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18 스펙 업
“공대장님. 이번 네임드는 제가 1등이네요?”
영웅 패드로 자신의 기여도를 확인한 소정이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민국에게 다가왔다.
트라이가 중반 이후가 지나가면서부터 그녀는 이번 네임드의 보상을 받는 영웅이 자신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정의 확신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그렇네.”
민국의 시선이 소정에게 향했다. 예쁜 은발이 땀으로 살짝 젖어 있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민국은 엉덩이를 걸칠 수 있는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소정을 향해 손짓했다.
저 미녀가 자신에게 안기기 위해 아양을 부리는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아래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다들 쉽게 보기 힘든 미녀들이라 그런지 오랜 시간을 안아도 질리는 게 하나도 없었다.
“흐읍!”
허락이 떨어지자 소정이 빠르게 민국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진한 체취가 한껏 밀려오며 그녀의 머리가 어지럽혔다. 덩달아 가슴도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녀의 손이 조급하게 움직였다. 그만큼 오랜만에 맛보는 남자의 물건이었다.
그리고 바지를 내리자 민국의 자지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더니 그녀의 뺨을 찰싹 때렸다. 커다란 남자의 그것을 보는 소정의 눈동자가 몽롱하게 변했다.
그렇게 보물을 다루듯 민국의 것을 조심스레 매만지던 소정이 자신의 입을 크게 벌렸다.
“부럽다.”
“솔직히 이건 불공평한 거 아니에요? 1네임드는 소정이 언니가 활약할 수밖에 없는 녀석이었어요.”
“그만큼 쉽게 공략했잖아? 그래도 다음에는 내가 기여도 1위를 할 거야.”
민국의 무릎 사이에서 커다란 자지를 물고 빠는 소정의 모습을 보며 다들 부러운 얼굴로 한마디씩 던졌다.
“아, 나도 물고 빨고 박히고 싶다…. 한민국 자지가 필요해! 아아앙!!!”
자신의 다리를 배배 꼬던 지젤은 결국 자세를 잡고 자위를 하는 모습이었다.
종종 이런 행동을 보였던 까닭에 이 자리에 있는 아무도 지젤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시라누이 마이도 민국과 소정의 행위를 보며 자신의 커다란 가슴과 아래 부분을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변태.”
그리고 자신과 거의 똑같을 얼굴을 한 동생의 허리를 들썩이는 행동이 부끄러운 모양인지 켄달은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윽…!”
소정의 입놀림에 사정감이 몰려오자 민국은 그녀의 뒷머리를 콱 내리눌렀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레 입을 벌린 소정은 이어서 사정되는 민국의 것을 삼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뜨거운 행위는 가볍게 소정의 안에 한 발 싸고 나서야 끝이 났다.
“아, 아아….”
자신의 안에 사정한 민국의 것을 매만지며 소정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고작 한 번의 섹스로 만족하기에는 그녀는 민국에게 너무 많이 길들여져 있었다.
‘그래도 아직 트라이를 할 네임드가 많이 남아 있으니….’
민국도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여기서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었다. 게다가 어디까지나 섹스의 목적은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팀들의 전투력 향상이었다.
그렇게 민국은 네임드를 공략할 때 마다 좋은 활약을 보이거나 어려운 임무를 수행했던 이들과 몸을 섞으며 던전을 클리어 해 나갔다. 의외로 민국의 이러한 방법은 효과가 굉장히 좋았다. 다들 민국을 원하는 카르텔의 여성들인 까닭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GGW 공격대는 낙성대 던전 공략에 들어간 지 이십 일 쯤 지나서 모든 네임드를 클리어 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보고를 들은 영웅시대 클랜이 비명을 질렀을 정도로 굉장히 빠른 공략 속도였다.
* * *
“짜쯩나….”
거대한 대전 안에서 가루다가 퀭한 눈으로 중얼거렸다.
공허의 마력으로 가득찼던 새의 탑은 현재 조금씩 마력이 말라가고 있었다. 전부 두 번의 던전 브레이크가 실패로 끝난 덕분이었다.
“빌어먹을 가라이 놈. 만나기만 하면 찢어주겠어.”
그리고 이런 사태를 만든 장본인이자 자신의 심복이었던 괴물을 떠올리며 가루다는 이를 으득 갈았다.
