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166화 (166/486)

EP.166 가루다의 친위대

“하아아아악!!!”

격렬함 허리놀림과 함께 참았던 것을 걸쭉하게 터뜨리자 시라누이 마이가 혀를 내밀며 절정으로 몸부림쳤다.

세 번째? 네 번째였던가? 아무튼 제법 많이 싼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래도 과감하게 달라붙더니만, 마력을 사용해서 몇 번 눌러주자 얼굴이 완전히 풀어져 버렸다.

잠시 사정의 여운을 즐기던 민국이 시라누이의 엉덩이를 툭 쳤다. 그러자 꿈틀거리며 누워있던 여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마이가 살짝 풀린 눈동자로 끈적끈적한 것들이 잔뜩 묻어 있는 민국의 것을 응시하다가 입으로 물었다.

“으음…. 괜찮은데?”

정성을 다한 부드러운 혀 놀림에 기분 좋은 쾌감이 느껴지며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옆머리를 잡고 조금 거칠게 대했는데, 마이의 입에서 기분 좋은 신음이 흘러 나왔다.

그러던 도중 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하게 넘어가고 있었다.

오후 7시에서 8시 쯤 되었을까?

그렇게 시라누이 마이와의 정사를 깔끔하게 마친 민국은 대충 옷을 입고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다른 방들을 확인했다. 현아를 포함해 GGW 공격대의 팀원들은 아직까지 한 명도 숙소로 들어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나 참.”

일주일간 던전 뺑뺑이를 도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었나?

보아하니 서로 어울려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달콤한 디저트를 몇 시간째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거나. 확산 현상의 중심지에서 평화를 한 때를 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누군가가 다급하게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허업!”

그리고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오던 여성이 민국과 마주치면서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뱉었다. 군인이었다. 민국의 눈이 군인의 어깨로 향했다.

‘중사?’

익숙한 브이자 계급장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중국군의 계급이니 한국군으로 치면 하사 정도라 보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티와 반바지만 걸치고 있는 미남의 모습에 잠시 당황하며 눈동자를 굴리던 군인이 민국을 향해 입을 열었다.

“혹시 GGW 공격대의 한민국 공대장님 되십니까?”

“네? 네.”

갑작스러운 물음에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눈앞의 군인은 자신에게 볼일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실제로 볼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신분을 확인하자마자 경례와 함께 다급하게 말을 꺼냈으니 말이다.

“3182 순찰 대대 소속 뤼웨윈입니다. 대대장님께서 공격 대장님을 긴급히 찾고 계십니다.”

3182 순찰대대면 자신들을 호위해준 부대였다.

그 부대의 대대장이라면 민국도 알고 있었다. 임시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눈앞의 군인도 왠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자신을 찾을 이유가 없었다.

‘뭔가 사고라도 터졌나?’

일단 짐작 가는 건 너무나도 많았다.

청더 시 부근의 몬스터들이 대규모로 움직인다거나, 임시 던전의 숫자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던전 브레이크가 또 하나 터졌을 가능성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바로 이동하도록 하죠.”

“아! 그러면 오, 옷을….”

뤼웨윈의 말에 민국은 자신의 몸을 살폈다. 시라누이 마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흰 티에 반바지가 전부였다.

“아하.”

뤼웨윈의 무슨 뜻으로 말을 했는지 바로 이해가 되었다.

자신이 이런 복장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이전 세계로 비유하자면 여성이 군대에서 배꼽까지 보이는 크롭 티에 핫팬츠를 입고 돌아다는 것과 동일했다.

그것도 눈이 돌아갈 정도의 예쁜 여성이 말이다. 뇌가 성욕으로 가득 차 있는 군인들에게는 조금 심하게 자극적일 게 분명했다.

옷을 제대로 챙겨 입은 민국은 바로 뤼웨윈과 이동했다.

시라누이 마이도 동행하기로 했다. 어차피 GGW 공격대 소속의 영웅이라 시라누이 마이의 동행에 뤼웨윈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주둔지에 도착하자 무거운 긴장감이 느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반 사병들은 각자의 볼일을 보며 여가 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쪽은 군인들이 바삐 오가고 있었다. 대부분 계급이 있는 간부진들이었다.

리웨윈의 안내에 따라 지휘 막사에 들어서자 몇몇 지휘관들이 민국을 의식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오셨습니까?”

그리고 중년의 여성이 내미는 악수에 민국은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았다. 임시 던전을 처리하면서 몇 번이나 대화를 나눴던 3182 대대의 대대장이었다.

“휴식을 드리자마자 이렇게 갑작스럽게 불러서 죄송합니다.”

“아니, 뭐. 괜찮습니다.”

과도하게 미안한 표정을 짓는 지휘관의 모습에 민국은 고개를 저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민국은 병장으로 군대를 제대한 남자였다. 여가 시간에 불려나가는 건 익숙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호출이라니 무슨 일이라도 터졌습니까?”

“그렇습니다.”

대답과 함께 대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보고가 시작되었다.

사전 설명은 길었지만 간단히 말하면 난리가 나긴 했다. 그것도 아주 큰 난리였다. 베트남 부근에서 또 다시 던전 브레이크가 터진 것이다.

태국과의 국경선 부근에서 확산 현상이 발견된 게 바로 두 시간 전의 일이었다. 그러니까 민국이 한참 시라누이 마이의 몸을 즐길 때였다.

“브레이크가 일어난 시각은 오후 3시에서 4 시 사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슬슬 임시 던전들이 모습을 드러내겠군요.”

민국의 말에 지휘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지금 세계 영웅협회는 난리가 났을 게 분명했다. 중국의 확산 현상을 해결하는 와중에 또 다시 던전 브레이크가 터졌다. 물론, 베트남은 아비규환일게 분명했다.

