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112화 (112/486)

EP.112 강렬한 유혹

“같은 지역의 공격대끼리 앞으로의 토벌 일정에 대해 의논하고 싶은데, 어떤가요?”

맞은편에 걸터앉은 금발의 글래머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민국의 눈동자가 다시 한 번 그녀의 커다란 가슴에 머물렀다가 천천히 위로 향했다. 손가락으로 쿡 지르면 튕겨져 나올 것 같은 가슴이었다.

“의논이라….”

뭐, 틀린 말은 아닐 터였다. 그것이 말로 하는 대화가 아닌 몸으로 주고받을 행위라 그렇지.

확산 현상을 막기 위해 하노이에 도착한 지도 슬슬 일주일이 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뿌우가 아닌 큐우♡의 퀘스트도 조금씩 진행하려던 참이었다.

그리고 큐우♡의 퀘스트 내용은 GGW 공격대원의 아닌 열 명의 다른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이었다. 난이도로 따지자면 최하 수준의 퀘스트였다. 보다시피….

“혹시 선약이 있으신가요?”

대답이 늦는 것을 거절로 받아들인 모양인지 캐나다 영웅이 안타까움에 가까운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의 동료로 보이는 영웅에게서도 비슷한 감정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뇨,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호실을 말씀해주시면 제가 이따가 찾아뵈어도 되겠습니까?”

대답과 함께 민국은 그녀들을 향해 손에 쥔 숟가락을 들어보였다. 이제야 막 밥을 먹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어머, 이런 실수가…. 제가 영볼루션에서도 언급된 유망한 GGW 의 공격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결례를 저질렀네요.”

“괜찮습니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으니, 이따가 제가 따로 찾아뵙겠습니다.”

“노노. 저희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괜찮으시죠?”

금발 여성의 대답에 민국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진득하게 달라붙는 게 단단히 마음을 먹고 찾아온 모양이었다.

“알겠습니다.”

민국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금발의 여성이 환호와 함께 손을 불끈 쥐어보였다. 그리고는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했다. 열정 넘치는 제스처가 누가 보면 대단한 아이템을 획득한 것으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용기 있는 여자가 미남을 차지한다고 했던가?

그런 캐나다의 영웅들을 향해 여러 국적의 여성들은 감탄과 부러움이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민국은 그런 영웅들의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늘 밤도 심심하지는 않겠네.’

생각해 보면 이 세계에서 금발의 외국인들과 사랑을 나눌 기회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영웅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도중 애슐린과 끈적끈적한 관계가 될 뻔한 기회가 있긴 했었다. 물론, 실패했지만….

문득 애슐린과 린 샤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오래 기다리셨죠? 그럼 갈까요?”

“아니요. 한민국 공대장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인데, 이 정도의 기다림 쯤은 아무것도 아니죠.”

식사를 마치자 민국과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던 캐나다 영웅 둘이 민국의 양 옆으로 바짝 달라붙었다.

마치 다른 여자들의 접근을 불허하며 호위하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앉아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둘 다 키가 제법 컸다. 180 이 조금 넘는 민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도중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내려온 소정과 마주칠 수 있었다.

“어? 공대장님, 어디 가세요?”

“이 두 분과 이야기 좀 하다가 올게요.”

“아하. 알겠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공대장님.”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소정이 수첩에서 무언가를 꺼내 적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민국은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퀘스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행위였다.

두 영웅의 이름은 달리아와 제시카라고 했다. 풀 네임을 말해주기는 했으나 종종 볼 사이는 아니었기에 민국은 둘의 이름만 빠르게 기억했다. 먼저 말을 걸었던 가슴 큰 영웅이 달리아였다.

공략 일정에 대한 논의는 달리아의 방에서 하기로 했다. 클랜의 공격대장인 그녀는 민국처럼 홀로 방을 쓰고 있었다.

“메이플 리프?”

민국에게 말을 걸었던 여성들은 캐나다의 공격대 ‘메이플 리프’ 소속 영웅들라고 했다. 달리아는 메이플 리프의 공격대장 그리고 제시카는 힐러장이라고 했다. 이제보니 둘 다 한 끗발 하는 영웅들이었다.

“그래. 우리 클랜의 이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지?”

