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110화 (110/486)

EP.110 강렬한 유혹

‘씨발. 나도 예랑이만….’

있었더라면 옆방의 여자들처럼 밤새도록 허리를 흔들며 울부짖을 자신이 있었다. 발정이 난 듯 남자 생각이 미칠 정도로 나다보니 조금 위험하더라도 차라리 예비 신랑을 데리고 올 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예랑이가 극구 거부했었을 것 같지만. 그런 생각과 함께 채영이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양 손가락으로 꼬면서 격렬하게 비비적거리던 도중이었다.

쿠웅!!!

“?!”

침대에 누워 조금씩 밀려오는 쾌감을 더 크게 느끼기 위해 몸을 틀던 도중 채영의 무릎이 벽을 찍으며 큰 소리를 내었다.

“씨바알….”

흥분이 식듯 채영의 피도 싸늘하게 식었다. 방금 전의 행동은 옆방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제까지 본인들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은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마침 자지러지던 옆방의 신음 소리도 잠시 멈춘 터라 채영은 부끄러움과 쪽팔림에 몸을 떨어야 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의 신음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목소리가 바뀐 게 여자도 바뀐 모양이었다.

“에이…, 씨발. 잠이나 자야겠다.”

왠지 모를 자괴감에 채영은 베개로 귀를 틀어막으며 침대 시트에 얼굴을 묻었다. 하지만 달아오른 몸 때문인지 제대로 잠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여자의 신음 소리는 왜 그렇게 황홀하게 들리는지….

그나마 내일 메모리아의 일정이 없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늦잠을 자도 뭐라고 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 *

“방금 쿵 소리가 들렸어요. 옆방 사람이 이제까지 우리 소리를 듣고 있던 모양이에요. 조금 부끄러운데요?”

“크으으윽!”

정예린의 안에 한껏 자신의 분신을 싸낸 민국이 소정의 얼굴을 바라봤다.

“옆방이요? 옆방은 강채영 영웅이 머무르고 있을 텐데….”

“아으…. 으…. 응? 강채영 영웅이요? 진짜요? 아싸, 나중에 싸인 받아야지.”

사정의 쾌락으로 눈이 몽롱하게 풀려있던 예린이 강채영이라는 이름에 신기할 정도로 번쩍 정신을 차렸다. 그만큼 대한민국 딜러 랭킹 1 위인 강채영은 영웅들 사이에서도 많은 팬을 누리고 있는 영웅이었다.

“우리가 질러대는 소리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강채영 영웅도 꽤나 고역이겠어요. 어젯밤에도 브라질의 탕녀와 한바탕 뒹구셨다면서요? 오늘 아침에 보니까 아주 얼굴이 반질반질하던데….”

소정이 민국을 향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난 예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강채영 영웅님, 애인 있다고 들었는데 괜찮지 않을까요? 곧 결혼식도 올린다고 영웅 커뮤니티에 올라온 걸 본 것 같은데…. 어차피 그 분과 매일 뒹굴뒹굴 하실 테니, 뭐 소리 조금 들리는 것 가지고 뭐라 하시지는 않겠죠.”

“흐응. 결혼식은 이번 원정 때문에 취소 됐어.”

예린을 향해 소정이 검지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 남자를 잘 아는 여자가 본능에 더 약한 법이란다. 강채영 영웅이 왜 이 시간까지 잠을 자지 않고 있었겠니?”

“……우리 때문에 남자 생각이 나서?”

“그렇지. 우리가 지른 신음 때문에라도 그분의 머릿속에는 지금 공대장님의 저것만이 머릿속에 가득해 있을 걸?”

소정이 민국의 커다란 남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와 예린의 몸 안에 몇 번이나 걸쭉한 정액을 싸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민국의 남성은 아직도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었다.

“왠지 금방 이해가 되네요. 저 물건에 박히면….”

“강채영 영웅도 아무 생각하지 못할 걸? 특히 남자를 알고 있는 여자라면….”

“으으….”

