약하는 영웅이었다. 게다가 예린은 팀 동료와 클랜의 몇 안 되는 관련자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민국의 대단한 리딩 능력도 매번 몸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그런 예린의 눈동자가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설아와 마주쳤다.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라이벌을 향해 예린은 회심의 미소를 지어주었다. 설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예린은 통쾌함을 느꼈다.
‘적어도 오늘 밤에는 분에 차서 제대로 잠도 들지 못할 테지?’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지금의 이 기분으로 동기 모임에 참여한 이유는 백 퍼센트 전부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신과의 약속을 무시하고 다른 모임에 갔던 남자친구의 짜증스러운 태도도 이제는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
‘아니지. 그런 자식 이제는 내가 버리겠어.’
어젯밤 늦게까지 같은 팀원인 소정과 통화를 하면서 예린은 느낀 게 꽤 많았다. 그녀의 말대로 자신의 남자친구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게 틀림없었다. 그에 반해….
“어,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이, 일반인이세요? 영웅이세요? 아, 아니 영웅만큼 너무 잘생기셔서.”
민국은 자신의 무례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린은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좀 전의 도발을 참지 못했던 것일까? 설아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예린과 그녀의 친구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메모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성 영웅 설아라고 해요. 예린이에게 이렇게 멋진 남자친구가 있는지는 오늘 처음 알았네요.”
“강희성입니다. 랭커 클랜인 메모리아에서 지원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강희성의 눈동자는 민국에게 향해 있었다.
그는 많지 않은 나이에 랭커 클랜인 메모리아에서 지원팀을 지휘하고 있다는 사실로 자신의 능력을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는 사람들의 시선을 주목시키는 것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희성은 시기에 눈이 멀어 R’s 클랜에 남자 영웅이 입단했다는 사실을 떠올리지 못했다.
“R’s 의 2 성 영웅 정예린이예요. 클랜의 신입 4 팀에서 딜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설아를 쏘아본 예린이 희성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메모리아의 지원팀장이라면 알고 지내서 나쁠 게 없었다.
이어서 모두의 시선이 민국에게 집중되었다. 테이블에 앉은 예린의 친구들 말고도 근처에 있는 여성 영웅들 모두가 귀를 쫑긋했다. 그리고 민국이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입을 열었다.
“R’s 클랜의 신입 4 팀을 맡고 있는 공격대장 한민국입니다. 2 성 영웅이며 힐러입니다.”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너 랭커 클랜에서 활동하는 영웅들은 곧바로 민국에게 관심을 드러내었다. 조용했던 회장이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 * *
“하아…! 후련하다.”
회장에서 나온 예린은 오늘만큼이나 기분이 끝내준 적이 없었다. 재수 없는 설아의 콧대도 짓눌러줬고, 많은 동기들의 부러움도 한 몸에 받았다. 불과 그제만 하더라도 어떻게 모임에 나가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진짜 일이 이렇게 잘 풀릴 줄이야.
“정말 고마웠습니다, 공대장님.”
“아뇨, 저도 재미있었어요.”
예린의 말에 민국은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실제로 그런 생각이었다.
분위기도 좋았고, 많은 여성 영웅들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다들 너무나도 매력적인 이들이었다. 특히 고급 호텔이라 그런가? 호텔 측에서 준비한 음식은 정말 최고였다.
다만 디저트를 먹거나 커피를 한 모금을 마실 때 마다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여성 영웅들의 시선은 조금 곤란스럽긴 했다. 조심스럽게 몰래 사진을 찍는 행동도 조금 기분이 그랬다.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동물원의 팬더가 된 느낌이 이런가 싶었다.
“진짜 남자친구가 안 온다고 했을 때는 모임에 어떻게 갈까 걱정을 했었는데….”
“그 간절한 마음이 골드 티켓을 뽑았죠.”
정말 천운 중의 천운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회장에서 만났던 몇몇 영웅들이 둘에게 인사를 건네며 지나갔다. 대부분 주차장으로 향하는 걸음이었지만, 남성과 함께한 이들 중 소수는 호텔의 상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민국이 잠시 예린을 바라보다가 툭 말을 던졌다.
“저들은 오늘 좋은 시간을 보내겠죠?”
“아, 부럽다. 저는 남자친구가 밖에 나가는 것을 그렇게 싫어해서요. 다른 사람들하고는 잘만 만나는데, 내가 부끄러운가 봐요. 저랑은 안 나가네요. 나도 저런 곳에서 한 번 묵어보고 싶은데….”