“음.”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플 리프. 캐나다의 대표 클랜으로 ‘화이트 하우스’나 ‘텐센스’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류 최후의 보루에 속하는 대단한 클랜이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의 메모리아와 같은 포지션에 있는 클랜이었다. 그러나 캐나다의 영웅 전력이 대한민국 보다는 높기에 메모리아 보다는 반 수 아니 한 수 위의 수준에 있는 클랜이라 할 수 있었다.

민국이 이 세계에서 마주한 영웅들 중에서 가장 상위에 속한 영웅들이었다. 당연히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우리 공격대에는 하이브리드 포지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영웅들이 셋이나 있어. 상위 난이도로 갈수록 딜링 혹은 힐링이 굉장히 힘들어지는 구간을 넘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포지션 변경이 필요해.”

“맞아. 매번 예비 영웅들을 데리고 공략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걔네들에게 들어가는 돈도 돈이지만, 까다로운 일정 관리는 어떻게 할 건데?”

“아이템과 스킬 스톤의 변경을 통해서도 불가능한 정도일까? 클래스 고유의 능력들도 있잖아.”

공략 일정에 대한 논의는 어느덧 공격대의 관리에 대해 그리고 난이도 높은 어둠 괴물의 공략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이 되었다. 상위 공격대에서 활동하는 영웅들에 대해 민국이 궁금증을 드러내면서 순식간에 화제가 그리로 변경된 것이다.

“장비 때문에 쉬울 것 같지는 않은데…. 고민해 볼 여지는 있겠네.”

GGW 의 공격대장인 민국은 영볼루션에도 언급이 될 정도로 출중한 능력을 지닌 공격 대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 자신들의 수준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영웅이라 생각했던 둘은 예상 외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민국에게 놀라면서 편하게 레이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 누군가가 뒤에서 민국의 어깨 위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상체를 더듬듯 기다란 손을 앞으로 쭉 밀어 넣었다. 아까부터 엉덩이를 계속해서 들썩거리고 있던 제시카였다.

‘슬슬 한계가 왔나보네.’

이 둘과의 대화는 제법 유용했다. 몰랐던 사실들도 알 수 있었고 말이다. 민국이 제시카의 고개를 잡아 자신 쪽으로 돌렸다.

“오래도 참았는 걸? 원래부터 목적은 이거였지?”

“What?!”

곧바로 키스를 하는 민국의 행동에 제시카가 놀란 눈동자를 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놀람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제시카의 입을 농락하면서 민국의 시선이 달리아에게 향했다. 그리고는 눈이 마주친 그녀를 향해 이리로 오라는 듯 손을 까닥인 것이다.

“휘유!”

그런 민국의 도발에 달리아가 탄성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이런 도발을 그냥 넘겨버린다면 영웅이라 불릴 자격이 없었다.

“용감한 만큼 그 곳의 힘도 얼마나 센 지 이 누나가 확인 좀 해볼까?”

제시카와 함께 민국에게 달라붙은 달리아가 민국의 귓가에 따뜻한 숨을 불어 넣으며 능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의 숫자가 적다고는 하지만 권력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그녀들은 충분히 여러 남자들을 만나고 갈아치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주로 만나는 남자들은 민국보다 훨씬 덩치가 큰 백인과 흑인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남자들조차도 여성 영웅과의 잠자리 앞에서는 어른 앞의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동양인들은 크기는 작지만 단단하다고 들었어.’

민국의 바지춤을 내려다본 달리아가 탐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그녀들이 만났던 서양 남자들의 성기는 크기는 괜찮았지만 강직도가 크게 떨어지는 편이었다. 문어나 오징어의 다리처럼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는 성기 때문에 제대로 삽입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는 차라리 동양인들이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다. 크기는 작아도 단단함이라는 게 있었으니까. 어차피 자신들이 한 번 쪼이면 풀어질 수준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눈앞의 상대는 영웅이었다.

‘조금이라도 우리를 만족시켜준다면 그것만으로 땡큐지.’

이미 남자 영웅 중 한 명과 잠자리를 가져본 달리아는 남자 영웅이 일반인들에 비해 힘이 세다는 것 정도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어서 달리아가 기대감 넘치는 표정으로 제시카와 격렬하게 키스를 나누는 민국의 바지 지퍼를 열기 시작했다.

“Oh My Gosh….”

