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185화 (185/486)

EP.185 바라노라스의 전진기지

띵동

▶ “헬름 평원”의 토벌을 완료했습니다.

▶ 영웅 패드에 업적 포인트가 6 주어집니다.

“이 정도는 아주 쉽고….”

▶ “알바트로스”의 토벌을 완료했습니다.

▶ 영웅 패드에 업적 포인트가 6 주어집니다.

“【A – 6】도 어렵지 않지.”

게이트가 사라지면서 영웅 패드 고유의 알림과 함께 정보가 갱신되었다.

바라노라스의 전진 기지에서 ‘질풍의 바라노라스’를 쓰러뜨린 민국은 계속해서 【A - 6】에서 【A - 9】 사이의 던전을 찾아 공략에 들어갔다.

전과는 달리 던전 브레이크의 단계가 낮은 까닭에 【A】보다는 【B】난이도의 던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민국의 GGW 공격대는 어렵지 않게 공략할 수 있는 【B】 난이도의 던전보다는 무리를 해서라도 【A】 난이도의 던전만을 찾아 공략했다. 이는 호아빈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른 공격대들과는 완벽하게 상반되는 행보였다.

하지만 민국도 이유가 있었다.

‘【B】 난이도의 던전에서는 얻을 게 없어.’

그도 그럴게 오렌지나 옐로우급 같은 하위 단계의 결정으로는 팀원들의 마력을 높일 수 없었다.

훗날 가라이와 맞붙을 것을 대비하면 하루라도 빨리 팀원들을 6성으로 끌어 올려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그린급 결정이 필요했다.

그래도 이제는 팀원들 전부가 6성에 다다르고 있었다.

탱커진은 전부 6성이었고, 딜러진과 힐러진에서 한 명씩만 5성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운이 따른다면 다음 번 공략에서 6성이 될 것 같았다.

영웅 패드를 통해 팀원들의 마력 현황을 확인하면서 민국은 본인의 능력 또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정신력이 많이 높아지긴 했네. 덕분에 마력 회복이 조금 더 빨라진 것은 같다만….”

바라노라스를 쓰러뜨리고 얻은 블루급 결정은 민국 본인이 흡수를 했다.

힐러에게 가장 효과적인 스텟인 정신력의 결정이어서였다. 더불어 다이아 티켓에서 나온 것은 방패로 현아가 사용하기로 했다. 아이템의 기어 스코어가 740 이라는 것은 조금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현아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패보다는 훨씬 좋은 물건이었다.

그렇게 공격대의 전력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었지만, 바라노라스의 전진 기지를 무너뜨린 이후에도 가루다 혹은 가라이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불안하단 말이지.”

하지만 민국은 방심하지 않았다.

그들의 움직임이 조용하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직감이 그랬다. 그렇다 해도 당장 급한 건 본인들의 스펙 업이었다.

“후우….”

다시 영웅 패드를 확인한 민국은 한숨을 내뱉었다.

근처에 있는 【A】 난이도의 던전이 전부 공략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공격대가 부활석을 지니고 있는 만큼 미확인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공략에 들어간 공격대들이 공략에 실패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단지 시간의 차이였다.

그만큼 베트남에서의 스펙 업은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다. 던전 브레이크로 생겨난 임시 던전의 난이도가 낮은 게 그 이유였다.

‘바라노라스의 전진기지를 처리한 것은 좋았지만….’

그 여파 때문인지 그 이후에 생겨나는 던전들은 죄다 【B】 난이도 수준의 던전들뿐이었다.

간혹 가뭄에 콩 나듯 【A】 난이도의 던전이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호아빈에 대기하고 있는 공격대들 중 40% 가량은 【A】 난이도의 던전 공략이 가능한 공격대들이었다.

물론, 지금의 사태에 베트남 국민들과 세계 영웅 협회는 환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에 반해 중국은 아직도 난리였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공격대는 죄다 청더시 부근에 모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의 공격대가 모여 있는 판국이었다. 투입된 중국군만 해도 백 만이 훌쩍 넘었다.

