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0 클랜 평가
“상자부터 확인 해봐.”
민국이 현아를 향해 말했다. 그녀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천호동 슈퍼 럭키 걸’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지만, 그래도 GGW 의 팀원 중에서 희귀한 아이템을 가장 많이 뽑은 영웅이 바로 현아였다.
심지어 그녀는 팀원들 중 유일하게 마력의 결정을 두 개나 뽑아낸 이력이 있었다.
“좋아, 그냥 오렌지급 결정 하나 정도면 충분하지?”
이미 상자 안에는 마력의 결정이 들어있다는 듯 한쪽 팔을 붕붕 돌리는 현아의 모습에 민국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게 그렇게 쉽게 나오면 영웅들이 그렇게 힘들게 성급을 올릴까. 확률은 30% 라고 하지만 체감 확률로 따지면 분명 그 아래였다.
“이예에에에에!!!”
그리고 전리품 상자를 덜컥 연 현아가 펄쩍 몸을 뛰었다. 그녀의 행동에서 전리품 상자에 뭐가 들었는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마력의 결정이 틀림없었다. 4 등급 특수 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 그것이었으니까.
“뭐지…? 진짜 운이 좋은 건가?”
방방 뛰는 현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민국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래도 주인공 기질이 있는 건가?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씩 해주는 친구였다. 아니면 진짜 럭키 걸일지도.
* * *
“어, 어어? 잡는다? 잡는다?!”
“진짜? 어어?! 3 % 우와?! 우와아아아아아!!!”
R’s 클랜의 공격에 아이스 드레이크가 쓰러지는 모습에 R’s 클랜의 인원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에 반해 메모리아 클랜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못해 서릿발 같은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딜러진이 모인 공격대가 신입 그것도 레이드 자격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공격대에 실력으로 깨지고 만 것이다. 있을 수 없는 결과였다. 자이언츠 킬링도 이정도면 조작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저희 클랜이 졌네요?”
한 마디씩 단어를 내뱉으며 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메모리아가 아니 라온이 로즈 그룹에게 져버렸다. 그것도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던 내기에서 말이다.
“이,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구단주님.”
“아아…. 그건 당연한 것이고요.”
딱딱하게 표정을 굳힌 태연이 주위에 있는 클랜 직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말 한마디 마다 짙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
“일단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은 클랜 하우스로 돌아가면 바로 짐 싸도록 하세요. 그리고 R’s 에 누구였지? 그 딜러 유망주 보내 버리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 남자 힐러, 김성철이라고 했던가요? 바로 위약금주고 내보내세요. 아니지,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들었으니 우리가 위약금을 받아야 되겠네.”
“그것도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다른 대형 클랜으로 이적하는 것도 막습니다. 만약 김성철을 받아들이면 메모리아를 포함해 라온 그룹과 안 좋은 관계가 될 거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리세요.”
차갑다 못해 꽁꽁 얼 것만 같은 목소리에 메모리아 클랜의 단장은 차마 태연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할 말이 없었다. 5, 6 성 영웅에 대한민국 랭킹 1 위의 딜러를 투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신입들로 이루어진 공격대보다 레이드를 못하다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따로 없었다.
“한민국! 한민국!!!”
“와아아아…!”
초상집과도 같은 메모리아 클랜과는 달리 자이언츠 킬링에 성공한 R’s 는 잔칫집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하나, 둘씩 던전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GGW 의 공격대를 향해 클랜의 직원들이 달려 나갔다.
“최고! 최고였어요!!!”
“공대장님! 저 오늘 시간 많아요!”
던전에서 나오자마자 요란스러울 정도로 자신들을 격하게 반기는 직원들의 모습에 민국을 제외한 팀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메모리아 클랜 쪽에 강채영을 비롯한 영웅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 우리가 이긴 거야?!”
“지, 진짜로?! 메, 메모리아 클랜보다 우, 우리가 더 빨리 던전을 공략했다고?!”
눈을 크게 뜬 현아가 말을 더듬거리며 자신의 언니를 바라보았다. 그런 동생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지켜보던 현정이 곧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1 년차 신입 영웅들로만 이루어진 공격대가 【B – 5】 난이도의 던전 공략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그 공격대의 탱커가 바로 자신의 동생이었다. 뿌듯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상황이 조금 진정되자 R’s 클랜의 구단주인 조수영이 민국에게 다가갔다.
