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3 김소정
[오랜만에 올리는 팀 GGW의 이야기!
베트남의 확산 현상 이후 5성 영웅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팀원들!
오늘도 멋진 모습과 뛰어난 리딩 능력을 보여주시는 한민국♥ 공대장님과 함께 저희들은 무서운 오크들이 가득한 【B – 1】 던전을 공략했답니다.
(사진)(사진)(사진)(사진)
트라이는 굉장히 성공적이었어요. 클래스 스톤이라는 대박도 터뜨렸답니다.(사진)
그런데 김소정 영웅의 표정이 좋지 않네요. 무슨 고민이라도 생긴 걸까요?(사진)
그래서! 공대장님과 함께 슬쩍 뒤를 밟아봤답니다. 언니, 비밀로 해서 죄송해요. 그래도 가족같은 팀원인데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어요.
이하 중략.]
비공개로 올려진 SNS.
현아가 관리하는 ‘GGW 의 일기장’에 올라온 글을 읽으며 소정이 가벼운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현아가 쓴 글에는 자신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분노 정확히 말하면 최윤철이라는 남자에 대한 분노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
글을 비공개로 올린 이유는 아무래도 인터넷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로 보였다.
조금 오래된 일이지만 생각 없이 글을 올렸다가 클랜장에게 현아가 된통 혼이 난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 허락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클랜장이 허락하면 바로 공개로 돌릴 생각으로 글을 쓴 것 같았다.
‘하지만….’
소정의 손가락이 태블릿을 만지작거렸다.
그게 아니더라도 예전에 올렸던 글에는 이미 오늘 있었던 사고와 관련해 벌써부터 사람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이유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무래도 연예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는 영웅 그것도 남자 영웅과 관련된 사고였기 때문이리라.
● 오늘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던데 한민국 영웅이 일반 남성에게 주먹질을 당했다는 게 정말인가요?
└ 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 네. 경찰오고 난리 났었어요. 목격자도 엄청 많은데다가 사진도 떠돌고 있어서 거짓은 아닌 것 같아요.
● R’s 클랜으로 전화 걸었는데 안 받네요. 보아하니 전화선 다 뽑아 놓은 듯?
└ 소문에 의하면 공대원과 관련된 내용이라는데….
● 오늘 있었던 폭행사건 근처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한민국 영웅은 피해자에요. 주먹질을 휘두른 남자가 돈 때문에 GGW 공격 대원에게 접근했다가 한민국 공대장이 법대로 하자니까 주먹을 휘두른 겁니다.
└ 와…. 그 남자 미쳤네요?
└ 남자라고 싸고도니까 그런 거임. 그런 남자는 삼 일마다 한 번씩 쥐어짜내야 정신을 차리지.
└ 그 말은 조금 조금 선 넘는거 같은데? 댓글 조심히 달아라. 그러다 고소당한다.
다행히 댓글들은 민국과 그리고 소정에게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아무래도 베트남의 확산 현상을 막아낸 국가 영웅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다가 오늘 있었던 일은 민국에게 주먹을 휘두른 윤철이 명백히 잘못한 일이었다.
클랜 변호사의 말에 의하면 영웅 그것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영웅을 폭행하려고 한 일이기 때문에 범죄혐의가 제법 중하다고 했다.
거기에 협박죄도 섞여서 남자라고 해도 그냥은 집행유예 정도로는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상관없어.’
자신을 바라보던 윤철의 비열한 웃음이 머릿속으로 떠오르자 소정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오래 전에 산산조각나며 깨진 끔찍했던 인연.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보고 싶은 않은 존재였다.
“아, 한 번 더! 한 번 더! 해주세요!”
그런 소정의 귀로 소현이의 신나는 목소리라 들려왔다. 자연스럽게 소정의 눈동자가 그리로 향했다.
민국과 풍선 하나로 주고받기 놀이를 하고 있는 딸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아까부터 웃음이 멈추지 않고 있었다.
“힘들지 않아요?”
민국을 향해 소정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까부터 한 시간은 족히 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소정의 물음에 민국이 소현을 덥석 안아 올리며 말했다.
“네? 아뇨. 오랜만에 조카 생각나서 재미있네요. 이렇게 막 엎드려서 버스도 태워주고 그랬었는데….”
“…조카요?”
민국의 대답에 소정의 고개가 갸웃했다. 그녀가 알기로 한민국 공대장은….
“아! 뭐, 그만큼 친하게 지내던 아이가 있었다는 거죠.”
그런 소정의 반응에 민국은 재빠르게 말을 바꿨다.
‘큰일 날 뻔했네.’
