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228화 (228/486)

EP.228 준비

“아뇨, 나도 구경할 게 많아서 좋았어요. 충동구매를 하는 누나를 말리는 것도 재미있었고.”

게다가 맨날 만나면 짐승처럼 섹스만 하다가 평범한 연인처럼 이렇게 데이트를 하니 꽤 신선하기도 했다.

베트남과 중국의 던전 브레이크에 참전하면서 국가적인 영웅으로 떠오른 까닭에 사람들의 시선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귀찮을 정도로 접근하는 이들도 없었다.

기껏해야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사인 요구를 해오는 것 정도인데 그 정도는 기쁘게 해줄 수 있었다.

“아으….”

그런 민국의 대답에 채영은 자신의 머리를 벅벅 긁으며 민국을 쳐다보았다. 고마우면서도 민망함이 섞인 이상한 얼굴이었다.

“쇼, 쇼핑 습관이 별로기는 하지?”

“그것도 재력이 되니까 가능한 거죠. 저는 괜찮아요.”

돈이 없는데 충동구매를 하는 건 문제가 되겠지만….

본인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거라면 무슨 상관이랴? 그리고 오랫동안 엄청난 연봉을 받으며 어둠 괴물들을 상대해 온 강채영은 굉장한 재력가였다.

“그래도 저축 같은 걸 열심히 해야 할 텐데…. 어둠 괴물들과 싸우면서 아둥바둥 돈 벌어봤자 죽으면 아무 소용없다 생각에 사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아무거나 막 사게 되더라고. 그런데 너는 아무것도 안 사도 돼?”

채영이 민국을 보며 물었다.

자신은 산 게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민국은 딱히 구입한 게 없었다. 그런 채영의 말에 민국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솔직히 가지고 싶은 것도 필요한 것도 딱히 없었다.

그리고 원래의 목적은 에스랑떼에서 서로의 반지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슬슬 데이트 겸 쇼핑도 다 한 모양이니 돌아가기 전에 에스랑떼에 들리면 될 것 같았다. 그 때 문득 백화점을 돌아다니던 도중 봤던 브랜드가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아! 이따가 집에 갈 때 4 층에 한 번 들리도록 하죠.”

“4층?”

“거기 레고 매장 있잖아요. 현아가 레고를 굉장히 좋아해서요.”

“아하! 선물이라도 해주게? 알았어. 그건 내가 사야겠다.”

좋은 정보를 알았다는 생각에 채영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제부터 민국의 여자로 함께 살아야 할 사이. 연락처를 받아서 간간히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따로 접점이 있는 게 아닌지라 아직까지 둘 사이는 데면데면한 수준에 불과했다.

때문에 채영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친자매처럼 현아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싶을 생각이었다.

[오현아 : 레, 레고?! 백화점에 갔어? 채영 언니랑 데이트 간 거야?]

[한민국 : 오늘 반지 맞추러 간다고 했잖아.]

[오현아 : 아, 맞다. 그거 나중에 내 것도 하는 거지?]

[한민국 : 그래. 그 때는 너랑 갈게. 아무튼 뭐 사갈까?]

[오현아 : 으음…! 그러면 이걸로 부탁해! 돈은….]

[한민국 : 넣어둬, 넣어둬. 누나가 선물한다고 하니까 나중에 고맙다고 말해라?]

[오현아 : 넵!]

그렇게 현아에게 연락해 목록을 받은 둘은 레고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하고 1층으로 향했다. 에스랑떼 매장이 있는 곳이었다.

“진짜 한민국이야. 옆에 여성은….”

“강채영. 현재 둘이 사귀잖아.”

한민국과 강채영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백화점 전 직원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워낙 유명한 영웅들이기 때문이었다.

일단 한민국은 말 할 필요가 없었다. 남자의 몸으로 어둠 괴물과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국가적인 영웅.

그렇다고 단순히 얼굴 마담인 것도 아닌 게 최근에는 【A - 4】 난이도의 던전 공략에 성공하면서 유명세를 톡톡히 떨치고 있었다. 심지어 민국의 나이와 함께 그가 정식 영웅으로 활동한 시기를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괜히 그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게 아니었다.

강채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현대판 살아 있는 이순신으로 많은 여자들의 워너비와도 같은 존재였다. 하물며 은퇴 이유 역시 모든 여성들의 꿈이나 다름없는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이라니….

아무튼 두 영웅이 청춘남녀처럼 쇼핑 겸 데이트를 하는 모습은 모르는 이들이 바라만 봐도 행복할 정도였다. 그런 둘이 손을 잡고 에스랑떼 매장으로 향하자 두 선남선녀를 구경하던 많은 여성들이 부러운 얼굴을 했다.