하지만 가라이는 이미 인간 영웅들의 공격에 소멸하고 없었다. 공허의 틈새에도 발견되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정말로 사라진 모양이었다.
아무튼 던전 브레이크의 실패로 인해 가루다는 반강제적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는 중이었다.
무엇을 하려고 해도 공허의 마력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마력을 흡수할 수 있는 인간들은 자신이 있는 새의 탑에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 어차피 전부터 새의 탑을 찾던 녀석들은 바이콘의 부하뿐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저번 던전 브레이크 이후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루다는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손절당한 모양이네….”
인간들의 기억해서 흡수한 단어를 내뱉으며 가루다는 푹 한숨을 쉬었다.
이대로라면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 회복하기 전까지 최소 4, 5년은 꼼짝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만약 그 안에 이 지구 전체가 공허의 대지로 물든다면….
결국 자신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공허로 돌아가야 했다. 가루다가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뭐, 괜찮은 수가 없나…?’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뾰족한 수를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새의 왕이라는 가루다는 그렇게 머리가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고민을 하면 할수록 자신을 이런 상황에 빠뜨린 가라이 놈과 가라이를 쓰러뜨린 인간들에 대한 분노만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그 빌어먹을 놈….”
게다가 마력의 기질을 느꼈을 때 가라이를 쓰러뜨린 놈은 그 때 자신의 분신들을 다수 쓰러뜨린 놈과 동일한 녀석이었다. 진짜 만나기만 하면 무조건 찢어 죽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새의 탑에서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억지로야 나갈 수 있겠다만, 그렇게 되면 공허의 마력이 엄청나게 소모되어 영웅이라 불리는 인간들을 당해내지 못하는 평범한 괴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아, 다시 생각하니 또 짜증나네.”
그렇게 한참을 씩씩 거리던 가루다가 자신의 손을 쫙 펼쳤다.
그러자 대전의 구석에 있던 도르래가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두 인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눈동자가 풀어진 인간 여성들로, 가루다가 붙잡은 인간들의 영웅이라는 존재였다.
“일단 이걸로 참는다.”
눈이 벌개진 가루다가 커다란 막대기를 꺼내 자신의 다리 사이로 꾹 집어넣었다. 끄응하는 소리가 절로 입에서 흘러 나왔다.
그렇게 자신의 아래에 달린 커다란 물건을 만들어낸 가루다를 보며 정신이 든 인간 영웅들이 몸을 주춤했다. 지금까지의 기억들이 그녀의 머리를 잠식하며 덜컹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그녀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잠시 후, 사슬이 철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여성들의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이 가루다의 대전에 울려 펴졌다. 그리고 그 시각 GGW 공격대에서는 두 번째 7성 영웅이 탄생하고 있었다.
파지지지지직!
마력의 번개가 사라지면서 정예린이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운 좋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마력의 결정들만 나오면서 정예린은 GGW 공격대 중 가장 빠르게 7성이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몸에 넘치는 마력을 느끼며 감격에 겨운 얼굴이었다.
‘내가 7성이라니!’
어느 클랜에 가더라도 주력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위 영웅이 되었다는 생각에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살짝 떠올랐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민국을 향해 다가왔다.
“저, 정말 고맙습니다, 공대장님. 앞으로 GGW 공격대에서 뼈를 묻겠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거 알지? 7성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야.”
“열심히 할게요.”
민국의 말에 예린은 허리를 꾸벅 숙였다.
R’s 클랜의 기대주이긴 했지만, 수많은 기대주들이 그저 그런 영웅으로 활동하다가 결국 부상을 입거나 워킹 걸이 되어 클랜에서 쫓겨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신은 정말 공대장을 잘 만난 운이 좋은 여자였다.
“언니, 축하해요!!!”
“딜러 중에서는 정예린 언니가 가장 먼저 7성이 됐네요. 이러면 다음 트라이부터는 예린 언니만 공대장님의 사랑을 받는 거 아니야?”
“에잇! 힘의 결정은 언제 나오는 거야?”
성급 상승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한 팀원들도 종종 걸음으로 다가왔다.