예린이 소정의 말에 공감하며 몸을 떨었다. 그녀도 남자친구랑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민국과 잠자리를 가지고 바로 남자친구를 차버렸기 때문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남자 친구와 정리를 할 생각은 일찌감치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그만큼 민국과의 잠자리는 다른 남자 생각이 조금도 나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지금처럼 이렇게 가끔씩 잠자리만 가져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하노이에 오면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참에 강채영 영웅과도 친해져 보는 건 어때요?”

“…변태로 낙인찍히고 싶지는 않은데요. 방금 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혼할 애인도 있다면서요. 괜히 수작을 부린다고 싸대기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죠. 훠어이, 훠이.”

김소정의 말에 민국이 황당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대체 성 비서님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야외 플레이에 이어 이제는 남자가 있는 여자까지 뺏으라고 부추기고 있었다.

“와,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저도 강채영 영웅님과 친해지고 싶어요.”

“……그냥 친해지면 되잖아. 먼저 가서 말이라도 걸어.”

웃긴 것은 당연히 말릴 줄 알았던 정예린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게 두 여자의 성향인지 아니면 이 세계 여자들의 성향이 이런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조만간 인터넷에 질문 글을 한 번 올려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도 이 세계의 성향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기회가 된다면 강채영과도 한 번 자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의식되고 있었다.

‘어라…?’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는 두 여자를 두고 민국은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왔다.

가볍게 토스트라도 챙겨 먹은 후에 다시 잠을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런 민국의 눈에 익숙한 외모의 영웅이 들어오고 있었다. 옆방의 강채영이었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못 본 척 할 수도 없었기에, 민국은 어젯밤의 일은 모른 척 강채영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네요.”

민국을 본 채영도 흠칫 놀라기는 했지만, 곧 태연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민국의 눈에 들어온 그녀의 얼굴은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피로가 가득해 보였다.

“아침 식사?”

“네, 간단히 토스트라도 먹고 다시 쉬려고요. 어제 【B – 1】 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했기에 오늘은 팀원들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임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아아…. 나도 그래요. 뭐, 비슷하게 우리도 오늘은 일정이 없네요.”

대부분의 영웅들이 아침을 거르는 모양인지 식당은 굉장히 한산했다.

하필이면 서로 혼자 내려온 터라 채영과 민국은 자연스레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 했다. 그리고 침묵 속에 이어지는 식사가 불편했던 모양인지 채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 빛의 기둥.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진짜 운이 좋으신 것 같아요. 저는 이제까지 세 번밖에 보지 못한 빛기둥인데….”

채영이 배시시 웃었다. 그 모습에 민국은 침을 꿀꺽 삼켰다. 쾌락으로 일그러뜨리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자는 오현아 영웅이 연 터라,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도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게 가장 크게 일조한 사람이 공격 대장인 한민국 영웅 아니겠어요?”

강채영과 대화를 나누며 민국은 문득 어젯밤에 자신의 여자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민국의 눈길이 조심스레 그녀의 맨살을 훑었다. 문득 생각나는 게 하나 있었다.

“아, 그러면 축하의 의미로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 타 주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전설을 써내려 가시는 영웅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번에 받았던 소원권 쓸게요.”

“소원권…?”

“네. 김성철 영웅이 관련된 대결에서 저희가 이기면 소원하나 들어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어? 어? 아…앗?!”

민국의 제안에 고개를 갸웃하던 채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분명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아무런 이야기가 없기에 본인도 까맣게 있고 있던 사실이었다.

“커피라, 알았어요. 어디 나가기도 그렇고, 내 방에서 마셔도 괜찮죠?”

채영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쯤이야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닌데다가 잘나가는 공격 대장과 친분을 다지는 것도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제가 영웅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요? 솔직히 별거 없어요. 그냥 남들과 똑같아요. 마력을 각성해서죠. 그러면 한민국 공대장님은 왜 공대장은 하게 된 거예요? 영웅 학교 성적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들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하던데….”