거기에 소문에 불과했지만 미국의 화이트 하우스가 바이콘의 부하와 맞부딪쳤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그녀들이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을 겁니다.》

‘걔네들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그래도 화이트 하우스는 【S】 난이도의 던전도 공략한 이들인데?’

《무시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12 재앙의 심복들은 그보다 훨씬 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바이콘의 세력은 몇 번이나 던전 브레이크를 실패하며 힘을 잃은 가루다와는 달리 공허의 마력을 온전하게 보유하고 있는 녀석입니다.》

‘그렇다는 말은?’

《그들의 위험성을 인간들의 난이도로 표현하자면 10등급 특수 몬스터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휘유.”

뿌우의 설명에 민국의 입에서 절로 휘파람 소리가 나왔다.

퍼플급 마력의 결정을 흡수해 9성이 된 영웅들도 전 세계에 네 명밖에 되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었다. 그런데 10성 괴물이라니…. 이건 완벽한 전술이나 영웅 개개인의 기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물며 12재앙인 바이콘도 아니고 바이콘의 부하 녀석이 10성급의 괴물이라는 말이었다.

‘아니, 12 재앙 놈들은 바보인가? 걔네들이 직접 나서면 여기 있는 인간들은 바로 전멸하는 거 아니야?’

12재앙이 아니라 12재앙의 부하만 나서도 이 전쟁은 한 달 안에 어둠 괴물들의 승리로 전쟁이 끝이 날 것 같았다.

뭐, 지금까지 전쟁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12재앙들 사이에서도 알력이 있는 것인지 혹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말해 여유가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

12 재앙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적어도 【S】 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할 준비 정도는 갖춰야 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민국은 당장이라도 중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퀘스트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민국님.》

‘나도 알아.’

그렇기 때문에 GGW 공격대가 이곳에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가라이만 쓰러뜨릴 수 있다면 위그드라실이라는 클래스와 함께 마력의 결정 다수 그리고 선택형 다이아 티켓 2장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오빠!!!”

그 때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국이 몸을 돌리자 유나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 방탄 버스에서 온 것을 보아하니 뭔가 무전이라도 받은 모양이었다.

‘다른 공격대가 지원 요청이라도 한 건가?’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런 일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호아빈에서 활동하면서 이미 두 번이나 다른 공격대를 지원한 경험도 있었다.

“지, 지원 요청이 들어왔어요!”

“난이도는? 어디 공격대인데?”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다만 이상한 것은 유나의 얼굴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담겨져 있다는 점이었다. 설마 7등급 몬스터가 있는 【A – 5】 난이도의 던전에서 지원을 요청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불안한 눈빛을 한 유나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말했다.

“지원을 요청한 공격대는…. 프랑스의 제국근위대. 상대하는 몬스터는 노네임으로 【S】에서 【A - 1】 수준으로 추정되는 녀석이라고 해요.”

유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국의 심장이 크게 뛰는 소리였다. 뿌우도 다급하게 출렁이면서 문장을 만들어내었다.

《가라이로군요.》

‘가라이네.’

‘질풍의 바라노라스’보다 최소 두 단계는 강할 거라고 여겨지는 괴물.

그 놈이 아니라면 【B】 난이도의 임시 던전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베트남의 오염된 땅에 【S】 난이도 수준의 괴물이 모습을 드러낼 리 없었다.

“빨리 가자.”

이야기를 들은 민국은 바로 방탄 버스로 향했다.

제국근위대의 무전은 분명 근처의 내로라하는 공격대들에게 전부 전해졌을 터. 그들도 제국 근위대가 트라이하고 있는 던전이 이번 확산 현상의 핵심 던전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 쪽으로 모여들고 있을 게 분명했다.

‘아직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일단 가라이가 발견된 이상 결과는 둘 중 하나였다.

성공적으로 가라이를 공략해서 임시 던전을 무너뜨리고 던전 브레이크를 성공적으로 막아내거나 혹은 던전 타이머가 오버되면서 또 다른 던전 폭발이 일어나거나.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도 몰라. 어쨌든 확실한 것은 우리 전력으로 가라이를 공략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야. 젠장. 시간만 있었으면….’

