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6 될 놈은 되는 현실
“간다! 간다! 간다고…!”
“크윽! 한 번 더 싼다!”
“우오오옷!”
민국의 뜨거운 정액이 채영의 안을 두들기면서 그녀의 머리로 연달아 불꽃을 터뜨렸다.
“오오옷…! 옷! 읏! 아아아아아!!!”
짐승이 울부짖는 것에 가까운 채영의 신음이 계속해서 메아리쳤다. 침대의 베개 커버는 채영의 손에 구겨지다 못해 이미 찢어진지 오래였다.
“이, 짐승 새끼…. 이, 이제 그만 좀…!”
일반인들이 비해 영웅의 정력과 성욕이 좀 더 높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건 조금 도가 지나쳤다. 민국의 정액이 벌써 몇 번이나 자신의 몸에 싸질러졌는지 횟수를 셀 수조차 없었다.
“대체 언제까지…! 아아아앙?!”
다시 한 번 자신의 안을 푹 찌르는 민국의 대물에 채영의 머릿속으로 또 번개가 내리쳐졌다. 힘겹게 시선을 아래로 내려 보니 방금 전, 자신의 안에 강렬하게 파정한 남성이 흥분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괴, 괴물 녀석…! 으으읏?!”
말은 그렇게 했지만 민국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소중한 장소가 자극되자 채영은 절로 몸을 들썩였다.
기분 너무 좋아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저릿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이미 자신의 몸은 등 뒤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남자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고 있었다.
‘어,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커다란 것에…!’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여자는 아무도 없었다.
다시 한 번 허리를 쳐올리는 민국의 허리 놀림에 채영은 고개를 침대에 파묻고는 신음소리를 내며 헐떡이기 시작했다. 이미 한껏 달아오른 그녀의 신체는 몸 전체가 성감대로 변해 조그마한 자극으로도 그녀를 절정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하읏, 으응! 읏! 으으읏!!!”
점차 민국의 움직임이 빨라지자 채영은 본능적으로 허리에 힘을 주며 버티기 시작했다. 자신이 정복하는 게 아닌 정복당하는 느낌이 어색했지만, 그것도 잠시. 밀려오는 압도적인 쾌락에 채영이 할 수 있는 행위는 그게 전부였다.
섹스의 주도권? 다른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남성 영웅인 민국의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인 것 같았다.
“흐읏! 읏! 한민국! 나, 나, 가, 갔…!”
커다란 대물이 크게 빠져나왔다가 깊숙한 삽입을 반복했다. 그럴 때 마다 채영도 비명처럼 신음을 내뱉었다. 이미 한 번 가버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자극하는 쾌감에 채영이 흰자를 드러내며 몸을 경련하기 시작했다.
“나도…! 갑니다!!!”
이어서 민국이 다시 한 번 그녀의 안에 깊게 자신의 것을 쑤셔 넣으며 정액을 소변처럼 쏟아내었다.
“으, 우오오읏……!”
본능적으로 민국의 것을 꽈악 조인 채영이 크게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들어 올린채로 앞으로 축 늘어졌다. 절정에 오른 여운이 제법 강했던 모양인지 민국의 눈에 채영의 몸이 꿈틀거리는 게 들어왔다.
“후우. 한 번 더?”
민국의 시선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영의 매끈한 나체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로 향했다.
“아…, 아으으으….”
그런 민국의 말에 채영이 신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행위를 좀 더 계속해도 거부하지 못할 것 같기는 했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았다. 어쨌든 이런 섹스라면 기억에는 확실하게 남았으리라. 그래도 마무리까지 완벽해야 했다.
“빨아줘요.”
민국의 말에 몸을 움찔거리던 채영이 입을 ‘아’하고 벌렸다. 격렬한 행위로 아직도 몸에 남아 있는 절정의 여운으로 인해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채영의 실수였다.
“웁! 우우웁! 웁!!!”
채영의 머리를 부여잡은 민국이 깊숙이 대물을 쑤셔 박고 허리를 흔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그녀가 손을 흔들어도, 민국은 사정을 봐주기 않았다.
결국 채영은 배가 더부룩할 정도로 민국의 정액을 마시고나서야 민국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한껏 맺혀져 있었다.