이야기를 하던 예린이 와락 얼굴을 구겼다.
“아니다. 이제는 남자 친구도 아니지. 나쁜 새끼.”
“흐음. 나는 저런 곳에서 자는 것 좋아하는데. 분위기 있잖아요?”
갑작스러운 민국의 예린의 몸이 흠칫 자리에 멈췄다. 한껏 꾸민 그녀의 머릿결 위로 민국의 손이 닿았다.
잠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커다란 손은 조금씩 내려와 예린의 어깨에 안착했다. 이어서 남자의 기다란 손끝이 한껏 드러난 가슴 위의 살결을 부드럽게 쓸었다. 유혹의 손길이었다.
“……그러면 공대장님의 카르텔, 저도 넣어주실래요?”
잠시 고민을 하던 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번 일로 인해 남자친구와는 헤어질 생각이었다. 꼴도 보기 싫었고, 이제껏 경험했던 그의 성격상 자신이 떠난다 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게 분명했다.
‘어차피 게임을 하다가 또 다른 여자를 만나겠지.’
자신과 만났던 것처럼 말이다. 여자 친구라기보다는 자신은 단순한 물주에 불과했었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매일 함께 게임을 한다는 여자애들이 그 남자의 카르텔이었을 수도.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예린이 민국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게다가 소정에게 들은 것도 있었다. 신입 4 팀의 팀원들은 전부 한민국 공대장님의 카르텔이라는 사실이었다.
“호텔비는 제가 낼게요. 그거 아세요? 저 오현아 영웅만큼이나 돈 되게 많아요? 아, 전부 내 것은 아니지만….”
예린의 말에 민국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 두 남녀가 호텔의 상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호텔의 방으로 들어선 예진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방문이 닫히자마자 자연스럽게 민국의 지퍼를 내리더니 벌어진 틈 사이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와…. 엄청 크네. 바로 꺼낼게요.”
“자, 잠깐만. 벌써?”
생각 이상으로 적극적인 예린의 반응에 민국은 조금이지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예린이 민국의 남성을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우리 올라오면서 다른 여자들이 쳐다보는 거 봤어요?”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웅들도 일반인들도 있었다.
“다들 엄청나게 부러워하는 시선이었어요. 뭐, 공대장님에게 박힐 저를 부러워하면서 자위나 하겠죠? 그런 상상을 하는 동안 저도 모르게 발정이 났나 봐요. 공대장님이 오늘 밤새 책임져야 돼요.”
특이한 성벽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걸까? 민국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예린은 어느새 민국의 대물을 끄집어내고 있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동그랗게 남성을 말아 쥐더니 천천히 흔들다가 혀를 내밀기 시작했다.
“으읍. 움…”
적극적인 행동만큼이나 예린은 조금씩 격렬하게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남성이 그녀의 입으로 사라졌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그 동안 민국은 슬쩍 허리를 숙여 예린의 드레스 끈을 내렸다. 양 옆의 끈을 밖으로 밀어내자마자 툭 하고 그녀의 매끄러운 몸매가 드러났다.
“으응….”
발정이 났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지 발가락으로 슬쩍 아래를 만져보니 축축한 게 발끝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살짝 힘을 주자 발가락이 슬쩍 들어갈 정도였다.
“으응. 진짜 최고야. 어쩜 이렇게 단단해? 그 새끼 거와는 비교도 안 되네.”
“새끼?”
어울리지 않는 욕설에 민국이 깜짝 놀라며 예린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도 자신의 실수를 느꼈는지 변명하듯 입을 열었다.
“그, 그게 그러니까…. 제가 흥분을 하면 욕을 자주 하는 편이예요.”
“그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웬만해서는 자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원래는 안 그랬는데, 게임에 빠지다보니 욕이 많이 늘게 되더라고요. 혹시 기분이 나쁘신 건….”
민국은 고개를 저었다. 욕하는 여자랑 섹스를 한 것이 처음도 아니고. 조금 가벼운 편 이었지만 린샤도 자신에게 박힐 때 욕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문 앞에서 행위를 이어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땅에 떨어진 드레스를 밟으며 민국이 예린의 팔을 잡고 들어 올렸다. 팬티만 남긴 그녀의 알몸이 적나라하게 민국의 눈에 드러났다. 그리고는 그녀의 목과 무릎 뒤로 손을 넣어 공주님 안기를 하듯 그녀를 안아 올렸다.
목적지는 고급 호텔의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침대 위였다. 밤새 책임져 달라고 했던가? 당연히 책임을 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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