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35 본인도 몰랐던 과거
“슬슬 메모리아 친구들과의 협력 작전도 준비해야겠네.”
막상 대구의 던전 브레이크와 관련해서 말을 꺼냈던 강채영은 임신과 함께 은퇴를 선언한 상황.
하지만 민국은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어떻게든 대구의 오염된 대지를 회복시킬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이 세계의 대한민국을 구원해야겠다는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대구에 있는 상위 난이도의 던전 공략이 GGW 팀원들의 경험과 스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성공적으로 대구의 오염된 대지를 없애고 나면 【A - 1】 난이도 그리고 상황에 따라 9성 영웅이 되기 위한 【S】 등급 난이도의 던전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리고 팀원들 전부가 9성 영웅이 되어 【S】 난이도의 던전까지 공략이 가능해지면….
그 때부터 민국은 본격적으로 어둠의 괴물들을 때려잡을 생각이었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베트남에 짱 박혀 있는 악연인 가루다 녀석이었다.
* * *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사흘 뒤에 봐요!”
성공적으로 쌍곡 던전의 공략을 끝낸 GGW 공격대는 클랜 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해산했다.
이십 일 가까이 집에 세 번밖에 들어가지 못했을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그리고 인사가 끝나자마자 맏언니인 소정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마음이 급한 모습이었다.
그런 소정의 모습을 보며 정예린이 뒤로 깍지를 끼며 말했다.
“언니가 소현이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네.”
“아! 나도 소현이 같은 딸 가지고 싶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소정이 언니네 놀러 갈래요?”
“큼. 만약 가게 되면 저도 가도 괜찮겠습니까? 러시아에서도 아이는 보기가 쉽지 않아서요.”
그렇게 소현이의 귀여움을 떠올린 몇몇 팀원들이 슬그머니 김소정에게 연락을 하려고 할 때 민국은 현아와 함께 회의실로 향하고 있었다. 쌍곡 던전과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공대장의 의무 중 하나로 이 일이 모두 끝내고 나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민국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안 현아는 민국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자신의 태블릿을 꺼내들었다. 민국의 일이 끝나면 민국과 함께 집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킥킥!”
그렇게 키득거리면서 열심히 태블릿을 두드리는 현아의 행동에 민국이 슬쩍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재미있는 거라도 있어?”
“응? 아, 미안. 혹시 방해됐어?”
갑작스러운 민국의 질문에 현아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조금 시끄럽게 떠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혼자서 실실 웃길래.”
“아. 일기장에 올라온 베스트 댓글들을 잠깐 봤어. 센스 넘치고 재미있는 댓글들이 굉장히 많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아! 그리고 이번 던전 공략도 업데이트를 할 예정인데….”
현아가 민국의 눈치를 보며 말꼬리를 살짝 늘렸다.
팬들에게 공격대의 정보를 알려주는 ‘GGW의 일기장’을 업데이트하려면 일단 공격대장인 민국의 의사가 가장 중요했다. 애당초 클랜장인 언니도 그런 조건으로 일기장을 운영하는 걸 허락한 상황이었다.
GGW 공격대를 응원해주는 팬들이야 일기장이 업데이트 될 경우 자신들이 알고 싶었던 공격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지만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사생활이나 공격대 내부 사정이 드러날 수도 있는 부분도 있는 터라 공대장인 민국의 의사는 필수였다.
“쌍곡 던전 내용? 그냥 레이드를 한 내용인데 팬들이 그런 걸 좋아할까?”
하지만 그런 현아의 걱정과는 달리 민국은 GGW의 일기장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었다. 딱히 숨길 것도 없었고 말이다.
“응? 당연히 좋아하지!”
그런 민국의 대답에 현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던전 공략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밖에 나간 평범한 이야기를 써도 팬들은 환장을 하고 좋아할 게 틀림없었다. 거기에 잘생긴 민국이의 사진 한 장만 박아주면 좋아요가 폭발할 터.
찰칵!
그녀의 카메라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민국의 얼굴을 찍었다.
무슨 의도로 사진을 찍었는지 너무나도 쉽게 짐작이 간 터라 민국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
어차피 현아가 사람들의 관심에 목메는 스타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던 까닭이었다. 보아하니 일기장에 글을 올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모양인데 그런 여자 친구 아니, 예비 신부의 취미 생활을 딱히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
뭐, 얼굴 조금 팔리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게 싫었으면 ‘금쪽같은 내 영웅’과 같은 방송에도 나가지 않았을 터였다.