“정말 대단한 레이드였어요. 어째서 오현정 단장이 그리고 언론이 당신을 그렇게 칭찬하는 지 톡톡히 알 수 있었어요.”
“뭐, 어렵지 않은 레이드였습니다. 원트는 아니었지만요.”
“호호호. 그렇네요. 어렵지 않은 레이드였죠.”
민국의 말에 웃음을 터뜨린 수영이 스윽 태연을 바라보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분이 높다 해도 과언이 아닌 라온 그룹의 3 세는 악귀처럼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 힐! 힐!
- 냉혹한 한파 준비! 딜러들에게 회복 마법 감아요!
올해 입단한 신입 영웅들은 이미 던전에서 나와 열심히 축하를 받고 있는데, 메모리아를 대표하는 에이스들은 아직도 아이스 드레이크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결국 아이스 드레이크의 공격에 탱커가 비명과 함께 사망하자 태연이 신고 있던 구두를 들어 그대로 디스플레이를 향해 내리찍었다. 냉철하다는 평가를 받는 라온의 공주가 한 행동이라기엔 엄청나게 과격한 모습이었다.
“제대로 화가 났네? 어휴. 이래서 골드 미스의 성질은 건드리면 안 된다니까.”
“…골드 미스요?”
수영의 말에 민국이 고개를 갸웃했다. 골드 미스라 부르기에는 방금 전, 비싸 보이는 디스플레이를 박살냈던 여인은 어려 보였기 때문이었다.
“맞잖아요? 여자 나이 스물셋 넘으면 골드 미스라고 하잖아요?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아, 음…. 그렇군요.”
남녀의 성비가 너무 심하게 깨져있다 보니 결혼을 못하는 사람도 많은 세계라 그런가? 민국이 있던 세계와는 열 살이 넘게 차이가 나고 있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 밤 약속 없죠? 호텔에 식사 예약 해놨어요.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갈 겁니다. 한민국 공대장도 당연히?”
“물론이죠.”
고개를 끄덕이는 민국을 향해 수영이 묘한 표정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민국은 그녀가 보내는 신호를 바로 캐치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맛있는 식사를 얻어먹고 재벌 3 세와 함께 밤을 보낼 것 같았다.
【B – 5】 난이도의 던전인 ‘얼음 협곡’. 공략할 맛이 났던 던전을 재미있게 공략한 대가치고는 괜찮은 보상인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밤은 누구라도 안고 싶었다. 그리고 금 수저를 넘어 다이아몬드 수저인 수영은 제법 안을 맛이 나는 여자였다.
“자, 그러면 우리는 먼저 철수하도록 하죠.”
수영이 남들이 다 볼 수 있게 크게 손을 들어 올리며 박수를 짝짝 쳤다. 당연히 메모리아 클랜의 사람들도 그런 수영의 행동을 볼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그런 조수영의 모습에 김태연은 이를 으득 갈았다. 모욕도 이런 모욕이 따로 없었다.
* * *
“허으윽!”
안쪽까지 단번에 삽입되는 사내의 거대한 남성에 수영이 고개를 뒤로 젖혔다. 다른 남성과는 비교도 안 되는 탄탄한 몸과 단단한 남성은 자신의 몸을 끝까지 꿰뚫고 있었다.
‘이,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을 줄이야!’
많은 일반인 남성을 경험해 봤지만, 눈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민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니, 다른 남자들은 전부 필요가 없었다. 눈앞의 남자는 혼자서도 자신을 성욕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으음.”
남성을 꽉 물어대는 수영의 몸에 민국이 낮게 신음을 내뱉었다. 확실히 남자를 잘 아는 몸이었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 남자들이 더 느끼는지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세계로 넘어와서 처음으로 관계를 맺었던 오현아를 비롯해 남자 경험이 없는 여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최유나도 린샤도 마찬가지였고, 결혼을 했다가 이혼한 김소정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정예린 역시 남자친구와 관계를 맺었었고 말이다.