생각해보니 열심히도 자신을 괴롭혔던 막내 조카는 이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도 명절 때 마다 진짜 잘 놀아줬는데 막상 지금은 볼 수 없다니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었다.
그 때는 아기 상어와 타요에 환장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 지 알 수가 없었다. 뭐, 크게 변한 건 없을 터였다. 뿌우의 말에 의하면 자신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때 시간축은 그대로라고 했으니까.
오랜만에 신나게 놀아서일까?
“엄마…. 나 졸려…. 삼촌이랑 더…. 놀 건데….”
밤이 깊어지자 소현이 고개를 꾸벅이기 시작했다. 잠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소현이를 재우고 나온 소정은 거실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 민국을 보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오늘 정말 고생하셨어요. 소현이가 아빠가 없다보니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성인 남자만 보면 저렇게 달라붙네요.”
“괜찮아요. 애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좋더라고요. 가끔씩 이렇게 놀러와야겠어요.”
“정말요?”
민국의 말에 소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빈 말이라도 너무나 고마웠다.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감정이 격해졌는지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소현이를 재우며 확인했던 메신저에도 팀원들의 문자로 가득했었다. 자신에 대한 격려와 지금까지 신경을 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내용들이 가득 담긴 문자였다.
“후우….”
그렇다고 꼴사납게 남자 앞에서 울 수는 없는 노릇. 가까스로 울음을 참아낸 소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짜, 남자 한 놈 잘못 만나서 이게 무슨 꼴인지….”
“이제 앞으로는 만날 일 없을 거예요.”
민국이 말했다. 접근 금지 신청은 물론이고, 소속 영웅을 보호하기 위해 클랜에서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으니, 이제는 지금처럼 돈을 노리고 접근할 수는 없으리라.
“아무튼 공대장님에게는 미안할 따름이예요. 괜히 저 때문에….”
“당연히 신경 써야죠. 같은 팀원인데요.”
게다가 김소정은 굉장히 매력적인 외모와 성격을 지닌 여성이었다.
애가 딸린 이혼녀라는 타이틀이 있기는 했지만, 뭐 어떤가? 당장 본인은 이 세계에서 하렘을 꾸리고 있는데….
그런 민국의 대답에 소정이 후후거리며 가볍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같은 팀원이라고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제가 정말 공격대는 잘 들어갔다니까요?”
“원래부터 R’s 에 클랜에 있었죠?”
“아니요. 다른 클랜하고 고민을 하다가 클랜 하우스에 기숙사와 어린이집이 있다는 말에 R’s를 선택했어요. 정말 잘한 선택이었죠.”
소정의 말을 들으며 민국은 고개를 주억였다.
문득 클랜의 여러 유망주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소정의 랭킹이 좋았던 게 기억이 났다. 그렇다고 그녀가 다른 이들보다 오래 영웅 생활을 한 건 아닐 테니….
역시 엄마의 힘은 대단한 것 같았다.
“그나저나 내일 일정이 없던데….”
소정이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자기 때문이 분명해 보이는 일정이었다. 그러자 민국이 별일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오늘 이런 사고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클랜장님이 이틀 일정 날려버렸어요. 가만히 쉬라는 거죠.”
“괜히 저 때문에….”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고 생각하면, 지금 터지는 게 났죠.”
“후우.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하도록 할게요. 이런 일도 없을 거고요.”
소정이 살짝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는 천천히 말했다. 정말 최악이 될 뻔했던 사고를 가까스로 잘 수습할 수 있었다.
만약 그 남자에게 이제껏 자신이 모은 돈이나 혹은 소현이를 빼앗겼더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녀만큼이나 민국도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시라누이 마이와 함께 공격대의 근접 딜러를 맡아 매 레이드 마다 최소 1 인분은 해주는 동료였다. 패턴 대응, 딜링, 임무 수행 등 어느 하나 빠지는 면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웅 스펙도 높일 겸 카오스 상점을 통해 구입한 유니크 클래스의 주인으로도 민국은 내심 소정을 생각하고 있었….
‘유니크 클래스?’
민국의 손이 재빠르게 자신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허둥지둥 무엇을 찾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안 쪽에 딱딱한 돌멩이가 만져졌다.
【클래스 스톤(A) - 디스트로이어】
카오스 상점에서 구입했지만 보상 상자를 통해 획득해야 했던 유니크 등급의 클래스 스톤이었다.
“어, 그건…?”
민국이 들고 있는 클래스 스톤을 보며 소정이 눈을 크게 떴다.
유니크 등급으로 알려진 디스트로이어는 대검을 사용하는 소정이 사용하기에 딱 어울리는 클래스였다.
