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150화 (150/486)

EP.150 자매? 모녀?

‘미망인이었어?!’

그러고 보니 조수영이 자신의 아빠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민국이 이 세계에서 알고 있는 남자란 아니 들어본 적이 있는 남자는 기껏해야 강채영의 가족 그리고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도망을 쳤다는 김소정의 남자뿐이었다.

이 외에 몇몇 남성 영웅들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뭐, 뭐야? 왜 작아지는 건데?”

자신의 안을 가득 메우던 것이 빠르게 작아지자 조은영이 당황하며 몸을 틀었다. 그리고는 작아진 민국의 물건을 황급히 입으로 빨기 시작했다.

“으음….”

자신의 것을 휘감는 강렬한 자극에 민국은 저도 모르게 은영의 머리를 붙잡았다. 여체를 탐하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가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미망인이면 뭐 어때? 서로 좋으면 그만이지.’

잠깐 놀랐을 뿐이다.

그리고 이 세계는 고작 그런 사실에 신경을 쓸 세계가 아니었다. 자매덮밥이 여자의 로망으로 취급되는 미친 세계였다.

“쭈웁, 쭙. 우음.”

뿌리부터 귀두까지 정성스럽게 혀를 휘감아오는 조은영의 헌신적인 애무에 민국의 그것은 어느새 아까만큼이나 거대해져 있었다.

그렇게 은영의 혀를 즐기던 민국이 다시 입을 열었다. 조수영의 아빠 그리고 조은영의 전남편이라는 사람에 대한 괜한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사별이면…. 나이 차이가 제법 났나 봐?”

“나이 차이는 얼마 나지 않았어. 내가 연상이었지.”

“그러면 몸이 허약했던 건가?”

“사고다. 던전 브레이크 때 희생됐지.”

민국이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브레이크면 【A - 2】 난이도의 던전이었던가? 원 주인 녀석이 공부를 못했던 터라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쨌든 당장 기억나는 것은 【A – 2】 난이도의 던전에 터진 브레이크가 가장 최근에 대한민국에서 터졌던 던전 브레이크라는 것뿐이었다.

‘최근이라 해도….’

강산이 변했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 때의 일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했다. 전멸한 공격대가 오십 곳이 넘었고, 소속 영웅들이 모두 사망해 해체 수순을 밟은 클랜도 일곱이 넘은 사고였다.

그렇게 조은영의 전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났다.

더 이상 물어보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죽은 사람은 그냥 추억으로 묻어뒀어야 했다.

* * *

“수고했어, 다음에 또 부르지.”

빨간색 스포츠카에서 내린 민국이 운전대를 붙잡고 있는 여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언제든지요, 대신 나도 필요하면?”

은영을 향해 민국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러자 은영이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룹의 비서실로 내 일정을 확인해보고 연락하는 게 좋을 거야. 네가 물어보면 언제든지 알려주라고 이야기를 해 놓도록 하지.”

“넵, 알겠습니다!”

그런 민국의 대답에 은영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창문을 올렸다. 곧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스포츠카의 모습이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재벌 회장이라면 직접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게 아니라 운전기사를 쓰지 않나?”

아무튼 외모만큼이나 젊게 사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함께 몸을 섞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야망도 대단한 여인이었다.

어쨌든 구단주인 조수영보다도 더 많은 권력을 지닌 여인과 끈적끈적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엄마와 몸을 섞었다고 조수영이 신경 쓸 것 같지도 않고….

뭐가 되었든 로즈 그룹의 부회장 아니 실질적인 회장이라 할 수 있는 그녀가 지니고 있는 권력은 막강했으니까. 자신과 GGW 의 활동에 도움이 될 건 분명했다.

‘덤으로….’

큐우♡의 퀘스트였던 ‘모녀 공략’ 역시 성공하면서 퀘스트의 보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현정과 현아의 경우처럼 동시에 잠자리를 가져야 하는 게 아니라 조금은 다행이었다.

조은영이 민국을 내려준 장소는 이사한 곳 바로 근처였다. 그렇게 집으로 걸음을 옮기며 민국은 퀘스트의 보상인 81 개의 Sex 코인을 받아 자신의 품에 넣었다.