‘그러고 보니 이번 협력 작전 때 이화에도 연락을 해야겠네.’
방송 촬영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이화 클랜의 영웅이 떠올랐다.
한다미였던가? 다른 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엉덩이가 탱탱했던 영웅이었다. 거기에 정상위로 꽉 안으면서 박아주는 걸 굉장히 좋아했던 기억이 있었다.
‘아, 정신 차리고 제대로 해야겠다.’
잠시 딴 생각을 하던 민국은 고개를 세게 흔들고는 보고서 작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괜히 시간이 끌리다가는 밤늦게야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끝났, 아차!”
그 동안 열심히 글을 작성해서 업로드를 마친 현아는 기지개로 굳은 몸을 풀다가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는 슬쩍 민국을 향해 곁눈질을 했다. 바라만 봐도 흐뭇한 느낌이 드는 미남이 진지한 얼굴로 영웅 패드를 이용해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으아…. 진짜 미쳤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잘생긴 남자의 모습에 현아는 도저히 눈을 뗼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 남자가 바로 자신의 남자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갑자기 아래가 젖어오기 시작했다. 던전을 공략하면서 민국과 두어 번 몸을 섞기는 했지만 사실 그 걸로는 많이 부족했다.
“자기야….”
자신을 부르는 나긋한 목소리에 보고서를 작성하던 민국은 고개를 들어 현아를 바라보았다. 눈이 살짝 풀린 모습이 보아하니 발정이 난 게 틀림없었다.
“갑자기?”
“아으응….”
조금 뜬금없기는 했지만 이 세계 여자들의 성욕을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게다가 쌍곡 던전을 트라이하면서 쌓인 것도 있을 테니….
하지만 뜨거운 시간을 제대로 보내려면 일단 보고서 작성을 끝내고 집으로 가야만 했다.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으으응…. 조금만. 응?”
이미 발정이 난 자신의 애인은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여기서 쿵덕쿵덕 시간을 보낼 수도 없었다. 일단 던전 공략을 끝내고 씻지 못한 까닭에 본인이 싫었다. 정예린의 마법을 통해 중간 중간 몸을 씻기는 했다만 그래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현아는 그런 것조차도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다.
“…지저분할 텐데.”
“괜찮아. 너는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돼.”
그렇게 민국이 앉아 있는 책상의 아래로 기어들어간 그녀가 손으로 민국의 바지를 풀었다. 그리고는 커다란 자지를 숨기고 있는 민국의 팬티에 코를 묻었다.
“스으읍!”
짙은 수컷의 냄새에 현아의 머리가 핑 돌아갔다.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이 정말 마약이 따로 없었다. 괜히 꼬카인이라는 단어가 있는 게 아니었다. 원래는 조금씩 음미하며 민국을 자극할 생각이었지만, 한 번 냄새를 맡고 나니 도저히 자신이 참지 못할 것 같았다.
바로 민국의 자지를 꺼낸 현아는 게걸스럽게 그의 기둥을 훑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보지를 만지기 시작했다.
“나 집에 가면 꼭 안아줘. 알았지?”
“알았어. 그러니까…. 으음.”
자신의 자지를 물고 빠는 현아의 행동에 영웅 패드로 보고서를 쓰던 민국의 손길이 중간중감 멈추기를 반복했다. 아무튼 집에 가기만 하면 가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강채영과 함께 쓰리섬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아쉽게도 임신 중인 그녀와는 본방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강채영의 입에 자지를 물리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명색이 둘 다 약혼녀인데 한 명만 사랑해주기도 그랬다.
“츄웁! 츕!”
현아의 고개가 열심히 앞뒤를 오갔다. 가끔 꺽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귀두 부근에게 강렬한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민국이 현아의 입을 즐기며 보고서를 작성할 때였다.
갑자기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누구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이들은 있었다. 보나마나 강채영 아니면 신지민일 가능성이 높았다. 의외로 공격대 멤버들은 자신에게 메시지를 잘 보내지 않는 편이었다.
“그르륵?!”
순간 책상 아래에서 숨 막히는 소리를 흘러 나왔다.