오늘 던전에서 획득한 귀물이었지만, 소정은 최윤철의 일로 정신이 없었던 터라 클래스 스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아으…. 내일 보고서 다시 써야겠네.”
소정 만큼이나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자신도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민국이 소정을 향해 클래스 스톤을 휙 던졌다.
“어엇?!”
그리고 얼떨결에 클래스 스톤을 받아드는 소정을 향해 민국이 말했다.
“공짜 아닌 건 알죠? 분배금 때문에 스톤 구입 비용은 클랜으로 대신 지불하면 될 거예요. 그래봤자 경매장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까 그리 큰 부담은 안 될 겁니다.”
“아…?”
“그리고 ‘화염불꽃 오크성채’는 또 공략할 겁니다. 그 이유는 알죠? 현아가 어떻게든 대검 뽑아준대요.”
민국의 말에 소정이 고개를 푹 숙였다.
계속해서 자신을 챙겨주려는 이 남자와 팀원들을 생각하니 또 다시 가슴이 북받쳐 오르는 느낌이었다. 이 은혜를 대체 어떻게 갚아야 할까?
굳이 카르텔이 아니더라도 소정은 민국이 원하는 건 무엇이던지 들어주고 싶었다.
지금 당장의 마음이 그랬다. 감동으로 물든 눈동자가 민국을 향했다. 때마침 민국도 속으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쩝….’
일단 이 집에서의 할 일은 끝이 났다.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어느 정도 마음도 잡힌 것 같고, 클래스 스톤 역시 건네 줄 수 있었다.
‘이제 집에 가면 되는 건가?’
팀을 관리하는 공대장으로서의 할 일은 전부 끝낸 것 같았다.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고가 크게 터진 게 아니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팀원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이게 게임 속 이벤트였다면 SR 등급으로 추정되는 김소정이 각성해 SSR 등급으로 되겠다만은…. 그래도 이건 게임이 아니니까.
민국의 눈이 소정에게 향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소정의 얼굴에는 죄송함과 감사함을 포함해 자신에 대한 호감으로 가득했다. 그 얼굴을 보니 왠지 그냥 가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보고 있는 은발의 미녀를 향해 민국이 잠깐 고민을 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고 가도 되죠?”
민국의 말에 소정의 표정이 환해졌다. 곧바로 그녀의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물론이죠.”
대답과 함께 소정이 거실의 쇼파에 앉아 있는 민국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용히 옷을 벗었다.
사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걸치고 있던 것들이 떨어지면서 금방 알몸이 되었다. 이어서 소정이 민국을 바라보며 그의 앞에서 단정하게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민국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잠시 머뭇거리던 소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소현이가 있어서 공대장님만을 평생 바라보고 인생을 바치겠다고는 말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공대장님이 나가라고 하지 않는 이상 제가 GGW 공격대를 나갈 일은 없을 거예요.”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허리띠가 풀러지면서 민국의 바지가 벗겨져 내렸다.
“카르텔 역시 마찬가지고요. 원래도 그랬지만, 다른 남자는 더 이상 쳐다보지 않을 거예요. 다만, 아주 가끔 이렇게 소현이와 놀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조심스러운 소정의 말에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랑 노는 걸 혐오하는 것도 아니고, 전혀 어렵지 않은 부탁이었다. 현아를 포함한 팀 동료들도 소현이를 보면 좋아하지 않을까?
민국의 우람한 남성을 손으로 잡은 소정이 천천히 혀로 기둥을 쓸어 올렸다. 그리고는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관계에 대해서는…. 원래는 여자가 더 난리를 쳐야 할 상황인데, 우리 공대장님께서는 오히려 그 반대시니. 아무튼 여자가 필요하실 때는 언제든지 절 찾아주세요. 뭐, 제가 아니더라도 공대장님을 찾는 여자는 한둘이 아니겠지만.”
뜨거운 귀두를 소정의 혀가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아, 혹시 원하는 취향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피어싱? 문신? 공대장님을 위해서라면 다 할 수 있어요.”
여러 생각이 담긴 소정의 말에 민국은 고개를 저었다. 피어싱과 문신은 지젤로 충분했다. 은발이 잘 어울리는 미녀. 김소정은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러면 저 오늘 힘들었으니까…. 제가 먼저 좀 즐길게요.”
말과 함께 소정의 고개가 밑으로 내려갔다. 혀의 움직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으음….”
이어서 민국의 입에서 참기 힘든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 세계에서 경험한 여자들 중 구강 스킬은 조은영이 최고였다. 하지만…. 김소정 역시 만만치 않은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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