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36 본인도 몰랐던 과거
“그렇게나 서로 사이가 안 좋았어?”
“으응…. 그러니까 지금까지 아무 말 안했지.”
“어쩐지 조금 이상하기는 했어. 동생이 그 유명한 한민국인데 SNS에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그 한세정이 지금까지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게 말이 돼? 나 뉴스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
퀭한 얼굴을 한 세정을 보며 그녀의 절친인 다은이 쯧 혀를 찼다.
5년 지기 친구에게 갑자기 없던 동생이 생겨난 것도 정말 놀라웠지만, 그 동생이 한민국이라는 것에 기겁을 했던 다은이었다.
그 때문에 급하게 한세정에게 자초지종을 물었건만…. 역시나 지금까지 비밀로 했던 사정이 있던 모양이었다.
“아무튼 그러면 지금은 서로 연락도 안하고 지내는 거야?”
얼굴이 죽상이나 다름없는 친구를 보며 다은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다들 화목하게 지내는 편이라 들은 생각일까?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그래도 가족인데…. 수 년간 연락조차 하지 않는 친구의 사정이 조금 딱하게 느껴졌다.
그런 다은의 물음에 세정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연락은 무슨…. 욕이나 안 하면 다행일 걸?”
“…아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족끼리 그렇게 사이가 안 좋은 거야? 이제 보니 우리 한민국이 성격 별로네.”
세정을 향해 다은이 화가 난 어투로 쌍심지를 켜며 말했다.
그래도 친구라고 국민 영웅보다는 절친의 편을 들어주는 그녀였다. 하지만 세정은 그런 친구의 위로가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민국이 잘못은 아니고.”
“그럼 뭔데?”
“나 때문이야, 내가 옛날에 민국이한테 미친 짓 좀 했거든.”
세정의 충격적인 고해성사에 다은이 입을 뻐끔거렸다.
“어휴, 미친년.”
힘겹게 이야기를 꺼내고는 축 늘어지는 친구의 모습에 다은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분명 사정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는데 내용이 제법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아으….’
상상을 떠올리던 다은이 자신의 몸을 떨었다. 현재 한민국의 위상을 생각하면 세정은 분명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게 틀림없었다.
“그,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약혼식 때 분명 얼굴이라도 마주칠 거 아니야?”
“몰라. 그것 때문에 진짜 정신이 나갈 것 같아. 그래도 나가긴 해야 할 텐데….”
세정이 자신의 머리를 헝클었다.
약혼식 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차라리 연락하지 말고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지지고 볶고 할 것이지….
하지만 원인이 본인 때문인데 그래도 가족이라고 연락을 한 민국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나 어떻게 하지? 응?”
“하아…. 중간에 화해 분위기 같은건 없었고?”
“…지금까지 연락 끊고 남처럼 살았던 거 보면 알잖아.”
울상인 친구의 모습에 다은은 쩝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침을 한 번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면 괜히 약혼 자리에서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지 말고, 지금이라도 먼저 사과를 하는 게 어때?”
“……그, 그래? 그럴까?”
“그래. 연락 끊고 살았다가 이번 기회에 다시 연락이 된 거라면서? 그러면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야? 일단은 용서를 바라지 말고 그냥 미안하다고만 해. 어차피 너희 같은 사이라면 약혼식 끝나고는 다시 안 볼 거 아니야?”
“아무래도 그렇겠지?”
“일단 약혼식만 무사히 넘기는 것만 생각해.”
세정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일이 벌어졌을 때 자신을 바라보던 동생의 시선은 아직도 잊혀 지지 않았다. 때문에 절친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세정은 며칠 동안이나 민국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내지 못했다.
게다가 연락처는 가지고 있지만 수 년 동안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던 사이.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이 있듯 오히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더욱 이상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은 까닭이었다. 하지만…….
“어휴, 모르겠다.”
까치집을 진 머리를 몇 번 긁적이던 세정은 결국 한숨과 함께 힘겹게 핸드폰에 손을 가져대었다. 그리고는 톡톡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나야. 잘 지내고 있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몇 번이나 고쳐 쓴 문장이 바로 저것이었다. 그것도 한 시간이 넘도록 고민을 한 문장이었다.