“…너 이 자식, 대체 얼마나 싸댄거야? 나 임신 하면 네가 책임져.”
“좋아요.”
예쁘고, 돈도 잘 벌어오고, 능력도 좋았다. 이런 여자가 와이프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합법적인 하렘도 가능한 세상이지 않은가?
“……진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민국의 행동에 오히려 말을 꺼냈던 채영이 더 깜짝 놀랐다.
이 녀석, 설마 책임지라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는 건가? 하지만 뒤이은 민국의 말에 채영의 얼굴이 보기좋게 일그러졌다.
“카르텔에 한 자리 비워둘게요. 결혼도 좋아요. 대신….”
‘그럼 그렇지.’
이런 남자가 자신만 사랑해 줄 거라는 생각은 아무래도 착각이었던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곤란할 것 같았다. 지금과 같은 섹스를 매일 한다면….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채영이 혼자만의 실망에 위로를 보낼 때였다.
“뭐, 뭐야?”
채영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격렬했던 시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민국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침대 위로 기어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야, 야. 나 진짜로 못할 것 같….”
채영이 절박함을 담아 말했다. 진짜로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오후부터 식사도 거르고 지금까지 내내 민국에게 깔려 울어야 했다. 얼마나 소리를 내었는지, 목이 아파올 정도였다.
짙은 애무로 시작되었던 뜨거운 시간은 자신이 리드할 수 있을 거라는 채영의 생각과는 다르게 몇 번이나 강제적으로 정신을 놓았을 정도로 철저하게 민국의 것에 유린당했었다.
진짜 이런 섹스는 다시 경험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아찔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야 했다.
“다음에, 다음에 하자. 응?”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국이 가까이 오자 자연스레 다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 때였다.
“안 해요, 안 해. 누가 여자만 있으면 섹스만 하는 짐승으로 보이나. 빨리 이리와요.”
“어, 어?”
갑작스레 자신의 팔을 잡고 끌어당기는 민국의 행동에 자연스레 채영이 민국의 품에 안기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런 민국의 행동에 채영이 영문 모를 눈동자를 끔벅이는 사이, 그녀의 목 뒤로 민국의 팔이 쑤욱 들어갔다.
“내일 일정 없죠? 저 오늘 자고 갑니다? 거절은 거절합니다.”
어차피 이 시간에 방에 돌아가 봤자 커다란 침대에서 혼자 잘 뿐이었다. 게다가 강채영은 태연과 비슷한 연애관을 가진 여성. 그렇기에 민국은 아침까지 그녀와 함께할 생각이었다.
더불어 이런 미녀와 함께 자는 호사는 이 세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했다.
“어? 어어…? 어? 으응.”
민국의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이러한 민국의 모습은 채영의 머릿속을 혼란으로 물들기에 충분했다. 일반적인 남성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자기 방이 바로 옆에 있는데, 왜 여기서 자고 간다는 거야? 남편도 아니면서 왜 한 침대를 쓴다는 거지? 잠깐?! 팔 배게는 원래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생각들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채영의 눈동자가 슬그머니 위로 향했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짐승처럼 자신을 탐하던 남자는 조용히 눈을 감은 채 곤하게 코를 골고 있었다. 진짜로 자신과 한 침대에서 자려는 모습이었다.
“진짜 특이한 놈이네.”
하지만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채영은 날이 밝아올 때까지 민국의 품에 안겨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신기하게도 빌어먹을 전 애인의 생각은 조금도 나지 않았다.
* * *
“흐아아암!”
방에서 나온 민국이 하품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제 많이 힘들었던 모양인지 채영은 아직까지도 곤히 잠이 들어 있었다.
덕분에 깨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말없이 나오는 건 좀 너무한 느낌이 들어서 메모장에 글이라도 써 놓고 나왔다.
솔직히 누워있는 채영을 깨워서 아침발기를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어제 너무 괴롭혔던 데다가 오늘은 오전부터 일정이 있던 까닭에 반강제적으로 밀려오는 성욕을 참아내야 했다.
“하기야 짐승 새끼도 아닌데, 때를 가려서….”