“생각보다 매장이 크네?”

“여자들에게 쥬얼리는 빠질 수 없는 것이니까. 특히나 남자들에게 잘 보이려면 예쁘고 아름다운 보석은 기본 아니겠어?”

“…….”

그보다는 멋진 스포츠카 아니 최신형 컴퓨터 아니, 플스 5를 한 대 정도 사두면 개처럼 평생을 충성할 이들이 적지 않을 텐데….

아무튼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아름답게 반짝이는 보석들이었다. 쥬얼리에 딱히 관심이 없는 민국도 멍하니 넋 놓고 바라볼 정도. 마력의 결정으로 만든 쥬얼리들이 이렇게 예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설명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때 단아한 옷차림의 남직원이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민국의 시선 끝에 있는 주황빛의 반지를 가리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보고 계시는 것은 저희 에스랑떼의 엠버 라인입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것은 17호 사이즈로 오렌지급 결정을 이용해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청산유수처럼 나오는 설명과 함께 반지를 보고 있다 보니 딱히 쥬얼리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이 반지를 사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래서 여자들이 장신구를 좋아하는가 싶었다. 실제로 에스랑떼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인기가 많은 브랜드였다. 어쨌든 민국이 에스랑떼 매장을 방문한 것은 이미 만들어진 반지를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 매장에서 반지의 제작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아, 가능합니다. 그러면 이 쪽으로….”

남직원이 탄성과 함께 민국과 강채영을 안내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영웅들이 직접 마력의 결정을 가지고 와 의뢰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저희 에스랑떼 매장에서는 제작만 할 뿐, 마력의 결정은 손님 분들이 직접 준비를 해주셔야 합니다.”

“아! 그건 이미 가지고 왔습니다.”

“네, 그렇다면 여기에 마력의 결…. 흐어어억?!”

기다렸다는 듯 민국이 품 안의 주머니에서 마력의 결정을 꺼내어 올려놓자 그것을 확인하던 직원이 화들짝 놀라며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었다.

“이, 이, 이걸 어떻게?!”

옆에 있던 강채영도 마찬가지였다.

민국이 꺼낸 마력의 결정은 【A - 4】 난이도 이상의 던전에서 등장하는 8 등급 특수 개체를 통해서 드물게 획득할 수 있는 퍼플급 마력의 결정이었다.

“팀원들한테 아쉬운 소리 좀 했어요. 다행히 어렵지 않게 허락을 받았고요.”

물론 그 이면에는 여러 꿍꿍이들이 있었다.

김소정, 정예린, 최유나 등 GGW 공격대의 팀원들 대부분은 한민국의 카르텔에 소속된 이들.

그런데 한민국 카르텔 멤버 중 무려 두 명이 이번에 민국과 약혼을 맺게 되었다. 다시 말해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말이었다.

‘현아 언니와도 결혼을 하는데 그렇다면….’

‘나도 분명 가능성이 있겠지?’

때문에 카르텔에 소속된 이들이자 GGW 공격대 팀원들 역시 나중을 위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 와중에 민국이 마력의 결정으로 반지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꺼내자 모두가 찬성을 한 것이다. 나중에 본인들 민국과 함께하게 되면 역시 그런 감동적인 선물을 받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게 퍼플급 결정이 될 거라는 건 조금 놀랍기는 했지만.

“지, 지점장님을…!”

현존하는 마력의 결정 중 가장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퍼플급 결정의 등장에 매장은 난리가 났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가장 큰 라온 백화점의 에스랑떼 매장에서 취급하는 가장 고가 라인도 기껏해야 그린급 결정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보다 무려 두 단계나 높은 마력의 결정으로 쥬얼리를 제작해 달라는 의뢰였다.

그렇게 한참의 소란 끝에야 민국은 쥬얼리의 제작 의뢰를 끝낼 수 있었다. 제작 기간은 한 달 반. 덕분에 약혼 겸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도 그 이후로 미뤄졌다.

* * *

“으음….”

침대에 누운 민국의 입에서 기분 좋은 신음이 흘러 나왔다.

그런 민국의 밑으로 강채영이 민국의 자지를 빨고 있었다. 천천히 입에 넣고 혀를 굴리다가 머리를 앞뒤고 움직이기까지. 민국의 것을 빠는데 심취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볼이 홀쭉해지도록 한참 민국의 것을 빨던 강채영이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던 민국에게 말했다.

“진짜 내가 열심히 살아서 이렇게 복을 받나 봐. 사고 없이 무사히 은퇴하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착한 남편에 예쁜 아이까지. 진짜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이 꿈을 꾸는 것 같다니까?”

“나도 그래.”