그렇게 동생에게 문자를 보낸 세정은 다시 시계로 변한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톡 건드리면 액정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꺼진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예상한 일이잖아?’
하지만 메시지에 대한 동생의 답장은 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세정이 체념을 했을 때였다.
우우웅!
핸드폰이 짧게 진동했다.
* * *
‘아, 진짜…! 오현아 넌 뒤졌다.’
현아의 유혹을 참아내며 힘겹게 보고서를 끝낸 민국은 현아를 데리고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사실 당장 욕구를 해결하려는 생각으로 현아의 손을 잡고 김소정의 집으로 향했었다. 그렇게 되면 김소정과 셋이서 뜨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니랑 셋이…?”
그런 민국의 제안에 현아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민국의 성욕은 본인 혼자서 감당할 수 없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소정의 화려한 테크닉을 생각하면 둘이서 민국을 만족시키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어? 공대장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응? 너희들이 왜 여기에 있어?”
소현이를 보기 위해서 놀러온 것일까?
김소정의 집에는 예린과 유나 그리고 타냐를 포함해 무려 다섯 명의 GGW 멤버들이 놀러와 있었다. 하나같이 민국의 카르텔에 속하는 이들이었다.
여기서 일을 벌였다가는 보나마나 단체 난교가 될 게 불을 보듯 뻔한 상황. 때문에 민국은 바로 소정의 집에서 후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현아와 김소정을 포함해 일곱이나 되는 여자를 상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집에서는 강채영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퇴근 전에 잠깐 소현이 얼굴 좀 보러 왔지.”
“삼촌! 삼촌!”
안아달라는 듯 달려드는 소현이와 십여 분 정도 놀아준 민국은 현아를 데리고 소정의 집에서 나왔다.
길어진 트라이 때문에 민국이 피곤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까닭에 팀원들은 일찍 떠나는 민국의 행동에 아쉬워 하면서도 붙잡지 않는 모습이었다.
“흐으….”
“으음.”
그렇게 민국과 현아는 회의실에서 키운 본인들의 성욕을 힘겹게 참아내면서 강남에 있는 집까지 가야만 했다. 운전을 하면서 집으로 가는 동안 손가락을 이용해 장난을 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왔어?”
“샤워부터 먼저 할게요.”
“언니 저도요!”
그렇게 강채영의 집 아니, 자신들의 집에 도착한 민국과 현아는 인사와 함께 빠르게 샤워실로 향했다. 그리고 민국은 샤워를 마치자마자 현아가 씻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벌컥 문을 열었다.
“어, 어어…?”
뽀득뽀득 몸을 씻던 도중 갑자기 들어오는 민국의 모습에 현아가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껄떡이는 민국의 대물을 본 현아가 천천히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민국의 것을 향해 천천히 기어가서 귀두에 입을 맞추고는 자신의 입을 쩍 벌렸다.
- 아앗! 앙! 흐윽! 핫!
“하? 이것 봐라?”
거실에 있던 채영은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코웃음을 쳤다.
집에 오자마자 급하게 씻으러 가더니만 이어지는 야릇한 신음소리. 분명 소리의 주인공은 오현아가 틀림없었다. 보나마나 던전 공략을 마치고 성욕이 폭발한 것일 테지.
본인도 저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집에 있던 딜도를 몇 번이나 부셔먹기도 했다.
남자친구가 있던 시절에는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솔직히 딜도만큼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여성 영웅의 성욕을 감당해낼 수 있는 남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현아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 자기! 아앗! 앙! 민국아…!
딜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한 남자인 한민국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민국이 여타 다른 남자들처럼 여성과의 잠자리를 즐기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쓰읍….”