잘생긴 남자 영웅 그것도 대한민국의 미래라 불리는 공격 대장과 하는 대화는 굉장히 즐거웠다. 같은 영웅인지라 서로 공감하는 부분도 굉장히 많았고,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게 대화를 주도할 줄도 알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리액션도 굉장히 컸다.

“아? GGW 공격대원 중 두 명이 너랑 영웅 자격시험을 함께한 사이야? 함께 활동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인연인가 보네. 내 동기들은 전부 은퇴를 해서…. 나도 빨리 결혼하면 은퇴 해야지.”

어느새 그녀도 편하게 말을 놓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자들이 푹 빠질 만 하네.’

그래서일까? 커피 잔의 내용물이 전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채영은 민국을 돌려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민국은 천천히 그리고 강채영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레 그녀와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어느새 서로의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가까워지자 채영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 우리 젊은 공대장님. 나 같은 나이 많은 여자가 취향이야? 왜 이렇게 달라붙었을까? 서로 거리를 좀 벌리는 게 어때? 대화하기 민망하네?”

“나이에 관계없이 누나는 굉장히 매력적인데요, 뭐.”

그 순간, 채영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민국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보고 욕정을 하는 무례한 눈이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자신을 탐하고 싶어 하는 눈은 또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잠시 채영이 멈칫하는 동안 민국의 얼굴의 그녀의 얼굴을 뒤덮였다. 서로의 숨소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거리였다.

“미친 새끼…. 화내기 전에 빨리 비켜. 나 결혼할 사람 있어.”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내리까는 채영의 행동에 민국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로 뺄 뻔했다.

- 애인이나 남편이 생기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 남자에게만 충실하고 싶어 해요. 그럴 때는 아무리 분위기를 잡아도 저항을 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건 바람을 피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 그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다가온 남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은 일종의 방어기제예요.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남자가 유혹을 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나를 이렇게 두게 만든, 애인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런 심리죠.

만약, 김소정이 했던 말이 떠오르지 않았더라면 그랬을 터였다. 그리고 채영과 눈을 마주친 민국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딱히 상관없어요. 그만큼 매력적이니까. 그리고 전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거든요.”

“무슨…!”

민국의 말에 채영은 몸을 떨었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채영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민국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순식간에 입술을 빼앗긴 채영의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민국을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힘을 실은 그녀의 밀어냄에도 불구하고 민국의 탄탄한 몸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조금씩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서로의 혀가 입 안을 왕래기 시작했다. 그 때, 강채영의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하트 표시가 되어 있는 예비 신랑의 전화였다. 그러나 무음으로 되어 있는 그녀의 핸드폰은 애처롭게 불빛만을 깜빡일 뿐이었다.

“후우. 후우…. 이제 됐지?”

한참 동안이나 격렬한 키스를 나눴던 채영이 민국을 밀어내며 말했다. 몸이 욱신거리기 시작하는 게,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로 큰 일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민국은 고작 키스만으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붉어진 얼굴로 가쁜 숨을 내쉬는 채영의 모습이 민국의 욕정을 자극하고 있었다.

“흐읍…!”

다시 한 번 격렬한 키스가 이어졌다. 본능적으로 채영이 저항을 하기는 했으나 크게 의미가 없는 저항이었다. 그렇게 혀로 그녀의 정신을 흩뜨리면서 민국은 강채영의 허벅지를 매만지는 것을 시작으로 천천히 손을 안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으움…. 읍?! 야, 한민국! 저, 정말 안 된다니까. 나는 애인이…!”

팬티 사이로 진입을 시도하는 한민국의 손가락에 채영이 화들짝 놀라며 민국의 손을 붙잡으려고 했다.

“흐으으읏!”

하지만 그보다 먼저 민국의 손가락이 그녀의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면서 채영은 신음과 함께 고개를 뒤로 젖혀야만 했다. 본능에 따라 아까부터 젖어있었던 채영의 그곳은 그녀의 의지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쉽게 민국의 손가락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음화 보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