‘참…. 재수도 없는 나라네.’

전 세계에서 자연 재해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나라는 대부분 일본이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이 세계는 이상하게도 유독 베트남이 재난을 겪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베트남의 영웅 전력이 별 볼 일없는 수준이라고 해도….”

던전 브레이크를 경험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던전 브레이크로 희생되었는데 던전 타이머를 그만큼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그런 민국의 질문에 대대장은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저도 자세한 사항은 모릅니다만, 윗선에서는 새의 탑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일어난 폭발이군요.”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대장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12 재앙이라 불리는 가루다 놈은 아직 자신의 야욕을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쨌든 상황이 미친 듯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 것 같았다.

진짜 많은 이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어둠 괴물과의 전면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온 몸을 짓누르는 무거운 긴장감은 이 때문이었다. 민국도 입을 다물었다.

‘벌써부터 전쟁이 터지기 시작하면 곤란한데….’

아직 레벨 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레이드 경험은 둘째치더라도 기본적인 스펙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아직 영웅 성급도 5 성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알게 된 정보들로 추정하자면 최소한 9 성 영웅은 되어야만 12 재앙의 트라이를 시도해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최소였다.

하지만 아무리 폐인처럼 던전을 돈다 하더라도 일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도 중간 중간 뿌우나 큐우♡의 퀘스트로 보상을 얻는다는 가정 하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민국이 대대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일단 베트남에서 큰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궁금한 것은 이 이야기를 왜 자신에게 하느냐는 말이었다. 그것도 호출까지 해서 말이다.

“GGW 공격대와 3182 대대의 작전지역이 변경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앞으로….”

“네? 잠깐. 설마 저희들 베트남으로 가는 건가요?”

민국이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그건 곤란했다.

중국의 확산 현상을 처리하기 위해 나선 것인지 베트남에 가려고 지원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다른 나라는 상관없어도 베트남 만큼은 죽어도 싫었다.

- 물러서. 건드리지 마. 내 자식들을 없애면 네 놈도 가만두지 않겠다!

자신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음성을 터뜨렸던 가루다의 비명이 아직도 귀에 생생했다. 분명 그 때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 있을 텐데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으로 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대대장의 입에서 나온 말은 불길한 예상 그대로였다.

“그렇습니다. 베트남에서 터진 던전 브레이크는 【B – 3】 난이도의 던전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도 할 수 있죠. 때문에 상부는 【A - 5】 이상의 상위 던전 보다는 【A - 8】, 【A - 9】 수준의 던전들이 임시 던전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민국이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GGW 공격대의….”

【A – 8】, 【A – 9】 수준의 던전을 처리하는 속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상부 그러니까 세계 영웅 협회와 중국군이 왜 자신들을 베트남으로 지원을 보내려고 하는 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베트남은 안 돼.’

고민할 것도 없는 결론이다.

괜히 갔다가 가루다에게 찍혀서 짧은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9 성 영웅이라면 모를까 아직은 5 성에 불과한 허접이었다.

그리고 민국이 베트남 행을 거절하려고 할 때였다.

‘뭐야?’

반투명한 창이 민국의 눈앞으로 나타나 젤리처럼 흐물거리기 시작했다. 카오스의 똘마니인 뿌우가 등장하는 모습이었다.

《민국님. 이건 무조건 가셔야 합니다!!!》

무려 느낌표가 세 개나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강조에도 불구하고 민국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 가루다한테 죽을 일 있어?’

《아닙니다. 지금 가루다는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는 데 자신의 마력을 모조리 사용했습니다. 그 년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일은 없을 겁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저번처럼 분노를 터뜨리는 게 전부겠죠.》

‘그건 왠지 더 싫은데….’

채팅으로 보이는 뿌우의 대답에는 왠지 모를 다급함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생각으로 뿌우와 대화를 나누는 민국의 모습을 보며 대대장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베트남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인 탓이었다.

‘굳이 베트남까지 베트남에 가야하는 이유가 뭔데? 중국의 확산현상도 제대로 처리된 게 아니잖아?’

《…가라이 때문입니다.》

‘가라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이었다.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임시 던전을 처리하면서 잡았던 몬스터들 중 가라이의 친위 비룡이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에 맞춰서 뿌우의 채팅이 나타났다.

《가루다의 심복입니다.》

‘심복이라….’

말만 들어도 트라이 난이도가 상당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보통 수문장이라고 하던가? 그런 느낌이 딱 들었다. 하물며 12 재앙의 심복이면 몬스터의 등급 또한 높을 게 분명했다. 아직 레벨 업이 부족한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적어도…….’

미국의 화이트 하우스나 텐센스처럼 인류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최상급 공격대가 나서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민국의 생각을 확인한 채팅창이 당황한 듯 출렁였다.

《퀘, 퀘스트. 퀘스트로 어떻게 안 될까요? 이번 기회는 그 가라이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좋은 기회?’

《그 녀석 엉덩이가 진짜 무겁거든요. 그리고 가루다의 심복이잖습니까? 일단 잡게 되면 가루다의 날개 하나를 꺾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니까 나 말고….’

《아니, 민국님 말고는 그 녀석을 잡을 사람이 없어요. 여기서 레이드 하는 애들 전부….》

채팅창에서 답답함이 느껴지는 건 착각이 아니겠지?

이 녀석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 세계 영웅들이 레이드를 하는 모습을 보며 속이 터졌던 모양이었다. 아무튼 채팅창의 글자만으로도 애원을 하는 게 역력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뿌우는 가루다의 심복이라는 가라이가 모습을 드러낸 지금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뿌우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준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괜한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 민국의 눈앞으로 퀘스트가 나타났다.

다음화 보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