솔직히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민국과의 섹스는 여자라면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마력을 각성한 영웅조차도 기절하기 직전까지 거칠게 몰아붙이는 그 강력한 힘에는 그 누구도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채영은 현아처럼 민국에게 달려들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전부 뱃속에 있는 아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저 둘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 채영은 신음 소리가 들리는 샤워실로 향했다. 유리창에 기댄 현아를 힘차게 뒤에서 박고 있는 민국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언니…?! 흐읏! 응! 아앗!”
강채영의 등장에 현아가 놀란 눈동자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가 자지러지는 신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푹 숙였다. 뒤에서 힘차게 박아대는 민국의 움직임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민국과 즐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몇 번 박히고 나니 머릿속에 새하얗게 변한 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남녀의 행위를 보던 채영이 천천히 민국의 바로 다가가 그의 엉덩이를 향해 자신의 혀를 내밀기 시작했다.
“웃?!”
그런 채영의 자극으로 인해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질 민국의 남성에 다시 한 번 힘이 불끈 들어갔다.
“흐아아아악?!”
그리고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현아의 몫이었다.
그렇게 샤워실에서 시작된 세 남녀의 행위는 침대로 이동해서도 계속되었다.
“쿠루룹! 쿠웁!”
“흐으읏! 앗! 응!!!”
민국은 자신을 향해 엎드린 강채영의 입 안에 자지를 깊게 쑤셔 넣으며 손가락을 사용해 현아의 보지를 꿰뚫었다. 동시에 애타게 혀를 내미는 현아에게 진하게 입맞춤을 했다.
그렇게 허리를 놀리다가 강채영의 입에 진하게 한 발을 싸내고는 다시 현아의 안에 깊숙이 자신의 것을 쑤셔 넣었다.
“아! 앗! 응! 읍! 읏! “
허리를 튕길 때 마다 죽을 것 같은 현아의 신음 소리가 넓은 방 안을 울려 퍼졌다. 그렇게 두 여인에게 몇 번이나 진하게 사정을 하고 나니 그제야 성욕이 조금 가시는 기분이었다.
“아으으….”
“아, 아아…….”
움찔움찔 경련하는 두 여체를 보며 민국은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영웅 성급이 높아질수록 점점 정력이 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성욕이 강해진다고 해야 하나?
분명 자신만 마력을 각성한 남자 영웅은 아닐 지언데…. 남자 영웅의 성욕이 일반 남성보다 두드러진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나마 정력이 강하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지만. 아무튼 정력과 성욕은 조금 다른 개념이었다.
‘내가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 그런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결론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과의 섹스에 녹아버린 두 여인을 보던 민국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열심히 운동을 했더니 목이 말랐다.
“무울….”
침대에서 내려오자 강채영의 애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인기척에 정신이 든 모양이었다.
그에 반해 임신한 강채영을 대신해서 계속해서 자신에게 박혔던 현아는 온 몸에 정액을 덕지덕지 바른 채 기절한 듯 잠이 들어 있었다. 경험상 내일 아침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잠깐만 기다려.”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가지고 온 민국은 직접 입에 물을 넣어 강채영에게 전달했다.
꿀꺽꿀꺽 물을 삼키면서 아쉬움을 느낀 모양인지 강채영의 혀가 민국의 안으로 들어와 차가운 물을 머금었던 자리를 훑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진한 키스를 나누며 민국이 채영과 오현아의 사이로 들어가 다시 누웠다. 이어서 강채영이 민국의 품으로 파고들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현아는 완전히 자는 모양이네.”
그리고는 오현아의 등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삼 주 가까이 쉬지 않고 트라이를 했으니까.”
“그게 원인은 아닌 것 같은데….”
채영이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말랑말랑해진 민국의 것을 만지작거렸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아의 몸을 꿰뚫던 성검은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검 집에 들어가 있었다.
“으…. 나도 하고 싶다.”
“안정기가 올 때까지 참아요. 나중에 미친 듯이 안아줄 테니.”
“씨발, 상상만 해도…. 아, 바르고 고운 말.”
실수를 깨달은 채영이 자신의 입을 닫고는 눈알을 굴렸다. 오랜 영웅 생활로 거칠어진 입은 아무리 의식하려 해도 험한 욕들이 나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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