신지민이 포함된 양아치 3인방을 떠올리니 갑자기 자지에 힘이 세게 들어간 모양이었다. 슬쩍 고개를 내리니 자신을 깊게 머금은 채로 눈물을 찔끔 흘리는 현아와 눈이 마주칠 수 있었다.
‘아, 개 꼴리네.’
괜히 그녀를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에 민국은 현아의 뒤통수를 잡고는 자신의 자지를 더욱 깊숙하게 찔러 넣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허리를 천천히 상하좌우로 돌리듯 움직였다.
“쿠르릅! 쿱!”
그렇게 현아의 목을 보지처럼 사용하다가 다시 자신의 것을 그녀에게 맡긴 민국은 조금 전 진동이 울렸던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한세정 : 나야. 잘 지내고 있지?]
그리고 메시지를 보낸 주인공을 확인한 순간 민국은 자신의 고개를 갸웃해야 했다.
‘한세정?’
일단 기억에는 없는 이름이었다.
먼저 R’s 클랜과 관련된 인물 중에는 한씨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클랜 소속인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게 민국이 기억을 더듬던 도중이었다.
‘…어?’
자신은 모르는 원 주인의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덩달아 한세정과 한민국 사이에 있었던 일들도 과거의 일처럼 떠오르고 있었다. 왜 이 몸의 주인이었던 한민국이 부모님과 연을 끊다시피 해서 집을 나왔는지 그리고 가족들과 남남이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이거 완전히 콩가루 집안이었잖아?’
이는 전부 한민국과 한세정 사이에 있던 일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민국의 누나인 한세정은 민국의 동정을 가져간 여자였다.
* * *
‘이거 재미있네.’
오래된 서랍장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것 마냥 민국은 계속해서 기억들을 떠올렸다.
전부 전 주인의 기억들이었다. 일단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그 때의 한민국은 가족이 정말 싫었던 모양이었다. 아마 전 주인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자신과는 다르게 가족들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어, 어? 죽는 거야? 안 돼….”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레 분신이 꼬무룩 한 모양인지 현아가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는 게 귀로 들려왔다. 그래도 포기할 생각은 조금도 없는 지 다시 혀를 내밀어 자신의 물건을 자극하는 모습이었다.
‘남동생을 따먹은 누나라,’
그런 현아의 애무를 즐기며 민국은 전 주인의 첫 여자라 할 수 있는 한세정에 대해 떠올렸다.
예전의 세계였다면 뉴스에 나왔을 정도의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민국이 아는 이 세계는 성과 관련해서는 어메이징 그 자체.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때문에 민국은 바로 태블릿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결과 충격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많았다.
●남동생이 너무 잘생기고, 몸매도 좋아…. 진짜 미칠 것 같다. 나 어떻게 해야 되지?
└뭘 고민해? 결국 다른 여자에게 따먹힐 텐데. 그 전에 네가 먼저 먹어 버려.
●나는 왜 오빠도 남동생도 없는 거지? 에휴.
└??? 대한민국 가정 중 대부분이 오빠나 남동생이 없을 걸?
오빠나 남동생에게 성욕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다가 실제로 파트너처럼 몸을 섞었다는 경험담이 한 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남자들은 자신이 성욕 배출구가 되는 그런 상황을 극도로 혐오하는 모양이었다.
그로 인해 트라우마에 걸린 남자들의 기사도 몇 개 찾아볼 수 있었다. 아마 이 몸의 주인이었던 한민국도 그런 부류인 모양이었다.
‘뭐, 그렇다 해도 나랑은 관련이 없는 이야기지.’
트라우마에 걸렸던 건 이 몸의 전 주인이었지 자신은 아니었다.
아무튼 민국은 메시지의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는 슬쩍 한세정의 프로필 사진을 확인했다.
‘…제법 괜찮은데? 집안 자체가 외모가 금수저인 집안인가?’
모델처럼 예쁜 여성이 카펫에 누워서 찍은 사진으로 초록색 브라 탑에 얇은 바람막이를 걸친 사진이었다. 다른 사진도 교차해서 확인해보니 사진의 주인공은 한세정 본인으로 보였다.
나이는 자신보다 두 살 연상.
남자가 극도로 부족한 세계답게 제법 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자친구는 없는 모양이었다.
“흐음….”
새하얀 피부를 자랑하는 한세정의 사진을 보다보니 괜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엄밀히 말해 한세정은 자신에게 있어 남남이나 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렇게 잠시 고민을 하던 민국이 한세정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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