“어제 엄청난 소리가 벽을 타고 울려오던데, 대체 얼마나 한 거야?”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에 민국이 멈칫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편한 티셔츠 차림의 현아가 민국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젯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양인지 얼굴이 살짝 거무죽죽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자신과 나란히 걷기 위해 다가오는 현아에게 민국이 짧게 대답했다.
“그냥? 진심을 다한 정도?”
민국의 입에서 나온 진심이라는 단어에 현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주 여자를 죽이려고 환장을 했네. 그래서 상대는 누구였는데? 소정언니? 유나?”
“아니, 강채영.”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익숙한 이름에 현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다가 곧 걸음을 멈칫했다.
“메, 메모리아의 강채영 선배님?”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는 민국의 모습에 현아는 탄성과 함께 혀를 내둘렀다.
분명 어젯밤, 호텔 벽을 타고 들려오던 소리는 쾌락에 빠진 여자의 울부짖는 소리였다. 전동 딜도로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쾌감에 진심으로 빠진 게 느껴지는 암컷의 소리였다.
‘그 강채영 선배님도 민국이에게는 상대가 안 되는 모양이네….’
하기야 민국은 그날이 오면 성욕으로 온 몸이 채워졌다는 여성 영웅 넷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남자였다. 게다가 진심을 다했다니. 상상만 해도 몸이 저려오는 느낌이었다.
잠시 침을 꿀꺽이던 현아가 흥분을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오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거야? 강채영 선배님을 보내버린 우리 한민국 공대장님?”
“물론이지. 예정대로 【B】 난이도 던전 공략을 진행할 거야.”
“이번에도 난이도가 낮은 곳?”
되묻는 현아의 질문에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뿌우의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플래티넘 티켓과 유니크 등급의 클래스 스톤 보상을 획득하려면 【B】 난이도의 던전 두 곳을 더 무너뜨려야 했다.
‘그렇다고 두개만 달랑 파괴하고 오면 그것도 이상하니….’
어차피 최종적으로는 던전 오십 곳을 무너뜨려야 하는 만큼, 이번 원정을 통해 던전 공략 횟수를 어느 정도 채운 뒤에 다시 【B – 1】 난이도의 공략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민국은 현아와 함께 식당으로 들어섰다. 아침이라 그런지 식당은 굉장히 한산했다. 이상하게도 이곳 영웅들은 아침을 잘 챙겨먹지 않는 편이었다.
밤새 힘을 써서 그런가? 아침부터 밥이 당긴 터라 아침 메뉴로 김치찌개를 고른 민국이 현아의 메뉴를 확인했다.
“시리얼? 그런 걸로 배가 차?”
“물론이지. 이거 통밀로 만든 오곡 시리얼이야. 이 정도면 생각보다 배불러. 다이어트 용으로도 충분하고.”
‘오곡이라….’
왠지 채영이 밤새 그렇게 울부짖었던 것 같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민국의 눈동자가 현아가 들고 있는 식판으로 향했다. 식판에는 배가 충분히 부를 정도로 시리얼이 수북하게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굴려 봐도 시리얼과 함께할 우유는 보이지 않았다.
‘설마 얘, 시리얼을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는 건가?’
민국의 눈동자가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짜 입 맛이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식사를 하다 보니 다른 팀원들도 하나, 둘씩 식당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들 오전부터 일정이 있다는 사실에 아침을 챙겨 먹으려는 모습들이었다.
뷘드셴 자매는 예외였다. 어차피 5 등급 몬스터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면 민국과 포지션이 겹치는 그녀들은 굳이 호텔을 벗어날 이유가 없었다. 팀 GGW 에서 리딩을 할 수 있는 영웅은 민국 혼자였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안 일어났나? 인사는 나중에 해야겠네.”
민국이 식사를 마치고, 레이드의 준비를 끝낼 때까지 채영은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아무래도 심적인 피로와 체력적인 피로가 함께 겹치며 기절한 듯 잠에 빠져든 모양이었다.
그리고 삼십 분 후, 뷘드셴 자매를 제외한 GGW 공격대는 먀오먀오 중좌가 이끄는 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하노이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퀘스트를 진행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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