곧 단단하고도 커다란 남성이 그녀의 눈앞으로 툭 튀어나왔다. 그 무지막지한 존재감에 달리아가 달뜬 숨을 내뱉으며 눈을 부릅떴다. 이런 물건이라면 자신에게 도발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두 여자는 민국의 성욕이 이 세계 남성들과는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 * *

“후우…. 시원하다.”

욕실에서 샤워를 끝낸 민국이 천천히 자신의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방안의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국보다 영웅 전력이 높은 캐나다 그것도 ‘메이플 리프’라는 대표 클랜의 공격대장이 머무는 방이라 그런지 달리아가 머무르는 객실은 민국의 방보다도 컨디션이 한 단계 더 높은 방이었다.

“치우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네.”

그런 객실의 내부가 이런저런 얼룩으로 가득해 있었다. 전부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들이었다.

그리고 침대에는 온 몸이 정액으로 범벅이 된 금발 미녀 둘이 기절한 채 누워 있었다. 특히 엎드린 채 몸을 움찔거리고 있는 메이플 리프의 공격대장 달리아는 음부를 비롯해 벌어진 항문에서도 희뿌연 정액이 줄줄 새어나오고 있었다.

“애널은 처음이었는데….”

그런 탓에 거부감이 들었었는데, 달리아가 워낙 강력히 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박아봤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느낌과 영웅 특유의 깨끗한 신체 그리고 포르노 영화처럼 괴성에 가까운 신음을 내는 달리아의 반응에 머리가 끝까지 흥분이 오르면서 신을 냈더니만, 결국 저런 결과가 되어 버렸다.

역시 지치지 않는 영웅의 신체가 무섭긴 무서웠다. 정액도 저렇게나 많이 생성해낼 수 있다니….

“좋아, 두 명 달성.”

옷을 다 입고 큐우♡의 퀘스트를 확인하니 퀘스트 진행도가 조금 올라가 있었다.

앞으로 여덟 명과 더 잠자리를 가지면 코인과 더불어 카오스 상점의 등급 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어차피 기간은 ‘하노이의 임시 던전’을 모두 무너뜨릴 때까지니 시간도 충분했다.

게다가 캐나다의 ‘메이플 리프’ 공격대처럼 자신을 노리는 공격대는 한, 둘이 아니었다. 가만히 있어도 여성 영웅들이 알아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성욕에 굶주린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미녀의 기분이 이러할까? 마음먹은 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음에는 남미나 중동 쪽 여자들과 자볼까?’

슬라브 계통의 여자들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장모님의 나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나 벨라루스가 슬라브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면 다음에 또 봐요, 바이바이.”

안타깝게도 대답은 없었다. 뭐, 저 정도면 충분히 그녀들을 만족시켜준 것 같아 민국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민국이 메이플 리프 영웅들과 회포를 풀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무렵, 민국의 옆 호실에서는 커다란 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아니,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대체 왜 그래?!”

- @#%@#$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채영은 자신의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노이의 던전 브레이크로 인해 결혼이 미뤄진 이후, 예비 신랑의 불만과 짜증이 점차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짜증의 분출구는 바로 자신이었다.

“후우.”

그래도 처음에는 그런 짜증을 받아줄 수 있었다. 평생에 한번 뿐이라는 결혼이 미뤄진 것인데, 그 실망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게다가 결혼을 하는 대다수의 남자들이 일부다처를 누리며 생활을 하는 마당에 그는 채영만을 사랑하기로 맹세를 한 남자였다. 물론, 그 외면에는 대한민국 딜러 랭킹 1 위라는 그녀의 배경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지금 내가 돈 때문에 아니, 자기랑 결혼하기 싫어서 하노이에 온 게 아니잖아?”

- 뉴스 보니까 잘 해결되고 있던데? 그러면 당신말고 다른 딜러 영웅이 대신해도 되는 거 아니야? 나보다 일이 그렇게나 중요해?

“무, 무슨 소리야?! 이건 일이 아니잖아. 어둠 괴물과의 전쟁이라고. 영웅들이 돈 벌면서 몬스터랑 싸우니까, 이게 일같이 보여? 너 자꾸 애같이 굴래?”

- …내가 지금 애같이 구는 거 같아? 당신이 내 심정을 알기나 해?! 알았어. 일단 끊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자신이 할 말만 하고 순식간에 뚝 끊어버리는 통화에 채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가뜩이나 빡빡한 레이드 일정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예비 신랑까지 이렇게 속을 썩이니 머리가 깨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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