“드디어 구입할 수 있겠네.”

카오스 상점에서 파는 유니크 등급의 클래스 스톤. 그 가격은 퀘스트의 보상으로 얻은 Sex 코인 81 개였다.

“후후후.”

드랍률이 낮다 못해 빛기둥이 떠야지만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도는 유니크 등급의 클래스 스톤.

그런 귀물을 손가락만 몇 번 까닥이기만 하면 바로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레전드리가 아닌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수호 기사였던가? 현아가 그것을 얻었을 때 보였던 사람들의 부러움과 찬사를 생각하면 유니크 등급만 해도 아주 훌륭했다.

그 뿐인가?

똑같은 유니크 클래스인 집중 치료술사의 가격은 무려 1900만 달러였다.

물론, GGW 공격대에는 레전드리 클래스와 유니크 클래스가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피닉스 나이트를 보유한 현아 뿐 아니라 혹한의 마녀나 블라스트 샤프 슈터 역시 유니크 등급의 클래스였다.

“그러면 뭐가 나올까? 이왕이면 근접 딜러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민국이 신난 목소리로 흥얼거렸다. 어쨌든 근접 딜러 이왕이면 대검을 쓰는 딜러 클래스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트라이 때 마다 근접 딜러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소정의 스펙 때문이었다. 시라누이 마이와 함께 유이한 근접 딜러인 그녀는 장비 수준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클래스는 다른 이들과 비교해 다소 평범했다.

“나 왔어.”

유나랑 쇼핑이라도 간 걸까?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섰지만, 집 안은 조용했다. 아무래도 오늘 일정은 휴식인 만큼 어디론가 놀러 나간 모양이었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민국은 클래스 스톤을 구입할 생각으로 다시 카오스 상점을 열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움직여서 클래스 스톤의 구입 버튼을 눌렀다. 그와 동시에 민국이 얼굴이 구겨지듯 일그러졌다.

“지금 보고 있지? 둘 중 한 명 빨리 튀어 나와.”

《부르셨습니까? 민국님?》

혼잣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국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젤리처럼 흔들리며 나타났다. 말투를 보니 뿌우로 보였다.

“이거 뭐야? 코인으로 구매했는데, 왜 몬스터를 잡아야 돼?”

뿌우를 바라보는 민국의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 담겨 있었다. 카오스 상점에서 코인을 사용해서 구매를 했는데 물건이 자신에게 들어오지 않았다.

어처구니없게도 메시지만 달랑 날아왔는데, 거기에는 몬스터를 공략하며 획득한 보상 상자를 통해 클래스 스톤을 가져가라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에헤이, 민국님. 클래스 스톤이나 아이템은 저희들이 직접 지급해 드릴 수 없습니다. 큰일…,》

순간 민국의 목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려왔다. 흔들거리던 메시지 창이 부르르 떨며 쪼그라들었다.

《구입하신 게 A 등급의 유니크 클래스 스톤이셨죠?! 【B - 1】! 【B – 1】 난이도의 던전에서 등장하는 5 등급 일반 몬스터만 클리어해도 얻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원래는 특수 몬스터를 클리어 해야만 드릴 수 있는 보상인데, 일반 몬스터로 바꿔드릴게요!》

메시지창이 다급하게 문장을 만들어 내었다.

“왜? 브론즈 티켓과 같은 건 바로 지급해 줬잖아?”

《가, 가루다 놈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녀석이 카오스님과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리면 바로 전쟁입니다. 12 재앙이 한꺼번에 몰려들 텐데 그러면 민국님이 위험합니다.》

“가루다?”

《그렇습니다, 이번 확산현상 때 저희들이 퀘스트 보상으로 레전드리 클래스를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 때문인지 재앙 녀석들이 의심을 품은 것 같아요,》

“…하아.”

그런 뿌우의 변명에 민국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확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그런 사정이 있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쉬운 놈이 손해를 보는 수밖에.

“그러면 앞으로는 퀘스트도 주지 못하는 건가?”