생각보다 이른 등장에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제국 근위대의 지원 요청이 온 이상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민국은 어쩔 수 없이 공격대의 팀원들과 함께 가라이의 던전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 * *

콰앙! 카캉!!!

열 명의 여성들이 새 머리에 인간 형태를 한 괴물을 상대로 분투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정체는 제국 근위대. 프랑스가 자랑하는 영웅들이자 인류의 방패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A – 1】 난이도의 던전도 성공적으로 공략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지만, 지금의 싸움은 벌써 몇 번째나 반복이 되고 있었다. 그만큼 상대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공대장!”

“…젠장.”

자신을 주시하는 괴물의 눈길에 제국 근위대의 공대장인 셀레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접근해 들어온 괴물의 공격에 얻어맞고는 비명과 함께 뒤쪽에 있는 돌 벽에 격렬하게 입맞춤을 해야 했다.

그나마 힐러가 빠르게 반응을 해서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대로 사망이었다. 하지만 셀레스의 위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단단히 각오를 하는 게 좋을 걸?

“야! 정신 차리고 빨리 피해!!!”

셀레스를 향해 쿵쿵거리며 달려드는 괴물. 저 괴물에게 당하면 그대로 끝장이었다. 벌써 몇 번이나 저 공격 패턴에 팀원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방해해!!!”

“발목! 발목을 노려!”

제국근위대의 딜러들이 필사적으로 공격을 날려댔지만 괴물은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크윽!”

셀레스 역시 온 몸이 으스러지는 고통 속에서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괴물의 접근이 생각보다 빨랐다.

“꺄아아악!”

괴물의 커다란 손이 셀레스의 몸을 거칠게 붙잡으며 비명이 터져 나왔다.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셀레스의 연약한 육체가 곤죽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모두 달려들어!!!”

클로에가 외쳤고 공대장을 구하기 위해 탱커와 딜러들이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날개를 펼쳐서 영웅들을 밀쳐낸 괴물은 음산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셀레스 역시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사망과 함께 이번 트라이 역시 실패로 이어질 게 분명했다.

‘꼭 한 방 먹여주고야 말겠어.’

다음을 기약하며 셀레스의 얼굴이 투지로 물들었다. 그러나 괴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나에게 굴복해라, 인간.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는 얻을 수 없는 쾌락을 선사해주마.”

“야, 빨리 덤벼! 저 자식 손가락이라도 잘라내!!!”

괴물의 말에 불안한 느낌이 든 클로에가 필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셀레스에게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녀들의 눈에는 새 괴물의 성기가 조금씩 발기되는 게 보이고 있었다.

“X발…!”

“어떻게든 구해! 빨리!!! 셀레스! 빨리 혀 깨물어! 자살이라도 하란 말이야!!!”

제국근위대의 공대장인 셀레스는 그 어떤 희생을 감당하더라도 구해야 하는 영웅이었다. 그리고 동료들의 필사적인 외침에 상황을 파악한 셀레스가 빠르게 행동을 개시하려고 했다.

“웁?!”

하지만 새 인간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을 가득 채우며 셀레스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그리고 그 순간.

“커어억!!!”

숨이 멎을 정도의 최악의 상황이 제국 근위대의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 아아…?!”

셀레스의 허벅지가 후들후들 떨리면서 그 안으로 괴물의 거대한 성기가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이어서 오돌토돌하게 돌기가 나있는 커다란 물건이 푹하고 들어가는 순간 셀레스는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반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엄청난 크기의 대물이 셀레스의 몸을 점령하는 순간 몸을 지배하는 괴물의 마력이 그녀를 자극시켰기 때문이었다.

“흐아아아아아앙!!!”

“X됐다….”

결국 셀레스의 입에서 터져 나온 교성에 제국 근위대의 영웅들은 눈앞의 괴물을 공격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좌절감으로 몸을 떨어야만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력한 괴물에게 제국근위대의 공격대장이 타락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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