성비가 깨진 만큼 남자 경험이 없는 여자들도 적지는 않을 텐데…. 이상하다 못해 신기한 느낌이었다.
“하, 하아…. 자기야, 빨리.”
뭐,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은 자신을 향해 달뜬 신음을 내뱉고 있는 수영과 몸의 대화를 나눌 시간이었다.
“아흐흐흑!”
격렬하게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처럼 얼굴을 마주보는 자세에서 민국에게 매달려 있다시피 한 수영의 몸이 크게 들썩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엉덩이를 잡고 세차게 자신의 민감한 부분을 찔러대는데 도저히 참을 도리가 없었다.
“어때? 기분 좋아?”
“으, 응! 좋아! 아으으윽! 너무 좋아!! 거, 거기! 세게! 아아아!”
민국이 허리를 들썩일 때 마다 조수영의 얼굴도 녹을 듯이 풀어지고 있었다. 넓적한 어깨를 꽉 끌어안고 민국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그녀의 입에서는 조금씩 침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머리를 지배하는 쾌감에 이성이 놓기 시작한 것이다.
“괴, 굉장해! 진짜 최고야!”
커다란 남성이 계속해서 자신의 안을 쑤시자 쾌감의 전류가 수영의 등골을 타고 머릿속까지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이런 것을 알게 되면 시간이 지나도 이 남자에게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더, 더! 가, 갈 것 가아, 아아…! 아으흐으으흥!!!”
수영이 몸이 조금씩 경련하게 시작했다. 그렇게 울다시피 신음과 비명을 내지르던 수영이 갑작스러운 비명과 함께 민국의 등에 손톱을 콱 박아 넣었다. 이어서 민국도 그녀의 안으로 강하게 남성을 찔러 넣었다.
“어흐흑!!!!”
대량의 정액이 수영의 안을 가득 채웠다. 그런 와중에도 수영은 민국의 정액을 가득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금씩 허리를 들썩이고 있었다.
“키스, 키스해 줘요.”
섹스 뿐 아니라 애정을 갈구하는 수영의 모습에 민국은 수영에게 진하게 입을 맞추었다. 그렇게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자 민국에게 매달려 있던 수영이 스르륵 몸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는 정액으로 범벅이 된 민국의 남성을 입에 물었다.
한 번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국의 남성은 빳빳하게 세워져 있었다. 전혀 죽지 않은 것이다.
“진짜 당신은 영웅으로서의 능력도 여자를 만족시키는 남자로서의 능력도 둘 다 대단하네요.”
“그런 거야, 어렵지 않은 거잖아?”
“어렵지 않기는요.”
민국의 대답에 수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것들이 전부 쉬운 일이었다면, 인류가 어둠의 괴물을 상대로 수십 년이 넘게 전쟁을 했을 리도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여자들이 홀로 자기 위로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리도 없었다.
하지만 민국은 가상현실 모바일 게임으로 단련된 레이드 경험과 남녀역전이 아닌 세계에서의 일반적인 남성과 다를 바 없는 아주 왕성한 성욕을 지니고 있는 평범한 남자였다.
정말로 어렵지 않은 일이이었다. 게임과 섹스. 이것만 잘해도 되는데, 어려울 게 전혀 없었다. 그렇게 수영의 입을 즐기다가 다시 치밀어오를 성욕을 그녀에 육체에 풀 참이었다.
우우우웅.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민국의 영웅 패드가 크게 진동을 했다. 누군가에게 연락이 온 모양이었다.
“확인?”
“뭐, 잠시만. 어라?”
수영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식탁의 영웅 패드를 들어 올린 민국이 자신에게 연락을 보내온 대상을 확인하고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까닥였다. 그런 민국의 모습에 침대에 누워있던 수영이 물었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아니, 의외의 인물에게서 연락이 와서.”
“의외의 인물?”
수영의 되물음에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영웅 패드로 연락을 한 대상은 현아나 소정과 같은 카르텔의 여인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클랜과 관련된 이들도 아니었다.
메시지를 보낸 주인공은 오늘 ‘얼음 협곡’ 던전에서 잠시 얼굴은 봤어도 대화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여인이었다. 라온 그룹의 3 세이자 조수영의 친구라는 김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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