민국도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또다시 강채영이 감동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아무튼 이 세계는 레이드만 잘해도 영웅이 되는 세계인데다가 수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 대단한 세계였다.

정말 이게 꿈이 아니면 대체 무엇이겠는가?

물론 부모님을 만날 수 없는 건 조금 아쉬웠지만,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카오스의 똘마니들이 부탁한 십이 재앙이 온전히 남아 있었다. 때문에 민국은 그 녀석들을 쓰러뜨리기 전까지 한참을 즐기다 돌아갈 생각이었다.

“아, 하고 싶다….”

그렇게 한참 동안 민국의 것을 물어대던 채영이 아쉬운 얼굴을 했다.

당장이라도 민국의 것에 박혀서 앙앙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는 현실 때문이었다. 아직 임신 초기인지라 몸을 조심해야 했다.

특히나 섹스처럼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은 금물이었다. 적어도 두어 달은 더 있어야 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채영은 민국의 것을 물고 빠는 것만으로 자신의 욕구를 해결해야 했다. 그나마 민국이 여성이 애무하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큰 문제는 없었다.

“으읏! 나온다!”

“쿠룹…!”

그렇게 한참 민국의 것을 빨던 도중 진하고 뜨거운 하얀 액체가 채영의 입을 가득 메웠다. 그렇게 긴 사정과 함께 민국의 것을 꿀꺽꿀꺽 삼켜대던 채영은 천천히 혀를 내밀어 민국의 것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본 게임이 없는 농밀한 애무를 즐기던 도중 채영이 아직도 빳빳하게 발기된 민국의 자지를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우리 남편의 왕성한 정력을 내가 풀어줘야 하는데…. 그래서 현아는 언제쯤 이리로 이사 온대?”

“이것저것 짐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고 해서 다음 주에 올 예정이야.”

현재 현아는 오현정의 집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약혼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할 게 많은 모양이었다.

“현아가 오면 조금 괜찮아지려나?”

강채영이 민국의 것을 장난스럽게 톡 건드리며 말했다. 그의 정력적인 모습을 생각하면 이렇게 끝내는 게 보나마나 아쉬울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런 채영의 행동에 민국이 그녀를 보며 씨익 웃었다.

“나야 뭐 괜찮겠지만.”

그리고는 그녀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

“흐읏?!”

이미 민감해진 그녀의 몸이 반응하며 절로 신음이 절로 튀어나왔다.

“오히려 본인이 힘들어 보이는데?”

“아으으으…….”

몸을 떠는 채영을 보며 민국이 유혹하듯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눈앞에 휘둘러 대었다. 어차피 여자는 카르텔이나 신지민 패거리들만 불러도 해결할 수 있었다.

특히나 신지민은 요즘 들어 슬슬 자신의 것이 그리운 모양인지 하루가 멀다 하고 아쉬운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그녀와 친구들을 불러 한바탕 놀아볼 생각이었다.

“하아….”

자신의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민국의 것을 보며 채영의 눈동자가 살짝 풀렸다가 다시 돌아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민국의 것을 안에 넣고 허리를 돌리고 싶었지만….

‘안 돼, 참아야 해.’

채영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자신의 욕구를 참아내었다.

괜히 자신의 욕구를 풀려다가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정말 평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 침대에 누워서 서로의 몸을 만지작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던 도중이었다. 문득 조합식의 내용이 떠오른 민국이 채영을 향해 물었다.

“요즘 메모리아 1군 친구들 많이 바쁘겠지?”

“메모리아?”

갑자기 예전 동료들의 근황을 묻는 민국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던 채영이 곧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많이 바쁘지.”

국내에서 제일가는 공격대로 손꼽히는 만큼 메모리아 1군이 해결해야 하는 상위 던전은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당연하지만 난이도도 높았다.

그런 와중에 실력도 뛰어나도 경험도 풍부한 베테랑 딜러가 개인 사정으로 공격대를 이탈한 상황이었다.

“당장 신규 인원을 끌어 올려서 손발을 맞추고 있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죽을 맛이지 않을까?”

채영이 핸드폰으로 확인했던 전 동료들의 울상어린 메시지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런 채영의 말이 끝나자 민국이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면 던전 공략 허가 정도는 어렵지 않게 가지고 올 수 있으려나?”

“던전? 아, 그 칠보산 쌍곡 던전?”

채영이 아는 척 말했다.

오후에 민국이 카페에게 칠보산 던전을 보고 있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A – 4】 난이도의 칠보산 쌍곡 던전은 메모리아 클랜이 관리하고 있는 던전이기도 했다.

“맞아. 거기 공략 허가가 필요해.”

정확히 말하면 칠보산 쌍곡 던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새벽의 기사라는 클래스 스톤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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