여러 뉘앙스들의 목소리가 던전을 울렸지만, 다들 하나같이 예린의 성급 상승을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모두가 한민국을 중심으로 카르텔이라는 이름에 소속되어 있는 까닭에 질투를 내비치는 이들도 없었다.
유일하게 신나연이 민국의 카르텔이 아니긴 했지만, GGW 공격대에서 많은 호흡을 맞췄던 그녀는 다른 팀원들과 사이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자, 그러면 다음 네임드를 잡으러 가볼까?”
“이제부터는 공략에 속도가 좀 붙겠네요. 딜러가 7성이 됐으니 좀 더 빨리 잡지 않겠어요?”
“아, 이러다가 나 어그로 빼앗기는 거 아니야?”
“그러면 탱커 실격이지.”
다음 네임드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 동안에도 팀원들의 수다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만큼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그도 그럴게 【A - 5】 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드 성공률이 굉장히 높은데다가 7성 영웅이 될 수 있는 블루급 마력의 결정도 모두가 하루에 한두 개 이상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우리 공대장님이 최고라니까. 실력도 좋고 잘생기고 잠자리도 끝내주고….”
“맞아, 맞아.”
다른 클랜이나 공격대였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성과였다.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 쯤 되어야 이러할까?
아무튼 예린이 7성 영웅이 되면서 다시 한 번 기세를 올린 민국과 GGW 공격대는 계속해서 낙성대 던전을 반복해서 공략해 나갔다.
예린을 시작으로 신나연, 오현아, 지젤 뷘드셴과 같은 공격대의 영웅들이 전부 7성이 될 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김소정을 마지막으로 모든 영웅이 7성이 되었을 때 기다렸다는 듯 낙성대 던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 하마터면 또 좆 될 뻔했다.”
진동과 함께 무너지는 던전을 보며 민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석산 던전처럼 또 다른 【A - 5】 난이도를 새롭게 공략해야하는 끔찍한 상황을 감당할 뻔했기 때문이었다.
* * *
“이게 무슨 난리야?”
아침에 출근을 한 여성이 자신의 직장을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는 기자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난리가 날 만하지. 오늘 새벽에 낙성대 던전이 무너졌잖아?”
“…네? 그 한민국님이 공략하고 있는 낙성대 던전이요?”
그녀의 팀장이 뒤에서 다가와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여성이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팀장을 바라보았다.
“그래.”
“와아…!”
고개를 끄덕이는 팀장의 모습에 여성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래. 그런 거라면 기자들이 저렇게 난리를 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나저나 GGW 공격대는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남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금방금방 던전을 무너뜨리네요. 【A - 5】 난이도면 그래도 대장급에 속하는 던전이잖아요.”
“맞아. 그래서 협회에서도 사람을 보내고 난리도 아니야. 덕분에 예전에 추측성으로 나왔던 주장들이 힘을 받고 있는 모양인가 봐.”
“…그런 게 있었어요?”
“너도 들으면 알 걸?”
“네? 뭔데요?”
궁금함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팀원을 향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여유를 보이던 팀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옛날에 던전이 마력을 회복할 시간이 없도록 계속해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다 보면 결국 공허 마력을 한계 끝까지 뽑아낸 던전이 무너질 거라는 주장이었는데….”
“아?! 맞다! 저도 그거 들은 적이 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 그냥 근거 없는 이야기 아니었어요?”
“지금도 그런 취급을 받기는 하지? 하지만 GGW 공격대의 모습을 보면 아예 헛소리는 아닌 것 같지 않아?”
던전 무너질 확률은 굉장히 희박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던전을 천 번 공략했을 때 한두 번 무너지는 정도. 위험성이 낮은 던전이라도 던전이 무너졌다 싶으면 언론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기사를 내보내는 것 역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GGW 공격대는 저번 달 【A - 5】 난이도의 석산 던전에 이어 이번에는 동급 난이도의 던전 중에서도 공략이 가장 까다롭다는 낙성대 던전까지 소멸시켰다. 이쯤이면 거의 던전 브레이커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아…. 아무튼 오늘 GGW 공격대는 클랜 하우스에 안나오겠네요?”
“오늘은 휴식이래.”
팀장님의 말에 일정표를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GGW 공격대의 영웅들은 일정이 전부 비어 있었다. 휴식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민국은 오랜만에 메모리아의 강채영을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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