《아!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당장은 퀘스트의 보상을 직접 드리지 못하고, 지금처

럼 던전을 통해서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재앙 녀석들이 의심을 풀기 전까지요.》

그건 괜찮다는 걸까?

어째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자신들이 편하게끔 말을 빙빙 돌리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런 이유 때문에 민국은 Sex 코인으로 구입한 유니크 등급의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뤄야만 했다.

“그러면 뭘 할까?”

뿌우와의 대화를 끝낸 민국이 침대 위로 풀썩 누웠다.

보아하니 현아는 밤이 되어서야 들어올 것 같았다. 그러면 그 사이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는 건데….

잠시 고민을 하던 민국은 태블릿을 꺼내들었다.

침대에 누워 【A】 난이도 던전의 레이드 영상이나 보다가 잠이나 잘 생각이었다.

‘출출하기는 한데.’

볼 일이 있다는 조은영의 말에 호텔에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그 때문에 배가 살짝 고프기는 했지만, 뭘 해먹자니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시켜 먹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결제를 미리 한 후 문 앞에 놓고 가라고 하면 자신의 정체를 들킬 이유도 없었다.

배달원을 만나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기자들에게 자신의 집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앞으로의 생활이 굉장히 피곤해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아, 뭘 시키지?”

신에게 선택장애가 있었던가? 핸드폰으로 보이는 음식 사진들을 보며 민국이 머리를 긁적였다.

치킨과 피자 그리고 짜장면 중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도저히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민국은 세 음식 전부를 주문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뭐, 남으면 현아가 먹겠지.'

그렇게 민국은 배달 음식을 기다리며 침대에 누워 한가로이 레이드 영상을 시청했다.

확산현상을 경험했던 베트남에서 보냈던 시간과는 완벽하게 상반되는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 * *

“엄마? 엄마? 이거 내가 했다?”

“응?”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소정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딸이 어린이집에서 만들어 온 부채를 자랑하듯 흔들고 있었다.

부채를 만드는 데 딸아이가 한 것이라곤 이미 만들어진 부채 위에 색색의 한지를 덕지덕지 붙인 게 전부였지만, 4살 아이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잔뜩 담겨 있었다.

“아이, 예뻐라.”

그런 딸의 귀여운 모습에 소정이 와락 자신의 딸을 끌어안았다.

“엄마, 하지 마! 하지 마!”

자신의 포옹에 딸아이가 짜증을 내며 바둥거렸지만 소정은 그 모습조차도 사랑스러웠다.

원래라면 어린이집에 딸을 보냈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오랜만에 얻은 휴일인 만큼 하루 종일 딸과 놀아줄 생각이었다.

베트남에서 있었던 확산 현상 때 오랫동안 딸과 떨어져 있어야 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어린이집 선생은 처음 며칠만 조금 울고, 나중에는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오늘은 무엇을 하며 놀아줄까 고민하던 소정의 눈에 조그마한 수영장이 들어왔다. 베란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1 인용 수영장이었다.

“오랜만에 엄마랑 물놀이 할까?”

“좋아! 좋아!”

딸의 대답에 소정은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따뜻한 물을 받으면서 서랍장에 잠들어 있던 아이의 수영복도 꺼냈다. 그렇게 분주하게 놀 준비를 하는 도중이었다.

띵동

“누구세요?”

“클랜 관리인 입니다. 김소정 영웅님 되시죠? 영웅님에게 편지가 와서요.”

관리인의 말에 소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편지?’

핸드폰과 태블릿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서 편지라니? 대출 광고? 아니면 국세청에서 세금을 내라고 보낸 것일까? 그렇게 생각과 함께 소정은 관리인이 건네주는 편지를 받아들었다.

“……어, 어떻게?”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편지에는 그녀가 임신했을 때 책임감 없이 도망을 간 전 남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무려 5 년만에 온 연락이었다.

“…….”

그리고 편지의 내용의 확인한 소정은 자신의 눈을 질끈 감았다.

편지에는 자신을 버리고 가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다시 재결합을 하고 싶다는 내용들이 구구절절하게 적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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